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시네트 1조3000억 인수한 휠라코리아, 막前막後(?!)

mini|11.07.01 ∙ 조회수 1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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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자이언트’로 불리는 휠라코리아의 ‘뚝심’은
세계 스포츠 시장을 다시 한 번 출렁이게 만들었다.
휠라코리아의 인수 배경에는 과연 무엇이 숨어 있을까?



지난 2010년 겨울, 「타이틀리스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기업들의 촉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캘러웨이」 등 내로라하는 브랜드를 전개하는 일명 선수급 기업들 10개 이상 맞붙으며 「타이틀리스트」 인수의 숨막히는 사냥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번 M&A이 주인공이 된 곳은 바로 휠라코리아!

‘리틀 자이언트’로 불리는 휠라코리아의 ‘뚝심’은 세계 스포츠 시장을 다시 한 번 출렁이게 만들었다. 휠라코리아의 인수 배경에는 과연 무엇이 숨어 있을까? 패션 시장의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과거 ‘휠라’ 본사를 인수했던 경험에서 나온 휠라코리아만의 노하우, 미래에셋이라는 든든한 파트너, 여기에 행운같이 날아온 타이밍” 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들리는 업계의 쓴소리도 배제할 수 없다. 휠라코리아의 현 자금 부족분의 회수(?)라는 얘기와 향후 거대 상장 그룹을 향한 몸불리기 전략의 하나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다윗과 골리앗 전쟁(?!) → 다윗 勝

어쨌든 세계 1위 글로벌 골프 브랜드가 한국 회사 소유가 된 꿈만 같은 일이 벌어졌다. 미래에셋과 휠라의 합작품인 「타이틀리스트」의 인수 금액은 자그마치 1조3000억원으로 미래에셋사모펀드(PEF*)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은 미국 포천브랜드로부터 자회사 아큐시네트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다. 이번 이슈로 국내 골프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말리는 아큐시네트 인수전… 작년 총매출액 1조4000억원인 아큐시네트를, 6155억원(2010년 기준)인 휠라코리아가 인수하기엔 너무 버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에는 세계 1위 업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글로벌 비즈니에서만큼은 어느 때보다 자신 있던 휠라코리아는 용기를 냈다. 그것도 다른 기업이 아닌 아큐시네트가 ‘세계 넘버원’을 머릿속에서 되뇌며 인수 준비에 한걸음 다가선다.

무엇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2007년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인수할 때 손을 잡았었던 미래에셋PEF라는 든든한 파트너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인수 협상을 벌여나갔고, 인수 금액에 대해서는 강경책을, 휠라와의 파트너 협상에서는 강점들을 내세운 회유책을 내세우며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미래에셋PEF 또한 곧바로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을 공동 자문사로 선정하고 자금조달 계획과 아큐시네트 운용방안 등을 마련했다.

하지만 휠라코리아 측은 망설이게 된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1년에 영업이익 1000억원인 휠라코리아의 입장에서 아쿠시네트 인수가 현실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할 무렵, 다시없는 기회라 생각한 휠라코리아는 아큐시네트와의 전면 도전을 결정한다. 인수전에 들어가면서 상대방 입장은 냉랭해졌다. 휠라코리아에 대해 신뢰감이 들지 않고 금액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상대편 반응에 번득 떠오른 휠라코리아의 묘수.


막판 「아디다스」와 초를 다툰 혈투

그것은 바로 신지애 사진이었다. 세계적인 프로 골퍼 신지애 선수를 휠라코리아가 후원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면서 아큐시네트와의 협상 분위기가 희망으로 돌변했다. 무릎을 탁 친 휠라코리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밀어붙였다. 아큐시네트 측도 만만치 않았다. 가격 상향 요구에 대해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던 것이다. 올 때까지 온 휠라도 이에 맞서 1조3000억원이 넘어가면 인수할 수 없다는 두둑한 배짱을 내보이며 밀고 당기고를 세 달!

아큐시네트는 결국 OK 사인을 통보했고, 휠라코리아는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한다. 아디다스그룹, 나이키, 블랙스톤과 컨소시엄을 이룬 미국 캘러웨이, 일본 스미토모고무(클리브랜드 스릭슨), 미국계 PEF 등 최고의 경쟁자들이 참여했던 세계의 인수전에 최종 후보로 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아디다스그룹이 선정되면서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휠라코리아!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휠라코리아는 아큐시네트를 향후 상장시킬 생각도 구상 중이다. 아큐시네트는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풋조이」 골프화, 「스카티카메론」 퍼터, 「보키」 웨지 등을 가진 글로벌 1위 골프용품회사다. 특히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5%를 넘는다.


골프시장 지각 변동! 아시아까지 본다

아큐시네트 등 비상장 3개 회사를 보유한 포천브랜드는 2년 전 한 투자자가 아큐시네트 지분 10.2%를 보유하고서 주주가치 증대를 요구하자, 그때 아큐시네트 매각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결국 휠라코리아 손에 들어온 아큐시네트. 이번 매입 사건(?)으로 국내 골프시장의 변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기능골프와 패션골프의 경계선이 무너진 상태에서 국내 골프시장에서 「타이틀리스트」의 새로운 진입은 기능 골프시장에 충분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의 아시아시장 점유율이 20~30%밖에 되지 않아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시장 확대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무궁무진해졌다. 그것은 바로 한국의 대표기업인 글로벌 비즈니스의 달인(?) 휠라코리아가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좋은 브랜드가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날이 더욱 가까워졌음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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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소수의 특정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 경영해 기업가치를 올린 후 되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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