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박홍근홈패션 고문
mefashion|10.02.08 ∙ 조회수 1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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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홈패션(대표 이선희)의 창업자이자 재미 여성 원로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홍근 고문이 수줍게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1979년 박홍근홈패션을 설립한 이후 전문 매체에 얼굴을 비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인스타일 업계 최초의 디자이너 브랜드 런칭이 그녀가 쓴 홈패션의 산 역사다. 그냥 덮고 자는 이불 정도로만 여겨지던 그 시절 패션의 개념을 접목한 사람이 바로 박고문인 셈. 그러고 보면 박홍근홈패션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도 30년이 넘어섰다. 박고문의 백발이 계급장처럼 관록을 말해 준다. 짧지 않은 세월이다.
올해 70대 중반에 접어든 박홍근 고문은 1934년생으로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결혼해 두 자녀를 낳고 1967년 미국 유학 길에 오른 맹렬 여성이었다. 박고문은 미국 델라웨어대 대학원에서 서양화와 시카고 아트스쿨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공부를 마치고 취업한 곳이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들이다. 이곳에서 일한 게 오늘날의 박홍근홈패션을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
1970년 코트라 초청으로 귀국 길에 오른 박고문은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 박홍근홈패션을 설립하고 브랜드 「박홍근」을 런칭한 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45개 백화점 입점과 70개 대리점 전개의 굳건한 입지를 쌓았다. 박고문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건 지난 1998년.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 박고문은 지금의 대표인 이선희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다. 현재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개인전을 준비하는 등 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박홍근홈패션의 디자인 고문 일을 맡고 있어 1년에 한두 차례 여행가방 하나 가득 디자인 아이디어를 담아 고국을 찾는다.
1970년대 국내 홈패션 시장 상황은.
“당시는 수예품 정도로 여겨졌지 홈패션이란 용어가 없었다. 불모지였던 홈패션에 붐이 인 건 1980년대로 보아야 한다. 아파트가 늘고 해외 여행이 자유화되며 라이프스타일이 변해 침대 문화의 확산을 촉발시켰고, 백화점이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시대가 되면서 드디어 홈패션 시대도 도래한 것이다. 당시 KBS 여성교실, 한국일보와 동아일보 문화센터에 강의를 하러 가 보면 홈패션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한마디로 1970년대 홈패션 시장은 미개척지였다.”
홈패션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조건 하고 싶었다. 미국의 경우를 봐도 될 시장으로 보였다. 그림만 그리던 사람이 사업을 하겠다니 집에서도 많이 놀라는 눈치였다. 사실 사업을 하면서도 상품과 디자인 개발에만 열중했지 관리 영역은 전적으로 남편(총장 출신의 윤덕중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나도 순수 미술만 계속했다면 사업은 엄두도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서 해 본 텍스타일 디자인 실무가 시장 흐름을 볼 수 있는 눈을 줬다. 침대 디자인의 70~80%는 프린트 패턴 디자인이라 봐도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실무를 하면서 팔릴 수 있는 디자인을 그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 31세의 장성한 박홍근홈패션의 눈부신 발전을 보면 판단이 틀리진 않았음이 증명된 셈이다. 시작은 내가 했지만 회사를 이만큼 키운 건 이선희 사장과 직원들의 공이다. 상품력을 인정받아 각종 베스트 브랜드 선정에서 수년 동안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백화점들로부터는 우수 거래처로 공로상도 많이 받았다. 또 우량 중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는 신지식경영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홍근 하면 이내 어디 가도 인정을 받으니까 이름만은 지켜 달라는 나의 뜻이 잘 이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참 감사할 일이다.”
현재의 인스타일 시장을 진단한다면.
“한국 소비자들은 정말 복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홈패션 상품을 시즌마다 개발해 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은 5년 된 패턴이 그대로 매장에 있다. 시즌에 2~3개, 많아야 8개 신규 개발되는 정도다. 물론 우리가 아직 절대량을 카피에 의존하고 있다는 아쉬움은 들지만 이것도 굿 디자인으로 가는 창조의 전 단계로 보고 있다. 우리 시장은 희망이 보인다. 전제 조건은 디자인이 나만의 영역으로 느껴지고 소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선배 디자이너로서 후배들에게 한마디.
“과거에 비해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인스타일 영역의 모든 상품은 집 안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편안해야 한다. 부드럽고 섬세하게 아름다워야 한다는 대명제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라. 남의 디자인을 보고 그대로 옮길 게 아니라 자신의 감성에 풍만하게 젖어 느껴지는 갖고 싶은 디자인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젠 카피에서 창조로 넘어가야 할 단계다. 그래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열광하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profile
1934년생
박홍근 디자인 연구소 설립 및 박홍근홈패션 설립
재미 여성 원로화가
박홍근홈패션 디자인 고문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미국 델라웨어대 대학원
서양학과와 시카고 예술학교에서
디자인 전공
미국 Sears Roebuck, Pacific Wallpaper co. Birge Wallpaper, 4.40 Design Studio, Gloria Buch Studio에서
다년간 패턴 디자이너로 근무
Bibb textile Co. Reverco Wallpaper Co. J.Josephson Co. GeoWenstein Studio
등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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