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은 옛말~ ‘다이소’에서 ‘지지걸’까지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1.05.23 ∙ 조회수 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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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USTOMER*

소비에서 ‘Underprice, Useful, Unique’의 요소를 중요시하는 ‘Universal’한 연령대의 소비자를 지칭한다.



“티셔츠는 「유니클로」, 신발이랑 가방은 「포에버21」, 신발은 동대문, 화장품은 「에뛰드」와 「홀리카홀리카」, 친구 주려고 산 물병과 매니큐어는 다이소에서 산 거예요.” “집에서 쓰는 소품은 「무지」에서 사고, 자주 쓰는 생활잡화는 다이소에서 삽니다.” “의류는 「유니클로」, 소품은 다이소. 이 두 곳엔 웬만한 게 다 있어서 편리하거든요.” “옷이랑 신발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사고, 집에서 쓰는 물건이랑 식료품은 대부분 코스트코에서 사요.”


표준 이하의 가격(Underprice)으로 실용적(Useful)이고 독특한(Unique) 상품을 구매하려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중요한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특정 연령대에 집중돼 있지 않고 어느 연령층(Universal)에든 속해 있다. 바로 ‘U-커스토머’다. 이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과감히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그 외의 부분에서는 최대한 저렴하게, 가장 좋은 물건을 사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이 U-커스토머 덕에 뜨고 있는 유통과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생활잡화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는 다이소다.


또 서울 명동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에뛰드」 「홀리카홀리카」 「투 쿨 포 스쿨」 등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를 크게 보여준다. 저렴한 상품이라고 소위 말하는 ‘싼티’가 나면 ‘NG’다. 싸지만 유니크한 맛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 본지에서는 최근 대형화,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다이소와 ‘패션편의점’을 지향하는 패션 브랜드 「지지걸」을 통해 U-커스토머의 특성과 소비성향, 그리고 공략 방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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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매장 안으로 들어가보자. 상품도 달라졌다.

깔끔한 정리장에 차곡차곡 진열돼 있는 상품들은

어딜 봐도 ‘싼티’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디자인 상품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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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건 절대 사지 않는다! 그렇다고 싼티 나는 물건은 더더욱 사양이다. 티셔츠 하나를 사도 남들과 같은 것을, 같은 가격에 사는 건 절대 못 참는다. 작은 것 하나를 사도 남들보다 싼 가격에 좀 더 좋아보이는 상품을 쏙쏙 골라내 자기 것으로 만드는 귀신같은 능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평균보다 낮은 가격(Underprice)대의 실용적(Useful)이면서도 독특한(Unique)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U-커스토머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의 쇼핑플레이스는 백화점도 유명 패션의 거리도 아니다. 노리고 있던 상품이 아니라면 아울렛도 웬만해선 가지 않는다. 가격이 싸다고 무작정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뭐 하나를 해도 남들과는 다르게, 작은 것이라도 특별해 보이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쓴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같은 지하상가 수색은 물론 온갖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고, 그것도 안되면 해외 구매대행사이트와 저렴한 가격대의 동대문 도매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젊은층만 해당되지 않는다. U-커스토머는 전 연령층(Universal)에 포진돼 있다.


이런 영악하고 노련한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어설프게 가격만 저렴한 백화점 브랜드들은 오히려 찬밥신세가 되고, 싸지만 성능이 좋은 알짜배기 상품을 내놓는 로드숍 브랜드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명동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들이 좋은 예다. 「에뛰드」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홀리카홀리카」 「더 쿨 포 스쿨」 등 저렴하지만 효과가 좋은 화장품을 판매하는 로드숍 브랜드들이 그 주인공인데, 명동 한복판에서 월평균 7억원 이상을 내는 매장들이 바로 이들이다.



「유니클로」 「포에버21」 「다이소」 인기


「유니클로」 「무인양품」 「포에버21」 등도 U-커스토머가 사랑하는 브랜드들이다. 그렇지만 패션, 미용을 떠나 U-커스토머들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강력한 쇼핑 파트너는 따로 있다. 바로 다이소가 그 주인공이다. ‘앗, 저게 뭐지?’ 최근 종로, 강남역, 혜화동 등 서울의 번화가나 대학가 근처를 지나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어떤 건물을 보고 의아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눈부시게 하얀 아크릴 외장에 빨간 글씨로 포인트를 준 ‘다이소’ 매장이다. 2~4층으로 구성된 평균 330㎡(100평) 규모의 대형매장에 안팎으로 고급스러움과 생기가 흐르는 점포로 변신한 것이다.


예전에 동네 한구석에 자리하던 허름한 초록색 간판의 좁디좁은 1000원숍이 아니다. 다이소 매장 안으로 들어가보자. 상품도 달라졌다. 깔끔한 정리장에 차곡차곡 진열돼 있는 상품들은 어딜 봐도 ‘싼티’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디자인 상품도 가득하다. 1층부터 3층, 최고 4층까지 있는 매장 안에는 깔끔하고 다양한 상품뿐 아니라 예쁜 앞치마를 하고 부지런히 새 상품을 채워 넣고 있는 친절한 직원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최악의 IMF 경기 때 다이소아성산업(대표 박정부)이 선보인 값싼 상품의 대표주자였던 다이소가 이렇게 변신한 이유가 궁금하다. 안웅걸 다이소아성산업 마케팅 이사는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이소는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 값싼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해 자리를 잡고 이후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합리적인 소비자들도 이제는 값싼 상품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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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군 2만3000여종, 매월 600개 신상!


덧붙여 “무조건 싸다고 구매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자신의 취향과 디자인, 감각은 물론 자신이 갖고 있는 다른 물건이나 생활공간에 어울리는 상품을 구매한다. 소비자들의 변화에 따라 다이소는 생활의 지혜가 담긴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소비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치를 주자는 ‘스마트(SMART) 경영’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U-커스토머를 노리고 새로운 경영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들이 표현하는 스마트 경영의 ‘SMART’에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그것이 U-커스토머의 정의와 상당히 비슷하다.(Tip 1 참조) 이런 소비자의 변화와 니즈를 빠르게 캐치해 변화의 길을 모색한 다이소는 현재 U-커스토머들이 가장 애용하는 매장으로 등극했다. 싸구려 상품을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현명한 소비자들을 위한, 필요할 때 곁에 있는, 똑똑한 만물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똑똑한 브랜드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4600억원이다. 5년 전인 2005년에 비해 무려 5.8배가 증가했다. 매장개수는 2011년 3월 기준 620개를 운영 중이다. 올가을 700호점 돌파를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도 있다. 또 2015년까지 1000개 매장을 개설하고 2014년에는 1조원 매출 돌파 목표를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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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전략으로 U-커스토머 공략


매년 외형은 40~50% 늘어나고 있지만 이익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순이익률은 0.5%, 1000원짜리 머그잔 하나를 팔면 5원이 남는 수준이다. 매장의 퀄리티를 높였다고 해서 수익창출을 위해 판매가격을 올리거나 4000여명에 달하는 직원 수를 줄일 계획도 없다. 1000원숍이라는 다이소만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무너지는 순간 고객이 떠나기 때문이다. 현재 다이소에는 유리컵, 머그잔, 고무장잡, 플라스틱 용기 등 1000원짜리 상품이 2만여종에 달하는 전체 제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 와이셔츠 등 가장 비싼 상품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안이사는 “다이소는 28개국 2000여개의 업체와 글로벌 소싱 체계를 맺고 있다. 다이소가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은 저렴하지만 가격 대비 최고의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광고비, 판촉비 등의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생략한다. 이것은 납품업체들과 협력한 부분이다.


또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한 상품을 제작하고, 100% 현금지급으로 대량구매를 해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법, 2단계로 줄인 유통단계 등의 방법으로 원가를 절감한다”며 “앞으로도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을 1000원짜리로 가져간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 많은 마진을 남기기보다는 미약하지만 다이소가 물가를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언더웨어 코디제품으로 시작, 패션 확대


다이소는 현재 21개 카테고리, 2만종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 연령층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부터 장년층까지 모두가 다이소의 타깃이다. 상권에 따라서 고객층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시장 및 주택가에 위치한 다이소의 주 고객층은 주부들이다. 대학가나 주요 번화가에는 10~20대 젊은층이 많다. 이 때문에 주변상권을 분석해서 고객의 특징에 따라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한다. 본사의 신상품 출시 및 시즌, 이벤트에 맞춰 매장을 리뉴얼하는 등의 노력으로 고객층을 탄탄히 다져나간다.


물론 생활용품을 주로 구매하는 소비자층이 주부들이기 때문에 다이소의 주 고객은 20~50대의 여성인 것은 사실이다. 많이 팔리는 주력 카테고리 역시 주방용품, 밀폐도자기, 리빙/욕실, 미용/패션, 수납 용품 순이다. 다이소의 히트 상품은 월 10만개 이상 판매되는 제품인데 5개 상품이 있다. 첫번째가 일회용 물컵 90pcs, 두번째가 고무장갑, 세번째 건전지, 네번째 면봉, 마지막이 박스테이프다. 현재 다이소는 주방, 유아, 도서, 욕실, 문구, 공구류, 인테리어, 리빙, 식품, 밀폐용기, 건강, 수납, 패션, 세탁, 원예, 미용, 포장, 화장품, 애완, 청소용품 등 총 21개 카테고리 2만30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월 6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추가한다.


최근에는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패션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집 안에 필요한 생활소품 중 특히 여성을 위한 패션상품과 남성용 상품을 많이 추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스타일리시한 스타킹과 레깅스류, 남성은 넥타이와 코디제품들인데, 앞으로도 패션 카테고리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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