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한국 SPA마켓, ‘2라운드’!
올해 국내 SPA마켓에서 치열한 제2라운드가 펼쳐진다. 「자라」 효과(?)가 사그라지기 전에 「H&M」이 한국 진출에 나서며 국내 SPA마켓의 제2라운드를 예고한다. 「자라」보다 가격대가 저렴한 스웨덴 SPA 브랜드 「H&M」은 2월 중 명동 눈스퀘어에 4개 층 규모의 매장을 선보인다. 「자라」가 국내 패션기업에 미친 큰 영향처럼 「H&M」은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 「자라」가 진출한 후 국내 시장의 판도는 확~ 달라졌다. 저가와 고가로 확연하게 이원화되리라는 예상은 속속 들어맞기 시작했다. 트렌디함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스타일과 관련된 패스트 패션의 기본 정신을 국내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했다. 더욱이 2009년에 불경기라는 환경적인 요소까지 엎친 데 덮치면서 SPA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패션에 대한 가치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결정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한 해다.
지난해 국내 SPA 시장, 8000억 규모로↑
「H&M」이 한국시장에서 미칠 여파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자라」보다 베이직한 디자인에다 더 저렴한 가격대를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복종은 여성복이다. 「자라」나 「H&M」이 해외시장에서 행보를 봐도 여성복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중 고객을 깊이 있게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H&M」이 ‘가격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에 나온 것이다. “「자라」보다 트렌디하지 않은 것 같지만, 유명 셀러브리티와 함께 진행하는 콜래보레이션이 흥미롭다”는 의견과 “다양한 디테일의 액세서리를 1만원 안팎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관전 포인트는 3가지다. 우선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벌어진 「자라」와 「H&M」의 치열한 접전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인의 심장부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양사 관계자는 상대방을 “좋은 패션 브랜드다”라고 평가할 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누가 먼저든 두 브랜드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유통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해외에서 이미 보여줬다. 최근 국내에서는 뜨거운 인재싸움을 벌이고 있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직원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쏟아붓고 있다는 제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H&M」 합류, 여성복 시장에 후폭풍 예상
두 번째 포인트는 「H&M」의 성공 가능성이다. 지난 4년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조용히 시장조사를 해온 「H&M」 측의 자신감은 상상 이상이다. H&M 관계자는 “그동안 다각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고 시작한 일이다”고 전한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측은 “「H&M」이 「자라」의 경쟁사로 오인받는다. 하지만 지향하는 바와 옷에 대한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며 “「자라」는 지난 2년 남짓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유의 정책을 지켜갈 것이다”고 밝힌다.
관심은 「자라」가 런칭할 당시와 비교했을 때 「H&M」이 출발하는 올해의 국내 패션시장은 얼마나 변했느냐는 것이다. 제2라운드에서 핫이슈는 무조건 「H&M」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셔널 브랜드의 파워가 내실이 강해졌다는 것. 「자라」가 런칭하기 5년 전부터 ‘가격 내리기’에 많은 패션계 CEO들이 도전했다. 심지어 가격 내리기 전략이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지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 전개되는 SPA 브랜드의 시장규모는 연간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르샵」과 「유니클로」 「코데즈컴바인」은 이미 1000억원대 고지를 넘어섰으며, 런칭 2년 만에 「자라」도 850억원대 매출을 일으켰다. 「로엠」은 950억원을,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전년비 30% 신장한 매출 48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안 국내 여성SPA 3개 앞다퉈 런칭
하지만 「자라」가 런칭 후부터는 ‘라인 익스텐션’과 ‘두 번째 가격 내리기(소싱 다각화)’ 전략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르샵」과 「플라스틱아일랜드」 등 지난 3~4년간 스타 브랜드로 떠오른 주자들이 속속 생겨났다. 「르샵」의 경우에는 지난해 110개점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플라스틱아일랜드」는 90개점에서 48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이와 함께 SPA형 모델을 지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뼛속부터 하드웨어까지 SPA 정신으로 무장한 「스파오」도 한몫하고 있다.
그 가능성은 소비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국내 브랜드인지 해외 브랜드인지를 따지기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따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올해 런칭하는 신규 주자들의 활약상도 더욱 빛난다.
이랜드월드(대표 박성경)는 4월 중 「자라」를 벤치마킹한 여성전용 SPA 브랜드를 런칭한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까지 가두상권이나 주요 쇼핑몰에서 이번 신규 브랜드의 1호점을 오픈할 것으로 본다. 지난 2년간 이랜드월드 캐주얼 사업부를 주축으로 「스파오」가 기획됐다면, 「자라」는 이랜드월드 여성복 BU에서 준비해온 히든카드다.
또 데코(대표 박성경)도 올 하반기나 내년 봄에 여성 SPA 브랜드를 선보인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이랜드 그룹이 보유한 SPA 브랜드는 「스파오」 「후아유」 등 모두 4개에 달한다. 인디에프(대표 김기명)도 「테이트」의 성공에 힘입어 여성만을 위한 세컨드 브랜드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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