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A」, 크리슈머 소비자 공략
sky08|09.05.07 ∙ 조회수 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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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는 미디어이다’라는 명제를 표방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쓰리알코퍼레이션(대표 류찬열 www.gogpa.com)의 「GPA」가 이번에는 또 다른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캐주얼 시장에 신선함을 일으키고 있다. 크리슈머의 활동을 촉진하고자 나선 것이다. 「GPA」는 프로슈머를 넘어 진보된 소비자 크리슈머(자신이 디자인하고 판매하는 창조적인 소비자)의 테이스트를 맞춘 티셔츠 시장을 공략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크리슈머뿐 아니라 패션 추종자와 패션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흡수하고 패밀리 단체복 등으로도 노선을 확장하고 있다.
「GPA」가 캐주얼 시장에 이미 포화된 티셔츠라는 아이템에 획기적인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패션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재고가 전혀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하는 티셔츠
미국의 ‘카페 프레스’는 「헤인즈」 「아메리칸어패럴」 「컬처오브더룸」 등 브랜드 티셔츠를 고객들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툴을 제공 및 판매하고 있는 6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1억5000만여 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일 약 4만5000개의 상품을 주문받고 있으며, 연 매출 1억2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도 ‘자즐’ ‘비스타 프린트’ 등이 있다.
또 주문에 의해 생산을 착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재고 부담이 없다. 「GPA」가 선보이는 ‘내가 직접 디자인하는 티셔츠’는 어떤 경로로 완성되는 것일까. 먼저 웹 상에서 고를 수 있는 콘텐츠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고른다. 콘텐츠는 클립아트부터 엔터테인먼트(연예인 사진이나 스케치 공연 연극 영화 등), 캐릭터(라이선스로 전개하는 캐릭터 상품의 캐릭터), 이미지(싸이월드나 내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 연극 및 영화 포스터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
디자인을 고른 뒤 마우스로 티셔츠 위에 놓아본다. 이때 색상, 후드, 맨투맨, 긴 팔, 반 팔 등의 형태와 사이즈를 고른다. 완성된 디자인을 등록하고 하루 정도 인증을 기다린다. 등록된 디자인은 하나의 상품으로 등록돼 또 다른 소비자가 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과 클릭 건수, 판매량 카운트 등이 기록되는 페이지(마이 디자인)로 이동한다. 상품을 클릭하면 디자인 특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자신에 대한 소개 등을 적은 페이지(마이 스토리)가 열려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내가 디자인한 상품은 판매될 때마다 5%의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구매와 동시에 판매금의 1%를 유니세프에 기부할 수도 있다.
기관 대학 드라마 등에서 캐릭터 수배 「GPA」는 이 같은 툴을 다양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기업 기관 및 캐릭터 브랜드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먼저 산학 연계다. 티셔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층이 20대이니만큼 많은 대학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홍익대는 간호섭 교수와의 상의를 거쳐 ‘티셔츠 디자인팀’이 별도로 마련될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경희대 성균관대 고려대도 참여한다.
특히 고려대는 매년 큰 규모로 열리는 축제 시즌을 활용했다. 총학생연합회를 통해 동아리별로 축제 때 입을 단체 티셔츠 디자인 및 홍보를 노리고 있다. 「GPA」가 패션 관련 및 대학생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감도 높은 디자인을 수배하기 위해서다. 패션 추종자들이 봤을 때 나도 한번쯤 입어보고 싶은 디자인으로 방문을 유도하고 점차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디자인도 도입했다. 문화 원형을 이루는 디자인으로 국보급의 건축, 한국적인 정서들을 캐릭터에 담았다. 엔터테인먼트 드라마(‘자명고’) 영화 연극 등 콘텐츠가 구성돼 있으며, 라이선스로 전달받아 판매된 디자인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지급한다.
디자인을 하나하나 받아 개별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보면 ‘밑지는 장사’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또 프린트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입력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수반되는데 이때 소모되는 시간과 경비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GPA」의 티셔츠는 소비자가 디자인하면 바로 상품으로 나올 수 있으며, 4배수를 내다보고 있다. 티셔츠 생산은 국내 프로모션에서 진행하고 빠르고 정확한 프린팅 작업을 위해 이스라엘에서 3억여 원의 자금을 들여 기계를 구비했다. 이 기계의 특징은 도수와 상관없이 프린트를 계속 찍어낼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희소성 있는 기계로 꼽히고 있다.
가격대는 후드 지프업 3만5000원, 후드 티셔츠 3만원, 맨투맨 긴팔 티셔츠 2만5000원, 반팔티셔츠 2만원이다. 이 밖에 백 모자 머그컵 열쇠고리 등 다양한 생활 용품에 자신의 디자인을 입힐 수 있도록 했으며, 가격은 1만~1만5000원이다.
1500만 회원 공유하고 참여 이끌어
「GPA」의 이 아이디어는 1500만 회원이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다. 다양한 종합쇼핑몰 및 포털 사이트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회원수 100만/일 방문자 7만명) 삼성몰(450만/일 20만명) 컬처랜드(950만/일 30만명) 하프클럽(450만/일 15만명) 야후코리아(1200만/일 100만명) 등 5개의 場(장)을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더불어 「GPA」가 입점해 있는 코엑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및 오프라인 30개 매장과도 연계된다.
「GPA」는 ‘삶의 가치가 있는 스토리를 지원하기 위해 가장 젊고 유쾌한 캐주얼 브랜드’를 표방하며 새로움에 목말라 하고 있다. 이 갈증으로 「GPA」는 ‘잘 된다’고 하는 방식을 답습하기보다 진보적인 처세술로 캐주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GPA」는 고민하고 있다. 직접 디자인하는 과정에 최소화를 위한 방법이다. 어지럽고 복잡한 시대의 패러다임이 단순함을 원하는 소비자를 양산하는 만큼 그들의 기호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GPA」에 변함이 없는 것은 ‘크리에이티브’이다. 브랜드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라 소비자 크리에이티브를 존중하는 것이다. 「GPA」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그들만의 그라운드를 계속 만들어 주는 매개체로서 영속하길 원한다.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창작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이 험하고 각진 세상에서 착하고 둥글게 살려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GPA’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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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CEO
‘고객과 관계 유지’로 진화
류찬열ㅣ쓰리알코퍼레이션 대표
그동안 마케팅학회에서 정의 내린 ‘마케팅’이 최근 ‘고객에게 서비스와 재화를 만족시키는 활동’에서 벗어났다. 바로 ‘고객과의 관계 유지’라는 명제로 진화했다. 더불어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제시했던 미래 소비자 ‘프로슈머’ 역시 시대 정신에 따라 한 단계 진화된 ‘크리슈머’로 올라섰다. 「GPA」는 이 같은 앞선 시대 정신을 받아들이고 다가가는 첫 단추를 끼웠다.
이 같은 진화된 소비자는 패션뿐 아니라 IT 영역에서 먼저 출현했다. 모바일이 가장 큰 수혜자고, 그 중 ‘햅틱’이 이를 반영했다. 또한 웹 2.0 등 사회의 패러다임이 ‘소비자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제 패션 산업도 기술력을 갖고 소비자와 교감해야 하는 시점이다. 「GPA」의 티셔츠 디자인에 대한 시도는 소비자에게 놀이 공간을 내주고, 원하는 스토리를 지원할 수 있는 코드다.
더불어 지난 1999년 설립해 유럽과 미국 패션 시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펼쳤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중국에 자체 공장을 보유, 국내 소싱력을 확보하고 있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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