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천국 ‘텐바이텐’ 온·오프 점령
shin|11.01.07 ∙ 조회수 1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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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 세상을 지배한다. 디자인 요소가 없는 것은 이제 경쟁력이 없다. 날로 개성을 표현하길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남들과 똑같은 것,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함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의류는 물론이고 펜, 노트 하나도 차별화되지 않으면 외면한다. 이 같은 변화를 일찌감치 캐치하고 성공가도에 오른 회사가 있다. 바로 ‘디자인’이란 키워드로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한 텐바이텐(대표 이문재 www.10x10.co.kr)이다.
런칭 10년차, 연매출 600억원을 바라보는 이 회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패션과 디자인이라는 미묘한 상관관계에 있다. ▲편집숍 열풍이 불고 있는 패션 업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텐바이텐의 필터링을 거친 높은 디자인성의 다양한 상품력. 텐바이텐은 디자인 하나의 컨셉을 가지고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전체에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구·팬시로 시작한 이 채널은 현재 의류·가방·슈즈·액세서리 등 패션의 전 분야와 플라워, 전자제품까지 점령해 간다.
카테고리의 확대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채널로 시작한 이 회사의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키워가고 있다. 또한 취미생활아카데미 ‘디자인 핑거스’, ‘카페 10x10’, 문화를 즐기는 주점 ‘취화선’ 등 다양한 사업도 벌인다. 특히 자체 제작·생산 브랜드 「아이띵소」와 의류감성 쇼핑몰 ‘29CM’를 통해 최근 패션에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지속적인 신규 사업을 통해 파이를 키워가고있는 텐바이텐은 매년 25~200%까지 꾸준히 성장해 가고 있다.
‘감성 전달’ 키워드로 e시장 틈새 겨냥 성공
텐바이텐은 런칭 이래 현재까지 단 한 해도 역신장한 적이 없다. 텐바이텐 쇼핑몰의 브랜드 관리력 및 뛰어난 기획력, 꾸준한 변화모색이 이 회사의 성장 요인이다. 지난해에는 웹 어워드 코리아(Web Award Korea) 대상을 수상했으며 랭킹 전문사이트 랭키닷컴(www. rankey.com) 디자인 쇼핑몰 분야에서 지난 4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1년 현재 회원 수는 130만명, 일일 평균 방문자 수는 8만명에 이른다.
텐바이텐은 창립자 5명의 쌈짓돈 500만원으로 마련한 2500만원짜리 지하 6.6m²(약 2평) 남짓한 월세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텐바이텐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이 회사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2001년 한양대 건축학과 92학번 동기 5명이 모여 일을 벌인 것이 그 시작이다. 10명 작가의 10개 작품을 소개한 건축책 텐바이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회사명을 지었다. 이창우 이문재 백우현 최은희 서동석, 이 5명이 텐바이텐의 창립 멤버다.
처음 텐바이텐에 대한 의견을 냈던 이창우 이사는 “유럽과 일본의 상황을 보며 이 디자인 문구·소품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분명 국내에도 있다고 느꼈다”며 “30살이 되기 전에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고 의류 쇼핑몰로 포화된 상태에서 이 틈새시장은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한다. 물론 사회생활 2년차, 당시 29살이던 그에게 이 일은 사업적인 판단보다는 일단 모험을 해보자는 뜻이 더 컸다. 뜻을 같이한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며 일을 시작했다. 문을 두드렸던 38개의 업체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하는 등 창업 초기 어려움은 많았다.
건축학도 5명의 맨파워, 현재까지 이어져
하지만 초창기 1년 6개월 동안 이 5명은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키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2003년 전년 대비 200%의 신장률을 보이는 등 노력의 결실은 2004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3~2006년에는 신나고몰, 위즈샵 등 텐바이텐을 카피한 소호몰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나 현재는 텐바이텐을 비롯해 1300K, 바보사랑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5년은 다방면의 비즈니스 확대를 꾀한 시기였다. 마니아 중심에서 대중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디자인’ 감성에서 ‘생활’ 감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거리에 16.5m²(약 15평)의 작은 규모로 시작한 매장은 현재 330.5m²(약 100평)로 확장했다. 카테고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텐바이텐은 7점의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이이사는 “‘채널’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업을 진행한 만큼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접점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였다”고 전한다. 아이템, 성별, 에이지별로 카테고리가 확장되고 오프라인 채널도 추가되며 매출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텐바이텐의 기획력과 관리력에 있다.
타 쇼핑몰과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아 나서기 위해 공급업체 선정, 새로운 업체 발굴에 심혈을 기울인다. 특히 텐바이텐에서만 독점 판매했던 2008년 ‘무한도전’ 달력은 큰 이슈를 뿌렸다. 판매 첫날, 5만부 전량이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으며 회원 가입수가 판매 당일 8배나 상승했다. 텐바이텐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르던 소비자들에게 개성 강한 디자인 전문몰로 각인시킨 것.
매년 25~200% 신장, 올해 매출 600억 자신
이 외에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이들의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아티스트 갤러리’ 코너는 디자인 전문몰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통상 6개월에 1번씩 홈페이지를 리뉴얼한다. 화면 레이아웃, 카테고리의 세분화 등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발전시킨다. 무려 15만개의 상품을 다루고 있음에도 쇼핑에 불편함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로그분석 Asp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의 유입경로, 장바구니 분석, 구매 전환율 등을 분석해 맞춤 마케팅, 상품 제안을 진행한다. 이처럼 판매 아이템에 대한 관리력이 뛰어나다 보니 오히려 공급업체 쪽에서 텐바이텐과 독점으로 거래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탐스슈즈」의 경우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 온라인 유통 부문에서는 텐바이텐과만 거래한다. 또한 「탐스슈즈」의 물류 배송업무도 텐바이텐이 전담한다. 현재 「탐스슈즈」는 텐바이텐의 1800개 공급업체 중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아이템이다.
현재 텐바이텐의 수수료는 30% 수준으로 유통마진이나 재고부담이 없다는 것이 백화점과 유사한 특징을 갖는다. ‘판매가는 공급업체가 정한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다소 비싼 것이 사실이나 영세한 디자인 업체의 수익구조를 높이기 위해 이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뛰어난 상품력을 지닌 업체를 엄선할 수 있다는 것도 텐바이텐의 강점.
수수료 30% 수준에 판매가는 공급업체 결정
「탐스슈즈」 측은 “텐바이텐은 브랜드에 대한 리스펙트를 가지고 있고 장기적으로 브랜딩을 바라본다”고 전한다.
텐바이텐은 4년 전부터 「아이띵소」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문구·팬시를 중심으로 디자인 관련 전 상품 100%를 직접 디자인·기획·생산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희소성을 위해 텐바이텐에서만 판매한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홍대입구 쪽에는 「아이띵소」 별도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패션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일상을 패셔너블하게’를 모토로 만든 의류 쇼핑몰 29CM(www.29cm .co.kr)이 그것이다. 이이사가 29CM의 신규사업에 몰두하기 위해 대표직까지 내놓을 만큼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29CM은 여성의류를 중심으로 디자인 관련 서적을 함께 판매한다. 추가가 확정된 카테고리는 미술품으로 고가와 저가, 마니아와 대중 사이의 틈새를 겨냥한 상품이다. 이이사는 “디자인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도 우리 입장에서 현재 이 둘의 코워크는 아주 미비하다.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한 티셔츠 정도뿐”이라며 “패션과 연계된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고 다양하게 가져가며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띵소, 29CM 등 유통 이외 신규 사업 확대
텐바이텐은 소비자와의 문화적 소통을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무가지 히치하이커를 격월로 발간한다. 두 달에 한 번씩 한 테마를 가지고 이에 맞는 사진과 글귀로 소비자와 감성을 나눈다. 마일리지로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텐바이텐 마니아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컬처스테이션이란 메뉴를 통해 책, 음반, 공연 등의 콘텐츠를 소개하며 문화적인 교류에도 힘쓴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취미 문화 아카데미 사업 핑거스 아카데미에서 종이아트, 도자기 공예, 핸드메이드 화장품, 초콜릿 만들기 수업 등을 들을 수 있다. 원데이클래스와 스페셜클래스로 나뉘어 있어 하루 만에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부터 심화 코스의 강의까지 선택해서 신청 가능하다. 이 외에도 편안하게 음료나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취화선, 카페10x10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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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이창우 ㅣ 텐바이텐 이사·29CM 대표
“삶 속에 파고든 감성이 KEY”
“상품의 기능과 실용성과 미적 아름다움, 즉 디자인성은 이제 함께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이것이 동반된다면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이 가치를 구매한다. 다만 일반적인 환경 속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유니크한 상품이어야 한다.
이 같은 소비자의 변화는 패션과도 연결된다. 옷을 구매할 때도 하이패션보다는 실제 자주 입고 즐길 수 있되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캐주얼한 착장이 중심이 되고 있지 않은가. 소비자들은 의류는 물론 펜, 노트, 파우치 하나도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프스타일숍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텐바이텐은 패션과 디자인의 접점을 찾아나가며 ‘일상의 감성’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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