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용의 패션 경제학, ‘내가 대세다’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1.10.10 ∙ 조회수 1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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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타일 패션…. 그의 모든 것은 곧 트렌드가 된다. 흔한 스타일 아이콘이 아니라 그가 하는 것이 곧 대세가 되고 돈이 된다. 미국에 레이디 가가가 있다면 한국엔 GD, 권지용이 있다. 그는 흔한 아이돌과는 차원이 다르다.

실력파 아이돌의 대표주자로 본인이 속한 모든 것을 GD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광고에 출현해도 남이 만든 CM송을 그냥 부르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로 편곡, 작곡해서 작업에 들어간다.

그가 속한 빅뱅이 시도한 음악스타일은 곧바로 전 남성 아이돌그룹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방송가를 넘어 클럽가까지 휩쓰는 주력 음악으로 올라선다.

다른 가수가 불렀더라도 그의 손을 거친 혹은 그가 피처링에 참여한 음원이라면 단박에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자리하는 것은 이미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런 그의 영향력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패션이다.

패션에 있어서도‘ 설마 저게 될까?’‘ 그런 걸 어떻게 해’ 라는 선입견을 그는 한방에 깬다. 남성이 핫핑크 스키니팬츠를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퍼나 스커트, 다양한 액세서리를 기괴하지 않고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남성 연예인은 그가 유일할 것이다.

또 GD는 기성세대와 대중을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활약한다. 그는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가 그들의 옷을 입어달라 요청하는 유일한 아이돌이다. 「MCM」 「빈폴」 「노스페이스」 「루이뷔통」 등 GD가 한 번 입어 노출된 후로 인기를 얻거나 이미지가 달라지는 효과를 본 브랜드들도 많다. 편견을 깨는 지드래곤, 그가 국내의 음악과 패션 스타일 트렌드, 패션 브랜드의 매출에 미친 영향들을 찾아보고 그의 어떤 면이 이런 것을 가능케 하는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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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효과!「빈폴」 「MCM」 등 ‘대박’

'트렌드리더, 패셔니스타 하면 누가 떠올라?'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누가 떠오를까. 공효진 김민희 차승원 신민아 이효리 등 많은 이들의 이름이 떠오르고 답으로 지목될 것이다. 누가 봐도 멋진 보디 프로포션과 몸매를 지니고 있고 수많은 유행 아이템을 탄생시킨 이들이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패션계에 지각변동을 만들어낸 패션 아이콘은 누가 있을까?’라고 물으면 답하기가 쉽지 않다. 위에 열거한 패셔니스타들을 지목하기에 그들은 약간 일시적이고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그때 딱 따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하 GD) 권지용이다. 그의 이름이 나오자 모두들‘ 맞다’‘ 딱이다’라며 동의한다. 작은 키, 마른 몸매로 위에 등장한 인물들에 비해 신체적으로는 패션리더에 부합할 만한 조건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옷을 입기 위해 태어난 자’로 GD를 추앙하며 패셔니스타, 대담하고 파격적인 패션 리더, 베이직을 유니크로 풀어내는 스타일의 소유자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류 여배우들에게도 콧대 높은「 루이뷔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이 GD에게 옷을 입히려고 안달이다. 최근 남성들의 패션을 잘 살펴보면 GD의 편견을 깨는 과감한 스타일링이 얼마나 잘 먹혀들었는지가 그대로 보인다. 스키니진, 페미닌한 블라우스나 티셔츠, 타이트한 핏의 재킷 등을 멋지게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해 내기 위해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다이어트에 열을 쏟는다. 핑크 스키니팬츠를 소녀시대가 아닌 남성 가수가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그리고 그게 트렌드로 자리잡아버릴 줄을 누가 알았을까. 물론 크로스젠더 트렌드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러한 스타일링의 선두에 GD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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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에 서서 퍼플오션行 길을 열다

GD하면 쉽게 떠오르는 컬러가 의외로‘ 핑크’, 패턴은‘ 호피’라고 한다. 또 남성이 쉽게 소화할 수 없는 퍼나 스커트 반지 팔찌 목걸이 피어싱 브로치와 같은 기괴하고 희한한 아이템을 굉장히 패셔너블하고 따라 입고 싶 게 연출하는 남성 연예인은 아마 그가 유일할 것이다.‘ 남성이 입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그는 그런 아이템을 소화해 내고 그것을 트렌드로 정착시켰다. 일부에서는‘ 게이 패션’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GD 스타일의 패션이 남성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GD의 영향력이 이제는 대형 브랜드, 패션 대기업에 속한 브랜드와 그들의 타깃 소비자에게도 미치기 시작했다. 요즘
10~20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빈폴」과 불과 2~3년 전「 빈폴」은 그 이미지에서부터 다르다. 「빈폴」은 2010년에 5000억원 규모를 돌파한 대형 브랜드였지만 그 큰 규모 속에는‘ 영층’이 없었다. 그렇게 항상「 폴로」라는 이름의 뒤편에 서 있던「 빈폴」이 이제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브랜드 내부에 영(young) 마인드가 자리잡고 실제로 상품을 구매하는 영 소비자들이 발생했다.

제일모직(대표 황백)이「 빈폴」을 전개해온 수년 동안 무슨 수를 쓰든 잡으려 했지만 잡히지 않았던 영 소비자들이 이제 자발적으로「 빈폴」 매장으로 발을 옮긴다. 그들이 매장에서 찾는 상품은 바로‘ GD가 입은’ 어떤 상품이다. 실제로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빈폴닷컴’에서 8월 현재 가장 많이 팔린 상품 1위는 GD가 광고 화보에 입고 등장한 네이비 피케
셔츠다. 빈폴닷컴에는‘ GD’s수퍼 스토어(Super Store)’라는 개별 링크가 있는데 이곳에는 GD가「 빈폴」 상품으로 스타일링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등장하며 시리즈물로 현재 8번까지 진행 중이다.

동영상에 등장한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높은 판매율을 자랑한다. 올해 11번째까지 진행 예정이라 앞으로 더 많은 히트 상품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영 소비자들의 유입은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빈폴」은 2011년 8월 현재 전년 대비 3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GD=옷을 입기 위해 태어난 자’ 인정!

시기가 잘 맞기도 했지만「 빈폴」이 2011년에 슈퍼스타K 3를 후원하면서 GD를 스타일리스트 겸 모델로 발탁한 것은
이 브랜드가 런칭한 이래 가장 타이밍 적절하고 효과 만점인 마케팅일 것이다. 수년 동안 애를 써도 되지 않던 것이 GD와 손을 잡음으로 인해 한 방에 이뤄졌다. 트래디셔널 브랜드라는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 젊음에도 도전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이제 10~20대에게「빈폴」은 입고 싶은 브랜드 중 하나다.

아직 시작이기는 하지만「 노스페이스」도 이러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윈코리아(대표 성기학)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2011년 하반기부터 전속모델을 빅뱅으로 교체했다. GD가 CF 속에서 신었던 신발, 상의, 가방 등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실제로 문의 상품이 매장에서 많이 판매된다. 주로「 노스페이스」의 영 상품인 경우가 많지만‘ 바람막이’와‘ 다운점퍼’ 외에는 구매하지 않던 10~20대 소비자들이「 노스페이스」의 다른 상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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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층 못 잡던「빈폴」, GD효과로 20대 잡아!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GD의 패셔니스타 이미지가「노스페이스」의 전문성과 맞물려 패셔너블 아웃도어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의「 노스페이스」는 큰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등산, 기능성, 바람막이, 다운점퍼라는 한정된 이미지만을 갖고 있어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활약이 더 어려웠다. 그렇지만 GD와 빅뱅이「노스페이스」의 옷을 입음으로써 등산복이라는 고정된 이미지 를 깨고 젊은층도 멋지게 입을 수 있는 기능성과 패션성을 두루 갖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GD의 개인적인 선택이 한 브랜드의 판도를 바꿔놓은 사례도 있다. 바로 성주그룹(대표 김성주)이 전개하는「 MCM」의 일화다. 현재까지도 없어서 못 팔고 있는「 MCM」의 인기 아이템은 백팩이다. 일본 유명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페노메논」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상품은「 MCM」의 안티로 활약하던 젊은층의 마음마저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백팩을 국내에서 단박에 인기 아이템 반열에 올려놓은 이가 바로 GD다. 지난해 초 해외에 나갔다 돌아오는 GD가 공항패션으로 공개한 붉은 컬러의「 MCM」 백팩은 삽시간에 온라인 검색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며「 MCM」에 구매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그렇지만 국내「 MCM」에는 그 상품이 없었다. 극과 극의 이미지를 가진 두 브랜드의 콜래보레이션이 일본에서 자생적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권지용이 입은「 노스페이스」‘ 어머 패셔너블해’

2009년부터 2010년은 백팩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던 때다. 당시 국내의「 MCM」 사업부는 백팩 아이템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실구매자와 맞지 않다고 발매를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GD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눈에 띈「 MCM」과「 페노메논」의 콜래보 상품은 130만~18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MCM」은 이 일에 영감을 얻어 곧바로 백팩 제작에 나섰고 첫 제작분이 완판되며 영 타깃 상품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같은 디자인의 백팩은 올해 4월 누적 판매 개수 100만개를 돌파했다.「 MCM」이 GD를 위해 특별히 만든 가죽재킷은 해외에서도 주문이 쇄도했다.「 MCM」은 이후 스트리트 감성의 상품라인을 내놓는 등 영 타깃의 감성을 건드리는 상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은 물론 구매층 확대에도 성공했다.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링과 매력은 명품 브랜드를 캐주얼화하는데도 그 영향력을 미친다. 「루이뷔통」 「크리스티앙루부탱」 「존갈리아노」「 지방시」「 샤넬」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 상품은 일반적으로 격식 있게 갖춰 입은 스타일을 예상하거나 패션쇼에나 나갈 법하게 화려한 차림에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GD는 그런 편견도 쉽게 깼다. 일반 캐주얼 스타일이나 힙합 스타일 등 본인의 음악이나 평소 생활패턴에 맞춰 명품마저 캐주얼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멋스럽게 풀어내는 재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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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M」, 가죽재킷·백팩으로 새 상품군 개척

이 브랜드들의 사례를 보면 GD가 손을 대면 편견이나 선입견이 비교적 쉽게 깨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나 아예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패션 브랜드 사례에서는 레드오션에 있던 브랜드들을 새로운 퍼플오션으로 인도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블루오션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레드오션에 머무르던 브랜드들에게 퍼플오션의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다. 편견을 깨는 그만의 특화된 모습으로.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GD가 속한 빅뱅은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하던 국내 가요시장에 실력파 아이돌이란 타이틀로 등장해 곧 외모보다 실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인형같은 외모와 하늘거리는 몸매만 있으면 음악적 실력이 형편없어도 먹히던 시장 분위기를 싹 바꿔버린 것이다. 이후로도 그는 어린 나이에 작곡 작사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쳤고 그가 손댄 음악 장르는 곧 클럽가를 장악하고 국내 젊은이들의 마음까지 점령하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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