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샤넬」, 가격 또 올린다
전세계 여성들의 로망 「샤넬」의 거침없는 가격인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 브랜드는 오는 2월 1일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 올리는 것. 이제 「샤넬」의 대표 상품인 '2.55 빈티지 미디엄 백(우측)'은 607만원에서 이제 670만원을 지불해야 살 수 있다.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백' 역시 550만원대에서 600만원대로 부쩍 올랐다.
「샤넬」의 가격인상이 충격적인 이유는 이미 2008년 11월과 2009년 11월, 2010년 7월 매년 한차례씩 가격 인상에 이어 지난해 5월, 25%라는 충격적인 가격 인상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경제 신장률에 따라 평균적으로 매년 5~10%까지 가격을 인상하지만, 「샤넬」은 지난해 5월 핸드백 가격을 평균 25%나 인상했다.
당시 가격이 오르기 전 「샤넬」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백화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샤넬」백을 중고로 팔아 차익을 거두는 일명 '샤테크(샤넬+재테크)' 열풍도 이어졌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샤넬」측은 "글로벌 본사에서 가격을 조정함에 따라 일부 가방과 주요 제품의 가격을 10%가량 올린다"라면서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값이 올랐고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인상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명품 업계 관계자들은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봉으로 여겨 값을 올린다고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샤넬」가격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샤넬」이 가격을 계속해서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루이뷔통」 「구치」와 같은 ‘매스 명품’이 아닌 「에르메스」급의 ‘아무나 살 수 없는 최고급 하이엔드’로 굳건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다. 쉽게 말해 “여자들의 로망으로 남아있을 때 「샤넬」의 가치가 있는데, 2.55백을 들고 지하철을 타는 것은 말이 안되는 ‘범접할 수 없는 명품’으로 남겠다”는 논리다. 명품의 경우 ‘나만의 특별함’을 잃고 일상화가 되는 순간 VVIP고객들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샤넬」의 가격 인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전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2.55 등 꾸준히 출시되고 판매되는 기본 상품의 가격만을 올렸을 뿐이다. 「샤넬」을 처음 구입하는 고객들이 선택하는 러닝 상품의 가격을 올림으로써 접근성을 차단한 반면, 시즌백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추는 것. 이미 「샤넬」의 기본 아이템을 모두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 「샤넬」을 충분히 향유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매출은 유지하고 고객은 선별하는 고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샤넬」. 범접할 수 없는 ‘얼티메이트 럭셔리’를 표방하는 이 브랜드의 논리는 분명 럭셔리의 시각에서 분석해야 함이 맞다. 그렇지만 겁없이 가격 인상을 계속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행보와 소비자들의 무조건적인 명품 신봉 세태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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