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입은 명품, 뉴패러다임 연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버버리프로섬」의 컬렉션,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등 지구 반대편의 에디터와 바이어들은 현지에서 동시간대에 이 컬렉션을 지켜본다. 단순히 2차원의 영상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다. 3D안경을 쓰고 실제 패션쇼장에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느낌으로 쇼를 즐길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브랜드가 제시하는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데 그친 광고에서 이제는 내 마음대로 모델이 움직인다. 유저가 가리키는 마우스 방향에 따라 모델이 걸어 나오거나 회전한다. 상하좌우 원하는 각도에서 상품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는 현재 명품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던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럭셔리와 첨단기술이 결합한 럭스테크놀로지(럭셔리+하이 테크놀로지의 합성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이는 단순히 IT와 명품패션이 만났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통과 첨단의 만남이자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려는 노력이다. ‘철저한 장인정신’ ‘소품종 소량생산’ 등의 기본 원칙을 철저히 내세우는 명품 브랜드, 특히 ‘클래식’으로 되돌아가자며 타임리스를 외치는 메가트렌드 속에서 이는 조금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버버리」 3D 패션쇼, IT 선두로 ‘우뚝’
IT와 패션의 결합에 동참한 명품 브랜드들의 시도는 ▲하이테크와 패션을 동시에 즐기는 세대, 특히 기성세대에 비해 명품에 시큰둥한 젊은 세대를 만족시켰다는 점 ▲VIP만의 폐쇄적인 전유물에서 대중에게로 한 걸음 나왔다는 점 ▲시공간과 관계 없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로 평가된다.
「버버리」의 2010/2011 F/W 여성복 패션쇼는 명품업계에서는 최초로 증강현실을 눈앞에 펼친 사례였다. 뉴욕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도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5개 도시에서 컬렉션을 3D로 생중계하는 이벤트를 가진 것. 이들 5개 지역의 패션인들은 모델 없는 쇼장에서 하나같이 까만 입체 안경을 쓰고 화면만을 응시하는 진풍경(?)을 보여 줬다.
특히 런웨이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해 백스테이지와 레드카펫 세리모니 등 영상물까지 함께 편집, 3D 패션쇼 관람객들이 더욱 실감나는 쇼를 즐길 수 있도록 연출했다. 최초로 3D 패션쇼를 시도했다는 이벤트성 기쁨도 크지만 컬렉션에 오른 상품들을 입체감 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바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또한 3D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버버리닷컴(burberry.com)을 통해 집에서 컬렉션을 감상하는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2D영상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하이테크놀로지와의 접목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변화와 중요성을 시사했다.
내 맘대로 움직이는 인터랙티브 광고도
지난 6월 「버버리」는 럭스테크놀로지에 또 다른 시도를 추가했다. 바로 소비자가 광고를 180도 자유자재로 움직여 가며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광고 캠페인’이다. 14개 이미지와 6개 인터랙티브 비디오로 구성돼 있는 이 캠페인은 「버버리프로섬」 「버버리런던」 「버버리브릿」 「버버리액세서리」 등 전 라인에서 선보인다.
광고 캠페인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유저의 마우스 움직임에 따라 반응한다. 움직임을 감지하는 이미지와 비디오들을 통해 회전 클릭 정지 확대 등이 가능하며,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직접 움직이고 걸어나오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상품을 원하는 각도에서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광고제작팀은 영화 ‘007 시리즈’ 제작 등 특수 촬영으로 유명한 런던의 파인우드스튜디오에서 카메라를 40대 이상 동원하는 신 기술을 도입했다.
이번 인터랙티브 기술은 「버버리」의 브랜드 전통을 고수하는 동시에 창의성과 디지털 혁신을 보여 준다는 목적이 있다. 단순히 명품 이미지를 감상하는 게 아니라 테크놀로지 음악 컬렉션 분위기 감성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펜디」, 아이팟 영상이 클러치 밖으로
「펜디」는 클러치에 아이팟 패치를 부착해 아이팟에서 나오는 이미지를 클러치 밖에서 볼 수 있도록 정보통신(IT)과 패션을 결합했다. 지난 2월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한 영국의 여가수 이모겐 히프(Imogen Heap)에게 적용한 일이다.
테크놀로지 디자이너인 모리츠 발데마이어와 콜래보레이션으로 이뤄진 이 행사는 「펜디」의 투명한 신데렐라 클러치에 아이팟 패치를 부착했다.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모겐 히프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아이팟 패치로 전송했고, 이는 드레스 컬러에서 시시각각 표현됐다.
「펜디」와 모리츠의 콜래보레이션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미국의 마이애미와 스위스 바젤에서 번갈아 열리는 디자인 전시회)의 스테레오 크래프트’에서도 모리츠의 테크놀로지를 패션에 도입했다. 당시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펜디 가문의 딸이자 현재 액세서리 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모리츠는 깁슨 기타를 「펜디」의 셀러리아 레더, 퍼 디테일로 장식했다. 레이저 불빛을 쏘면서 비디오 월에 동시에 이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럭스 테크놀로지 시대를 알렸다.
QR코드, 종이 위 증강현실이 열린다
이처럼 IT와 명품이 결합하는 큰 이벤트가 아니어도 이미 명품 브랜드들의 테크놀로지 도입은 우리 주변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QR코드를 통한 증강현실 마케팅은 그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사례다. 이는 신문이나 잡지의 한정된 인쇄광고 위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양의 정보, 추가적인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흑백 격자무늬 패턴으로 된 이 QR코드는 쉽게 말해 소비자들을 증강현실로 안내하는 소통로다. 흔히 쓰이는 바코드보다 용량이 커 숫자 외에 문자 등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매거진 한 쪽에 삽입된 「샤넬」 「구치」 「프라다」 등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를 통해 광고 속 모델이 동영상으로 바뀌어 움직이거나 지면에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럭셔리 하우스들은 한정된 지면 안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마음에 듣는 광고를 찢는 대신 우아하게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산업은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광고를 통해 명품 상품의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시대도 곧 오지 않겠느냐”며 럭스테크놀로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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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이젠 아이패드 케이스!
하이테크놀로지와의 직접적인 제휴가 아니더라도 각종 IT 관련 상품을 위한 럭셔리 아이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이엔드 테크놀로지와 패션을 동시에 즐기는 세대를 공략하는 액세서리 라인이 그것이다. 지난해부터 「루이뷔통」 「에르메스」 「구치」 「프라다」 등이 아이폰 케이스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으며, 아이패드 출시에 맞춰 이번에는 「구치」와 「루이뷔통」이 새롭게 아이패드 케이스를 선보인다. 지난 6월에 첫선을 보인 「구치」의 아이패드 케이스는 손가방 형태로 「구치」 의 GG 로고를 그대로 살렸다. 현재 온라인 사이트(gucci.com)와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 파리, 런던, 뉴욕의 「구치」 플래그십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반기 기프트 시즌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도 꾸준히 출시될 예정이다.
예민한(?) IT 상품들을 위한 아이템인 만큼 스크린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스트랩 클로저가 부착된 것도 특징이다. 내부의 스웨이드 라이닝은 기기를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하며 액정을 깨끗하게 유지해 준다. 소재에 따라 230~290달러(28만~29만원)로 판매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루이뷔통」의 아이패드 케이스 역시 모노그램과 다미에 패턴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한다. 「구치」의 아이패드 케이스가 벨크로를 부착해 아이패드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을 시켰다면, 「루이뷔통」은 아이패드에 꼭 맞는 타이트한 사이즈로 상품을 고정한다. 가격은 360달러(약 44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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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 IT 기술 접목 주요 사례
「알렉산더매퀸」 2007 S/S 컬렉션 + 홀로그램 모델 등장
「알렉산더매퀸」의 2007 S/S 컬렉션에서 코카인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케이트 모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실제가 아니라 쇼를 마무리하면서 무대 중앙에 위치한 피라미드에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으로 나타났다. 당시 패션쇼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그녀의 부활(?)을 환영했고, 이는 파리의 전체 컬렉션 가운데 가장 큰 탄성을 자아냈다.
휴대전화 + 명품 브랜드의 접목(프라다폰 아르마니폰 디오르폰 등)
전통과 첨단의 만남이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려는 노력의 상징이다. IT업계는 화두로 떠오른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는 한편 브랜드 고급화를 꾀할 수 있고, 패션명품업계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덧씌워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버버리」 2010 F/W 여성 컬렉션 + 3D로 실시간 중계
「버버리」 의 2010 F/W 여성 컬렉션은 명품업계에서 세계 최초 3D로 진행됐다. 뉴욕 파리 두바이 도쿄 LA 등 5곳에서 동시에 컬렉션을 3D로 생중계했으며, 관객들은 입체 안경을 끼고 실시간으로 컬렉션을 감상했다. 「버버리」의 3D 컬렉션은 여성 컬렉션에서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다.
「루이뷔통」 2010 F/W 컬렉션 + 스마트폰으로 생중계
「루이뷔통」 은 파리에서 열린 2010 F/W 컬렉션을 아이폰과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당시 각종 루트를 통해 이 패션쇼에 접속한 사람은 85만명을 넘었으며, 팬층이 30%나 증가했다. 「루이뷔통」의 페이스북 팬페이지에서 멀티카메라를 선택하면 여러 각도에서 패션쇼 의상을 볼 수 있다.
「펜디」 신데렐라 파우치 + 아이팟과 만남
「펜디」는 지난 2월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한 영국의 여가수 이모겐 히프의 신데렐라 투명 파우치에 아이팟 패치를 부착했다.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모겐 히프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아이팟 패치로 전송했고, 이는 드레스 컬러에서 시시각각 표현됐다.
「버버리」 인터랙티브 광고
「버버리」는 지난 5월 광고 캠페인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유저의 마우스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광고’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움직임을 감지하는 이미지와 비디오들을 통해 회전 클릭 정지 확대 등이 가능하며,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직접 움직이고 걸어나오는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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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증강현실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 주는 기술이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 입체안경을 쓰고 보는 3D영화의 상영이 대중화됐으며, 이 밖에도 지면에 인쇄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동영상으로 된 증강현실 페이지를 접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 광고
기존의 광고와 달리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볼 수 있는 혁신적인 개념의 광고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체험 방식(화면)이 변하는데, 상품을 회전시켜 원하는 방향에서 볼 수 있거나 모델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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