마진 0% ‘제로라운지’ 주목!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2.09.06 ∙ 조회수 8,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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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오(대표 김흥수)의 ‘제로라운지’(www.zerolounge.co.kr)가 온라인마켓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취급하는 전 아이템을 온라인 종합몰이나 오픈마켓보다 낮은 최저가에 제공하면서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단 연회비 5만원을 받는 회원제다. 이 회사는 상품판매에 대한 마진은 전혀 가져가지 않는 대신 연회비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작년 11월에 오픈해 아직 수익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과연 이 쇼핑몰이 성공할지 이목이 쏠려 있다.


‘제로라운지’는 인터파크 G마켓 11번가보다 더 싼 쇼핑몰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어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미국의 체인형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 얻었다. 코스트코는 연회비 3만5000원만 내면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연회비가 아깝지 않게끔 가치를 준다면 온라인쇼핑몰도 회원제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가 기획의 발단이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김흥수 에스티오 대표다. 남성의류 「STCO」 「비노」 「폴&루이스」에 이어 홈패션 「룸엣」까지 중저가 마켓의 선두를 달려온 기업답게 ‘제로라운지’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게 하겠다는 기업의 철학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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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대표, 유통계 거품 빼기 ‘나부터’
‘제로라운지’ 사업팀은 “유료회원을 몇 명까지 만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어느 수준 이상이어야 수익을 창출하는지 아직 관심이 없다. 어떤 상품군이 가장 거품이 많은지 조사하고 얼마까지 낮출 수 있을까 알아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일단 신규 사업이고, 전례가 없던 모델이기 때문에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의의를 두고 우리로 인해 유통구조가 바뀌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다.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이 쇼핑몰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일단 인력을 최소화했다. ‘제로라운지’ 팀은 7명의 소수정예가 움직인다. 2명은 ‘Z-work’ 자체 제작, 2명은 ‘Z-market’ 해외바잉, 3명은 협력사 상담과 회원관리 업무, 사이트 관리 등을 맡았다. ‘Z-work’팀은 이 회사의 전문분야인 셔츠 & 타이를 기획부터 생산까지 맡아 진짜 원가에 상품을 공급한다.
코스트코서 아이디어, 가치 있으면 통한다


‘Z-market’팀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바잉한다. 병행수입이 가능한 곳을 찾아 싼값에 수입하고 있다. 현재 관세만 붙여 판매 중이다. 여기까지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협력사와의 조인으로 이뤄진다. 입점을 희망하는 업체는 우선 업계 최저가인지, 품질은 가격 대비 훌륭한지, 믿을 만한 곳인지 등등 까다롭게 심사한다. 선정된 업체는 유통마진을 빼고 원가에 가깝게 제품을 올리도록 했다. 판매한 만큼 수익을 바로 가져갈 수 있으므로 협력사들은 서로 더 싼 제품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제로라운지’는 처음 남성을 위한 쇼핑몰로 시작했다. 따라서 자체 제작한 셔츠 & 타이를 비롯해 골프 관련 제품, 남성 뷰티용품 정도만 취급했다. 그러나 의외로 여성 가입자가 늘어나는 걸 보고 최근에는 「토리버치」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핸드백 등을 추가로 입점시켰다.


올가을 시즌에는 도서와 음반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 물론 예스24보다 저렴하게 내놓을 예정이다. 베스트셀러는 판매가가 정해져 있어 정가에 판매해야 한다. 본의 아니게 일정 수익을 여기서 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 그만큼 돌려주는 차원에서 셔츠 1장을 무료로 주는 방식 등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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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잡화 뷰티 이어 올가을 도서 음반도
‘제로라운지’의 베스트 상품은 남성 의류다. 이코노 셔츠 마켓의 지존답게 셔츠 판매율이 가장 높다. 2만9000원에 출시한 기본 셔츠 3세트는 주요 매출군이다. 셔츠 1장에 1만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이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그렇다고 디자인이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다. 한번 구매한 사람의 재방문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급 드레스셔츠도 제로 마진가에 선보여 인기다. ‘S.I.C TESS’ 원단을 사용하고 봉제도 보통 1인치에 14~15땀인데 비해 18땀으로 꼼꼼하게 작업했다. 이 정도 소재에 바느질이면 「키톤」 「스테파노리치」 등 세계적인 남성복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그러나 가격은 9만7000원이다.


연회비 5만원 상응할 상품 다양화 관건
‘제로라운지’는 판매가와 함께 업계 평균가를 적어 비교하게 해놨으며 얼마를 세이브했는지 금액도 자세히 나와 있다. 가령 이탈리아 REDA 원단에 암홀 핸드 스티치 작업한 네이비 컬러 수트는 36만원이다. 이 제품의 평균가격은 93만원이라 소비자는 55만원을 세이브한 것이다. 110만원짜리 「토리버치」 백은 58만9000원에 판매, 51만1000원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업계 최초로 등장한 마진 0%의 쇼핑몰 ‘제로라운지’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몇몇 아이템의 가격은 소비자를 혹하게 만들지만 5만원의 연회비를 낼 만큼의 가치 있는 상품의 양이 풍족하지 않다. 남성 쇼핑몰이 아니라 하지만 셔츠를 비롯한 남성의류와 잡화에 집중돼 있고, 해외 바잉 제품은 다양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원스톱 쇼핑을 기대했던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계속해서 아이템을 늘려 라이프 전반에 걸친 상품을 취급하는 토털쇼핑몰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에스티오의 미래 사업으로서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과연 제로 마진 쇼핑몰이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 ‘제로라운지’를 지켜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에스티오는 어떤 회사?

에스티오는 2003년 설립해 이듬해 셔츠 & 타이 전문 브랜드 「STCO」 런칭, 가두 대리점 사업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당시 백화점에 몰려 있던 셔츠 & 타이 마켓을 가두점으로 옮겨와 젊은 직장인들에게 어필했다. 여세를 몰아 2007년 남성 캐주얼 수트 「비노」를 선보였으며 2009년에는 비즈니스 캐주얼 「폴&루이스」를 출시했다. 지난 2009년 4월에는 코스닥에 신규로 상장해 계속해서 회사 규모를 키워왔다. 작년 상반기에는 리빙 브랜드 「룸엣」을 런칭해 남성의류에 몰려 있던 포트폴리오를 홈패션 쪽으로 확대했으며 하반기에 마진 제로 쇼핑몰 ‘제로라운지’를 오픈했다.


2011년 기준 「STCO」 215개, 「비노」 53개, 「폴&루이스」 39개, 「룸엣」 26개 매장을 전개해 매출 999억원을 올렸다. 에스티오는 올해 1000억원대를 가뿐히 넘어서며 패션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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