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웨스트필드’ 런던 주목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08.12.08 ∙ 조회수 14,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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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최고 상권인 옥스퍼드스트리트와 본드스트리트의 쇼핑 경험을 쇼핑센터로 옮겨놓겠다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웨스트필드런던 센터가 지난 10월 30일 뜨거운 관심 속에 오픈했다. 센트럴런던에서 불과 4.8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센터는 「프라다」에서 「H&M」까지, 럭셔리와 하이스트리트까지 총 265개 리테일러를 망라한다.
세계 최대 규모 부동산 회사인 호주의 웨스트필드그룹이 개발한 이 센터는 그동안 버려져 있던 셰퍼즈부시와 화이트시티 산업단지 재개발로 탄생했다. 쇼핑센터라는 일반적인 명칭보다 ‘라이프스타일 환경’으로 차별화하고자 하는 개발사 측은 웨스트필드런던에 패션 매장은 물론 50개의 레스토랑과 카페 극장 스파 짐 도서관 시설까지 갖췄다.
부유층 및 파워 소비 관광객 타깃으로
특히 날로 유사해지는 유럽내 쇼핑센터 복제화 현상을 극복하고 유니크한 쇼핑센터의 퍼스낼리티를 일궈내기 위해 ‘도심 상권’과 ‘럭셔리 브랜드’의 키워드를 믹스했다. 「루이뷔통」 「샤넬」 등 최고 브랜드를 입점시킨 쇼핑센터의 포맷이 과연 성공할 것인지에 런던 프라임 상권이 긴장하고 있다. 쇼핑센터 개발에 새로운 벤치마크가 될 웨스트필드런던 센터가 과연 최고 상권의 파워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인지에 영국내 패션 및 리테일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런던에서 가장 여유있는 소비자층이 주거하는 지역인 메이페어 노팅힐 켄싱턴 첼시 등은 웨스트필드런던 센터와 차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여기에다 본드스트리트와 나이츠브리지처럼 도심체증료(약 1만7000원)와 주차비(하루 7만7000원) 부담없이 무료 주차 및 발레파킹 서비스, 퍼스널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로 작용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의 대거 입점으로 소비 수준이 높은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센터의 의도이다. 럭셔리를 구매하는 관광객 고객을 유치하면 경기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적인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신용 경색 영향으로 일반인들이 지출을 줄이는 상황이지만 유로화 강세에 힘입은 유럽 아시아 러시아 고객은 소비를 계속하고 있다.
해로즈 백화점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매출이 10%나 증가했다. 그러나 아무리 도심지 입지라 하더라도 초대형 쇼핑센터가 럭셔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업스케일의 쇼핑몰을 조성한다 하더라도 본드스트리트 해로즈 메이페어 나이츠브리지 등지의 쇼핑 환경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패션 홈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결합
특히 최고의 럭셔리 소비자인 일본 아랍 러시아 중국 관광객들은 본드스트리트와 나이츠브리지를 즐겨 찾으며 쇼핑센터에서 일반인 쇼핑객과 섞이고 싶어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뉴욕 파리 밀라노와 경쟁하는 국제적인 상권인 런던 중심이 주는 풍요로운 쇼핑 경험을 능가하는 장점을 웨스트필드런던 센터가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개발 비용으로 약 3조7600억원(17억 파운드)이 소요된 웨스트필드런던 프로젝트는 5개층에 리테일 면적 15만㎡로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심지 쇼핑 공간이다. 웨스트필드런던 센터는 다른 업마켓 쇼핑지역과 경쟁하고 차별화한 쇼핑 경험을 주기 위해 레저 문화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쇼핑센터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레저시설인 극장의 경우 웨스트필드런던은 16개 스크린을 갖췄다.
또한 센터의 영업 시간을 토요일을 포함한 평일에 오전 9시~오후 9시로 운영해 해로즈 백화점이나 「구치」 등의 매장보다 하루 평균 2~4시간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쇼핑센터를 커뮤니티 생활의 앵커로 만들어 집과 직장이 아닌 ‘제3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유럽 최대 규모…레저와 서비스 강조
웨스트필드런던 프로젝트의 중심은 런던의 본드스트리트, 뉴욕의 삭스피프스애비뉴, 파리 샹젤리제의 럭셔리 브랜드를 모두 센터 내로 들여오는 것이다. 실제로 15개국의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갖췄으며 지난해 7월에는 「루이뷔통」이 쇼핑센터 입점 계약에 사인함으로써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임을 과시했다. 「프라다」 「구치」 「크리스티앙디오르」 「발렌티노」 「몽블랑」 등 50개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럭셔리 부문을 특화하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뿐 아니라 건물에서도 퀄리티와 업마켓 느낌을 주기 위해 바닥은 모두 대리석으로 마감했으며, 매장 전면은 일반 하이스트리트 매장 두 배 규모인 8m 높이의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입점 브랜드들에 최고 효과를 주면서 플래그십 포맷을 유도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를 모은 빌리지 공간은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한 미국인 건축가 마이클 가벨리니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고 각진 유리로 된 매장 전면, 거대한 샹들리에, 패턴이 있는 대리석 바닥을 사용한다.
또한 입점 레스토랑과 카페에 대해 플라스틱 소재의 용기 및 포크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맥도널드」 「KFC」 등은 입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인하우스 리테일 디자인팀을 운영하는 웨스트필드그룹은 이번 센터 개발에 디자인 매니저 14명을 배치해 입점하는 브랜드의 매장 전면과 공사 및 설치, 인테리어 계획과 진행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하면서 센터의 퀄리티를 컨트롤했다.
앵커 브랜드 중심 하이스트리트 믹스
쇼핑몰 개발에서 성공의 관건이 되는 앵커 브랜드로 웨스트필드는 「더벤햄스」 「넥스트」 「막스앤스펜서」 「하우스오브프레이저」 「웨이트로즈」를 확보함으로써 백화점 패션 슈퍼마켓을 골고루 배치했다. 여기에 주요 입점 업체 공간(MSU)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인 「톱숍」 「리버아일랜드」 「H&M」 「자라」 등 약 40개 대형 매장으로 구성했다.
현재 265개 브랜드 가운데 80%가 패션포커스의 브랜드로 구성됐다. 최근 쇼핑몰의 성공 방식으로 대두되는 것은 패션을 쇼핑센터의 2분의 1 이상의 비율로 확보하는 것으로, 개발사들은 임대료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점차 패션 매장을 앵커로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필드런던은 100%의 리테일 공간이 임대된 상태며 임대 가격의 가이드라인은 매장 면적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형 매장은 단위 면적당 가격을 디스카운트 받는다. 예를 들어 500스케어피트(약 46㎡) 크기는 연간 3억3000만원(약 15만 파운드)이지만 6배나 되는 3000스케어피트(280㎡) 매장 렌트는 7억5000만원(34만 파운드)으로 두 배가 조금 넘는다.
100% 임대, 2조5500억원 수익 예상
모든 입점 매장이 가이드 임대 가격을 모두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내 개발사들은 새로 개발한 쇼핑센터에 리테일러를 입점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한다. 웨스트필드런던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리테일러들이 임대료 면제 기간과 매장 설치 경비에 대한 보조를 받고 있다.
특히 쇼핑센터에 고객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는 앵커 브랜드에는 ‘좋은 조건’을 제공하면서 이른바 모셔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웨스트필드런던 센터에 맨 나중에 입점한 「프라다」 「미우미우」 「구치」 「샤넬」 등은 거절하기 힘든 조건을 제공받았을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웨스트필드런던 센터는 연간 약 2조5500억원(약 30억 호주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는 5.5% 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웨스트필드런던 센터 오픈과 관련해 업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고객이 얼마나 몰릴 것인가이다. 10월 30일 오픈 시기는 영국 리테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크리스마스 시즌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리테일러 연 매출의 3분의 1, 심지어 절반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조성되며 고객들이 선물 구매를 위해 새로 오픈한 거대한 쇼핑센터에 구경 겸 쇼핑을 온다는 것을 계산할 때 결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기이다.
최악의 경기, 과연 고객 몰릴 것인가
고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구매를 위해 새로 오픈한 거대한 쇼핑센터에 구경 겸 쇼핑을 온다는 것을 계산한 오픈 타이밍은 적중했다는 평가다. 현재 옥스퍼드스트리트에 입지한 매장들의 매출이 약 20~30%가량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일시적인 호기심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웨스트필드런던 센터에 계속 손님이 몰릴 것인가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환상적인 브랜드 믹스, 아름다운 쇼핑 환경, 편리하게 갈 수 있는 입지, 화려한 PR 등 웨스트필드런던이 모든 항목에서 새로운 차원의 쇼핑센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와 독일에 이어 불경기 조짐을 보이는 영국 시장에서 과연 업마켓 쇼핑센터에 고객이 와서 실제로 구매를 할 것인가는 가장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다. 웨스트필드 측은 지난 50년 간 118개 쇼핑센터를 개발하면서 다양한 경기를 경험한 것을 강조한다.
특히 경기가 나쁠 때 성공적인 런칭이 많았으며 럭셔리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믹스하는 웨스트필드런던의 컨셉이 이미 미국에서 성공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쇼핑센터에 대한 초기 관심이 사라지고 나서도 계속 고객이 들를 것인지, 업스케일의 쇼핑몰로 본드스트리트 해로즈 메이페어 나이츠브리지 등의 국제적인 상권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인지를 성공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웨스트필드 런던 센터 개발 요약
오픈 : 2008년 10월 30일
위치 : 셰퍼즈부시/화이트시티
개발/소유 : 웨스트필드그룹과
코모즈레알은행
리테일 면적 : 15만㎡
입지 : 17만4000㎡, 재개발 산업단지 개발
개발 비용 : 3조7600억원(약 17억 파운드)
주차시설 : 4500대 수용
건물 층수 : 5개 층
입점 브랜드 : 265개
입점 레스토랑·카페 : 50여 개
기타 시설 : 극장 스파 짐 도서관 등
설계&디자인 : 이안리치 설계 사무소
대표적인 웨스트필드런던 센터의 입점 브랜드와 리테일러
앵커브랜드
「더벤햄스」 「넥스트」 「막스앤스펜서」 「하우스오브프레이저」 「웨이트로즈」 등
하이스트리트 브랜드
「톱숍」 「자라」 「H&M」 「올세인츠」 「리버아일랜드」 「버슈카」 「코스트」 「도로시퍼킨스」 「프렌치커넥션」 「게리웨버」 「재거」 「망고」 등
럭셔리 및 하이엔드 브랜드
「루이뷔통」 「프라다」 「구치」 「크리스티앙 디오르」 「샤넬」 「드비어스」 「미우미우」 「발렌티노」 「티파니」 「토머스핑크」 「아르마니」 「휴고보스」 「캘빈클라인」 「기브스앤드호크스」 「타미힐피거」 「TM 르윈」 「해킷」 「커트가이거」 「멀버리」 등
리빙 테크놀러지 파머시
「해비태트」 「애플」 「부츠」 「보스」 등
웨스트필드 런던 센터는?
·1960년 창립해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멀티내셔널 회사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동산 회사
·연수익: 약 34조9000억원(410억 호주달러)
·부동산 소유 개발 디자인 펀드/자산 매니지먼트 임대 마케팅 활동
·주요 시장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4개 국에 118개 쇼핑센터를 개발해 소유하고 있으며 22만개의 리테일 매장을 운영
·총 1000만㎡의 리테일 공간 보유, 99.7% 임대율 자랑
·5000여 명의 종업원
·1977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공격적인 인수와 리노베이션을 통해 확장
·영국에서 7개 쇼핑센터 개발 운영
·최근 프로젝트는 2011년 완공 예정인 2012 런던 올림픽파크 개발
영국 내 주요 쇼핑센터
1 메트로센터
특징 영국 No1
위치 게이츠헤드
오픈 1986년 10월
개발사 캐머런홀
매장수 330
앵커브랜드/리테일러 3
리테일 면적/층수 16만5000㎡/3층
주차시설 1만대
Metrocentre-gateshead.co.uk
2 블루워터
특징 영국 No2
위치 켄트
오픈 1999년 3월
개발사 렌드리즈
매장수 330
앵커브랜드/리테일러 3
리테일 면적/층수 15만5700㎡/2층
주차시설 승용차 1만3000대, 버스 100대
Bluewater.co.uk
3 웨스트필드런
특징 영국 No3
위치 런던 서부
오픈 2008년 10월 30일
개발사 웨스트필드 그룹
매장수 265
앵커브랜드/리테일러 5
리테일 면적/층수 15만㎡/5층
주차시설 4500대
westfield.com/london
4 브렌트크로스
특징 런던내 쇼핑센터
위치 런던 북서부
오픈 1976년
개발사 해머슨과 스탠더드라이프
리테일 면적/층수 7만4320㎡/3층
주차시설 8000대
brentcross.co.uk
영국내 리테일 시장 핫 이슈 … 임대료 지불 조건 개선 캠페인
신용 경색에 타격을 받는 영국 내 주요 리테일러들은 캐시플로를 가장 압박하는 임대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뭉치고 있다. 이 캠페인에는 「톱숍」을 비롯한 아캐디아 그룹의 오너인 필립 그린을 중심으로 「아고스」 「넥스트」 「뉴룩」 「더벤햄스」 등 16개 대형 리테일러가 조인하고 영국 리테일러 연합인 영국 리테일 컨소시엄이 지원하고 있다.
캠페인의 핵심은 현재의 3개월 선불제에서 월별 선불제로의 개선이다. 영국의 매장 임대 조건은 일반적으로 10년 동안 계약 기간비와 임대료는 분기별로 선불로 내야 한다. 이번 캠페인으로 매장 건물 소유사들이 임대 조건에 좀 더 유동적이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매장 소유사 측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에서 현재처럼 매출이 하락하고 하이스트리트가 어려운 상황에는 리테일러와 협조해서 해결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미 외곽형 쇼핑센터들은 월별 선불제를 도입하고 있는 등 영국의 전통적인 매장 임대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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