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마켓서 승승장구
명품은 더 이상 백화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온라인 명품 판매 사이트들은 백화점 가격 대비 평균 30%의 저렴한 가격, 국내 미입고 상품의 판매, 손쉬운 상품 비교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진품이냐 짝퉁이냐를 둘러싼 끊임없는 공방에도 꾸준히 확대, 이제는 하나의 당당한 명품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온라인 명품 시장을 당당하게 이끌어 온 주역 3인방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초부터 온라인 명품 산업의 개척자로 꼽히는 패션쇼크, 아이페라, 럭스마일이다.
이들 3인방은 필웨이 등 오픈마켓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개인 사업자가 하나의 명품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절대 강자로 꼽힌다. 과연 온라인에서 명품이 팔리겠냐는 의문이 있던 시절부터 자신있게 그 길을 개척, 10여 년 동안 온라인 명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2~3년 단위로 오픈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수많은 사이트와 무차별적인 가격 경쟁을 불러오는 해외파 구매 대행의 틈바구니 속에서 ▲다양한 상품 종류로 승부 ▲명품 퍼스널 쇼퍼 ▲남성 전문 명품몰로 틈새시장 겨냥 등 각각의 특색을 살려 시장 세분화를 주도한다.
패션쇼크, 11년 전 ‘온라인 명품숍’ 개척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명품을 카테고리로 하는 편집숍은 100개에 이르지만 가품이 아닌 진품만을 판매하는 사이트는 20~30개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이른바 치고 빠지는(?) 단발성 기업이 아니라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운영하는 온라인 명품몰은 고작 10여 개뿐이다. 넓지만 좁은 온라인 전문 명품몰 가운데 그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성공가도를 이어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현재 오픈마켓을 제외한 명품 쇼핑몰 1위는 패션쇼크(대표 이현웅 www.fashionshock.com)다. 7명의 직원만으로 연매출 60억원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선두 업체다. 1999년 오픈 이래 벌써 11년째 한결같이 패션쇼크를 꾸려 온 주역은 이현웅 대표다. 온라인 명품 판매의 초기 개척자로 손꼽히는 그는 1997년 천리안 패션홈페이지 우수상 수상 등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패션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두각을 나타냈다.
패션을 좋아하고 온라인에 밝은 장점을 이용해 1998년 패션쇼크 온라인 사이트를 오픈했다. 초기에는 온라인 패션쇼, 패션 트렌드 정보,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 소개 등 패션 정보를 제공하는 패션 전문 사이트였지만 1999년에 럭셔리 상품을 판매하는 ‘패션쇼크 명품몰’을 런칭했다. 당시 인터넷상으로 「베르사체」 「구치」 「겐조」 등 명품 상품을 최초로 판매하는 시도였다. 고가의 명품 상품이 인터넷으로 팔리겠냐는 인식이 강했지만 그 인식을 깨뜨리는 첫 발걸음이었다.
5만5000가지 수입명품이 한자리에~
처음에는 직접 바잉해 오다가 이후 믿을 만한 전문 수입업체를 이용했다.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발빠르게 선보이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0% 진품 거래를 위해 1~2년 된 신생 업체보다 판매 기간도 길고 정부에서 인정한 업체만을 이용한다. 현재 패션쇼크에 등록돼 있는 상품은 무려 5만5000가지에 이른다. 등록된 브랜드 수만도 70~80개다. 이는 공식 수입 업체를 끼고 국내에 들어온 대부분의 명품 상품이 모두 패션쇼크에 등록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대표는 “수입하는 해외 명품 가격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결국 물량을 얼마나 많이 가져오느냐에 따라 마진율을 낮게 책정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면서 “11년 동안 거래 업체들과 쌓아온 돈독한 관계, 그동안 단 한 번도 고객들에게 가품을 판매하지 않은 것은 패션쇼크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구매 대행보다는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주로 상품을 선보이지만 전체의 10% 정도는 2004년에 설립한 미국 지사를 이용, 「코치」 「토리버치」 등 최근의 인기 초절정 미국 브랜드들도 발빠르게 제안한다. 일일이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중고 상품은 전개하지 않는다.
격차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수도권만큼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접할 수 없는 지방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초기에는 수도권 소비자들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졌지만 2007년부터는 지방 고객들의 구매가 급속도로 확산돼 현재는 전체 구매자 가운데 무려 70%가 지방 고객이다. 특히 대구 부산 등 지방 중심 도시에서의 반응이 좋다.
아이페라, 명품 ‘퍼스널 쇼퍼’ 역할 톡톡
그는 “국내 미유통 브랜드를 빠르게 소개할 뿐만 아니라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느낄 수 있는 토털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무분별한 매출 확대보다는 소비자들과의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명품 패션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이페라(대표 박은미 www.iferra.com)도 온라인 명품 판매에 있어서는 경력 11년차의 베테랑 원년 멤버다. “대학생 시절부터 명품을 너무나 좋아했다”는 이은미 대표는 1999년 명품 최초의 중고 장터인 ‘아이럭셔리’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중고 명품을 하나 둘씩 팔기 시작했다. 돈을 번다기보다 지루해진 명품을 팔고 새로운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서였지만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로부터 입소문이 났다. 그녀가 판매하는 상품들이 너무 예쁘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외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에게 부탁해 그녀가 모은 10개 미만의 상품들을 판매하던 것을 계기로 마침내 2003년에 아이페라를 런칭했다. 박대표가 직접 구매하러 나가기도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 지사에서 상품을 공급받는다. 국내 수입업체를 전혀 끼지 않은 채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의 90%는 신상품으로 전개하지만 오트 쿠튀르와 밀라노 컬렉션에 오른 상품, 연예인 협찬 상품, 현지 매장 디스플레이 상품 등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다. 특히 컬렉션에 오른 상품은 매장에서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거의 신상품과 같기 때문에 이런 상품만을 선호하는 고객도 상당수다.
타 명품 쇼핑몰과 달리 아이페라는 박대표만의 특징적인 모습을 보인다. 바로 ‘퍼스널 쇼퍼’ 개념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다양한 고객들의 질문에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도 진심 어린 상담을 해 주는 것.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명품과 어울리는 코디 법’ ‘자신의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명품’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제안한다. 고객의 예산 안에서 가장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 주기도 하고 밤 11시에 도착한 문자 메시지에도 성실하게 답변해 준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고객들의 전화 상담은 직원이 아닌 박대표가 모두 받는다.
컬렉션 런웨이 오른 ‘샘플’ 상품도 인기
박대표는 “상당수의 온라인 고객들이 오프라인 명품 매장의 위압감을 두려워 한다. 선뜻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왠지 장갑을 끼고 상품을 만져봐야 할 것 같고, 하나하나 가격을 묻기도 꺼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은 하루종일 상품 사진을 살펴볼 수 있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걸어 세세하게 물어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 상품 사진을 많이 올리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기보다 착용한 사진을 함께 올려 어떤 느낌인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자세한 상품 설명도 박대표만의 노하우다. 객관적인 상품 정보와 함께 아이템에 관한 주관적인 생각을 함께 기록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명품숍들은 사후관리(AS)가 불가능하지만 아이페라는 명품 전문 수선업체를 끼고 수선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최대한 무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박대표는 “10년째 아이페라를 이용하는 단골도 상당수다. 학생부터 병원 원장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있는 만큼 그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른 온라인 명품숍들과 최대한 겹치지 않는 상품들로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무분별하게 상품 수를 확대하기보다 관리가 가능한 선에서 상품들을 전개한다. 현재 등록된 상품 수는 2000가지 정도”라고 설명했다.
30세의 젊은 CEO가 이끄는 럭스마일도 온라인 명품숍의 초기 멤버로 꼽힌다. 럭스마일(대표 김경환 www.luxmile .co.kr)이라는 온라인 명품몰을 오픈한 지는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경환 대표가 2004년 군 제대 직후부터 옥션 등 오픈마켓에 뛰어들었다.
럭스마일, 男 전문 명품숍으로 특화
소규모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온라인 명품 시장 안에서의 노하우를 습득한 뒤 2007년 럭스마일을 런칭했다. 온라인 명품 전문숍이 결코 쉽지 않은 비즈니스임에도 김대표는 혼자서 모든 일을 다 감당하는 1인기업 CEO다. 다년간의 노하우와 모든 시스템을 갖춰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명품숍이 여성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지만 럭스마일은 ‘남성 명품 전문숍’으로 특화, 틈새 시장을 공략한다. 정식 통관을 거칠 경우 가격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들지만 남들이 안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다룰 때 그 가치가 배가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남성 명품 시장은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블루 오션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럭스마일에 거는 기대는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자신이 있다.
젊고 도전적인 CEO인 만큼 김대표는 사이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사이트 디자인을 바꾸기도 하고 전혀 색다른 상품들을 전개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폴스미스」가 「에비앙」과 콜래보레이션한 생수를 팔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폴스미스」 생수 등 이색 상품 선봬
크리스마스 에디션, 로모 카메라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전혀 새로운 상품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보이는 편이다. 물론 여러 시도와 도전이 늘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실패는 그에게 데이터베이스로 남아 새로운 도전과 성공을 맞볼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최근에는 블로그 및 트위터와 연계한 사이트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상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명품과 가품의 구별법, 중고 명품 상품을 위탁판매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 스타일리시한 남성 패션 등 다양한 명품 패션 정보를 제공하고 있서 방문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럭스마일이 주로 수입하는 브랜드는 「페라가모」 「발리」 「구치」 「폴스미스」 「돌체앤가바나」 「디스퀘어드2」 등이다. 가방 지갑 벨트 의류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폴스미스」 서류가방과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넥타이 등 브랜드 정체성이 분명한 상품들도 인기다. 타 온라인 명품숍의 경우 지방 고객이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럭스마일의 경우 수도권 구매 고객이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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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VS 가품 사이트 구별법
1. 지나치게 싼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는 믿지 말라.
때에 따라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이월상품들도 있지만 진품의 경우 매장가 대비 평균 30%의 가격으로 거래된다. SA급, OO스타일 등 가품임을 은근히(?) 알려주는 사이트들도 있다.
2.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수입 면장만을 갖고 진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탈리아에서 가품을 수입하더라도 수입 면장에는 이탈리아라고 당연히 적혀 있기 때문에 진가품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3. 특정 브랜드의 인기 모델로만 끊임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피해야한다.
명품은 수량이 한정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인기상품의 경우 없어서 못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사이트 주소가 자주 바뀐다면 일단 조심해야 한다.
치고 빠지는(?) 가품 사이트일 경우가 많으며 오픈한 지 얼마 안된 사이트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5. 상품의 모델명과 사진으로 다른 사이트들과 2~3번 비교해본다.
백화점 매장에 가서 상품을 한 번 살펴보고 가격 등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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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Talk Talk!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명품 전문 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주역 3인방,
이현웅 박은미 김경환 셋이 모여 국내 온라인 명품 산업에 관한 짧은 담화를 나눴다.
◎ 박은미 : 이렇게 2000년대 초반 온라인 명품숍을 함께 이끌던 원년 멤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보게 되니 너무 반갑다. 당시 기억들이 새록새록 난다.
◎ 이현웅 : 그때만 해도 과연 온라인에서 명품이 팔릴까 의문이었는데 10년 동안 소비자 인식도 꽤 많이 변한 것 같다. 그때는 오히려 수입되는 상품 자체가 적어 올리는 상품 대부분이 팔리던 시기였다. 2005~2006년에 절정이던 명품 전문 사이트들이 2008년의 경제 위기 이후로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오픈마켓을 통한 수입품 구매 대행이 활발해져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 박은미 : 해외에 나가 있는 학생들이 판매하는 구매 대행이 가장 무섭다. 정식 통관을 거치지 않고 싼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하면 당해 낼(?) 방도가 없다. 결국 명품 전문몰로서 특화한 상품 전개가 중요한 것 같다.
◎ 김경환 : 갑자기 늘어난 가품 사이트도 문제다. 진품 사이트가 맞냐는 문의에 친절하게 답해 주기는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 줘도 의심하는 고객들을 볼 때면 너무 안타깝다.
◎ 이현웅 : 그렇지만 가품 사이트는 한눈에 보기에도 티가 난다. 사실 요즘은 속아서 산다기보다 가품인 줄 알면서 싼 가격에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 김경환 : 온라인 명품숍은 신뢰가 생명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진품이라는 확신이 있는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뒤에도 럭스마일 하면 엄선된 진품만을 판매하는 믿을 만한 남성 전문 명품 쇼핑몰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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