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콧 슈먼으로 부상한~ 앵글러 남현범, 전세계 거리패션 낚다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2.05.14 ∙ 조회수 1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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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러(angler)*
앵글러는 낚시꾼을 뜻한다. 남현범처럼 자신만의 시각으로
스트리트패션 피플을 포착, 블로그라는 낚싯밥을 통해
일반인을 대중에게 사랑받는 패션 아이콘으로 만든 사람을 의미한다.
카메라의 앵글을 활용해 패셔니스타를 조명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워너비 패션피플이 되려면“ 찍혀라”! 누구에게? 바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남현범에게 말이다. 이제 28세, 전문 길거리 사진 작가로 활동한 지 단 1년 만에 그는 세계 무대를 제패했다. 경력도 나이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 스콧 슈먼, 토미 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패션도 사진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 없는‘ 비전문가’ 남작가의 카메라 앵글 안에 담기기 위해 수십 년간 패션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들’조차 유혹의 눈빛을 보낸다. 그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는 사람은 쭉쭉빵빵 8등신 모델도, 인형 같은 외모의 소유자도 아니다. 남작가 사진의 주인공은 170cm가 채 안 되는 배불뚝이 아저씨도 가능하고 벌어진 이, O자형의 다리를 가진 여자여도 충분하다. 자신만의 뚜렷한 패션 감각으로 스타일링만 할 줄 알면된다.

대중에게 어렵게 느껴졌던 하이 패션을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가져와 스타일링한 일반인이 패션 아이콘이 된다. 길 한복판을 런웨이로 만드는 사람, 일반인을 패셔니스타로 만드는 포토그래퍼 남작가. 그를 통해 스트리트 패션에 대한 의미를 짚어보고 이 리얼웨이가 패션 시장과 소비자를 어째서, 왜,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살펴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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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가 ‘찰칵’ 패션 아이콘 바꿔!

“드디어 주목해야 할 한국인 스트리트 포토그래퍼가 탄생했다.” “수많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 중에서도 남작가의 사진은 단연 최고다.” “그가 만들어내는 빛의 아름다움과 피사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최고의 인물사진을 찍어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해외 패션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인 최초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남현범에게 보내는 찬사다.

그의 사진은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패션잡지에 실리고 있다. 남작가의 블로그(streetfsn.com)에는 평균 하루 2만~3만명의 사
람들이 방문한다. 그것도 세계 각국에서. 그가 소개하는 패션 스타일을 보고 영감을 얻으려는 사람들이다. 작년 7월에는‘ 길 위에서 당신을 만나다’라는 부제의 사진집도 냈다. 블로그와 같은 이름인 ‘스트리트 에프에스엔(street fsn)’이다. 지난 3월부터는 케이블의 한 TV프로그램에서도 그와 남작가가 찍는 전 세계 패션 셀럽을 만날 수 있다.

전 세계 패션피플이 그를 주목하고 일평균 2만~3만명의 대중이 그가 소개하는 패션 스타일을 보려고 마우스를 클릭한다. 남작가가 찍은 사진을 간직하기 위해 책을 사고, 그가 안내해 주는 패션 세상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는다. 이 대단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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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컴퓨터공학도, 전 세계 패션피플 담다

본지 패션비즈가 만난 남작가는“ 강렬한 눈빛이 살아 있는, 시원스레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청년”이었다. 무명 블로거로 시작해 1년 남짓한 시간에 국내외 패션계의 주목을 받게 된 힘이 바로 이 눈빛과 미소에서 기인한 것일까. 28세의 젊은 포토그래퍼 남작가는 패션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물론 사진 전문가도 아니다. 외국생활도 1년 미국 어학연수가 전부다.

세련된 패션감각과 날카로운 시선으로 패션피플들의 사진을 찍는 그가 컴퓨터소프트웨어를 전공한 공학도라니 뜻밖이다. 그
는 군대에서 사진병으로 활동했다. 근무한 지역은 공동경비구역 JSA였다. 남북이 대치돼 있는 상황에서‘ 기록’의 의미를 갖는 사진을 찍으며 남작가는 이 일에 더 재미를 느꼈다. 그러나 그때만해도 단순히 취미에 불과했다. 군대를 졸업하고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에 간 그는 재미로 길거리 위의 사람들을 찍었다. 멋진 스타일의 사람들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이를 자신만의 작업 전시 공간인 블로그에 올렸다.

이렇게 사진을 찍다 보니 패션피플이 많은 장소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던 그는 돈을 모아 유럽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2010년 여름, 이탈리아 밀라노 남성복 컬렉션이 한창일때 그는 도착했다. 남작가는 아낌없이 플래시 셔터를 눌렀다. 액티브하고 에너제틱한 사람들의 스타일을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스콧 슈먼, 토미 톤과 어깨 나란히…러브콜 ↑

남작가는 “처음부터 사진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들 말렸다. 유명하지도 않은 사람을 그것도 길거리에서 찍은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말이었다. 특히 그당시 한국에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직업명 자체도 없었고 그저 ‘아르바이트를 써서 몇사람 붙잡고 찍으면 되는 일’ 정도로 하찮게 여겼다. 그러나 나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스트리트 패션피플이 그저 궁금했고, 재미있어서 이 일을 멈출 수 없었던 것 뿐이다. 만약 이 일을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아마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 이제 그의 천직이 됐다. 그는 세계의 패션에 한국을 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패션에 세계를 담는다. 남작가는“ 해외의 월드 스트리트 패션 블로거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패션에 문외한인 국가다. 당연히 촬영 혹은 관광차원에서도 오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분개할 수밖에 없지 않나. 사실 몇 명의 유명한 패션피플을 제외하고 일반인 전체의 평균 패션감각을 비교했을 때 한국만큼 옷을 좋아하고 잘 입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의 패션에 세계를 포함시킨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이란 작은 나라에서 성장한 한 청년이, 그것도 패션을 전공하지 않은 이가 얼마나 참신한 감각으로 패션을 바라보는지, 한국인들의 패션 센스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본인과 그가 찍는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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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셔터 클릭, 블로그로 대중과 소통

“파리 스트리트 패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람인데 그녀가 누구인지 궁금해요.” “Streetfsn.com이라는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친구인데 내가 닮고 싶은 스타일이에요.” “닉 우스터 알아? 내 워너비야.” 패션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들이다. 이 대화의 주인공이 궁금하다면 남작가의 블로그를 클릭하면 된다. 그는 현시대의 대중이 열광하는 일반인 패션 셀럽의 스타일링법을 사진 한 컷으로 보여준다. 남작가의 사진에는 그 사람의 스타일은 물론 애티튜드, 추구하는 라이프의 모습까지 느껴진다.

이 때문에 남작가의 사진을 보며 대중은 자신의 패션 워너비, 나아가 라이프 롤모델을 찾는다. 대중이 궁금해 하는 사람, 따라 하고 싶은 사람은 유명한 배우도, 인형같이 예쁜 모델도 아니다. 바로 스트리트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인이다. 매거진 혹은 패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스트리트 패션 사진 속 인물들은 모델이 아닌 일반인이다. 인위적인 연출 없이 자신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 직업은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길거리에서 사진 찍자고 불러 세워놓고 그들의 바짓단을 맞추거나 재킷의 뒤를 집게로 잡아 핏을 손보는 경우 따위는 없다. 옷과 액세서리, 핏과 애티튜드 모두 말 그래도‘ 리얼’이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옷맵시와 분위기는 몇 번이고 전문가들의 손을 거친 런웨이의 모델 못지않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의 사진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옷’ 자체보다는 그것을 소화해내는‘ 사람’과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의‘ 애티튜드’,‘ 상황’까지 고려한 사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에는‘ 사람의 정면을 찍어야 한다’‘ 배경은 깔끔해야 한다’‘ 옷이 정확히 보여야 한다’ 등의 어떤 포맷이나 편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패션은 옷이 아니라 그것을 소화하는 사람까지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남작가 사진에는 찍는 찰나에 느꼈던 감정, 모델의 표정, 햇빛, 바람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계획되지 않은, 연출되지 않은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담아낸 그의 스트리트 사진은 업계에 신선함을 준다.

남작가 본인의 스타일도 뛰어나 그를 추종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
퍼라는 직업에 어울리면서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옷을 입는다. 만약 내가 화이트셔츠에 멀끔한 수트를 입고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에 서 있다면 당연히 이상하지 않겠는가”라고 간단 명료하지만 명쾌한 대답을 내놓는다.


일반인 아이콘 ‘스포트라이트’ 받게 하다!

그가 생각하는 ‘스타일리시한 사람’은 ‘그 사람의 성격 직업이미지가 패션으로 하모니를 이룬 사람’이다. 즉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패션으로 표현해 낼 줄 아는 이를 그는 진정한 패션리더라고 손꼽는다. 그의 가치관과 사진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대중은 옷이 아니라 그 옷을 자신에게 맞게 어떻게 소화하고 스타일링 할 수 있는지 더욱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옷을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모델 대신 옷을 통해 자신을 빛내고 싶은 것이 대중의 심리다. 바로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 남현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인 것이다.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은 디자이너이지만 실제로 그것을 리얼 트렌드로 만드는 것은 소비자다. 디자이너가 어떤 것을 제안하든 일상생활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한다면 그저 허상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기에 남작가의 사진은 소중하다. 남작가가 찍는 사진에는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날개로써 어떤 옷을, 슈즈를, 백을, 액세서리를 선택했는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런웨이가 아닌 리얼웨이를 원하는 현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빠르게 캐치하고 앵글에 담아낸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남작가가 전 세계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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