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펠만」세보코리아 전개…<br>패션 라이선스권까지 획득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11.07.01 ∙ 조회수 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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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호등 맨’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등장해 빨간불과 초록불을 반짝인다. 지난 3월 오픈한 이 매장은 첫 달부터 5000만원씩 매출을 올리며 성공을 예감케 한다. 초록색 아저씨 ‘게어(Geher, 걷는 사람)’와 빨간색 아저씨 ‘슈테어(Steher, 서 있는 사람)’가 캐릭터인 이 브랜드는 눈에 띄는 컬러감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신호등(Ampel)과 아저씨(Mann)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암펠만」이 그 주인공이다. 어떻게 독일 신호등 캐릭터가 토털 브랜드로 성장해 한국 땅까지 밟게 됐을까.
전 세계적으로 이런 히스토리를 가진 캐릭터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암펠만’은 독일이 분단돼 있던 1961년 구 동독에서 처음 선보인 캐릭터다. 당시 어린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교통심리학자인 칼 페글라우(Karl Peglau)가 사고를 줄이기 위해 신호등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기존의 빨강 초록 신호등에 캐릭터를 입혀 재미를 줬다. 하지만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구 동독의 다른 많은 시설물처럼 ‘암펠만’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동독, 서독 할 것 없이 독일인들은 ‘암펠만’의 캐릭터와 탄생 배경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며 보존하자는 캠페인을 펼쳤다. ‘암펠만’을 살리기 위한 위원회까지 설립돼 독일 전 국민이 “우리는 한민족이다”를 외치며 캐릭터를 지켰다. 독일의 ‘문화 통일’ 상징이 돼버린 ‘암펠만’은 지금까지도 독일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암펠만’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은 현재 「암펠만」의 대표이자 구 서독 출신의 산업디자이너인 마르쿠스 헥하우젠(Markus Heckhausen)이다. 그는 캐릭터의 우수성을 보고 브랜드화해 1999년 공공디자인 상품으로 출시했다. 반응이 보이자 이듬해부터 토털화해 나갔다. 생활용품에서 시작해 셔츠, 액세서리 등 패션 아이템, 아동제품(장난감, 패션), 욕실제품, 식품분야로까지 확대했다. 베스트셀러는 오프너, 메모홀더, 열쇠고리, 마그넷 제품, 컵, 패션가방, 티셔츠 등이다.
게어와 슈테어 두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암펠만」은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치마를 입은 암펠프라우(Ampelfrau, 신호등 소녀)와 야구모자를 눌러쓴 암펠융어(Ampeljunge, 신호등 소년)를 추가해 다양화했다. 이를 활용해 앞으로 아동상품을 비롯해 트렌디한 패션, 스포츠 패션 등으로 익스텐션하는 가운데 암펠만 카페, 암펠만 호텔 등을 베를린 시내에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독일에서 ‘암펠만’은 캐릭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07년 베를린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 마스코트로 사용됐으며 독일공영방송 퀴즈쇼에 중심 캐릭터로 쓰였다. 또 독일 민영우체국에서 우표를 발행해 홍보효과를 거뒀으며 2009년 ‘암펠만’을 고안한 칼 페글라우가 사망했을 때는 독일의 매스컴이 다큐멘터리 특집 방송을 제작하기도 했다. ‘암펠만’은 독일 외무장관이 외국 손님에게 주는 공식선물로서 베를린의 중요 문화관광 상품이다. 잘 만들어진 디자인 하나가 주는 파급효과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암펠만」은 현재 독일 64개 백화점과 베를린 전문점 4개에 입점해 있으며 다수의 숍인숍을 전개한다. 연간 매출 800만유로(약 120억원)를 올린다. 해외에 발을 디딘 것은 지난해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헥하우젠 대표는 분단국가인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통일의 상징인 ‘암펠만’이 한국에도 전파되길 바라는 뜻을 전했다. 올해로 캐릭터 탄생 50주년을 맞은 ‘암펠만’이 독일과 한국 양국에 뜻깊은 의미가 되길 기원한다는 말도 남긴다.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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