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지오지아」 中原 점령(?)
국내 굴지의 패션 대기업도 힘들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남성복 아이템으로 펼치는 중국 비즈니스다. 그러나 신성통상(대표 허무영)이 전개하는 남성캐릭터 「지오지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중국의 18개 매장에서 57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88% 상승한 수치다. 현재 백화점 20개 매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이러한 매출 상승에 힘입어 연말까지 25개점으로 확대한다. 특히 앞으로 3년 이내에 50개점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있어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백화점에서 「지오지아」를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 유수의 남성복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현재 「지오지아」만큼의 성과를 보인 곳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A/X」 등 글로벌 브랜드와 맞대결
「지오지아」는 이 백화점에서 「A/X」와 「CK캘빈클라인진」급의 대우를 받으며 베터(Better)존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휴고보스진」과 「CK캘빈클라인」은 캐주얼 상품이 판매의 주를 이루고, 「지오지아」는 수트가 주력이다. 현지에서 수트 한 벌의 가격은 80만~100만원대를 형성한다. 그럼에도 시즌 평균 판매율은 70%를 넘는다. 국내 백화점에서 내셔널 남성캐릭터 조닝에서의 모습과는 브랜드 포지셔닝 자체가 다르다.
이 같은 결과는 신성통상만의 노력으로 힘든 일이었다. 이 브랜드는 중국 시이룽(希義龍)복장유한공사(대표 류옌훙)와의 파트너 계약에 의해 100% 사입제로 움직인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직진출과 파트너십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것이다. 신성통상의 경우 아직 중국 남성시장이 여성복과 캐주얼에 비해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파트너십을 선택했다.
시이룽은 중국 백화점에서 부총감까지 지낸 인물이 주주로 있을 정도로 백화점과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어 「지오지아」의 파트너로서는 적격이었다. 다만 「지오지아」가 얼마간의 마켓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첫 출발은 지난 2005년 항저우에 있는 다샤백화점 1개점으로 시작했다. 첫시즌에 20만위안(당시 약 2400만원)의 월평균 매출을 기록했다. 해당 백화점 내 시장 점유에서 중하위권을 형성했으며,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중국에서 아직까지 대졸자 초임 월급이 1600~2200위안(30만~40만원)인 데 비해 「지오지아」의 수트는 4300위안(당시 80만원)의 높은 가격대인 탓이었다.
수트 한벌 80만원, 판매율 70% 이상
그러나 2007년 F/W시즌부터 월평균 매출 60만~70만위안(당시 7000만~8400만원)을 기록, 이른바 억대 매장의 탄생을 눈앞에 뒀다. 지난해 F/W시즌부터 100만위안을 돌파하는 매장이 속속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시이룽의 매출 목표는 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잡았으나 수주량을 40% 줄인 가운데 설정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40%의 물량을 줄이고도 지난해 매출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신성통상 전사 차원에서 「지오지아」의 중국 비즈니스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완사입제로 운영되는 만큼 신성통상에서 중국 쪽 「지오지아」의 매출은 상품 수주 금액으로 잡힌다. 지난해 신성통상이 기록한 수주 금액은 16억7000만원이다. 리테일 비즈니스의 매출에 익숙한 국내에서 그리 큰 액수가 아니라고 넘길 수 있지만 홀세일 비즈니스인 까닭에 순이익은 4억6000만원이나 된다.
수주 금액 17억원, 결코 적지 않다
국내 시장은 90% 이상이 리테일 비즈니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성통상이 홀세일로 지난해 기록한 16억7000만원의 매출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제 리테일 비즈니스가 주는 매출액의 ‘신기루’를 깨 보자. 중국에서 「지오지아」가 포진한 유통 채널인 백화점을 토대로 국내 백화점의 경우와 비교하면 「지오지아」가 기록한 지난 한 해의 4억6000만원이라는 이익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국내 백화점에 포진한 남성캐릭터 브랜드 가운데 순수 백화점 영업만으로 이익을 시현한 브랜드는 단 1개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리딩 브랜드의 경우 이익률은 3.5%다. 이 이익률을 토대로 중국에서 기록한 4억6000만원을 거두기 위해서는 약 131억원의 매출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매출은 연간 매출 7억원을 기록하는 매장 18개가 있어도 5억원이 모자라는 액수다.
이 계산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이례적으로 상품 배수율이 높인 리딩 브랜드의 이익률을 토대로 한 것이다. 남성캐릭터 브랜드의 평균적인 이익만을 따지면 「지오지아」가 기록한 이익금 4억6000만원은 현재의 백화점 수수료 체계에서 정상적인 운영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여기에 완사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신성통상 입장에서는 재고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바로 이러한 측면이 「지오지아」의 중국 비즈니스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박스기사1 ================================================================================================
「지오지아」의 中 BIZ ‘명심보감’
1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여성복, 캐주얼과는 달리 남성복의 경우 아직 현지에서 시장 형성이 덜된 터여서 큰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오지아」는 신성통상이 선택한 현지 파트너와의 계약으로 초기투자 비용이 거의 없었다. 유통도 현지 파트너의 역량으로 개척할 수 있었으며, 상품기획도 국내 시즌기획 상품으로 판매한다. 신성통상은 관리자적 마인드가 강하다.
2 맺었으면 의심하지 마라
시이룽복장유한공사는 중국 굴지의 대기업이 아니다. 그러나 패션브랜드 전개에 대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으며, 작지만 시스템적으로 성숙해 있는 기업이다. 신성통상에 불과 1~2년 전 「지오지아」를 유심히 지켜본 현지 대기업의 러브콜이 있었다. 중국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도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당시 계획으로는 「지오지아」의 하이엔드 내지 세컨드 브랜드의 런칭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지난해부터 시이룽과의 2차 계약에 들어갔다. 그동안의 신의를 지킨 것. 이 계약은 5년 장기로 맺었다.
3 시행착오는 누구나 있다
신성통상도 처음부터 중국 비즈니스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 회사와의 계약 이전인 2003년부터 상페이라는 현지 패션대기업과 사업을 전개한 경험이 있다. 이 기업은 전체적인 인프라 구축은 뛰어났지만 기본적으로 옷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 결국 2년 만에 계약이 파기됐다. 파트너를 선정할 때 기업의 외형과 규모보다 옷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박스기사 2 ==================================================================================================
INTERVIEW with 류옌훙 시이룽복장유한공사 사장
류옌훙 시이룽복장유한공사 사장은 중국에서 17년 동안 패션 브랜드를 취급한 대리상이다. 쿤밍이공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항저우대 창업학과 교수, 저장성 청년실업가협회와 항저우시 청년실업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피에르가르댕」과 「발렌티노」 등의 브랜드를 수입해 백화점의 프레스티지존에서 풀어낸 경험이 있고, 현재 여성복 「포츠(Ports)」와 남성복 「지오지아」 등을 사입해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지인을 통해 「지오지아」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 중국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던 실루엣과 컬러감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백화점 유통으로 이 브랜드를 풀었다. 시이룽의 기업 외형은 120억원 수준이며, 상시 인력은 25명이다. 중국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라고 할 수 없지만 현지 중소기업에서는 갖추기 힘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작지만 알차게 움직여 가는 기업이다. 다음은 류옌훙 사장과의 일문일답.
중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남성복 브랜드는.
지난 2005년 「지오지아」를 런칭할 때만 해도 한국의 남성 브랜드는 중국에서 관심이 별로 없었다. 이랜드가 중국에서 잘하고 있고 더베이직하우스도 세력을 넓혀 가고 있어 캐주얼과 여성복은 한국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다. 「온&온」과 「더블유닷」 등 여성복 브랜드도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남성복은 지금도 높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오지아」가 조금씩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지만 특별히 한국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고객 타깃에 부합하는 독특한 브랜드 색깔을 지니고 있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브랜드의 국적보다 아이덴티티가 중요하다는 말인가.
결론적으로 그렇다. 아직은 한국이 중국보다 경제대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에는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이다. 땅이 넓고 기회는 많지만 판매가 되는 곳은 아직까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 요충지(Very important market)가 확연한 성향을 띤다. 이곳에서 각 브랜드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때문에 패션에 대한 중국인의 시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명성에 기대며 게으른 브랜드들은 도태되게 돼 있다. 수백년 동안 전통을 이어온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라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테이스트에 부합하는 색깔을 지닌 브랜드만이 생존할 수 있다.
A급 백화점 유통만을 고집하는데 이유는 무엇이며, 백화점과의 관계 형성은 어떤가.
처음부터 매스와 차별화되는 밸류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가장 좋은 유통 채널은 백화점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피에르가르댕」과 「발렌티노」를 백화점에서 전개해 왔던 경험이 있어 자연스럽게 백화점 유통 채널을 선택하게 됐다. 또한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백화점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이 주주로 있어 유통과의 관계 형성으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다. 런칭 당시에 어렵지 않게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었으며, 실적이 좋아지면서 매장 위치도 좋은 쪽으로 배치받을 수 있었다.
백화점 안에서 「지오지아」의 평은 어떤가.
많은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고객은 30~40대 부유층으로 거의 굳어지고 있지만 젊은층 수요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브랜드의 포지셔닝은 「A/X」 「캘빈클라인진」 등과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다. 계속해서 실적이 호전되고 백화점 내의 입지 또한 좋아지고 있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입점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어 선별적인 입점을 고려하고 있다. 참고로 「지오지아」의 매장 가운데 7~8개 매장의 매출은 조닝 내 1위, 또 다른 7~8개 매장은 3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지오지아」가 꼭 들어가야 할 중국 백화점은 또 어디가 있는가.
중국에는 광저우 등 성도(省都)가 30개 있고, 칭다오 등 발달도시(城市)가 20개 있다(성도는 우리나라의 광역시 격이고, 발달도시는 소비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다). 앞으로 3년 안에 각 성도와 발달도시에 위치한 백화점에 선별적으로 입점해 5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의 「지오지아」의 성장세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매장은 확장되는데 올해 F/W시즌 사입 물량을 전년 대비 40% 줄였다.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 수요는 예년에 비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6월에 있었던 이번 F/W시즌 수주는 1차에 지나지 않는다. 「지오지아」를 비롯한 한국 브랜드는 리오더 시스템이 발달돼 있다. 2~3차 수주가 전년보다 늘 것으로 본다. 중국에서 전체적인 외형은 줄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시점은 내년으로 보고 매장을 확대해 놓는 것이다.
함께 중장기계획을 세울 정도로 두터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뢰다. 처음에 한국인이 중국인을 믿지 못하는 것만큼 중국인도 생면부지의 한국인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신성통상은 1~2년 전에 우리 회사보다 훨씬 규모가 큰 대기업을 파트너로 삼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와의 관계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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