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로지너스 룩’
빅 트렌드로!

ummolra|11.06.07 ∙ 조회수 26,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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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로지너스(Androgynous):
양성성의. 앤드로저니(Androgyny)의 형용사.
Andro(남자)와 gyne(여자)의 합성어.


마이클 잭슨, 데이비드 베컴, 앤젤리나 졸리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제적인 인기를 누리는 슈퍼스타? 혹은 모든 이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억만장자? 그보다 그들의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은 현시대 문화를 대표하는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의 대표 아이콘이라는 점이다. 성의 경계는 사라지고 국제적 마켓은 하나로 합쳐지고 서로 다른 문화는 뒤섞이면서 유니섹스(Unisex) 트렌드는 앤드로저니(Androgyny)의 큰 메인 스트림으로 거세게 확장하고 있다.

앤드로저니(Androgyny)는 ‘양성성’이란 의미를 가진 -Andro: 남자, gyne: 여자- 합성어로 심리학적으로 남성성, 여성성 모두가 합쳐진 특징을 가지고 전통적인 사회적 성적 역할과 정신적인 속성을 거부하는 것을 뜻한다. 앤드로저니가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은 엔터테인먼트와 패션산업에서 트렌드 세터들을 중심으로 성에 진보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영향력 있는 롤모델들이 생기기 시작한 다음이다.

지난해 6월 뉴욕의 큰 퍼레이드 중 하나인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레즈비언, 게이, 바이 섹슈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합법적인 결혼을 주장하며 벌이는 퍼레이드이자 페스티벌-에서 마크 제이콥스가 같은 시각 남자친구와 결혼식 파티를 여는 등 특히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게이커뮤니티 파워는 이미 놀랄 일이 아니다.

젠더의 벽이 무너지고 남성과 여성에게 강요됐던 성 역할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사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같은 인간으로서 소통하면서 융통성이 생겼으며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있다. 패션 산업은 이미 과포화된 시장에서 한정된 소비자의 폭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고 언제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은 매력적인 다른 영역에서의 초대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 전 세계 패션마켓에서 빅트렌드로 확장일로인 ‘앤드로지너스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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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로저니의 등장 배경에는 여성의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



이미 1980년대부터 보이 조지나 데이비드 보위 같은 앤드로지너스 스타들은 성의 모호성으로 수많은 팬들을 끌어들였고 전설적인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은 연약하고 섬세한 매너와 가성으로 제3의 성을 가진 소수자들이 대중 앞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한편으로 90년대의 할리우드는 감각적이면서 새로운 여배우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 킬빌의 우마 서먼,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요비치 등 인텔리전트하고 거칠며 남성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거친 액션을 펼치며 강력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시대와 국가를 훌쩍 뛰어넘어 한국에서조차 대표적인 아이돌인 빅뱅의 지드래곤, 장근석 등이 새로운 앤드로지너스 룩을 완벽 재현하고 있고 인기리에 종영한 아이리스 드라마 등에서도 어느 진영이든 빠지지 않고 여전사들이 등장할 만큼 새로운 아이콘에 대중은 열광한다.

1960년대 미국의 반문화(Counter Culture) 혁명으로 대변되는 음악과 패션은 개인의 자유와 스스로의 탐구를 강조했다. 1970년대의 여성 해방운동은 여성이 선천적으로 수동적이고 감정적이며 남성보다 약하다는 개념을 부인해왔다. 심리학자인 산드라 벤 박사에 의해 받아들여진 정신적인 앤드로저니에 따르면 여성, 남성 모두 전통적으로 분리돼온 성 역할에 맞지 않고 양성성을 지닌 사람은 고정관념에 구애받지 않아 더 사회에 역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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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섹슈얼로 대표되며 변해 가는 남성상도 앤드로저니의 커다란 축이다.



요요비치 등 앤드로저니 셀러브리티 급부상

기존의 스테레오 타입(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레즈비언과 게이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한 앤드로저니는 그들의 특성과 존재를 대중 앞에 드러내기 시작했고 사회의 변화에 맞물린 이러한 지배적인 트렌드는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 강해진 여성과 부드러워진 남성이 서로 어우러지며 새로운 인간상의 탄생을 축하하고 있다.

앤드로저니의 등장 배경에는 여성의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여성 노동자 참여의 증가, 선진국에서 남성 중심의 권력사회에서의 여성지위 향상 등으로 여성들이 얼마든지 남성들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 여성의 사회참여로 인한 출산시기의 지연과 높아지는 이혼율, 남성의 육아분담 등은 가정에서의 남녀, 성 역할에도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는 ‘알파걸’이라는 젊고 파워플한 엘리트집단 여성을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를 탄생시켰는데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 댄 킨들런이 2006년 말 출간한 책에서 처음 사용됐다. ‘알파걸’이란 단어 뜻 자체로는 알파(α)란 그리스어의 첫째 자모로 결국 첫째 가는 여성으로 학업, 운동, 리더십 모든 면에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소녀를 뜻한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구분 지어지며 알파걸은 결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이미 남학생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돼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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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 젊고 파워플한 엘리트 집단 여성

댄 킨들러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알파걸들은 “나는 남성을 적대적으로 보이는 여권주의자가 아니며 그저 평등주의자일 뿐이다”라고 한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콘돌리자 라이스, 오프라 윈프리 등 강력한 여성 롤모델이 주변에 점점 많아진 덕분으로 이들은 긍정적인 자아관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한편 메트로 섹슈얼로 대표되며 변해가는 남성상도 앤드로저니의 커다란 축이다. 아마도 이는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과도 함께 경쟁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성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진화된 형태일 수도 있다. 또한 최근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세의 배경에는 ‘초식남’이 있는데 ‘초식남’은 일본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명명한 개념.

‘남성다움’을 내세우는 대신 관심 분야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고 결혼과 연애에는 소극적인 남성을 일컫는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먹을거리며 각종 자기관리 물건을 구입하면서 이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초식남은 마초적인 남성다움을 앞세우는 남자들처럼 공격적이지 않고 온순하며 자기애가 강한 남성을 일컫는 일본의 신조어다. 술집보다는 카페를 주로 찾고, 연애보다는 독신생활을 즐기며, 섬세하고 연약해 보호본능을 일으키기도 한다.


메트로섹슈얼, 초식남, ‘남성다움’ 역사 다시!

이들은 여성적으로 보이지만 ‘남성다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신인류’로 통한다. 초식남이 등장한 배경으로 후카사와 마키는 이 세대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나 치열하게 살 필요가 없었던 점, ‘잃어버린 10년’ 동안 성장하며 미래에 대한 큰 기대 대신 성실함만을 지향한 점 등을 꼽았다.

여성 공감지수가 높은 남성의 등장은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허물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의 권리와 행복, 개인의 자율적인 삶의 선택은 사회적이고 전통적인 성 역할의 굴레를 벗어나 휴머니티의 이름 아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트래디셔널한 테일러링으로 대표되던 남성복은 젊은 남성들이 강력한 소비자 군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1980년대 남성을 위한 스커트를 디자인한 장 폴 고티에가 남성복의 여성화 문을 열었다면 1990년대 헬무트 랭은 그의 특유의 핏을 통해 성적인 굴레의 긴장감을 늦췄다. 2000년대를 거쳐 컬트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릭 오웬은 그의 트랜스젠더적인 실루엣으로 컴템포러리 패션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 가장 트렌디한 남성복 디자이너로 각광받는 톰 브라운은 남성복 테일러링에서 금기시됐던 프로포션의 급진적인 변화로 남성다움의 개념을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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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세인츠의 광고 비주얼.



장폴고티에-> 헬무트 랭-> 릭오웬으로 젠더화

또한 소비자들의 수준이 남녀 성을 막론하고 사회적인 표현이 자유로워지는 전문적인 성공의 레벨에 오르면서 그에 뒤질세라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남성복 컬렉션에 여성복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하면서 바쁘게 업데이트하고 있다.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버 엘바즈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5년 마다 유니섹스 트렌드는 있었다. 그것들은 남성들을 위한 것보다 여성들을 위한 변화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 여성들은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남성과 같은 헤어컷을 즐기고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1980년대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게 되면서 정장을 입게 됐다. 그러나 지금 다시 돌아온 유니섹스 트렌드는 남성들이 여성복을 입기 시작한 것이 다른 점이다. 지난 몇 년간 메트로 섹슈얼의 영향으로 남성들이 레드 새틴 코트나 프로랄 프린트의 셔츠를 입는 데 자유로워졌으며 이 변화는 게이들뿐 아니라 일반 남성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버 엘바즈는 「랑방」을 위한 남성 컬렉션을 시작할 때 「랑방」을 입은 여성 옆에 서 있을 남성을 위해 디자인했다고 한다. 여성 컬렉션과 남성 컬렉션에는 여성의 회색 플란넬 드레스, 남성을 위한 워싱된 더치스 새틴 코트와 같은 쿨한 교류가 존재하고 이는 단순한 유니섹스 아이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미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알버엘바즈, 「랑방」 입은 여성 옆에 있을 남성을

그는 「랑방맨」을 위한 가을 컬렉션으로 여성복의 런웨이와 같은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도시적이고 로맨틱한 골드 라메와 부드럽게 피트된 바지, 벨트가 있고 폭이 넓어 풀 스커트로 보이는 실크 코트, 클래식한 프란넬로 테일러링이 된 수트는 리저드 가죽의 클러치와 헤드밴드로 마무리한다.

1930년대의 남성복의 핏과 디테일을 차용한 「샤넬」의 트위드 재킷이 있었다면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는 “코코샤넬은 많은 요소를 남성복의 옷장에서 빌려왔다. 이제는 남성들에게 다시 돌려줘야 할 때”라며 남성과 여성을 위한 디자인을 같이 런웨이에 올리고 있다.

「프라다」의 남성복 가을컬렉션에서는 남성모델과 여성모델이 같은 착장을 하고 런웨이를 활보한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넘나들 때 언제나 새로운 시너지를 발견한다며 이것은 단지 이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매일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하는 진정한 필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라거펠트 “코코샤넬 아이디어는 남성복 옷장서”

「디오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존 갈리아노 또한 자신이 남성라인을 시작한 이래로 남성, 여성복 두 영역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면서 이미 새로운 레벨의 라인으로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다며 남성들도 여성처럼 패션에 박식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반면 여성들은 잘 만들어진 옷을 입기 위해 남성복의 정교한 테일러링이나 스포츠웨어의 내구성이 있는 옷에 관심을 돌리고 있으며 남성들은 여성복에서 영향을 받아 부드러운 구조와 미끈한 유연성을 가진 여성적인 실루엣을 즐기고 있다. 2009년 스테파노 필라티의 「이브생 로랑」을 위한 유니섹스 컬렉션처럼 여성들을 위한 남성복 디자인 혹은 남성들을 위한 예상치 못했던 여성복에서의 아이디어 차용 등이 더욱 흥미를 끈다.

뉴욕의 트렌드 세터들이 쇼핑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장소를 물어본다면 단연 바니스 코업(Barney’s co-op)을 꼽을 것이다. 바니스 코업은 세련된 패션피플들이 선호하는 핫한 브랜드로 구성돼 있는 핫스팟. 바니스 뉴욕 백화점 내의 영 컨템포러리 라인의 집합소로 현재 뉴욕에서는 소호, 첼시, 브루클린 등에 단독매장으로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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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말론, 본드 넘버9, 프레드릭 몰의 유니섹스 향수라인.




「랙엔본」 「A.P.C」 「아크네」 …유니섹스 표방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랙엔본(rag & bone)」 「A.P.C」 「아크네(Acne)」 「티 바이 알렉산더 왕(T by Alexander Wang)」 「빈스(Vince)」 「헬무트 랭(Helmut lang)」 「A.L.C」 「띠어리(Theory)」 등이 있는데 이들 브랜드의 공통된 컨셉은 유니섹스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언뜻 보아서는 남성, 여성복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동일한 아이템 구성과 소재사용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키고 있다.

매장의 마네킹에는 프리미엄 데님을 중심으로 한 캐주얼한 착장이 각종 저지류와 청키한 니트, 테일러드 재킷, 유틸리티 아우터 코트와 어우러져 중성적인 코디네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3.1필립 림(3.1Phillip Lim)」 「알렉산더 왕」 「리바이스 빈티지」 등을 포함한 24개의 여성복 브랜드, 17개의 남성복 브랜드들이 바니스 코업을 위한 한정 판매 상품을 만들면서 스쿱(Scoop)이나 인터믹스(Intermix)와는 차별화되는 편집솝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영국 출신의 듀오 디자이너 마커스 웨인라이트와 데이비드 네빌이 이끄는 「랙엔본」은 전통 미국데님을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패션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강력한 영국 테일러링을 기본으로 클래식하지만 모던한 어번 데이웨어를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웨어러블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것이 테일러드 셔츠이든 데님이든 높은 퀄리티의 소재와 완벽한 핏으로 핸드 메이드 느낌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2004년 남성복, 2005년 여성복, 2007년 액세서리 라인을 런칭하면서 무섭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3.1필립림」 「알렉산더왕」, 중성적 코디네이션

또한 2005년에 중단됐던 1990년대 전설적인 「헬무트 랭」은 2007년 「프라다」의 품을 떠나 띠어리그룹과 손잡으면서 영 컨템포러리 라인으로 재탄생됐다. 프리미엄 데님으로 유명한 「해비츄얼(Habitual)」의 니콜과 마이클 코로보스가 새로운 디렉터로 초대돼 리뉴얼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헬무트 랭」 특유의 모던한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면서 매우 적당한 가격에 스트리트 엣지와 페미니티를 트위스트하면서 힙스터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등장했던 유니섹스 아이템 중 가장 선두주자는 단연 데님이다. 처음에는 특유의 내구성덕에 남성을 위해 제작된 데님은 이제 남녀 모두 가장 많이 선택하는 아이템이 됐다.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의 늘씬한 트렌드 세터들은 너도 나도 히프를 끌어올려주는 스키니 진에 사이즈를 맞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키니 진을 착용해본 남성들은 찌는 듯한 더위에도 가볍고 스트레치가 되며 부드러운 터치에 얼마나 편안한지 모두 감탄하고 있다.

남성들을 위한 스키니 진은 사방스판이 되는 「트루릴리전」, 허벅지와 크러치 부분에 여유를 준 「세븐」, 허벅지와 무릎부분에 여유분을 추가한 「갭」의 슬림 컷이 있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뉴 슬림 슬랙스(new slim slacks)’와 「알터(Alter)」의 스키니 진은 여성데님과 남성데님을 같은 타이트한 피트 스타일로 출시해 데님시장을 강타하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헬무트 랭」, 유니섹스로 뉴욕 컨템포러리 이끌다

기존의 배기 팬츠와 체크 등 패턴이 있는 루즈한 상의를 입었던 남성들의 캐주얼 착장이 슬림피트의 바지, 적당히 맞는 상의와 로고를 없앤 솔리드 티셔츠로 바뀌면서 그들을 적어도 10kg은 줄어 보이게 한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앤드로지너스 브랜드로 손꼽히는 「알렉산더 왕」과 「발맹」의 영향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클래식한 빅 사이즈 데님 셔츠를 입은 쿨한 여성들도 쉽게 눈에 띈다.

캐주얼 의류에서의 아이템간 변형은 양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을 제작함으로써 패션회사가 마켓 사이즈를 키울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는 자신의 체형에 따라 기호에 맞는 옷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핫 트렌드로 부상한 깊은 브이넥은 캐주얼하지만 매우 섹시한 룩으로 남녀 모두에게 어필하고 남성 액세서리에서 차용해온 로퍼와 투박한 가죽구두는 보이프렌드 피트의 데님과 함께 케이트 모스, 시에나 밀러 등 셀러브리티의 사랑을 받으며 시크한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더욱 적극적인 마켓 방법으로 동시에 여성복과 남성복을 같은 스타일로 만들고 컬렉션을 하거나 한 아이템의 사이즈를 벌려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도 속출한다. 클로에 세비니의 「오프닝 세리머니(Opening Ceremony)」를 위한 2009 F/W 컬렉션은 모든 아이템이 남녀 모두를 위해 동일하게 디자인됐는데 동일한 디자인의 동일한 착장을 한 남녀 모델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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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에 세비니의「오프닝세리머니(Opening Ceremony)」를 위한 2009
F/W 컬렉션은 동일한 디자인의 동일한 착장을 한 남녀 모델이 화제가 됐다.



「오프닝세리머니」, 동일 디자인의 남녀성복 디자인

또한 프랑스 남서부에서 시작한 섬세한 테일러링과 퀄리티 있는 원단으로 유명한 남성복 「파소나블(Facconnable)」은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퀄리티 있는 루즈한 피팅의 수트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뒤이어「파소나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릭 라이트는 「넘버스(Numbers)」라는 유니섹스 컬렉션을 런칭했는데 「파소나블」의 클래식한 남성복 스포츠웨어의 축소판이다. 사이즈는 남녀 공용 0~12사이즈로 통일했는데 이는 여성이 루즈한 피트를, 남성은 타이트한 피트를 원하는 유니섹스 트렌드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에릭 라이트는 “「넘버스」는 새로운 단순함을 추구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옷은 남성복에 기본을 둔 클래식피트에 기본을 둔다. 말 그대로 여성복, 남성복, 모두 같은 옷이지만 여성들도 쉽게 입을 수 있고 중요한 것은 당신이 원하는 옷을 어떻게 입느냐다”라고 했다. 「넘버스」에서는 팬츠나 셔츠가 여성들에게 길 경우 무료 수선 서비스를 해준다.

지난 다섯 시즌에 걸쳐 변함없이 완벽에 가까운 기하학적인 형태, 멋들어지고 샤프한 실루엣, 타임리스, 시즌리스와 젠더리스를 표방하고 있는 「라드 호라니(Rad Hourani)」는 유니섹스룩을 이끄는 선두주자이다. 그의 시그니처룩인 스키니 팬츠와 하이힐 부츠, 컷 아웃 슬릿과 드러난 지퍼 디테일 등은 매우 미니멀하고 다크하면서도 남녀 모두에게 동시에 입혀지도록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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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나블」의 유니섹스 컬렉션 「넘버스」 런칭

그는 “항상 난 여성복과 그 다른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남성복에서 차용한 아이디어로 머스큘린을 표현했고 여성들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왜 여성들만 하이힐을 신고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가? 그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니섹스를 생각할 때 라인으로 생각하고 그것은 곡선이 없는 직선이다. 그러므로 여성스럽지도 남성스럽지도 않는 완전한 젠더리스의 개념으로 항상 그것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한 라드 호라니는 지난해 11월 그의 세컨드 라인인 「라드 바이 라드 호라니(Rad by Rad Hourani)」를 런칭했다. 여전히 엣지 있고 비대칭적인 고스룩을 추구하는 컬렉션은 보다 웨어러블한 데이웨어로 구성돼 있다. 유니섹스 티셔츠, 루즈하고 아름답게 드레이프돼지는 컷은 대부분 블랙, 그레이, 화이트로 하이힐 부츠를 신은 남녀 구분이 되지 않는 스키니한 모델을 기용해 가장 컨템포러리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대표적인 유니섹스 브랜드인 「올 세인츠(All Saints)」는 광고 비주얼에서 가장 핫한 헤어 트렌드로 받아들여지는 쇼트 컷을 한 보이시한 여자모델이 블레이저부터 팬츠수트까지, 롤업팬츠와 바이커 가죽 재킷은 남녀모델이 동시에 착장해 앤드로지너스 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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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호라니의 2010 ss collection.

「라드 바이 라드 호라니」, 엔드로지너스 룩 선두

뷰티산업에서도 스스로를 꾸미는 메트로 섹슈얼이 커다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피부를 가꾸는 스킨제품뿐 아니라 남성의 스모키 화장에 대한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향수에 있어서의 지각변동은 ‘언젠가는 유니섹스 향수로 모두 바뀔 것’이라는 톰 포드의 호언장담처럼 매우 크게 이루어지고 있다. LVMH의 상속인이자 향수제작자인 킬리안 헤네시(Killian Hennessey)는 이미 여러 가지 종류의 유니섹스라인을 런칭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 발표한 젊은 여성들을 위한 향수 「LOVE」에도 남성적인 나무오일 향과 여성적인 아이리스향을 첨가해 출시했다. 그는 “향기에 있어서 더 이상 여성과 남성의 구분은 의미 없다. 이번 시도로 어떤 성의 소비자가 이 제품을 살지 너무 궁금하다”고 했다. 또한 헤네시만이 이런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다. 톰 포드의 아찔할 정도의 선정적이고 매력적인 「블랙 오키드(Black Orchid)」 여성향수는 미국 전역에서 팔리는 판매의 40%가 자신을 위해 사는 남성 소비자라는 통계를 얻었다.

유니섹스 향수 트렌드는 작고 엣지 있는 브랜드들 「킬리안 헤네시」 「톰 포드」 「프레드릭 몰(Fr?d?ric Malle)」 「조 매론(Jo Malone)」 「본드 넘버9(Bond No.9)」-전체 라인 중 2개를 제외한 34개가 모두 유니섹스 라인-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역사 깊은 패션 하우스도 새로운 유니섹스 향수 컬렉션을 출시했다.


「톰포드」 「본드넘버9」 등 향수 성구분 없다

「샤넬」의 「르 익스클루시브스(Les Exclusifs)」, 「에르메스」의 「에르메센스(Hermessence)」,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가 중성적인 향으로 새로운 향수 리스트 업을 정비했다. 언제나 가장 여성스러운 향수를 만들던 「랑콤」도 머스큘린한 나무향을 담은 여성향수 「매그니피크(Magnifique)」를 런칭했다.

현재 가속화되고 있는 유니섹스 향수의 대부분이 향은 클래식한 남성성과 여성성을 강조하던 그전 세대보다 매우 가볍다. 향수 제작자들도 기존과는 다른 접근으로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향에 집중해 만들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구분해서 사가기를 원한다. 톰 포드는 “우리는 향수의 민주주의에 살고 있다. 결국 향수를 선택하는 것은 성별에 따라 골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원초적이고 개인적인 방법으로 직접 향을 맡고 어떤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한 향수 제작자인 프레드릭 몰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향수를 선택했을 때 남자친구의 셔츠나 그의 롤렉스를 찬 것과 같이 자신을 더욱 페미닌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어하는 멋쟁이 남성들은 유니섹스 향을 선택하면서 다른 평범한 스트레이트 남성들보다 현명하고 다르게 보이고 싶어한다”고 한다. 결국 유니섹스 향수의 빅 트렌드는 자신의 영역 밖의 라인의 향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흥미를 느끼는 것이 주요 요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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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패션 아이콘
브라이언 보이(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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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폴 폴라


브라이언보이, 유마수이, 장폴폴라 등 아이콘으로

앤드로지너스 룩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여자스타는 캐서린 헵번부터 스텔라 태넌트, 아기네스 딘까지 이미 친숙하다. 하지만 지금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핫하게 주목 받는 앤드로지너스 룩의 스타로는 브라이언 보이(Bryan Boy), 유 마수이(Yu Masui), 장 폴 폴라(Jean Paul Paula)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적어도 5개의 컬렉션이 드레스 혹은 스커트를 선보였으며 마크 제이콥스는 자신의 일상복이 레깅스와 스커트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그들은 적극적으로 여성복과 남성복을 거침없이 넘나들며 예상을 뛰어넘는 믹스 매치를 하면서 여성들의 잇백인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들고 「질샌더」의 비치는 컬러 블러킹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은 채 신선한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패션 가십난에서는 어디든 찾아볼 수 있는 세계적인 슈퍼 블로거 브라이언 보이는 2008년 마크 제이콥스가 그에게 영감받아 ‘BB백’이라는 이름의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성(gender)은 자신이 패션에 있어 무엇을 열망할 때는 이미 부적절한 구분이라고 했다.


마크제이콥스, “레깅스와 스커트가 내 일상복”

아시안 소년으로 남성복이 지금과 매우 다른 빅 사이즈에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남성호르몬)이 넘치는 특징을 가진 90년대에 자라오면서 그가 입을 수 있는 옷은 「캘빈클라인」의 허리 24”의 진이었다고 한다. 버킨백을 사기 위해 몇 달을 굶기도 하고 「랑방」의 티셔츠와 백, 「발맹」의 재킷과 「지방시」의 레깅스에 집착하는 열정적인 그는 다른 여자 패션 아이콘을 밀어내고 패션 피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런던의 패션 기고가 유 마수이 또한 패션은 점점 더 경계가 없어진다고 강조한다. 가장 큰 이유는 남성들이 더 이상 지겨운 남성복에서보다 여성복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케인」의 빅 시퀸원단 바지를 즐겨 입고 「발렌시아가」의 퓨처리스틱한 메탈릭 재킷을 좋아하는 그는 스타일에 관한 한 무엇보다 자신이 누군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패션에 가장 큰 포인트라고 한다.

스타일리스트이자 디자이너, 모델, 에디터 등 패션영역 안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장 폴 폴라는 패션위크 때 여는 유명 여성 에디터보다 플래시 세례를 받는 패션 아이콘이다. 그는 자신의 패션철학을 오로지 자신이 자신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입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고스룩이든 댄디룩이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해 자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룩을 찾는 과정이라고 한다.


「발렌시아가」 「릭오웬스」 남성 위한 여성복을

그도 마찬가지로 남성복에서 찾기 어려운 자신의 사이즈 때문에 여성복을 입기 시작, 입어보니 훌륭한 피팅에 만족했고 2년 전부터는 하이힐과 클러치 등의 액세서리를 즐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파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정욱준의 「준지」에 빅팬임을 자청하고 천재디자이너인 개리스 퓨의 타이트 하이힐, 지방시의 가죽 바지를 찬미하고 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선택한 남성이 입을 수 있는 여성 컬렉션으로는 「발렌시아가」 「릭 오웬」 「앤 드맬미스터」 「발맹」 「지방시」 「질 샌더」를 꼽았다. 이는 현재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끌고 가고 있는 이러한 브랜드들이 여성들뿐 아이라 남성들, 혹은 게이들에게까지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탄력을 받아 계속 선두를 유지할 것을 시사한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과거 패션 히스토리를 회상하고 재구성해 새롭게 재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이미 유니섹스라는 이름과 앤드로지너스 룩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21세기에 맞이한 트렌드는 단지 지난 시대의 반복적인 리바이벌이 아니라 거대한 사회적인 변화와 맞물려 급물살을 타고 있다.


21C 사회변화와 함께 뉴 패션 아이콘 트렌드를

과거의 급성장과 냉전, 사회와 국가에 대한 개인의 분리,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갈망, 안정된 경제로 인한 개인적 삶에 대한 관심, 또다시 겪게 된 극심한 불황 등 역사적인 터널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사회적 인식은 변화돼갔다. 더 이상 종교도, 관습도, 국가도 아닌 단순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방법으로 각자 스스로의 존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진정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표현에 적극적이 됐다.

역사가 말해주듯 더 이상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것은 없다. 젠더의 벽이 무너지고 남성과 여성에게 강요됐던 성 역할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사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같은 인간으로서 소통하면서 융통성이 생겼으며 고정관념으로 인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고 있다. 패션 산업은 이미 과포화된 시장에서 한정된 소비자의 폭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고 언제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은 매력적인 다른 영역에서의 초대에 기꺼이 응할 것이다.

디자이너들에게도 타이트해진 예산과 함께 앤드로지너스 룩이 빅 트렌드로 터닝하고 있는 지금 유니섹스 컬렉션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남자는 피트되는 타이트한 트윌바지를 입고 그의 여자친구는 그 바지에 컬러풀한 벨트를 하고 화이트셔츠를 입은 채 앞을 살짝 풀어헤치고 나타났을 때 얼마나 쿨한 커플처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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