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이캐주얼 ‘시슬리’, 여심잡다
현재 국내 영캐릭터캐주얼 시장은 ‘「시슬리」와 「보브」의 투톱 체제’라고 패션 유통가에서 입을 모을 정도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어떤 PC로 가는가’보다는 ‘어떤 브랜드인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유사 브랜드 간 땅 따먹기 게임이 벌어지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소수의 스타 브랜드에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시슬리」가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소비자의 변화 리듬에 따라 그 변화를 적절하게 버무린 「시슬리」의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시슬리」는 2005년부터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차용해 한국형 상품을 라이선스로 공급해 왔다. 이 브랜드는 ‘현 시대의 당당한 여성을 위한 옷’에 초점을 맞춘 페미닌하고 섹시한 감성의 여성 영 컨템포러리 캐주얼 장르를 열었다. 이지캐주얼이나 영베이직, 정장 개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도의 캐주얼은 젊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 뿐만 아니라 영캐릭터캐주얼 시장을 넘어 「시슬리」 마니아를 타깃으로 한 여성 패션 전체로 파이를 키워간 것도 적중했다. 2008년 F/W시즌 때 S백(시슬리백)을 런칭한 「시슬리」는 이후 영 잡화 열풍을 몰아가고 있다. 「시슬리」 내부적으로는 의류 매출의 30%에 이르는 덤(?) 매출을 일으켰으며, 외부적으로는 영 패션잡화 시장에서 새로운 디렉션을 제시했음은 물론 의류 브랜드의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시슬리」의 성공 비결과 향후 비전을 알아본다.
영캐릭터캐주얼 「시슬리」가 여성복 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다. 이 브랜드가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것은 영캐주얼 시장이 캐릭터와 베이직으로 이원화되던 2005년부터다. 베네통코리아(대표 김창수)는 ‘페미닌 명품 캐주얼’에 초점을 맞춰 「시슬리」의 컨셉을 견고하게 다졌다. 두께감을 조절할 수 있는 겨울 아우터 등 실용적이면서도 여성스러운 감성을 접목한 대박 제품을 시즌마다 빼놓지 않고 내놓았다. 웬만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슬리st’를 접할 정도로 카피 제품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시슬리」 열풍은 의류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지난 2008년 F/W시즌 때 핸드백 라벨 S백을 출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존 의류 판매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S백 열풍으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성복 브랜드에서 속속 가방 라인을 내놓고 있다 또 지난해 F/W시즌에는 의류 가방 슈즈 머플러를 한자리에 구성한 ‘S컨셉스토어’를 선보였다.
거침없는 행보는 매출 신장으로 직결된다. 2004~2006년에 이 브랜드의 연간 매출은 430억~530억원선이었다. 국내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에서 매출 500억원은 상징적인 의미다. 500억~600억원 규모를 뛰어넘는 브랜드는 중저가 영캐주얼을 제외하면 한섬 계열 브랜드와 「보브」 정도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더 이상 점당 볼륨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슬리」의 연매출은 500억원대 고지를 넘긴 2006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100억원이 늘어나고 있다. 이 브랜드는 2007년 570억원, 2008년 670억원, 지난해 780억원의 매출을 각각 달성했다. 또 올해는 충분히 86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영캐주얼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과 영캐릭터캐주얼의 리딩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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