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포츠, 스포츠 유통 바꾼다!
아시아 최초, 국내 최대의 스포츠 토털 멀티숍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터뜨리며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LG패션(대표 구본걸)의 인터스포츠가 드디어 2월 오픈했다. 스포츠를 통해 최고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스포츠 전문 매장인 이곳은 패션 유통 관계자들 사이에서 핫 이슈로 떠올랐다. 화두는 하나다. 이 매장으로 인해 스포츠 유통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그 다음 시장은 어떻게 진화하는가다.
인터스포츠는 별다른 이슈 없이 대형화와 멀티화로 이어지는 스포츠 유통 흐름 속에서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신발뿐만 아니라 각종 의류와 용품, 체험공간이 공존하는 이 스포츠 전문 매장은 분야별 카테고리 킬러를 모아 제안하는 멀티숍이다. 특히 1대1 전문 구매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카테고리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을 안내하는 직원은 모두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다. 일반 구매자에게 고객이 원하는 용품을 제안하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스포츠 지식과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다.
또 단순히 매장에서 브랜드의 문화를 향유하는 것에서 체험이라는 구체적인 키워드를 끌어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야구·골프도 직접? Fun한 체험형 매장!
이런 유통 형태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방향성을 보인 것이 바로 신발 카테고리 킬러형 멀티숍 ABC마트다. 이 슈즈 멀티숍은 신발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과 함께 박수 마케팅부터 고객과 함께하는 풍부한 이벤트 등 ‘펀(즐거움)’이라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즐거운 신발 전문 쇼핑센터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선점하는 노련함을 보이며 국내에 카테고리 킬러형 멀티숍이라는 유통에 대해 긍정적이고 확실한 인식을 심어 줬다. 이후 다양한 후발주자가 등장했으나 ABC마트만큼 시장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은 없었다.
2310㎡ 규모에 100여개 스포츠 브랜드를
최근 유통의 트렌드는 펀이다. 매장에서 구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문화를 고객이 체험하고 공유하면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캐주얼 브랜드는 물론 특히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는 아이덴티티와 문화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매장에 특별한 공을 들인다. 쇼핑 공간과 문화체험 공간이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장의 대형화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남기흥 인터스포츠 사업부 상무는 “인터스포츠는 다양한 브랜드의 의류 용품 신발 등 상품을 구성해 비교하고 구매하는 단순한 매장이 아니다. 기능별 카테고리별로 상품을 구성해 전문성을 높였고, 소비자들의 선택이 쉽도록 했다. 실제로 매장을 살펴보면 퍼포먼스와 라이프스타일존 등으로 구분해 축구면 축구, 러닝이면 러닝, 캠핑이면 캠프 등과 관련된 신발 용품 의류 등을 독자적으로 구성해 놓았 다. 자신에게 필요한 용품을 한 공간에서 전문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브랜드 상품 간 체험 비교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능별 카테고리별 조닝 구성, 전문성 높여
문정동 매장을 살펴본 유통 및 브랜드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는 “해외에서 본 체육사 스타일의 인터스포츠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놀라워하는 등 획기적인 유통 형태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는 반면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해외 신발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는 업체의 대표는 “백화점에서 단순하게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 등 관련 층만 떼어다 놓은 스포츠 전문 백화점이다. 차별화한 부분이 없다”고 혹평했다. 심지어 백화점 바이어는 “하필리면 인터스포츠로 정했는지 궁금하다. 인지도 없는 해외 유통 브랜드보다는 LG패션 자체 멀티숍 브랜드를 만들어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남상무는 “인터스포츠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인지도가 낮지만 1968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5200개의 유통 체인을 전개하는 그들 유통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곳에서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 대부분은 인터내셔널 브랜드다. 종합적으로 입점시키든 개별적으로 사입하든 그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접촉에서부터 제약이 많다. 그러나 인터스포츠와 조인함으로써 LG패션이 얻는 이득은 분명히 있다”라고 답했다.
유럽에서 인터스포츠는 「나이키」를 뛰어넘는 인지도를 갖고 있고 「맥킨리」 등 자체상품(PB)의 품질도 매우 높다. 한국 오픈을 시작으로 곧 중국와 일본으로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보일 인터스포츠의 활약상은 기대할 만하다. LG패션 측은 인터스포츠가 아시아로 진출함에 있어 그들이 개입할지, 조인으로 자신들이 얻는 구체적인 이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지만 “2, 3년 후 인터스포츠의 활동상을 보면 LG패션의 선택이 확실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세계에 5200개 매장, 유통 노하우 풍부
단순한 스포츠 전문 백화점으로 보일 정도로 브랜드가 빈약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문정점 자체가 인터스포츠의 형태를 완벽하게 보여 주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 LG패션 측의 평가다. 사실 2월 초 브랜드들의 신상품만으로 매장을 구성하니 브랜드 수나 상품 구성이 완벽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러나 3월 중반 이후 이들이 해외에서 바잉한 상품들이 들어오고 미처 구성하지 못한 브랜드들이 자리를 채우면 점차 모양을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남상무는 “인터스포츠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 주려면 적어도 2310㎡(약 700평) 규모의 1개 층 안에 모든 것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국내 유통 상황에서 이러한 공간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단독점으로 운영할 계획”이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정점은 완성형이 아니다. 궁극적인 체험형 매장은 2호점인 가산점(4620㎡)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스포츠의 출현으로 제일모직과 SK네트웍스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포츠 멀티숍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높아진다. 대부분 단일 브랜드만을 전개하던 이 회사들이 매장 구성 레이아웃부터 그에 따른 상품구성 기획 바잉 등을 단독적으로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인터스포츠보다 더욱 임펙트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공룡 유통 등장, 대리점 울상
한편 패션 업체와 유통계의 기대 또는 관심과 달리 일반 스포츠 브랜드 대리점을 전개하고 있는 점주들은 걱정스러운 입장이다. 문정점 주변에서 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매장을 직접 보니 아직은 조금 미약하지만 스포츠와 아웃도어를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잘 만든 것 같다. 앞으로 제일모직이나 SK네트웍스 등 대기업들이 전개하는 공룡 유통이 출현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주변 소규모점은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 사라지게 된다”며 우려했다.
또 한 점주는 “백화점 주변의 일반 패션 매장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스포츠 유통은 꾸준히 대형화와 멀티화로 나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펼쳐야 할지 고민이다”고 걱정했다.
분명한 것은 인터스포츠가 스포츠 유통의 판도 변화를 이끈다는 점이다. 특히 매장의 대형화 및 멀티화와 맞물려 소비자 지향적인 상품과 공간 구성, 재미를 추구하는 유통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방면에 걸쳐서 일어난다. 이로 인해 소규모 대리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상권이 통합되지나 않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본격적으로 대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한 스포츠 유통에 어떤 변화가 일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인터스포츠의 히스토리
1968년 탄생 호주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10개국의 스포츠 제품회사가 협력해 설립
1972년 독일 올림픽 상점 독일 올림픽 빌리지 내에 인터스포츠 공식 첫번째 올림픽 상점 개설
1976년 동계올림픽 공식 상점 오픈
1983~1991년 익스클루시브 브랜드 런칭 1차로 「맥킨리」 「테크노프로」 등, 1988년에 「나카무라」 「다이나투어」 「크레이지크릭」 「온라인」 등을, 1991년에 「파이어플라이」와 같은 PB 브랜드 런칭
2000년 인터스포츠 렌트 설립 매일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 장비를 빌려주는 인터스포츠 렌트 설립
2002년 「아디다스」와 2002년 월드컵 인터내셔널 캠페인 진행 데이비드 베컴을 모델로 고용,
전세계 800여개 인터스포츠 매장에서 캠페인 진행
2008년 2008 UEFA EURO 공식 상품 판매 26개국 1250개 매장에서 판매
2010년 2월 한국에 아시아 1호 매장 오픈 문정동 1호점에 이어 청주점, 가산점 추가로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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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베르너 질|독일 인터스포츠 부사장
“유통 뉴 키워드는 소비자 체험 & Fun”
“오른발로 프리킥을 즐겨하는 고객이 있다. 그는 축구화를 사고 싶다. 이 사람에게 제대로 서비스하려면 오른발에 축구화를 신고 프리킥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런 것이 체험형 매장이다. 앞으로의 유통 핵심은 소비자가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오는 4월 서울 가산동에 들어설 매장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체험형 매장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야구공을 던지거나 골프공을 쳐 스피드 건으로 속도를 재보는 등 직접 경험하고 효과를 검증하면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클라이밍 공간도 구상하고 있다. 인터스포츠는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 시장도 조사했지만 한국이 가장 잘맞는 시장이었다. 중국은 맨손 체조, 일본은 차 마시고 만화책 보는 ‘마인드 스포츠’가 발달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에너지가 넘쳐 움직이지 않고는 못 배긴다. 한국인들은 주말이 되면 뒷동산에 약수라도 받으러 간다. 한국의 스포츠 용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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