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닷컴매출’ 虛와 實?
온라인 매출이 백화점 매출로 변신(?)한다. 롯데 본점 영플라자 잠실점, 신세계 본점 인천점, 현대 미아점 신촌점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된 브랜드들은 백화점 매출 가운데 많게는 80%까지 온라인에서 올린다. 이쯤되면 전세 역전이다. 백화점 상품을 인터넷에서도 편리하게 구매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온·오프 병행 전략은 겉으로 보면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소하는 매장 매출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전국 백화점 매출 10위권에 속하는 매장 가운데 온라인 매출과 연계되지 않는 곳은 신세계 강남점과 현대 본점 무역센터점뿐이다. 지난 6월 말부터는 지방권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권 매출을 자랑하는 롯데 부산점이 롯데아이몰(www.lotteimall.com)에 입점했다. 롯데 아이몰 내에서 롯데 부산점은 입점 10일 만에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미 롯데 본점과 연계한 롯데닷컴(www.lotte.com)은 물론 롯데 잠실점과 연계한 롯데아이몰, 신세계 본점과 연결된 신세계닷컴, 현대 미아점과 연동된 현대H몰이 월 400억원대의 백화점 매출을 보완(?)하고 있다. 이제 롯데 부산점까지 추가되면 빅3 백화점의 온라인 매출만 연간 5000억원대가 된다. 물론 이 5000억원은 연계된 매장 브랜드 매출에 100% 포함된다.
문제는 온라인 매출이 그대로 백화점 매출에 포함돼 시너지를 일으키기보다 부작용이 더 많다는 점이다. 닷컴에서 백화점 상품이라고 분류하는 코드는 450여 개나 된다. 온라인 속성상 고객을 유입하는 가장 큰 미끼는 가격 메리트다. 닷컴에서는 백화점 매장의 동일 상품에 대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7%의 대박 쿠폰을 발행한다. 여기에 1~2년차 브랜드 재고 상품으로 수시로 70~80% 기획 행사를 질러(?) 준다.
빅3점서만 5000억원대 매출 충당도
어쩔 수 없이 닷컴에 참여하는 한 브랜드 관계자는 “솔직히 닷컴이 없으면 백화점 매장 자체에서 최소한 30%의 매출 상승은 자신한다. 젊은층의 경우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매장에서 상품을 입어본 다음에 구매는 닷컴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과의 차별화를 위해 닷컴 전용 상품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고 재고도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상 매장에 있는 제품들이 동시에 인터넷에 올라가게 된다. 오프 매장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특히 대리점 점주들의 불만이 심각하다. 물론 닷컴 참여는 브랜드 측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백화점 측은 온라인 입점을 하지 않거나 물량이 원활하지 않으면 백화점 행사에 참여시키지 않거나 창고 공간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준다”라면서 하소연했다.
현재 백화점 닷컴 의존율이 높은 복종은 유니섹스 캐주얼, 매스밸류 여성복 및 남성복, 진캐주얼 및 젊은층 타깃의 패션잡화 순으로 참여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백화점마다 점별 매출을 늘리고, 닷컴들 역시 고객 유입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장 연계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본점에 입점돼 있지 않은 브랜드는 영플라자 → 영등포 → 인천점까지도 롯데닷컴과 연동된다. 롯데 인천점에는 롯데 메인 백화점에 없는 「샤넬」 코스메틱이 입점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홈쇼핑에서 운영하는 롯데아이몰도 마찬가지다. 롯데 잠실점과 노원점에 이어 이젠 롯데 부산점까지 입점시켰다.
그렇다고 업체에서 지불해야 하는 닷컴 판매 상품의 수수료가 더 낮지는 않다. 백화점과 같은 30~36%선이다. 백화점 입장에선 닷컴 측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닷컴 수수료는 백화점에 따라 7대3으로 운영되거나 배송비 등 지출을 제외한 5대5가 대부분이다.
롯데부산점도 아이몰 입점, 100억원대 매출
닷컴과 연계된 주요 백화점의 오전 풍경은 대부분의 판매사원이 창고나 옥상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있거나 컴퓨터 앞에서 주문을 확인하는 모습들이다. 산더미같이 제품을 쌓아 놓고 촬영할 제품을 정리해 보내고, 가격을 정리하는 등 인터넷쇼핑몰 회사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숍매니저들은 본인이 노력해 제품을 판매한 만큼 100% 매출로 평가받아 인센티브 등에 반영되니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비스를 기대하는 고객은 백화점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낮 12시나 점심시간까지는 백화점 쇼핑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
브랜드의 백화점 매출 순위는 온라인 매출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기정 사실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에서 프로모션용으로 활용하는 백화점 매출 순위 또한 분명해야 한다.
「***」 롯데 본점 매출 1위, 「***」 신세계 인천점 매출 1위를 발표할 때도 그 매출 안에 온라인 매출이 얼마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시장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온라인 비중에 따라 전체 순위는 큰 격차가 난다. 백화점 매출은 4위인데 온라인 매출이 54%로 큰 비중을 차지한 D 브랜드의 경우 종합 순위 2위로 등극했다. 백화점 매출 20위인 T 브랜드 역시 온라인 비중 49%로 적극적으로 닷컴을 활용해 종합순위 10위의 상위권 매출을 차지했다. 온라인을 전개하지 않았던 12위의 L 브랜드는 곧바로 18위로 추락했다.
처음부터 온라인 매출이 100% 백화점 매출로 포함된 것은 아니다. 롯데닷컴의 경우 지난 2004년에 온라인 최초로 백화점을 온라인에 연계했고, 2006년까지는 백화점 매출로 20%만 인정했다. 온라인과의 이익 할당 등은 오프 매장과 당연히 차별화했다. 그러나 2007년에 후발로 신세계와 현대에서도 닷컴을 오픈하고 백화점 매장과 연계하면서 매출을 100% 평가에 반영하는 경쟁구도로 들어가면서 롯데도 지난해 10월부터 닷컴 매출도 포함해 100% 매장 매출로 인정해 주는 체제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 5위 → 온라인 약화로 13위로 평가
현재 브랜드마다 평균 25~30%가 닷컴 매출이다. 지난해 백화점 닷컴에서 호응도가 컸던 대부분의 브랜드가 올해 매출 하락폭이 크다. 정상판매율이 더욱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백화점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가치가 떨어진 브랜드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잠깐 동안의 매출 보장이 아닌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실질적인 온·오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닷컴은 일종의 마약이다. 나쁜 줄 알면서도 매출의 환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갑의 위치인 백화점에서 자중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물론 백화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특판 행사나 패밀리 세일 행사를 백화점 매출로 대체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백화점과 상관 없는 업체 측 행사임에도 백화점 매출로 처리하고 수수료를 요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정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매출 올리기에 급급한 백화점들이다 보니 자사나 계열사 온라인 사이트의 매출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백화점 정상판매율을 올릴 수 있는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백화점 닷컴 운영 또한 특정 매장의 매출 관리가 아니라 브랜드 본사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상위권 매장이나 부진 매장의 매출 관리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온·오프 효율성을 높여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는 브랜드 관계자의 지적이 뒤따랐다.
백화점 닷컴 수수료도 매장과 같은 30% 이상?
물론 새로운 시대에 온라인은 신유통으로서 활용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나 인터넷백화점 이름으로 진행되는 지금의 닷컴은 개선돼야만 한다.‘백화점 상품과 인터넷쇼핑몰이 하나로!’라는 슬로건 대신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백화점 상품과 같은 신뢰, 같은 브랜드인데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오프 매장과 겹치지 않는 상품 등을 보장해야만 온·오프 매장이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예약판매를 통해 브랜드에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컬러와 수량을 예측케 하는 윈윈 시스템 또한 이미 효과를 본 곳이 많다. 또한 인터넷쇼핑몰은 값싸게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매장에 직접 나가는 대신 집에서 편안하게 배달되는 편리함의 수단으로 인지하는 고객 마인드의 개선도 절실하다.
온라인을 가격 할인의 유통으로만 인식한다면 결국 닷컴도 백화점도 실이익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진정한 가치 교환이 이뤄지는 신유통의 장으로서 활용해야 한다. 브랜드 역시 재고 처리의 장이나 임시방편적인 매출보완책으로만 인식한다면 브랜딩은 포기했다는 의미다.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백화점 각 점포의 닷컴 연계 매출은 이미 독이 묻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본사에서의 온라인팀 별도 운영 및 상품 이원화, 닷컴 운영사들의 과다 경쟁 자제, 백화점 측의 자체 매장 경쟁력 확대 등 근본적인 해결에 대한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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