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성공 영캐주얼 3인방
성공 스타트를 끊은 첫 주자, 「주크」는 트렌디하고 고급화된 감성으로 영캐릭터캐주얼 조닝으로 밸류가 업그레이드됐다. 2008년 영입한 기하경 디렉터를 필두로 시장 친화적인 상품 기획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2009년 전년 대비 35% 신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며 두 자릿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에고이스트」와 「바닐라비」는 ‘뉴 섹시’라는 키워드로 여성복 시장 탈환에 성공했다. 황정음 라인 등을 통해 젊은층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 「에고이스트」는 지난 상반기, 런칭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며 올드한 이미지를 벗는 데 성공했다.
귀엽고 걸리시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바닐라비」는 여성의 S라인 실루엣을 살리는 작업에 돌입하며 20%가량 높아진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40% 이상 매출이 늘었다. F&F(대표 김창수)는 지난 2008년 11월부터 「시슬리」 원년 멤버였던 김대영 이사를 「바닐라비」의 사업 총괄 이사로 불러들인 이후 재도약에 바람이 불었다. 인터웨이브에서 「질스튜어트」 「바네사브루노」 「A.P.C」라는 감도 높은 수입 브랜드의 사업을 총괄한 그는 「바닐라비」가 더 이상 큐트&칩(chip)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 ‘S라인을 살린 고급화’ 키워드로 리뉴얼을 꾀했다.
영캐주얼, 고급화 또는 대중화로 Re-Born!
김이사는 “소비자들은 ‘이 옷이 몸을 예뻐 보이게 하느냐’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바닐라비」는 실루엣에 집중한다. 브랜드의 장점인 러블리함은 가져가되 섹시함을 더한 S라인을 살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코드 자체가 큐트에서 섹시로 변화했다. 걸그룹 소녀시대도 블랙소시라는 이름하에 변화를 거듭한다. 변화하지 않는 브랜드는 결국 퇴보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소비자 변화에 발맞춰 가는 것일 뿐”이라고 전한다.
「바닐라비」의 턴어라운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상반기 평균 15% 신장률로 시작해 가을부터는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년 대비 45% 신장률을 기록하고 11월과 12월에도 30~40%의 성장세를 이어나간다. 백화점 영업만을 전개하는 이 브랜드의 주요 점포 매출을 리뉴얼 전과 비교한다면 놀랄 만한 수치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11월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무려 78%의 신장률을 보인 것. 전반적으로 기존 점포 단위당 매출도 30% 이상 올랐다. 특히 롯데백화점 안양점과 현대백화점 중동점은 2배 이상 신장했다.
조준석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팀장은 “F&F의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바닐라비」의 리뉴얼은 아직 완성됐다고 보기엔 2% 부족하다. 그러나 변화 방향이 나쁘지 않다. 아이스크림, 핑크나 화이트 컬러로 대변되던 이 브랜드가 최근 드디어 제 색깔을 찾은 것 같다. ‘모던한 귀여움’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계속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고 매출 신장률도 폭발적이라 올해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컨셉 NO, 상품력으로 승부
이 같은 변화의 성공은 상품의 변화에 있다. 2007년 영컨템포러리로 변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유는 컨셉만 고급화를 외치고 상품 자체에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인기 아이템이던 청바지 티셔츠를 그대로 판매하니 브랜드가 리뉴얼은 커녕 최악의 상황까지 도달했던 것. 그러나 이번 리뉴얼은 다르다. 2009년 11월 박현영 디자인 부장도 다시 불러들이며 단품이 아닌 착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마루와 데님 중심에서 우븐, 특히 재킷 아이템 비중을 높이며 상품 변화를 시도했다. 패턴 그래픽 디테일 중심에서 실루엣으로 중요 포커스가 바뀌기 시작한 것. 핏감이 살아 있는 트렌치코트 원피스 재킷 등이 아이템의 중심을 잡고 있다.
상품이 변하니 주요 소재도 업그레이드된다. 면터치 중심에서 울, 리넨 등 조직감이 있고 볼륨감을 주는 소재가 주로 사용된다.
컬러감도 블랙 아이보리 그레이 등 시크함을 줄 수 있는 톤으로 변화한다. 박부장은 “우븐 중심으로 바꾼 전략이 잘 들어맞은 것 같다. 재킷과 블라우스의 반응이 높다. 생산 비중은 티셔츠가 1/3가량 줄었고 블라우스 재킷 팬츠 등은 2배 정도 늘었다. 디테일이 많았던 상품을 접해오던 기존 소비자들이 자칫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짝이는 소재나 샤이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원사를 활용하고 퍼 패치워크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대신 가격은 예전보다 20% 정도 올랐다. 상품이 변하니 당연한 일이다. 3개의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의 한 임원은 “「바닐라비」가 저가에서 고가로 진입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이미지가 많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사실”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바닐라비」는 지난해 비효율 매장을 7개나 줄이고 상설 매장까지 제외했음에도 2009년보다 40%나 매출액이 늘었다. 이번 S/S시즌에는 좀 더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는 데 포커스를 맞춰 올해 전년 대비 30% 신장한 450억원을 목표로 한다.
리뉴얼 성공 브랜드, ‘핏감 살리기’에 집중!
고급화를 꾀하며 타깃 나이대를 높인 「바닐라비」와는 반대로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에고이스트」는 한층 젊어졌다. 어느덧 올해로 런칭한 지 11년이 된 이 브랜드는 올드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력 고객층 변화에 나섰다. 브랜드와 함께 나이를 먹어버린 기존 마니아 고객에게 거부감 없는 이미지 안에서 컨셉을 변모시켜나가며 신규 고객 유입까지 성공했다. 그동안 ‘섹시 글래머러스’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했던 이 브랜드는 지난 봄부터 대중적으로 감도를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 손안나 「에고이스트」 총괄부장은 “섹시 캐주얼 붐이 사그라지면서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이미지 전환을 꾀한 것. 리뉴얼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시야로 ‘섹시’ 키워드를 여러 가지 장르와 섞어낼 수 있도록 상품력을 키우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 변화가 브랜드에 독이 아니라 약이 되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상반기 때는 황정음 라인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티셔츠 및 스트라이프 원피스는 평균 판매율 90%를 넘겼다. 디자인은 여성스러움을 드러내는 핏감은 살리되 다소 칩(CHIP)해 보일 수 있는 과장된 부분은 제거했다. 봄~여름에는 샤넬 재킷과 페미닌한 인조가죽재킷, 원피스가 매출을 견인했다. F/W시즌에는 핏 앤드 플레어의 코트와 패딩 등 아우터 판매가 급증했다. 원피스 같은 디자인에 몸을 슬림하게 보이게 하는 라인의 코트는 80%의 판매율을 올렸다. 부한 느낌을 없앤 패딩 아우터도 히트 아이템 중 하나. 허리를 조여 실루엣을 살리고 햄라인으로 밑단을 처리하고 퀼팅 기법으로 동글한 모양의 디테일을 더한 상품이다. 과거의 판타롱 팬츠로 사랑받던 「에고이스트」의 라인은 압축해 기존 고객의 니즈를 채우고 베이직, 트렌디 라인을 통해 신규 고객을 창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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