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어, 편집숍 오너 떴다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10.10.11 ∙ 조회수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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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시장이 편집숍 열풍으로 뜨겁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된 매장이 ‘편집숍’이라 불리던 때는 이제 머나먼 옛말이 됐다. 새로운 것, 독특한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대기업은 물론 백화점 온라인까지 편집숍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른 시간 안에 이곳저곳 발품 팔 필요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풀 코디네이션을 할 수 있기에 편집숍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젠 단순히 새롭고 독특한 것만으로는 패션 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편집숍은 값비싼 명품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실험적이며 유니크한 패션은 물론 문화까지 생성되는 장소가 됐다.
정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문화’를 만들어 내고 ‘히스토리’를 더해 가고 있는 매장, 패션 이노베이터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는 편집숍을 만든 주인공은 누구일까. 남성만을 위한 클래식 & 빈티지 숍 ‘샌프란시스코마켓’의 한태민 사장, 스케이드 보드 1세대로 액션스포츠 및 스트리트 웨어를 집대성한 ‘카시나’의 이은혁 사장, 유니크하고 독특한 브랜드와 인테리어로 가로수길 방문 필수 코스가 된 매장 ‘플로우’의 김정홍 사장이다. 상품과 매장은 당연하고 이들에 대한 ‘팬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고스란히 매장에 반영된 오너의 스타일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요 요소다. 이들의 가치관과 철학을 통해 편집숍 성공 비결을 알아 본다.
샌프란시스코마켓의 한태민 사장은 ‘멋’좀 아는 남성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매장과 자신의 룩을 통해 클래식 패션의 정수를 보여 주는 그는 가꾸는 남자, 일명 그루밍족을 위한 스타일 가이더로 통한다. 소비자들은 그를 통해 매장의 생소한 브랜드를 보고 “이건 뭐지?” 가 아니라 “이건 이렇게 입으면 되겠다”를 느낀다. 단순하게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블랜딩해 표현할 줄 아는 감각이 그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이탈리아에서 10년 동안 패션 디자이너이자 프로덕션 생산자로 활동한 한사장은 지난 2005년에 남성복 편집매장 샌프란시스코마켓을 오픈했다.
오너 3명의 성공 열쇠는 활발한 대중과의 소통!
그는 너나할 것 없이 똑같은 수트인 ‘아저씨 양복’을 입는 한국 남성을 단지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 매장을 열었다. 전통있는 브랜드의 기본 아이템 몇 가지만으로도 룩에 에지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이너로서 단순히 자신의 옷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보여 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마켓에 오면 한사장의 라이프스타일과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잘 팔릴 것 같은 옷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들여온다. 같은 브랜드를 사 온다고 같은 스타일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보따리와 바이어는 엄연히 다르다. 바이어의 취향이 가치를 만든다”고 말했다. 옷에 대한 경험, 트렌드를 이해하는 능력, 이를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스타일로 조합할 줄 아는 그의 능력이 성공적인 편집숍 운영의 열쇠다.
이 때문에 그가 구입해 오는 브랜드는 남다르다. 역사는 오래 됐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브랜드가 많다. 「알프레드사전트」 「트리커스」 「스톡튼」 「로다」 「브레어」 「기로버」 등이다. 2007년부터는 자체상품(PB) 「이스트하버서플러스」를 런칭해 디자이너로서의 역량도 발휘하고 있다. 그가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슈즈는 ‘일치르꼬’라는 숍인숍 공간을 통해 소개한다. 무기한의 사후관리(AS)가 이곳의 강점이다. 그는 시즌에 잠깐 입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을 입어도 새로울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한다.
클래식과 시즌 트렌드를 7대 3 비율로 구성해 매장의 신선도를 구가한다. 누구나 따라 입기 힘든 대중과 먼 스타일보다 한 발짝 앞선 트렌드로 고객과 소통한다. 그는 “패션을 단순히 트렌드에 맞춰 한 번 입고 버리는 쉬운 것으로 연결시킨다면 ‘클래식’은 결코 생길 수 없었다. 매 시즌 새로울 수만은 없다. 다만 기본적인 것을 어떻게 새롭게 입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들만의 ‘패션’철학 담긴 매장 팬을 만들다
그는 “베이직과 클래식을 바탕으로 남성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주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 예로 한사장이 샴브리 셔츠(워싱된 청 느낌을 주는 셔츠)를 5년 전에 처음 선보였을 때 단 한 벌도 팔리지 않았다. “수트에 이 셔츠를 어떻게 코디하지” “구김 가고 물 빠진 듯한 이 옷을 왜 사”라는 식의 반응이 그를 절망스럽게 했다. 그러나 상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매 시즌 상품을 구입해 오고 자신이 직접 입으며 룩을 보여 줬다. 2년 정도가 흐른 뒤부터 한두 점 팔리더니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샌프란시스코마켓의 베스트 상품이 됐다.
그는 “상품에 대한 확신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오리지널에 가깝고 좋은 원단을 쓰고 정확한 핏을 제공한다면 분명 그 옷은 선택될 수밖에 없다”면서 “편집숍의 오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것들을 잘 버무려 매장을 구성할 줄 알아야 하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트 씬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을 모를 리 없다. 스트리트 및 액션스포츠 유통 회사이자 관련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는 카시나의 이은혁 사장. 프로 스케이트보더 1세대인 그는 중학생 때부터 스케이트보드에 열광했다.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와 패션을 접했고, 이를 만든 자유스러운 그들의 문화도 좋아했다. 그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뜻 맞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1997년에 33㎡(약 10평) 규모의 작은 매장을 부산에 열었다. 하나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현재 8곳을 운영하며 한국 스트리트 씬의 대표 숍이자 회사로 자리 잡게 한 바탕에는 이사장의 사업 철학이 담겨 있다.
단 하나의 사업 철학은 ‘욕심 내지 말자’이다. 매출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숨쉬는 브랜드를 좋은 유통을 통해 많은 소비자에게 알려 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스트리트 문화와 패션은 바로 자신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품 하나하나, 브랜드 하나하나가 한사장 본인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고심 끝에 구해 온다. 그는 “운영하고 있는 편집숍들은 하나의 모델하우스 역할을 하는 셈”이라면서 “역사가 있고 정통성이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새로 런칭한 브랜드라도 디자이너와 오너의 가치관을 본 후 브랜드를 선택한다. 신규 브랜드를 통해 그 브랜드와 나란히 성장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전했다.
한태민 사장, 남성 패션의 고정관념을 깨다
그가 주로 수입하는 브랜드는 「스투시」 「CR(Creative Recrea tion)」 「더헌드레즈」 「네이티브」 「크룩스앤캐슬」 등이다. 또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다양한 라인을 독점으로 수입해 선보인다. 「나이키」의 SB(스케이트보드)와 티어제로라인, 「컨버스」의 CONS(콘스), 「아디다스」의 스케이트보딩, 컨소시엄 등 다양한 라인을 제안한다. 특히 「리복」과는 시즌마다 3~5SKU(세부상품 구성수)의 SMU(Speacial make up)를 하고 있다. 또한 「브라운브레스」, 「베리드얼라이브(BA)」, 「커버낫」 등 도매스틱 브랜드들도 전개한다.
한사장이 선보이는 카시나의 편집숍은 희소성 있는 상품이 많아 D-day 공지를 띄우고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 잦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한정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거나 캠핑하는 일도 다반사다. 또한 나이키코리아가 선정하는 ‘키 숍(「나이키」의 한정판 상품을 취급하는 숍)’ 가운데 한국 대표 지점으로 ‘프리미엄’ 홍대점이 지정될 만큼 이미 해외에서 카시나의 편집숍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그가 전개하고 있는 편집 매장은 ‘프리미엄’ 압구정점 명동점 홍대점 부산남천점과 ‘피나클’ 압구정점이다. 이 밖에 「스투시」 매장과 「나이키」 NSB 홍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은혁 CEO, 14년 동안 스트리트 문화 전파
지난해 12월에는 PB 「카시나」도 런칭했다. 테스트 형태로 데님팬츠 4종류와 치노팬츠 1종류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부터는 신발도 판매하며, 도매스틱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도 진행하는 등 라인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카시나의 많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살려 스트리트 패션의 모태인 스케이트보드 씬을 널리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면서 “편집숍과 실내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함께 구성한 ‘스트리트몰’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가장 먼저 가 볼 매장은 ‘플로우’예요.” “온라인 쇼핑몰과 메가 브랜드로 원래의 느낌이 퇴색된 가로수길에서 ‘플로우’는 유일하게 볼 것(?)이 많은 매장이죠.” 플로우에 대한 패션인들의 반응이다. 국내외의 핫한 브랜드, 아니 곧 유행할 브랜드를 찾는다면 편집숍 플로우에 방문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유니크하고 실험적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가득한 이곳을 운영하는 김정홍 사장은 어릴 때부터 옷에 대해 익숙했다.
섬유회사에서 일하던 부모 영향으로 일찍이 패션에 눈을 떴다. 섬유 공학을 전공하고 원단시장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좋은 소재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후 수입 빈티지 의류와 일본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며 셀렉터로서의 틀을 닦았다. 2007년에 그는 해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히로시’로 시작해 그해 10월 매장을 확장하며 유럽 디자이너 상품을 더한 ‘플로우’라는 공간을 합친 복합 매장을 오픈했다.
김정홍 사장, 전 세계 뜨는 브랜드 집결지 作
김사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특별한 개성이 있는 상품들을 소비자에게 소개한다. 이 때문에 그는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실험성이 깃든 상품을 전개한다. 그는 “유명해진 브랜드를 바잉해 예쁘게 꾸며 파는 것만이 편집숍의 역할은 아니다”면서 “‘플로우’에서 판매하는 브랜드이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구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우에서 파는 상품이라는 가치가 붙는 것이다. 다른 매장에서는 실패한 브랜드도 플로우를 통하면 새롭게 이미지 전환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장 인테리어와 분위기도 색다르다. 트렌드에 앞선 음악으로 매장 공기를 더욱 핫하게 만들며, 재미있는 실내 인테리어 소품들로 즐거움을 더한다. 계단이나 매장 구석을 수놓은 장식은 디자이너 요괴 스티브와 요니피 등이 참여했다. 현재 플로우는 70여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구성비는 6대4 정도다. “일주일이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그의 성공 비결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시도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한 느낌으로 고정된 상품만을 내보인다면 매장 정체성은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면서 “구입해서 실패한 브랜드도 많고 고객에게 외면 받은 상품도 있지만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플로우는 오픈 이래 매년 2배 이상 꾸준히 성장해 왔다. 언제나 신선하고 새로운 것이 가득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는 매장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 뜨겁게 떠오른 브랜드는 「따슈(TACHE)」 「노따블멍(NOTABLEME NT)」 「정수유(JUNGSOO YOO)」 등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김사장은 100% 위탁으로 운영하는 바잉 비즈니스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정확한 컨셉을 바탕으로 ‘문화’를 만들어 내고 ‘히스토리’를 더해 가고 있는 매장, 패션 이노베이터들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는 편집숍을 만든 주인공은 누구일까. 남성만을 위한 클래식 & 빈티지 숍 ‘샌프란시스코마켓’의 한태민 사장, 스케이드 보드 1세대로 액션스포츠 및 스트리트 웨어를 집대성한 ‘카시나’의 이은혁 사장, 유니크하고 독특한 브랜드와 인테리어로 가로수길 방문 필수 코스가 된 매장 ‘플로우’의 김정홍 사장이다. 상품과 매장은 당연하고 이들에 대한 ‘팬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고스란히 매장에 반영된 오너의 스타일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요 요소다. 이들의 가치관과 철학을 통해 편집숍 성공 비결을 알아 본다.
샌프란시스코마켓의 한태민 사장은 ‘멋’좀 아는 남성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매장과 자신의 룩을 통해 클래식 패션의 정수를 보여 주는 그는 가꾸는 남자, 일명 그루밍족을 위한 스타일 가이더로 통한다. 소비자들은 그를 통해 매장의 생소한 브랜드를 보고 “이건 뭐지?” 가 아니라 “이건 이렇게 입으면 되겠다”를 느낀다. 단순하게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블랜딩해 표현할 줄 아는 감각이 그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이탈리아에서 10년 동안 패션 디자이너이자 프로덕션 생산자로 활동한 한사장은 지난 2005년에 남성복 편집매장 샌프란시스코마켓을 오픈했다.
오너 3명의 성공 열쇠는 활발한 대중과의 소통!
그는 너나할 것 없이 똑같은 수트인 ‘아저씨 양복’을 입는 한국 남성을 단지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 매장을 열었다. 전통있는 브랜드의 기본 아이템 몇 가지만으로도 룩에 에지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자이너로서 단순히 자신의 옷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보여 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마켓에 오면 한사장의 라이프스타일과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잘 팔릴 것 같은 옷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들여온다. 같은 브랜드를 사 온다고 같은 스타일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보따리와 바이어는 엄연히 다르다. 바이어의 취향이 가치를 만든다”고 말했다. 옷에 대한 경험, 트렌드를 이해하는 능력, 이를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스타일로 조합할 줄 아는 그의 능력이 성공적인 편집숍 운영의 열쇠다.
이 때문에 그가 구입해 오는 브랜드는 남다르다. 역사는 오래 됐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브랜드가 많다. 「알프레드사전트」 「트리커스」 「스톡튼」 「로다」 「브레어」 「기로버」 등이다. 2007년부터는 자체상품(PB) 「이스트하버서플러스」를 런칭해 디자이너로서의 역량도 발휘하고 있다. 그가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슈즈는 ‘일치르꼬’라는 숍인숍 공간을 통해 소개한다. 무기한의 사후관리(AS)가 이곳의 강점이다. 그는 시즌에 잠깐 입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을 입어도 새로울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한다.
클래식과 시즌 트렌드를 7대 3 비율로 구성해 매장의 신선도를 구가한다. 누구나 따라 입기 힘든 대중과 먼 스타일보다 한 발짝 앞선 트렌드로 고객과 소통한다. 그는 “패션을 단순히 트렌드에 맞춰 한 번 입고 버리는 쉬운 것으로 연결시킨다면 ‘클래식’은 결코 생길 수 없었다. 매 시즌 새로울 수만은 없다. 다만 기본적인 것을 어떻게 새롭게 입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들만의 ‘패션’철학 담긴 매장 팬을 만들다
그는 “베이직과 클래식을 바탕으로 남성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주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 예로 한사장이 샴브리 셔츠(워싱된 청 느낌을 주는 셔츠)를 5년 전에 처음 선보였을 때 단 한 벌도 팔리지 않았다. “수트에 이 셔츠를 어떻게 코디하지” “구김 가고 물 빠진 듯한 이 옷을 왜 사”라는 식의 반응이 그를 절망스럽게 했다. 그러나 상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매 시즌 상품을 구입해 오고 자신이 직접 입으며 룩을 보여 줬다. 2년 정도가 흐른 뒤부터 한두 점 팔리더니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샌프란시스코마켓의 베스트 상품이 됐다.
그는 “상품에 대한 확신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오리지널에 가깝고 좋은 원단을 쓰고 정확한 핏을 제공한다면 분명 그 옷은 선택될 수밖에 없다”면서 “편집숍의 오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것들을 잘 버무려 매장을 구성할 줄 알아야 하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리트 씬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을 모를 리 없다. 스트리트 및 액션스포츠 유통 회사이자 관련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는 카시나의 이은혁 사장. 프로 스케이트보더 1세대인 그는 중학생 때부터 스케이트보드에 열광했다.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와 패션을 접했고, 이를 만든 자유스러운 그들의 문화도 좋아했다. 그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뜻 맞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1997년에 33㎡(약 10평) 규모의 작은 매장을 부산에 열었다. 하나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현재 8곳을 운영하며 한국 스트리트 씬의 대표 숍이자 회사로 자리 잡게 한 바탕에는 이사장의 사업 철학이 담겨 있다.
단 하나의 사업 철학은 ‘욕심 내지 말자’이다. 매출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숨쉬는 브랜드를 좋은 유통을 통해 많은 소비자에게 알려 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스트리트 문화와 패션은 바로 자신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품 하나하나, 브랜드 하나하나가 한사장 본인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고심 끝에 구해 온다. 그는 “운영하고 있는 편집숍들은 하나의 모델하우스 역할을 하는 셈”이라면서 “역사가 있고 정통성이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새로 런칭한 브랜드라도 디자이너와 오너의 가치관을 본 후 브랜드를 선택한다. 신규 브랜드를 통해 그 브랜드와 나란히 성장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전했다.
한태민 사장, 남성 패션의 고정관념을 깨다
그가 주로 수입하는 브랜드는 「스투시」 「CR(Creative Recrea tion)」 「더헌드레즈」 「네이티브」 「크룩스앤캐슬」 등이다. 또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다양한 라인을 독점으로 수입해 선보인다. 「나이키」의 SB(스케이트보드)와 티어제로라인, 「컨버스」의 CONS(콘스), 「아디다스」의 스케이트보딩, 컨소시엄 등 다양한 라인을 제안한다. 특히 「리복」과는 시즌마다 3~5SKU(세부상품 구성수)의 SMU(Speacial make up)를 하고 있다. 또한 「브라운브레스」, 「베리드얼라이브(BA)」, 「커버낫」 등 도매스틱 브랜드들도 전개한다.
한사장이 선보이는 카시나의 편집숍은 희소성 있는 상품이 많아 D-day 공지를 띄우고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 잦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한정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거나 캠핑하는 일도 다반사다. 또한 나이키코리아가 선정하는 ‘키 숍(「나이키」의 한정판 상품을 취급하는 숍)’ 가운데 한국 대표 지점으로 ‘프리미엄’ 홍대점이 지정될 만큼 이미 해외에서 카시나의 편집숍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그가 전개하고 있는 편집 매장은 ‘프리미엄’ 압구정점 명동점 홍대점 부산남천점과 ‘피나클’ 압구정점이다. 이 밖에 「스투시」 매장과 「나이키」 NSB 홍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은혁 CEO, 14년 동안 스트리트 문화 전파
지난해 12월에는 PB 「카시나」도 런칭했다. 테스트 형태로 데님팬츠 4종류와 치노팬츠 1종류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부터는 신발도 판매하며, 도매스틱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도 진행하는 등 라인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카시나의 많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살려 스트리트 패션의 모태인 스케이트보드 씬을 널리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면서 “편집숍과 실내 스케이트보드 파크를 함께 구성한 ‘스트리트몰’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가장 먼저 가 볼 매장은 ‘플로우’예요.” “온라인 쇼핑몰과 메가 브랜드로 원래의 느낌이 퇴색된 가로수길에서 ‘플로우’는 유일하게 볼 것(?)이 많은 매장이죠.” 플로우에 대한 패션인들의 반응이다. 국내외의 핫한 브랜드, 아니 곧 유행할 브랜드를 찾는다면 편집숍 플로우에 방문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유니크하고 실험적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가득한 이곳을 운영하는 김정홍 사장은 어릴 때부터 옷에 대해 익숙했다.
섬유회사에서 일하던 부모 영향으로 일찍이 패션에 눈을 떴다. 섬유 공학을 전공하고 원단시장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좋은 소재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후 수입 빈티지 의류와 일본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며 셀렉터로서의 틀을 닦았다. 2007년에 그는 해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히로시’로 시작해 그해 10월 매장을 확장하며 유럽 디자이너 상품을 더한 ‘플로우’라는 공간을 합친 복합 매장을 오픈했다.
김정홍 사장, 전 세계 뜨는 브랜드 집결지 作
김사장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특별한 개성이 있는 상품들을 소비자에게 소개한다. 이 때문에 그는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실험성이 깃든 상품을 전개한다. 그는 “유명해진 브랜드를 바잉해 예쁘게 꾸며 파는 것만이 편집숍의 역할은 아니다”면서 “‘플로우’에서 판매하는 브랜드이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구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우에서 파는 상품이라는 가치가 붙는 것이다. 다른 매장에서는 실패한 브랜드도 플로우를 통하면 새롭게 이미지 전환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장 인테리어와 분위기도 색다르다. 트렌드에 앞선 음악으로 매장 공기를 더욱 핫하게 만들며, 재미있는 실내 인테리어 소품들로 즐거움을 더한다. 계단이나 매장 구석을 수놓은 장식은 디자이너 요괴 스티브와 요니피 등이 참여했다. 현재 플로우는 70여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의 구성비는 6대4 정도다. “일주일이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서서히 나타난다”는 그의 성공 비결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시도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한 느낌으로 고정된 상품만을 내보인다면 매장 정체성은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면서 “구입해서 실패한 브랜드도 많고 고객에게 외면 받은 상품도 있지만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플로우는 오픈 이래 매년 2배 이상 꾸준히 성장해 왔다. 언제나 신선하고 새로운 것이 가득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는 매장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 뜨겁게 떠오른 브랜드는 「따슈(TACHE)」 「노따블멍(NOTABLEME NT)」 「정수유(JUNGSOO YOO)」 등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김사장은 100% 위탁으로 운영하는 바잉 비즈니스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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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생각하는 편집숍
한태민 l 샌프란시스코마켓 대표
‘보따리’와 ‘바이어’는 다르다. 취향이 편집숍의 가치를 만든다.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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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혁 l 프리미엄(카시나) 대표
‘스트리트씬에 한 우물만 파자’라는 신조로 모태를 두고 13년간 이와 관련된 상품만을 취급한다. 브랜드의 정통성, 디자이너와 오너의 가치관이 브랜드 선정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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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홍 l 플로우 대표
유명해진 브랜드를 바잉해 예쁘게 꾸며 파는 것만이 편집숍의 전부는 아니다. 국내 디자이너를 소개하고 한국 패션을 해외와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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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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