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이젠 대기업 혈전(?)

mini|10.05.01 ∙ 조회수 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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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전쟁이 ‘대기업 전쟁’으로 번질 태세다. 그동안 아웃도어는 대기업의 대표주자였던 코오롱이 독주해 오다가 엘지패션이 가세해 성공했으며, 이어 최근 제일모직까지 합류하며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15% 이상 두 자릿수의 아웃도어 신장세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불리며 눈독을 들이고 있던 터여서 이번 대기업들의 아웃도어 영토 게임은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국내 패션시장 29조원 규모에서 아웃도어는 2조원대를 육박하며 전체 시장에서 7%대 근접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아웃도어 시장은 앞으로 5년 안에 3조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아웃도어의 폭발적인 영역 확장은 결국 대기업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속칭 돈이 된다는 패션 조닝 0순위로 손꼽히는 아웃도어를 점령하기 위해 대기업들의 몸놀림도 빨라지고 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아웃도어 비즈니스를 스타트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대표 백덕현)의 「코오롱스포츠」는 이 시장의 노장으로 현재 총매출 4000억원대를 내다보며 공격적인 태세로 선회했다.

아웃도어 시장 규모 2조원대 육박
2005년에 런칭된 엘지패션(대표 구본걸) 「라푸마」의 파워도 심상치 않다. 회사는 올해 15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3년 안에 3000억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제일모직이 아웃도어 「라스포르티바」 전개를 선언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아웃도어 경쟁 구도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대기업의 아웃도어 진입은 단순히 대기업과 아웃도어의 만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유통 시장까지 장악할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최근 이 시장의 핫 이슈는 제일모직(대표 황백)이 내년 아웃도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사건(?)’이다. 제일모직은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라스포르티바(La Sportiva)」의 국내 전개권을 획득하면서 이르면 올 F/W시즌에 스타트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웃도어 전문가들은 이번 제일모직의 아웃도어 진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제일모직, 아웃도어여 내가 왔다!
M사의 한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엘지패션의 「라푸마」가 아웃도어에 컬러를 접목해 일명 아웃도어의 컬러 혁명을 가져다 주었듯이 제일모직 또한 평범하지 않은 제품 전략으로 아웃도어 시장의 또 다른 키를 던져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라스포르티바」를 라이선스 계약보다 이탈리아 본사와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즉 의류는 자체 생산하고 등산화는 본사에서 수입 전개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상품 구성은 의류 슈즈 용품 등으로 구성된 토털 브랜드로 런칭하고, 유통은 단독 등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후발에 진입하는 입장에서 부담은 더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제일모직이 그리고 있는 밑그림에 대해서도 시장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는 라인은 기능성 아웃도어와 패션 아웃도어 두 가지다. 철저한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능성 아웃도어에 힘을 싣고 있는 일부 전문가들과는 달리 또 다른 측에서는 패션 아웃도어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의 향연(?)
최근 아웃도어의 핏과 스타일이 강화되는 것으로 보았을 때 패션 아웃도어로 전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제일모직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은 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제일모직이 그동안 철저한 준비를 거쳐 풍부한 자금력과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으로 공격적인 시장진입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스포르티바」는 1928년 이탈리아 돌로미테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탄생한 수제 등산화 전문 브랜드다. 기능성이 뛰어난 암벽화와 빙벽용 등산화 메이커로 유명하다. 전문 등산화 부문에서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발 전문으로 출발한 브랜드인 만큼 의류 부문을 잘 풀 수 있을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국내 아웃도어 톱의 자리를 구축하고 있는 골드윈코리아(대표 성기학)의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 등 주요 아웃도어 전문 업체들도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아웃도어 시장 점령에 대해 신경이 쓰이고 있는 눈치다. 전문성과 저마다 독특한 브랜드별 정체성을 고수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즐겨 온 그들에게 대기업들의 아웃도어 진출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K사 ‘대기업 진출, 신경 쓰이네’
올해 매출 5000억원대를 내다보고 있는 「노스페이스」, 여기에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와 K2코리아 등 역시 각각 1500억원대(「컬럼비아스포츠웨어」 기준)와 2600억원대(「K2」 기준)의 매출을 노리고 있다. 또한 최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동진레져(대표 강태선)와 평안엘앤씨(대표 김형섭)의 「네파」도 1200억원대를 바라보고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제한된 시장 규모 안에서 파이 싸움으로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견해가 크다.

아웃도어 전문업체의 한 임원은 “아웃도어 시장이 대세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진출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재 가장 좋은 시장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도 미래 시장으로 점쳐지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진정한 페어플레이를 생각한다면 자금을 쏟아붓지 말고 산에서 출발한 아웃도의 진정한 맥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이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밀어붙이기식 이미지가 아니라 축적된 노하우와 끈끈한 고객들과의 소통이 더욱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어느 조닝보다 내공과 끈기를 요구하는 이 시장에서 자금력 마케팅 등 어느 한 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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