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찬 | 동우모피 대표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0.12.01 ∙ 조회수 9,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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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찬 동우모피 대표는 40여년간 모피 패션 만을 고집하며 외길 인생을 걸었다. 1969년 동우사를 출범한 이후 1996년 3월 동우모피 법인으로 전환해 새로운 소재와 장식을 개발, 차별화된 모피 패션을 선도하고 있다. 타 브랜드와는 달리 소비자의 신체 체형에 맞춰 단계별 사이즈(89, 91, 94, 맞춤)를 내놓는 등 국내 모피 패션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명품과 사치품의 차이는 무엇일까. 명품은 그만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이며 사치품은 자기과시를 위해서 필요이상의 돈을 낭비하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피코트는 사치품인가. 이 질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 한다. 자기의 경제수준이나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당연히 명품은 고위층의 전유물로서 무조건 사치품이라고 여겼다. 모피코트 역시 옛날 교과서에서 양주, 보석과 함께 소개되는 사치품 중의 사치품이었다. 그렇다면 요즘에 와서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 달라지고 경제수준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중산층 정도면 명품 브랜드를 하나쯤 가질 수 있게 됐고, 사모님들만 입을 것 같던 모피코트를 20~30대의 젊은 세대들도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모피 브랜드들도 이 같은 패러다임에 대응해 영(young) 모피를 개발하고 과거 1~2개 매장에서 판매하던 것을 확대해 백화점 내 사계절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평생 1개의 모피코트를 가지면 대대손손 물려받았던 시대도 지나갔으며 혼수품으로 귀하게 여겨졌던 의식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

명품이 그렇게 변했듯 모피코트 역시 과시용이 아닌 필요에 의한 구매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브랜드에 있다. 수요자가 많아지면서 공급 브랜드도 늘어났으며 자연스럽게 가격도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내려갔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모피 시장도 박리다매(薄利多賣)로 변질되고 있다. 하루 1~2명의 고객만 잡아도 먹고 살던 시대는 옛말이고 행사장에 펼쳐놓고 연일 세일을 외치며 가격싸움을 하고 있다.

사치품도 명품도 아닌 장사 속이 돼 버렸다. 이 같은 모피 시장의 구조는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 작년과 올해 퍼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그러면서 한 명의 소비자라도 더 잡기 위해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한다. 대부분 브랜드들이 많게는 전년대비 50~70%의 신장율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율은 절대 그만큼 될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공급하는 밍크의 숫자는 한정돼 있다. 수요자가 많아지면 원피의 가격은 당연히 올라간다. 올해 작년보다 20~30%나 올랐지만, 제품가격은 고작 10% 오를까 말까이다. 브랜드 간 가격싸움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며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모피 브랜드들이 이제는 명품이 돼야 한다고 본다. 동물의 털로 만든다는 이유로 동물보호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에서의 비난도 막을 수 없다.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길 수도 없는 특수한 산업이다. 스스로 명품으로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품은 오래되고 손때가 묻어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듯 밍크코트 역시 유행에 따라 바꿔입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됐으면 한다. 사치품이 아닌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가 명품으로서 가치를 버리지 않는 자세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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