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빈티지 패션 마켓이 뜨겁다!

프랑스인들이 역사가 깃든 골동품과 빈티지 아이템에 유독 애착을 갖는 것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6월 11일과 12일 이틀간 자신의 캐릭터와 개성을 잘 표현해 주는 희귀 아이템을 찾아 내기 위해 프랑스 남동부 도시인 리옹의 빈티지 마켓(Marche de la Mode Vintage)으로 몰려든 빈티지 마니아들이 수천명에 달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만들어진 물건부터 80년대 유행 스타일까지 스토리가 다양한 아이템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탐스럽게 전시됐다. “지난 몇 해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유일하며 남과 다른 제품으로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빈티지 아이템을 열심히 찾아 쇼핑하는 것이 대단한 유행이 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고 리옹 패션 대학교 협회인 모다 리옹 협회 관계자이자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세실 드무르그가 설명했다.

“하나의 도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빈티지 아이템 쇼핑은 이미 과거를 살았고 그래서 스토리가 있는 물건들을 찾아 내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다는데 매력이 있다.”고 세실은 덧붙였다. 도트 무늬 원피스나 꽃 무늬 가방, 스카프, 슈즈, 선글래스 또는 손때 묻은 가구들과 램프 그리고 LP 디스크 등 다양한 테이스트와 각 소비자들의 예산에 적합한 제품들이 풍성하게 소개됐다.

리옹 빈티지 패션 마켓은 올해로 탄생10년을 맞았다. 행사의 후원자인 세르지 방시몽은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되고 있다는 강한 자부심을 표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아기자기하고 멋스럽고 근사하며 무엇보다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아이템을 사고 팔기 위해 모인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유럽 전 국가에서 모인 350명의 전시자들은 이틀동안 2만 5000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더불어 ‘진(jean) 연대기’와 ‘최고의 빈티지 룩’이라는 테마로 리옹에서 패션 공부를 하는10명의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이브생로랑」 「이세미야키」 「티에리 뮈글러」 「피에르 가르댕」 스타일 작품으로 쇼를 선보였다.

런던에 거주하는 24세의 핀란드인 소피아 투오비넨은 이번 행사 방문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했다. “내가 이번에 구입한 아이템은 판매자가 한번도 입은 적 없는 새 것이라 흠잡을 곳이 없을만큼 상태가 완벽했다.” 고 말했다. 1940년대 스트로 모자를 35유로(5만 3000원)에 구입한 그는 “나는 어렵게 찾아낸 희귀하고 옛날의 향수가 묻어나는 물건들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빈티지 아이템들은 나름의 역사를 간직한, 마치 영혼이 깃든 특별함을 가졌다.”고 전했다.

단순히 소비자들이 옛것에 대한 애착을 갖는 감성적인 면을 넘어서 빈티지 패션은 “스타일 면에서 오래된 것이지만 동시에 아방가르드한 양면성, 재활용, 환경 친화적”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전해 신세대들에게 강하게 어필한다.”고 리옹에 2009년 빈티지 전문숍을 오픈한 숍오너 세실 드모넥스는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타인이 착용했던 물건을 사서 쓴다는 것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소비자도 많다.”고.

또한 “복고 스타일이든 컨템포러리 스타일이든 착용하는 이가 하나의 스타일을 연출했고 그 스타일에 자신감을 가진다면 어떤 스타일도 구식이다 신식이다라고 나누어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는 우연히 멋진 구제 물건을 발견하면 구매해서 다른 아이템들과 잘 믹스해서 입는다. 반면 빈티지 물건을 남용한 사람들을 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고 19세 프랑스인 플로라 르상은 말했다.

지금까지 빈티지 룩을 즐기는 소비자층은 대부분 여성이였으나 점차 남성 소비자들도 레트로(retro) 스타일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 21세의 남성 티보 프레쉐는 “작년 행사에서 구입한 세컨드 핸드 「루이뷔통」 여행 가방를 즐겨 사용하고 있어 만족하며 이번 방문에서 나비 넥타이와 반바지 두 벌을 샀다.”고 설명했다. 행사에서 명품 구제품들은 특히 중년층과 노년층에 인기를 얻었다. 핸드 메이드 조키나 「에밀리오 푸치」 실크 드레스는 1900유로(290만원)에 판매 되기도 했다.


사진설명: 리옹 빈티지 패션 행사장 컷 7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