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최미선, 동대문서 세계로!
「마르디주디」로 유럽 진출 OK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0.06.01 ∙ 조회수 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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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상표는 ‘made in KOREA’, 입고 파는 사람은 프랑스 등 유럽인이다. 출생부터 독특한 「마르디주디(Mardi jeudi)」의 간단한 프로필이다. 이 브랜드는 대기업도 진출하기 어려운 해외시장에서 수백, 수천 개의 브랜드와 피 터지는 경합을 벌이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인들의 테이스트에 맞는 감각과 발 빠른 트렌드 예측, 다른 나라 디자이너들과는 차별화한 한국만의 감성을 무기로 프랑스를 비롯한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등지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속도 디자인 가격경쟁력이 필수다. 비싸고 좋은 옷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트렌드를 누구보다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디자이너의 감성을 담고 있는 가격경쟁력이 있는 옷을 보여 주고 싶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옷을 제안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프랑스를 주요 활동 영역으로 삼고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달리고 있는 「마르디주디」의 대표 최미선 CH인터내셔널 사장의 포부다.
벨기에 등 유럽 200개 멀티숍에서 판매
최사장은 IMF 시절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훌쩍 일본으로 떠나 도쿄문화복장학원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하며 패션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본금 4000만원을 구해 무작정 보세 옷가게를 오픈했다.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과 패션 감각으로 하루 최고 매출 700만원의 대박 매장을 내며 패션 사업에 성공적으로 발을 디뎠다. 그러나 남이 만든 옷에 만족하지 못한 그녀는 자신이 직접 옷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2003년 동대문 도매시장에 입성해 자신의 브랜드 「메리제인스토리」를 런칭했다.
런칭 초기인 1~2년 동안은 그야말로 쓴맛을 봤다. 그녀는 이 시기에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아무리 디자인력이 좋아도 상품을 적기에 공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귀한 교훈을 얻었다. 도매시장에서 활동하며 동대문 생산 시스템의 사이클을 익힌 최사장은 5년에 걸쳐 자신의 브랜드에 맞는 생산 체계를 정착시키는데 주력했다. 디자인과 생산에 자신감이 붙자 그녀는 2007년 직접 프랑스 파리에 법인을 설립해 「마르디주디」를 런칭하며 현지 공략에 나섰다.
「마르디주디」는 유럽의 고감도 여성 캐주얼 브랜드를 품질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파리 후즈넥스트에 참가했으며, 트라누아 전시회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현재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유럽 현지 바이어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전역의 200여 개 멀티숍에서 그녀의 옷을 사 가고있다.
이 브랜드의 강점은 유럽 감성 디자인에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인의 참신한 감성이다. 여기에 매 시즌 이어지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컬러를 더해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프랑스 패션 업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꼽을 수 있는 것은 속도와 부지런함이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 신상품을 선보이는 등 매번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다.
한국 감성을 유럽 디자인으로 ‘빠르게’
최사장은 “시즌마다 100개가 넘는 스타일을 만든다. 새 상품을 내놓고 돌아서면 바로 신상품을 생각한다. 매일 샘플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브랜드 사업의 발원지인 동대문은 자본이 많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브랜드를 만들고 자신의 상품을 선보이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원부자재와 생산, 유통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이런 곳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들다. 허황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 꿈은 이곳을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소재 소싱과 생산을 모두 동대문에서 진행한다.
그녀에게 동대문은 수출만 월 500억원 이상, 디자인 기획에서부터 소재 등 원부자재와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빠르게 이뤄지는 곳, 아침에 샘플을 보고 주문해 저녁이면 원하는 물량만큼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이곳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패션의 황금어장이다.
동대문 기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
최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추가로 런칭하는 등 패션 사업의 여러 부문에 몸을 담을 계획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패션 사업이 취약한 국내 상황 때문에 인지도를 얻기가 매우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다. “한국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건 기본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해외의 브랜드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해 자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패션 사업에 열심이다. 아시아 지사를 갖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유독 일본에만 따로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동대문 도매 브랜드와 프랑스 현지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프로젝트 민트라는 복합문화 공간을 오픈했다. 이곳에는 카페 ‘매니땡스(Many Thanks)’와 편집숍 ‘세다(Cedar)’가 있다.
특히 세다는 「퓨처클래식」 「골든구스」 「소피두르」 등 「마르디주디」와 타깃이 비슷한 유럽 고감도 캐주얼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곳으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디체카엑」 등 하이 브랜드도 취급하고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까지 모두 다루는 등 브랜드를 다양하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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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선|「마르디주디」 사장
1971년 생
1990~1994년 STX팬오션 근무
1995~1996년 일본 도쿄문화복장학원 텍스타일 디자인학과 수료
1997~2000년 로드숍 운영
2003년 「메리제인스토리」 런칭
2007년 프랑스 파리 현지지사 설립 및 「마르디주디」 런칭
200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민트 오픈
신규 브랜드 「제인하우(janeHOW)」 런칭, 명동 눈스퀘어 레벨5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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