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효 | 동일드방레 대표
3000억 드림 향해… 생애 최고 순간을 「라코스테」와~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0.12.06 ∙ 조회수 14,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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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효 | 동일드방레 대표<br>3000억 드림 향해… 생애 최고 순간을 「라코스테」와~ 3-Image
















profile
1957년생
1983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3년 삼성물산 입사
1999년 제일모직
2002년 모다아울렛 경영총괄
2003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
2009년 3월 동일드방레 부사장
9월 동일드방레 사장



이선효 동일드방레 대표가 사장으로 올라선 지 딱 1년을 맞았다. 그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이곳에 합류한 뒤 6개월 만에 사장이 됐고, 이제 1년이 지났다. 실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라코스테」와 한몸이 돼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운이 좋은 건지, 리더십이 강한 건지, 이대표가 들어온 후 「라코스테」는 매일매일이 최고의 순간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패션계의 미다스 손’이라고 칭송할 만하다.이대표는 “내가 왔을 때 이미 「라코스테」는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출발한 상태였으며, 나는 보다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했을 뿐”이라며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취할 것은 필사적으로 가져온 결과”라고 말했다.

유러피언 캐주얼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40대 이상 소비층에게 외면을 받더라도 20대를 코어 타깃으로 밀어붙인 「라코스테」의 파워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트래디셔널(TD) 시장의 지존인 「폴로」 「빈폴」과의 경쟁구도에서 살짝 비켜 스포티하고 컬러풀한 「라코스테」만의 경쟁력을 앞세운 결과다. 2007년을 기점으로 리노베이션을 시작해 3년 만에 결실을 맺었으며 동일드방레가 「라코스테」를 전개한 지 10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거듭난다. ‘이선효호’ 「라코스테」는 올해 11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120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즘 패션업계에는 이러한 「라코스테」의 부활에 대해 궁금해한다. 신규로 런칭하는 것보다 리뉴얼이 더 어렵다는 이 바닥에서 「라코스테」는 이례적인 결실을 이뤘다. 한때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던 모습은 오간 데 없고, 뚜렷한 자기색깔로 일관된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포지셔닝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2003년 골프웨어에서 TD캐주얼로 터닝한 이후, 2007년 유러피언 캐주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2010년 젊은이들이 즐겨 있는 감각 있는 브랜드에 정확히 골인했다.

동일드방레 사상 처음 1000억대 진입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대표는 사실 패션보다는 무역 쪽을 원했다. 그러나 패션계와 연이 닿으려고 그랬는지 남성복 머천다이징 일이 주어졌다. 당시 국내 패션시장에서 MD라는 직종은 생소했는데 수치에 강한 이대표는 금세 적응하고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삼성물산 에스에스패션이 제일모직으로 편입된 후 이탈리아 밀라노에 1기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5년간 해외에서 활동하며 패션감각까지 익힌 그는 여성복과 남성복을 오가며 커리어를 쌓았다.

20년간 근무하던 삼성에서 나와 택한 곳은 대구 모다아울렛이다. 여기서 경영을 총괄하며 실무를 익혔다. 사실 모다아울렛 오픈과 함께 브랜드 런칭까지 계획돼 있었지만 2003년 카드대란이 터지며 내수경기가 어려워지자 무산됐다. 그는 모다아울렛의 오픈까지 마무리 짓고 곧바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여성복 「보브」와 이마트 PB인 「디자인유나이티드」의 본부장을 맡아 SI의 내수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때쯤 미국 「갭」의 런칭을 주도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면서 그의 이력에는 ‘글로벌 인재’라는 타이틀이 한 줄 더 쓰였다.

그리고 지난해 동일드방레에서 보내온 CEO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대표는 “「라코스테」는 런칭한 지 77년이나 됐지만 한 번도 자기 DNA를 잃지 않은 브랜드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또 단기적인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데 더 많이 연구하는 프랑스 드방레사의 경영철학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너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총괄했던 것과 달리 단일 브랜드를 경영하는 점도 이대표를 끌리게 했다. 보다 세심하게 브랜드를 들여다보고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변하지 않는 「라코스테」 DNA에 매력
CEO로서 「라코스테」가 첫 시험대인데 디렉팅보다는 비즈니스에 강한 그의 성향이 동일드방레와 잘 맞는다. 동일방직과 드방레가 지분 50%씩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디렉팅에 대한 고민보다는 한국에서의 비즈니스가 더 필요하다. 여기에서 숫자감각이 뛰어난 이대표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해 무엇이 강하고, 무엇에 약한지 뽑아낸 자료만으로도 매출에서 수확을 거둔다. 또 그가 그동안의 경험치로 재해석한 패션계의 팔레토 법칙이 있다.

일반적인 시장원리에서는 20%의 코어상품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고 하지만, 패션시장에서는 30%의 코어상품이 70%의 매출을 차지한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내놓은 코어상품 판매에 전사적으로 힘을 모은다. 예를 들면 지난 시즌 크게 히트한 빅크록 티셔츠는 초도물량 2500장에서 출발해 2만장까지 리오더를 거듭하며 매출을 일으킨 주역이다.

“다른 브랜드에서 잘되는 상품이 우리 브랜드에서도 잘 팔렸다면, 그건 실패한 MD다. 우리의 코어상품이 부진했으며 결과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브랜드는 토털 브랜드화했을 때 무서운 시너지 효과가 난다. 내가 「라코스테」에 거는 희망과 잠재력은 바로 고유의 DNA를 갖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성복·아동복·잡화 등으로 라인 익스텐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20년 매출 3000억원을 구상하는데, 이는 현재의 「라코스테」가 보다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0년 3000억에 도전! 토털화 시동
「라코스테」는 내년 S/S시즌 두 가지의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 하나는 「라코스테」 가방이며, 다른 하나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라코스테라이브(LACOSTE L!VE)」의 런칭이다. 「라코스테」 가방은 올해 말까지 쌤소나이트에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드방레에서 전개하게 됐다. 남녀 캐주얼 및 비즈니스 백에서부터 영층을 위한 백팩 등 다양한 라인이 전개될 예정이다. 초반에는 「라코스테」 매장에서 숍인숍으로 구성되지만 2012년쯤 단독 런칭을 고려하고 있다.

「라이브」는 지난해부터 「라코스테」에서 선보였던 ‘레드라인’을 독립시킨 브랜드다. 「라코스테」 악어 심벌에 느낌표(!)가 들어간 것이 특징적인데, 빈티지한 캐주얼 감각이 더해져 보다 영한 타깃층을 노린다. 경쟁 브랜드로는 「폴로진」 「디젤」 등을 보고 있다. 이대표는 2개의 신규 사업이 「라코스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2000억원, 상품 라인별 익스텐션을 통해 2020년 3000억원을 내다본다.

이외에도 「라코스테」는 매출 활성화를 위한 준비를 다각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F/W시즌부터 적용된 아우터류의 강화다. 피케 셔츠 판매율이 워낙 강해 S/S시즌 매출이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데 올 하반기에는 파카패딩, 다운재킷을 「라코스테」스럽게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대표는 “S/S시즌에는 경쟁 브랜드 대비 우월한 매출 성적을 내놓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빈폴」 「헤지스」 등 국내 브랜드에 밀리는데, 이는 아우터 판매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코트를 팔면 어울리지 않아도 패딩이나 다운은 충분히 코어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S/S 「라코스테」 백, 「L!VE」 런칭
이대표는 경영자로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까.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스스로를 ‘직원들 하나하나의 능력까지 최대한 인정해 주는 CEO’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잘했다. 다음에는 오늘 같은 시행착오가 없겠구나”라며 배려해 준다. 또 직원들에게 좋은 얘기만 하지 않고 안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줄 것을 요구했다. 허심탄회하게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면 약간의 개선책이라도 내놓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대표직을 맡은 후 지금까지 조직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대표이사가 바뀌면 조직이 한번 크게 흔들리기 마련인데 그런 혼란기를 거치지 않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말한다. “디자이너는 미래를 보고, 매장은 과거를 안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고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해 나가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함을 잊지 말자.”

이대표의 꿈은 생애 최고의 순간을 「라코스테」와 함께하는 것이다. 「라코스테」를 최고의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 곧 그의 목표다. 이대표에게는 자신을 다스리는 삶의 철학이 있다. “퇴보란 없다. 최소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자.”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후진이 없었듯 「라코스테」를 맡은 이상 「라코스테」 역시 쉬지 않고 달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이대표는 “앞으로 고민이 있다면 매출 달성율 얼마가 아니라 미래의 「라코스테」 고객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이다”면서 “적어도 고객들보다 앞서 있는 CEO가 되겠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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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가 확고한 브랜드는 토털 브랜드화 했을 때 무서운 시너지 효과가 난다. 「라코스테」에 거는 희망과 잠재력은 바로 고유의 DNA를 갖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성복·아동복·잡화 등으로 라인 익스텐션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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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스테」는?
1933년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 (Rene Lacoste)가 「라코스테」 브랜드를 런칭했다. 르네 라코스테는 1920년대 수차례의 그랜드 슬램과 데이비스 컵을 수상한 테니스계의 수퍼 스타였다. 그는 긴팔 일색이던 테니스 셔츠 대신 지금은 클래식한 「라코스테」 피케 셔츠를 소개해 남성 스포츠웨어에 혁신을 가져왔다. 77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가 남긴 가치는 남성, 여성, 아동, 신발, 향수, 가방, 가죽류, 아이웨어, 시계, 홈웨어 컬렉션으로 구성된 ‘「라코스테」 월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코스테」는 2009년 도매가 기준 14억유로의 매출을 달성했다. 114개국에 진출해 1000개 이상의 부티크와 2000개 이상의 매장에 유통돼 1초당 2개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드방레는?
「라코스테」의 파트너인 드방레(Devanlay)는 라코스테사의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1999년 이래 「라코스테」 의류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면서 크리에이션, 제조, 유통,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다. 드방레는 전세계 100여개국 지사 및 유통망을 통해 7520명의 직원(프랑스 1720명)을 보유하고 「라코스테」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드방레 그룹은 프랑스, 페루, 중국, 북아프리카, 루마니아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세계 1100여개 「라코스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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