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서 해답 찾은 영캐주얼
일찍이 스트리트로 눈을 돌린 「숲」 「로엠」 「르샵」은 여성복 단일 브랜드가 100개 이상의 유통망,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외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물량 증가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은 여성복 브랜드들의 가두점 진출이 활발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공한다. 더 이상 백화점 영업에만 의존해서는 수익을 가져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수 있는 가두점 기반의 볼륨화는 당연한 이치인 셈. 처음부터 가두를 겨냥하며 탄생한 「TNGTW」 「데카당스」의 모습은 가두 상권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한다.
잘 키운 가두점 하나, 백화점 2개 안부럽다!
토 종 SPA 여성복 브랜드들은 전체적인 이미지는 고급화하되 다채로운 라인, 스타일, 합리적 가격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고정 글로벌 SPA브랜드와 달리 국내 정서와 날씨에 맞는 전략적인 상품들은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가두점 고객까지 사로잡는다. 이를 위해 가두점 전용 상품을 개발하거나 사이즈 구성, 패턴을 차별화한다. 또한 대형 매장 확대로 소비자의 쇼핑 편의를 높인다. 백화점 세일 기간에는 추가 5%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각도 전략을 펼친다. 동광인터내셔날(대표 이재수)의 「숲」은 지난해 백화점 66개점, 패션몰 10개점, 가두 84개점에서 전년 대비 18% 성장한 13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 중 가두점 매출이 40%를 넘는다. 「숲」이 가두점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나이층에 맞는 라인별 상품 구성과 패턴 차별화다. 지난해 다양한 나이대와 각기 다른 기호를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걸라인, 러브라인, 액세서리 라인을 마련했다.
다양한 라인으로 2040 전 연령층 어필 성공
백 화점 채널은 10대들의 캐주얼 감성을 표현한 ‘걸라인’ 포션을 높이고 30대 미시 고객이 많은 가두점은 갖춰 입은 듯한 셋업 위주의 ‘러브라인’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영한 이미지로 브랜드 소비층이 협소했던 점을 보완했다. 사이즈도 66과 77사이즈 구성비를 높게 가져간다.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품평회에서 나온 의견도 상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결혼, 자녀 유무에 따라 몸의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부 고객이 많은 가두점은 팔이나 허리의 폭을 늘린 차별화된 패턴으로 사이즈를 제안한다.
박종건 「숲」 총괄 상무는 “백화점이 집중,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가는 데 주력한다면 가두점은 재구매 고객, 고정 고객이 많은 만큼 매장 신선감에 포커스를 맞춰 전략적으로 운영한다”고 전한다. 전주점, 구미점, 사가정점은 99㎡(약 30평) 규모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잘 키운 가두점은 백화점 2개의 수익과 맞먹는다. 현대백화점 몇 개점을 제외하고는 전 백화점 유통을 확보하고 있는 「숲」은 올해 고수익을 위해 가두점을 활성화한다. 특히 165m²(약 50평) 이상의 매머드숍을 올해 20개까지 늘려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30~50평형 매장으로 쾌적한 쇼핑 제안
오 랫동안 가두상권을 중심으로 여심을 공략해 온 이랜드월드(대표 박성경)의 「로엠」 역시 대형 매장 유통을 확대한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단순히 물건만 구입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쇼핑 환경을 원하기 때문이다. 330㎡(약100평) 규모로 늘려 리뉴얼한 명동 매장은 월 3억원대 매출을 기록한다. 심선희 「로엠」 BU장은 “대형 매장이 주는 편리함과 쾌적함은 소비자에게 업그레이드된 「로엠」의 이미지를 전달한다”며 “지난해부터 시행한 고급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로엠」은 20년 역사의 인지도와 함께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일명 송혜교 라인이라 불리는 퍼플 라벨은 전문직 여성을 겨냥한 고퀄리티 라인으로 구매력 있는 30대 초반을 포섭한다. 로맨틱, 걸리시, 캐주얼, 액세서리 라인은 20대 마인드 에이지를 가진 10~40대 고객들을 차별화된 컨셉으로 각각 겨냥한다. 상품 디자인력이나 퀄리티는 물론 매장 VMD까지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랜드 특유의 현장 시스템도 매출 신장의 밑바탕이 된다. 디자이너부터 기획 영업까지 전 직원이 현장에 직접 나가 고객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 내용은 다음 시즌 상품에 바로 반영한다.
百으로 몸집 키운 「숲」 「르샵」, 가두도 OK
실 제 고객들이 원하는 과하지 않은, 적절한(?) 트렌드 노선을 가져갈 수 있다. 명동점과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로엠」 매장이 「자라」 「H&M」 등 글로벌 SPA들이 진출한 이후에도 오히려 매출이 상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이 매장들은 각각 30%, 48% 신장했다. 지난해 1170억원의 외형을 확보한 현우인터내셔날(대표 이종열)의 「르샵」도 올해 가두점 확장에 나선다. 생산공장의 문제 등을 이유로 다소 어려움도 있었으나 청주점, 전주점, 이천점 등이 월 8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로드에서도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르샵」은 올해 가두점 전용 고가 상품을 개발한다. 지난 겨울 코트, 퍼 등 객단가가 높은 상품을 보완해달라는 점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 캐주얼, 블랙, 진, 아티스틱 라인까지 총 4개 라인은 매장 특성에 따라 구성한다. 매장별 잘 팔리는 라인이나 아이템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상품을 구성하고 라인별로 별도의 영업MD를 둬 전략적으로 출고한다. 상반기에만 최소 165㎡(약 50평) 규모의 대형숍 20개점을 가두상권에 오픈한다.
20년차 「로엠」, 인지도 + 고급화로 점프업
엘 지패션(대표 구본걸)의 「TNGTW」나 디케이엑스(대표 이재수)의 「데카당스」는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에 나선다. 「TNGTW」는 여의도, 강남역, 양재동 등 오피스 상권을 겨냥해 런칭 이후 매년 2배 이상 신장했다. 월평균 매출은 명동점 1억8000만원, 강남역점 1억2000만원, 가로수길점 1억원, 양재점과 여의도점이 8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50개 매장에서 265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오피스 상권만을 겨냥하다보니 매장이 서울과 경기권에 밀집되고 매출도 70% 이상 집중됐다. 이 때문에 이제 이미 형성돼 있는 상권보다는 개척 상권을 공략한다. 중심 상권에서 살짝 비껴난 위치지만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로서의 주목성을 무기로 상권을 리드한다. 대구동성로 노보텔점, 울산 무거점 등이 그 예다. 100평 이상의 메가숍으로 이미지를 보다 잘 전달한다. 주요 지역에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는 서울과 수도권 상권은 가두보다는 패션몰에 입점해 외형을 확장한다.「TNGTW」 단독 온라인 사이트도 가동한다.
「TNGTW」, 수트 캐주얼로 오피스 상권 점령
상 품과 타깃층 역시 다양한 유통 전략과 지역에 따라 상품 라인도 달라진다. 그동안 사무직에 근무하는 딱딱한 오피스레이디가 주 타깃이었다면 캐주얼한 의류로 출근 가능한 소비자를 공략한다. 이 때문에 상품은 영하고 캐주얼한 감성을 강화하며 온•오프라인 캐주얼의 비중은 45%에서 60%까지 확대한다. 트렌디한 고객이 많은 삼청동점이나 가로수길점은 정장군인 슈팅 라인과 베이직한 에센셜 라인보다는 온•오프라인과 액세서리 라인 비중을 높이는 형태로 점별 상품 구성을 진행한다.
프랑스의 「필론」, 미국의 「킷슨」 등 가방 중심의 액세서리 브랜드를 숍인숍으로 구성하는 매장도 지속적으로 늘려 타 브랜드와 차별화한다. 「TNGTW」는 올해 10개의 패션몰에 입점해 인지도를 높이고 그 외 여성복 상권에 단독 특약점 25개, 광화문과 여의도 등지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이희진 「TNGTW」 BPU장은“익산점, 성남점, 부산 하당점은 남성복 중심 상권이라 「TNGTW」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어려웠다. 2011년은 남녀 복합숍 위주에서 탈피, 「TNGTW」의 단독점을 확대하며 여성복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전한다. 지난해 런칭한 「데카당스」 역시 시장 조기 정착을 위해 패션몰과 더불어 백화점까지 공략한다. 로드숍과 백화점 & 패션몰의 비율을 5:5로 가져간다. 장기적으로 로드숍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상반기부터 롯데백화점과 주요 패션몰에서 테스트를 거친다.
「데카당스」, 캐릭터 보강해 30대 틈새 공략
구 매력이 있는 30대까지 포섭하기 위해 에이지 타깃을 높인다. 이에 맞춰 상품은 캐릭터성을 보강하고 영캐주얼과 영캐릭터의 브리지선을 지향한다. 모던시크, 스포티 힙스터, 글램록 3가지 테마로 트렌디한 캐주얼 아이템과 풀코디의 셋업 착장을 보여준다. 크로스코디가 가능한 아이템 그룹핑을 강화한다. 신원근 「데카당스」 사업부장은 “명동, 대구동성로, 군산 소비자는 젊은층이 많고 부산, 진주, 노원 30대 이상 고객이 많다.
이 때문에 「데카당스」는 각 상권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신규 오픈하는 매장은 대형 유통이 없는 부심지 지역이 될 것이다. 강릉, 경주, 김천 상권은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이 많지만 고정적인 경제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관광지이거나 중소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회사인 동광의 소싱력을 활용한 선기획으로 가격 경쟁력을 지닌 볼륨 상품과 해외 직매입도 확대한다. 신부장은 “가두점의 승부는 물량이다. 적기에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두점은 백화점에 비해 트렌디한 아이템의 판매 시기가 다소 늦을 뿐 판매되는 스타일은 비슷하다. 반응 생산으로 유행하는 상품을 스폿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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