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이제 모든 유럽의 럭셔리 마켓이 아시아로,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브랜드와 아이템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 전 세계
소비의 20~25%를 중국이 차지한다. 영국 리딩 백화점인 샐프리지에서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중국인의 구매력이 1/5로 가장 커졌다. 과거 가장 비중이 컸던 중동 고객 전체보다 더 커졌을 정도다. 많은 컨설팅 회사들은 5년 내 중국이 전체 매출의 30~40%까지 차지하리라고 본다. 일본 한국을 포함하면 아시아가 40~60% 이상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많은 아시아 기업들이 유럽 브랜드를 사기 시작했다.“ 우리가 시장의 주인인데 왜 그들의 상품만 팔아 주나? 브랜드를 사자”는 것이다. 일테면 최근 태국의 백화점 그룹(센트럴그룹)이 이탈리아 리나센테 백화점을 샀다.
싱가포르 클럽21은「 멀버리」를 소유하고「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스프리뷰션을 갖고 있으며 홍콩 딕슨푼은 하비니콜스와「 듀퐁」을 10년 전에 샀다. 프랑스「 랑방」은 대만의 왕 패밀리가, 미국「 띠어리」는「 유니클로」로 유명한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이 샀다.
이렇듯 중국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유럽의 브랜드를 사들이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IBMPC는 10년 전 중국의 레노버(Lenovo)가 샀고 현대가 사지 못한 스웨덴의「 볼보」를 중국 중소 자동차 업체인 질리(Gili)가 샀다. 중국의 머니 파워가 해외 브랜드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요소요소에서 계속 일어난다. 시장이 커지면서 경제 축이 아시아로 움직인다. 시장도, 캐시파워도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만 잠자고 있다. 우리 재벌그룹들은 왜 아직도 경쟁적으로 수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나? 이제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의 한판승부가 벌어질 중국시장이 최고의 관건인데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공략할 것인가? 급속하게 똑똑해지고 있는 중국은 제조업에서 바로 브랜드로 뛰어넘고 있다. 중국 공장에서 90달러에 만드는「 아르마니」가 이탈리아에서 태그만 바꾸면 2000달러로 바뀌고「 버버리」 백도 100달러짜리가 1500달러로 둔갑한다. 브랜드가 되면서 바로 15배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중국인들이 알게 되면서 이제 그들은 브랜드를 사서 브랜드를 팔자는 쪽으로 확실히 눈을 뜨고 있다. 우리보다 한 단계를 건너뛰고 있는 것이다. 엄연한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라」「 H&M」「 유니클로」가 우리나라 중가대 시장을 거침없이 공략하듯이 이제 곧 중국은 우리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제 브랜드에 눈뜨고 글로벌화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까지 한국시장에 밀고 들어오는 것이 머지않았다. 한국 브랜드도 빨리 글로벌화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설 자리가 없을 것이며 중국 브랜드들에도 밀릴 날이 올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젠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부가가치가 있는 중상 럭셔리존을 공략해야 한다. 우리 성주는 이미 4~5년 전「MCM」브랜드에 사운을 걸고 글로벌을 선택했다. 앉아서 당하느냐 나가 싸워 이기느냐 그 기로에서 글로벌을 선택했다.
중소기업으로서 어마어마한 자금이 들어가는 일이었지만 앉아서 기다리는 게 훨씬 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다. 우리는 357비전이라는 특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3년 내 중국을 섭렵하고 5년 내 아시아에서 제일 큰 브랜드가 되고 7년 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브랜드를 잡으려는 것이다. 아시아가 유일한 럭셔리 격전지가 된 지금 우리 입장에서는 본마당 한국, 앞마당은 중국, 뒷마당이 일본이므로 앞뒤에 격전지가 다 있다.
바야흐로 우리에게는 골든 시대가 도래했다. 중국, 아시아에 맞으면서도 독일 헤리티지와 유러피안 룩을 담고 있는, 글로벌한 감각에 동양인 니드를 담은「 MCM」은 승산이 있다고 본다. 골든 아워 안에서 우리는 357전략으로 토끼처럼 런(Run)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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