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 F/W
밀라노 남성 & 여성 패션쇼
FDN1|09.06.08 ∙ 조회수 17,189
Copy Link
남성이 갈수록 점점 더 부드러워진다. 과감하게 슬림한 스타일에, 꼭 끼고 타이트한 의상이 아직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남성 실루엣은 조금씩 더 편안함과 느슨함을 추구하면서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선회한다. 특히 상의에서 어깨는 둥글어지고 소매는 길어져 축 늘어지고며 바지는 허리가 올라가고 주름 처리가 다시 등장해 헐렁하고 편안하게 착용한다. 풀 오버는 아주 커지고 손 뜨개질로 풍성히 감싸주는 목도리와 함께 전통적 ‘화이트 컬러’인 은행가들이 즐겨 입는 정장 위에 경쾌하게 늘어뜨려 연출된다. 다음 시즌 모직모자는 필수품으로 보인다.
「커스튬내셔날」의 스타일리스트 엔니오 카파사는 자기 컬렉션에 대한 정의로 ‘유연성, 간결함, 부드러움, 편안함’을 표방하고 있는데, 당대의 남성복 패션 흐름을 잘 반영한다. 단순함, 좋은 품질과 우아함을 과시함에 있어 겨울용 소재들은 강력한 함축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주 가벼움(캐시미어 셔틀랜드 울 등 기타 고급 경량 소재)을 유지하면서도 소재들은 더욱 따뜻해 보인다. 그리고 트위드, 헤링본, 글랜 체크 등 모든 크기와 색상으로 제안되고 곳곳에서 등장한다.
벨벳 역시 가죽과 함께 많이 눈에 띈다.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는 거의 모든 컬렉션에 신중한 바람이 불기를 요구해 약간은 과도해 보이는 스리피스 정장도 등장했고, 클래식한 의상이 대세를 이루면서 색상은 회색·검정과 블루 톤 안에서 전체가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톤 온 톤 경향이 주류를 이룬다.
많은 남성복 메종은 차별화를 위해 주요 스타일에서 자기들만의 태생적인 DNA에 다시 초점을 맞춘다. 전통적인 남성 의상코드에 대한 지나친 염려 없이 전체가 편안함과 함께 착용된다. 이제 남성용 셔츠는 필요없는 액세서리가 됐다. 대신 풀오버나 접는 칼라를 선호한다. 최선의 방법은 베스트와 재킷을 맨몸 위에 바로 착용하는 것이다. 한편 필수적인 코트 외에 좀 더 편하고 스포티한 방수복, 누빈 코트나 많은 모피 제품과 같은 단품들이 나타난다. 또 전부를 화려하게 꾸미기 위한 발랄한 색상, 이 가운데에서도 이번 밀라노 남성복 패션쇼에서는 특히 붉은색이 가장 많은 컬렉션을 강렬하게 수놓는다.
풍성하고 헐렁한 라인
최근까지 남성복 라인을 지배한 타이트한 실루엣을 일시에 전체적으로 포기하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그렇게 변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성 룩의 대세가 더욱 부드럽고 둥근 라인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깨는 부드러워지고 바지는 더욱 헐렁하고 편안하게 착용되는 추세다. 짧은 재킷이 선호되고, 코트는 편안하게 벌어지며, 소매는 길어지고 부풀려진다.
해군 장교 코트의 재등장
두꺼운 원단의 짧은 해군 클래식 더블 코트가 남성의 필수 의상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더 밝은 색상인 회색과 베이지 위주로 영국의 클래식한 원단을 사용해 프린트된 패치 워크나 모피, 망토 버전과 함께 다시 등장한다. 주머니의 변화나 장식 끈 등 모두 세부적인 디테일을 강조했다.
프랑스 쫄바지
‘칼송(Caleson)’의 등장
파자마 이후 할아버지 세대의 내복바지 모양의 프랑스 쫄바지 칼송(Caleson)이 정식으로 패션의 중앙무대에 등장한다. 지난 시즌에 선보인 약간 비정형적으로 측면에 끈이 달린 조깅바지가 이번 시즌부터는 ‘칼송’에 사실상 자리를 내주었다. ‘칼송’은 정말 편하고 아무 데서나 입을 수 있는 옷이다. 군화 같은 끈 달린 부츠와 편하게 착용하기도 하고, 위에는 커다란 스웨터나 재킷을 착용하면 완벽한 주간용 의상으로 손색이 없어 정장으로도 훌륭할 것으로 보인다.
밀라노가 과감하게 시도한 레드컬러
우울한 경제 전망 속에서 남성들이 어두운 정장을 포기하기로 한 것 같다. 이번 밀라노 남성복 패션쇼에서는 전통적인 영국 정장 원단에 과감하게 빨간색을 대입했다. 추기경의 자주색 망토 색깔에 가까운 빨간색이나, 때로는 진홍 또는 적자색으로 변화하는 암홍색이 대세를 이뤘다. 이제 남성들도 다음 겨울을 위해 각자의 옷장에 적어도 빨간색 옷 하나는 가져야 할 듯싶다. 빨간색 옷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빨간색 액세서리라도 한두 가지, 아니면 겉이 아닌 안감이라도 빨간색으로 된 것을 고르도록 유념해야 한다. 그것도 안 되면 구두, 심지어 신발 바닥의 조그마한 디테일이라도 이 강렬한 레드컬러 톤으로 장식해야 할 듯하다.
모든 감성의 가죽제품 총출동!
가죽 제품이 강력하게 대두된다. 전통적인 블루종, 재킷과 바지뿐만이 아니다. 가죽은 전체적인 룩이거나 꽈배기 풀오버 또는 카디건, 콤비네이션, 두건 달린 외투, 모자 달린 베스트와 내추럴한 미끄러운 가죽 혹은 가공된 가죽으로 짠 참신한 아이템 등으로 다양하게 제안된다. 다소 반항적인 느낌의 스타일이 많았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