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비주얼 머천다이징 핫이슈로
매장 판매환경 이미지가 매출을 좌우하는 시대다. 고객들이 좀 더 쉽게 매장에 진입하고 동시에 인테리어가 상품을 받쳐주는 등 비주얼포인트가 강조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개념이 아닌 상품 기획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매출 증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표출하는 총체적인 연출 방법인 비주얼 머천다이징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 디스플레이만 강조되는 시대에서 머천다이징을 보여 주는 비주얼 시스템으로 VMD 영역이 확대돼 패션 브랜드의 차별화 및 마케팅이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여주기만을 위한 비주얼 머천다이징’이 아닌 브랜드 상품 기획의 일환으로서‘계획된 매장 연출을 위해’브랜드 전체를 보고 기획하는 업무 시스템이 강조되는 시대다. 이에 따라 본지 패션비즈는 해외와 국내의 인테리어 이슈 브랜드 매장과 주요 VMD 디렉터, 활약이 큰 전문 업체를 소개하는 기사를 구성했다.
<편집자 주>
버그도프굿맨 뉴욕
「버그도프굿맨」은 뉴욕 패션위크 기간에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으로 빌 커닝엄이 10년간 선보인 작품들을 되짚어보며 쇼윈도와 인스토어에서 회고전을 가졌다. 쇼윈도에는 신호등과 소화전 등 뉴욕을 상징하는 프롭들이 디스플레이된 가운데 그의 스트리트 포토들이 백그라운드에 빼곡히 스크랩돼 벽면을 장식했다. 코너에는 빌 커닝엄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블루점퍼를 입고 카메라를 쥐고 있는 모습이 비쳐졌다. 안나 윈투어, 오스타 를라 렌타, 글렌다 베일리 등 뉴욕을 이끄는 패션인사들이 그를 일컫는 문구들도 띄엄띄엄 적혀 있기도.
「포나리나」 라스베이거스
이탈리아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포나리나」와 건축가 조지오 보르소의 만남은 아트와 건축의 조화, 또는 패션과 건축의 만남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주목 받고 있다. 퓨처리즘과 오가닉한 셰입으로 「포나리나」가 추구하는 재미와 아트적 요소를 담고 있다. 아메바 형태(Amoeboid)의 디자인으로 천장에는 4개의 거대한 촉수 모양 오브제와 행잉, 알루미늄 튜브형의 돌출 융기 구조물 안에는 LED 조명기구를 넣었다. 캐나나 토론토의 이벤트스케이프에서 특수 제작된 패브릭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했다. 탄성이 있는 특수 나일론 천이 감싸며 맞춤형 아크릴 돌기를 지지해 준다.
8.8m 높이의 천장에 218㎡의 규모. 수직 패널 위에 올려져 있는 섬유유리 링은 양면의 진열용 유리 케이스가 돼 신발과 같은 작은 제품을 진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링의 대부분은 진줏빛 페인트로 칠해졌으며, 나머지 부분은 크롬 마감재로 빛이 난다. 보르소가 디자인한 「포나리나」 플래그십 스토어는 라스베이거스 외에도 런던과 로마에 있다.
「아르마니」 도쿄 긴자 타워
일본 긴자에 위치한 아르마니 타워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크리에이티브한 감성뿐 아니라 그의 특별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아르마니 타워는 이 지역 건축물 높이 규제 한도인 56m에 맞춘 대형 빌딩이다.
「아르마니」의 모던한 감성에 일본의 동양적인 느낌을 최대한 결합시킨 것이 특징이다. 홍콩 아르마니 타워를 꾸민 대나무에서 또 한 번 힌트를 얻어 이를 더욱 대형화했다.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하게 빛나는 이 타워에는 「아르마니」 전 브랜드가 모여 있어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디자인 컨셉과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르니」 뉴욕 도쿄 밀라노 파리
1994년 이탈리아에서 런칭된 「마르니」는 이탈리아의 의류 제품보다 더욱 센세이셔널한 VMD로 패션계의 주목을 받은 브랜드. 평범하지 않은, 뭔가 심상치 않은 디스플레이로 특별한 광고나 판촉 및 스타마케팅 없이도 급성장한 브랜드다. 「마르니」는 첫 런칭 때부터 단순히 멋지고 예쁘게 매장을 꾸민다는 미학적인 차원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 컨셉 이미지를 부여했다. 이로써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판매로 이어지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마르니」의 성공과 비주얼은 정비례 관계에 있을 만큼 성공한 VMD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밀라노는 물론 뉴욕 도쿄 파리와 이스탄불에 이르기까지 ‘걸어다는 가이드북’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프라다」 출신 최경원씨가 직접 디렉팅해 글로벌 「마르니」의 독특한 VMD를 완성하고 있다.
「알렉산더맥퀸」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 멜로즈 애비뉴에 위치한 「알렉산더맥퀸」 매장에는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과 건축가 윌리엄 러셀의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이 녹아 있다.
이곳이 유니크한 매장 연출로 인정 받는 것은 2가지 요소 때문이다. 첫째는 유선형의 빌딩과 곡선의 유리벽을 이용한 공간 연출이 익스테리어나 인테리어 모두에 적용돼 모던한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요소는 ‘미국의 천사’로 불리는 사람 모양의 조형물이다. 조형예술가 로베르트가 디자인한 이 작품은 팔과 다리가 매장 입구의 채광창을 통과하도록 설치돼 있다. 머리와 어깨는 매장 외부로 나와 있어 마치 공중을 떠다니는 느낌을 준다.
「디젤」 홍콩
지난 5월 홍콩 퀸즐로드 센트럴 20번지에 「디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다. 이 매장은 홍콩 도시의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은 듯 동서양의 만남, 전통과 모던함, 럭셔리와 캐주얼,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등 아이러니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대조적 요소들로 가득하다. 1000㎡에 이르는 3층의 공간은 홍콩의 장엄한 활기를 실감하게 할 뿐 아니라 「디젤」 브랜드를 유감없이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디다스」 베이징
아디다스」는 2008베이징올림픽 기점에 맞춰 지난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브랜드센터를 개점했다. 이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3170㎡ 규모인 「아디다스」 브랜드센터는 싼리툰 빌리지 쇼핑센터에서 4층을 차지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최고 경영자인 에리히 슈타밍거는 “이번 오픈은 「아디다스」 브랜드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마켓 중 하나로, 전 세계의 핵심 대도시에 위치한 컨셉 매장의 롤 모델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띠어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시크한 뉴요커 감성을 어필하는 「띠어리」는 이번 시즌 특별한 VMD로 다양한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한다. 기존에 선보이던 블랙&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모던한 느낌을 살렸으며, 사회활동인 ‘Charity : Water’를 컨셉으로 윈도 디스플레이를 연출했다.
아프리카 이미지와 옐로 컬러의 물통을 설치해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이미지를 비주얼화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비영리단체인 ‘charity : water’와 함께 물의 혜택을 받지 못한 나라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에서 「띠어리」의 테일러드 아이템을 구입하면 깨끗한 물과 기본적인 위생설비를 제공하는 데 보탬을 줄 수 있다.
「닐바렛」 서울 압구정점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픈한 「닐바렛」 플래그십숍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닐바렛」 플래그십숍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층별 132㎡로 총 264㎡ 규모의 매장은 블랙&화이트로 럭셔리하면서도 심플한 컨셉을 강조했다.
매장 외부의 구조물은 광택이 나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활용해 외부 기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저녁에는 LED 조명을 활용해 독특하면서도 빛나도록 연출했다. 매장 내부에 들어서면 바로 상품이 보이지 않고 미로형 노선을 만들어 놓은 것도 특징이다.
휠모아인터내셔널(대표 이원석)에서 전개하는 이 매장은 인테리어를 전공한 사장이 직접 작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대표는 “비대칭적인 무늬를 이용해 건물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강조했다”라며 “처음 고객이 들어왔을 때 호기심과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매장 내부 구조물은 통로와 쇼홀, 뒷면 세 파트로 나누어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닥스플라자 서울 명동점
1920년 초 영국 블룸스베리 지역에서 활동한 작가의 추상 작품을 모티브로 기하학적 형상을 입체적 이미지로 형태화했다. 골드 알루미늄판을 MDF 양면에 밀착한 후 CNC 가공처리, 광택의 세련됨과 MDF의 내추럴한 이미지를 매치했다. 하나의 형태를 확대해 집기로 제작, 상품을 자연스럽게 매치하도록 했다.
지난 1983년 문을 연 닥스 첫 매장 자리에 리뉴얼 오픈한 이곳은 지상 6층에 1388㎡(420평) 규모로 「닥스」의 아시아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컨플릭티드텐던시」 롯데백화점 본점
영캐주얼 편집숍 「컨플릭티드텐던시」는 멀리서도 한눈에 쏙 들어오는 VMD로 흥미를 유발한다. 경쾌하고 위트 넘치는 이 브랜드만의 VMD는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빈티지한 감성으로 빛난다. 매장은 14개 행거로 구성돼 있으며, 행거마다 특색 있는 이미지를 어필한다. 특히 핸드백 슈즈 전구 등의 오브제를 모음과 집합의 형태로 표현한 ‘아상블라주’는 이 브랜드를 표현하는 대표적 인테리어 요소다. 오브제를 한데 모아 마네킹 머리 위에 얹음으로써 파인아트의 감성을 살렸다.
소품이나 집기는 파리나 벨기에 등의 빈티지숍에서 공수해 이국적인 편집숍 느낌을 강조했다. 시즌에 국한된 컬러보다 매시즌의 트렌드를 반영한 컬러를 사용하며, 신진 아티스트가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으로 한쪽 벽면을 장식해 산뜻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미샤」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캐릭터 캐주얼 「미샤」가 롯데백화점 본점을 리뉴얼한 ‘시크한 감성의 인테리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매장은 기존 매뉴얼의 무거워 보이는 블랙 매스 느낌에 경쾌한 라인을 삽입해 감성적인 수직성을 강조했다.
대리석을 사용해 고급화했으며 도시적 느낌의 라인 매스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블랙매장에 브랜드의 독창성을 부여했다. 「미샤」는 이 매장을 백화점의 랜드마크적 이미지로 연출할 계획이다.
「드레스투킬」 서울 명동점
‘얼터너티브 컬처’를 컨셉으로 기존 데님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데님의 아이덴티티를 보여 주는 것에 주력했다. 런칭 때부터 기존 브랜드와 다른 이미지 연출을 위해 인테리어는 물론 디스플레이,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
김은수 기자 sue0207@fashionbiz.co.kr
장효정 기자 rainy48@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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