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Hot) 브랜드 핫 디자이너 7인!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08.04.06 ∙ 조회수 1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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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르샵」 「시슬리」 등 최근 여성복 마켓에서 스타로 떠오른 핫(HOT) 브랜드의 공통점은? 바로 핫 디자이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패션이 존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줄곧 강조된 ‘디자인 파워’가 업계의 화두로 다시 떠올랐다. 그 이유는 여성복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최근 1~2년간 확 변했기 때문이다.

패션마켓이 너무 다이내믹하게 변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여성복 디자이너에게는 너무 힘든 주문들이 내려졌다. 우선 종횡무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심(女心)을 잡는 것이다. 지난 한 해 ‘겨울에는 코트, 여름에는 원피스가 매출 자원’이라는 공식을 보란듯이 깨뜨린 고객을 위해 새로운 시각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또 「베라왕」 「필립림3.1」부터 「자라」 「H&M」까지 해외 핫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한 디자인 파워도 완성해야 한다.

이같은 소비자 변화에 대해 디자이너들은 “과거에는 컬렉션 북을 누가 먼저 선점해 빨리 상품으로 카피하는 지가 성공의 관건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위해 진정한 디자인을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여성복 디렉터는 “패션 유통환경도 너무 변했다. 과거에는 백화점과 동대문 등 재래시장, 또 아울렛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인기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은 물론, 할인점까지 다양해져서 경쟁이 심화됐다”며 “고객에게 확실한 메리트를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상품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핫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은 국내 브랜드가 어떤 남다른 디자인실 운영 비법(?)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윤혜 이사가 이끄는 「르샵」 디자인실은 컬렉션별로 별도 디자인팀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라인익스텐션 전략을 펼친다. 최근 캐릭터 & 커리어 업계의 샛별로 떠오른 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의 「구호」의 경우에는 스타디렉터 정구호 상무와 더불어 임수현 김현정 실장의 아이덴티티를 잡는 다양한 노력이 숨겨져 있다. 또 베네통코리아(대표 김창수)의 「시슬리」 디자인실에서는 최경하 실장이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본지는 지난 12월호에서 진행한 베스트 브랜드 상위권에 랭크된 브랜드 중 최근 업계에서 디자인파워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핫 브랜드로 선정했다. 「구호」 「르샵」 「시슬리」를 비롯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쿠아」 「라인」 「레니본」까지 6개 브랜드다. 핫브랜드를 이끄는 김현정 최경하 박영수 등 핫 디자이너 7인을 소개한다.


윤소영 기자 syyoon@fashionbiz.co.kr
박진희 기자 jhpar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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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ON HYE by RESHOP

런칭 2년차에 왕성한 라인 익스텐션으로 화제가 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현우인터내셔날(대표 이종열)의 「르샵」이다. 이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끈 핵심 인물은 김윤혜 이사이다. 이 브랜드 런칭 멤버인 김이사는 디자인실장으로 영입돼 지난 2년간 이사직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오조크」 「나이스크랍」 「A6」 등 여성복 영캐주얼 출신 16년차 베테랑 디자이너이다.
그가 주목받는 점은 「르샵」 디자인실을 탄탄한 시스템으로 만든 것이다. 시스템 구성의 포인트는 중가 가격대에 다양한 스타일 상품 제안과 선기획의 적중률 제고이다. 현재 디자이너 32명이 소속된 「르샵」 디자인실은 블랙라벨팀, 「르샵」 캐주얼팀, 소재 & 컬러리스트팀, 데님 & 티팀, 니트팀, 액세서리팀, R&D팀이 구성된다.

주목할 점은 소재 & 컬러리스트팀과 R&D팀이다. 소재 & 컬러리스트팀은 정보실 역할을 하며, 디자인디렉터와 꾸준히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선기획을 할 때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밑바탕이 된다. 또 최근에 신설한 R&D팀은 기존 라벨과 다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김이사는 “현재 R&D팀은 디자이너 1명이 소속됐지만 앞으로 「르샵」의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근 여성 영캐주얼 마켓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그 변화를 조금 일찍 받아들였다. 조직과 기업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디자인파워는 디자이너 개인의 몫이 아니다. 각 디자이너의 좋은 의견을 하나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32명까지 늘어난 디자인실은 단지 숫자로 파워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효율적인 조직 시스템을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특히 「르샵」으로 공격적인 라인 익스텐션 전략을 펼친다. 그는 올 봄에 캐릭터 정장류의 블랙라벨과 데님 앤드 티(Demin&Tee) 라인을 각각 선보인다. 또 심플하고 모던한 캐주얼군인 베이직 라인과 액세서리군, 앞으로 멘스(Mens) 라인 런칭까지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라인 익스텐션의 초점은 고감도 컬렉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이사는 “라인 익스텐션은 아이템 수나 스타일 수, 물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더욱 깊이있는 컬렉션을 보여 준다”며 “최성희 실장과 신은아 실장처럼 베테랑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유도 라인별 심도있는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가격대는 저렴하지만 퀄리티나 디자인 부문에서는 놀랄만한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4월부터 출시되는 상품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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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O HYUN & KIM HYUN JUNG by KUHO

캐릭터 & 커리어 부문은 물론 요즘 여성복 전체마켓에서 빅 이슈로 떠오른 브랜드는 단연 제일모직(대표 제진훈)의 「구호」이다. 지난해 매출 450억원을 달성하며 놀라운 성적을 보여준 이 브랜드는 지난 3월 전년 대비 60% 신장률을 보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스타 디렉터로 급부상한 정구호 상무의 일관된 디자인 철학 덕분에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언제나 묵묵히 그를 지지해 주고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똑똑한 선임 디자이너가 있게 마련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임수현 실장과 김현정 실장이다. 정상무를 주축으로 현재 김실장이 블루라벨, 임실장이 화이트 & 레드라벨을 각각 담당한다. 특히 업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정상무와 두 실장의 파워플하고 팀파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김실장의 경우 F&F에 「구호」가 인수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9년 동안, 임실장은 만 5년 넘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특징적인 것은 각 라벨은 토털 착장,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김실장은 “모든 라벨에 정장룩과 캐주얼룩이 함께 있다”며 “「구호」라는 큰 하나의 뿌리 안에서 테이스트나 감도를 기준으로 나눠진다”고 말한다.

맑고 큰 눈매가 매력적인 임수현 실장. 그를 처음 봤을 때 ‘정말 구호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속에 하이엔드 감성과 아방가르드한 요소가 묻어난다. 외모에서 엿보이는 여유로운 미소처럼 그는 가끔 동료들과 도자기를 만드는 것을 즐긴다. 임실장은 세 가지 라벨 중 가장 「구호」 컬렉션을 반영한 레드와 미니멀의 대표주자 화이트 라벨을 만든다. 그는 「마인」 「보티첼리」 등 커리어 & 캐릭터캐주얼 출신 13년차 디자이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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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호」의 강점은 소비자의 반응을 따르기보다 「구호」 팀에서 소비자에게 트렌드를 제안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일관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때문이다”며 “소비자가 의외로 「구호」만의 트렌드를 잘 흡수한다. 새로운 도전을 해도, 그런 점에 더욱 반응이 좋다.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구호」의 아이덴티티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임실장은 고객에게 트렌드를 제안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는데 충실한다. 그는 “「구호」에서 일하면서 디자인 방식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며 “「구호」의 기획 방식은 외국처럼 선진적인 디자인을 고객에게 제안하는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하게 카피를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패션을 포함한 모든 디자이너가 도출하는 디자인의 방식이나 개념에 대한 문제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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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임실장은 레드라벨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컬렉션군을 가장 많이 반영하고 가장 아방가르드한 라벨이 레드이다. 이미 고객의 흡수하는 정도가 빨라서 레드 라벨이 한 단계 새로워져야 한다”며 “「구호」의 기본적인 실루엣은 지켜간다. 하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새로운 아방가르드 요소를 접목하고 있다”고 피력한다. 그는 이번 시즌에 「구호」의 화이트 라벨을 기본 컨셉인 모던 & 레트로와 함께 에스닉 감도를 믹스한다. 그는 “실루엣은 화이트와 레드 라벨 모두 미니멀하다. 하지만 디테일은 과거보다 배제됐다. 좀 더 고급스러움을 선사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김현정 실장. 그는 「모리스커밍홈」 출신 12년차 디자이너이다. 그의 경력사항은 참 심플하다. 12년 경력 가운데 80%는 모두 「구호」에서 쌓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한곳에 오래 머무는 스타일’이라고 표현한다. 김실장은 「구호」의 페미닌한 감성을 블루라벨로 풀어낸다. 그는 “블루라벨은 좀 더 페미닌하며, 세계적인 글로벌 트렌드를 흡수한다”며 “「구호」의 페미니즘은 직접적인 여성스러움과 다르다. 「구호」만의 한도 내에서 만들 수 있는 여성스러움이다”고 설명한다.

이번 시즌 김실장이 선보인 블루라벨은 「구호」스러운 에스닉이다. 하지만 흔히 떠올리는 에스닉과는 다르다. 좀 더 정제된 모노 컬러의 비즈가 활용된다. 또는 원형 대신 사각형 단추가 사용된다. 최근 가장 히트 아이템은 하프코트이다. 정장룩부터 캐주얼룩까지 다양한 감도의 하프코트를 원피스와 코디해 인기를 얻었다. 리넨 하프코트는 지난 3월에 출시돼 이틀만에 완판됐다. 이 아이템은 에스닉한 비즈가 체크무늬를 따라서 모던하게 매치됐다. 최근에는 하프코트에서 자연스럽게 롱재킷으로 매기가 이어졌다.

김실장은 전반적인 문화의 코드의 흐름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찾으려고 한다. 김실장은 “해외 브랜드나 각종 정보지를 보지만,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상업적인 것보다는 영감을 문화적으로 접하려고 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미술관이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출장지에서도 미술관은 꼭 방문한다. 다른 방향의 예술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트렌드 코드를 얻는다”며 “패션 트렌드를 일차원적으로 본다면 평범한 옷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그가 관심을 갖은 것은 유럽 출장 때 본 아프리카 콩고 출신 아티스트의 작품이다.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해 볼 때 떠올리는 아프리카의 에스닉이 아니었다. 그 작품 속에서 아프리카의 에스닉이 엿보이지만, 사실 작가는 모던아트를 보여 준다. 바로 아프리카의 모던화이다. 그런 점이 신선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다방면의 문화를 접하고, 그것을 「구호」에 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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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EUN JUNG by QUA

코오롱패션(대표 제환석)에서 영캐주얼 「쿠아」 디자인실을 이끄는 김은정 실장. 그는 일러스트로 장사 1993년 한국섬유대전에서 일러스트 디자이너 부문상을 받으면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 올해로 16년차다. 그는 「YK038」을 시작으로 「오즈세컨」과 FnC코오롱 숙녀복 사업부에서 「캐서린햄넷」 등을 거쳤다. 또 캐주얼붐이 일던 2000년대에는 「마루」 「니퍼」에서 중가 상품 시스템에 관한 노하우를 익혔다.

요즘 그녀의 발걸음이 활기차다. 지난해 이 브랜드가 전년 대비 30% 늘어난 매출 420억원을 달성하며 런칭 후 처음으로 순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오롱이 여성복을 키운다는 점에 업계의 관심이 냉랭하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이는 놀라운 성장이다. 게다가 최근 프랑스 컨템포러리 「산드라(Sandro)」의 국내 전개권을 확보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쿠아」가 좋은 성적을 거둔 점은 바로 프렌치 아이덴티티이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12지구를 이 브랜드의 인스피리에이션으로 잡고 일관성 있는 브랜드 상품군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가죽 바이크 재킷이나 롱재킷처럼 매시즌 「쿠아」 매장에서 선보이는 특별군도 마련했다. 가죽 바이크 재킷은 지난해 F/W시즌에 5000장을 완판됐고, 올해 봄시즌 2차 리오더까지 진행됐다.

김실장은 “「쿠아」가 런칭 초기부터 SPA의 모토인 논컨셉(Non-concept)를 지향하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프렌치를 아이덴티티로 잡은 뒤 손쉽게 아이템 기획이 진행된다”며 “그만큼 기존에 로맨틱이나 섹시 캐주얼처럼 하나의 감성이 아닌 좀 더 문화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 지난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그는 「쿠아」로 아트워크(Art-Work)를 진행한다. 그는 “이제는 해외 컬렉션을 보고 카피하는 디자인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컬렉션 분석은 전문가보다 빠르게 고객들이 지켜본다”며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인정받는 아티스트의 작품과 「쿠아」의 패션을 연계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첫 번째 단추는 평소 그녀가 동경하는 아르누보풍 일러스트 작가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작품이다. 그는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작품으로 세계적인 팬을 만든 그의 스케치 기법이나 컬러감 등을 이번 시즌 「쿠아」 상품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최근 「산드로」의 디자인 실장직도 맡았다. 코오롱패션은 지난해부터 프렌치 시크를 「쿠아」의 아이덴티티로 선정했고, 이를 확장하기 위한 일환으로 프랑스 브랜드인 「산드로」를 전개한다. 김실장은 “「쿠아」와 「산드로」는 둘 다 프렌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물론 「산드로」는 20대부터 30대 여성을 위한 정통성을 갖춘 프렌치 감성을 보여 주지만, 「쿠아」는 더욱 영한 컨셉을 선보인다”며 “공통점과 다른 점을 적절하게 믹스하며 코오롱의 프렌치 파워를 보여주겠다”고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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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 KYUNG HA by SISLEY

“변화에 몸을 맞겨라.” 베네통코리아(대표 김창수)가 전개하는 영캐릭터캐주얼 「시슬리」의 최경하 디자인실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신조이다. 올해로 12년차인 그는 「닉스」 「96ny」 「유팜므」 「어바웃」 「레노마」 등 여성복과 진캐주얼 영역을 넘나들었다.

그의 새로움에 대한 야심찬 도전은 지난 2006년 5월 「시슬리」 디자인팀장으로 입사해 김영애 상무와 호흡을 맞추며 탄력을 받았다. 그는 시즌별 핵심 트렌디 아이템과 베이직군을 놓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제안한다. 지난해 망토 스타일의 짧은 울코트에 이어 바이키재킷 등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경합을 벌이고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동시에 모던한 하프코트로 대중적인 여심(女心)까지 한번에 잡았다. 매출이 힘들던 지난 겨울에 아우터의 스타일별 판매율은 모두 60%대를 넘겼다.

지난해부터 「시슬리」 디자인실이 고민하고 있다. 바로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찾는 것. 최실장은 “「시슬리」의 오리지널리티, 즉 우리 브랜드의 근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시슬리」는 트렌디한 영캐릭터캐주얼 브랜드이다. 온라인 패션 마켓도 확대됐다. 「필립림」 「알렉선더왕」 등 인터넷에서는 이미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활발하다. 더 이상 소비자의 테이스트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과거 디자이너는 컬렉션만 봤다. 이제 패션 디자이너라면 해외 컬렉션은 참조사항일 뿐이다. 1930년대 스타일을 테마로 잡았다면 30년대 패션사 및 복식사와 관련된 자료에서 현대적인 것을 접목해야 한다”며 “좀 더 깊이 파고 들어야 「시슬리」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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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실장이 고안한 방식은 바로 시리즈 그룹 기획. 그는 “이번 시즌에는 컬러별로 연결된 시리즈를 만든다. 단순히 라인이나 스타일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스타일에서 크게 접근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패션마켓에서는 이제 퀵 딜리버리이다. 그동안 「시슬리」는 소비자 조사를 많이 하지 않았다. 디자이너가 제시해 주며 소비자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를 정확히 파악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올 겨울까지 「시슬리」 디자인실은 계속 변화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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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YOUNG SOO by RENEEVON

「레니본」, 다시 옛 명성을 되찾는다! 아이디룩(대표 조승곤)의 「레니본」이 올해 야심찬 각오를 다짐했다. 특히 이 브랜드 런칭 멤버인 박영수 실장을 영입하면서 변화의 바람에 속도가 붙었다. 박실장은 호기심 많고 새로움을 제대로 즐기는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랜드에서 처음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97년 1년동안 지인과 색다른 멀티숍 ‘주사위’를 운영했다. 명동에서 한창 멀티숍이 유행하던 시기에 재패니즘을 컨셉으로 공간별 독특한 인테리어로 이뤄진 숍을 제안했다. 98년에는 아이디룩 「레니본」의 런칭 멤버로 참여했다.

박실장은 한섬 제일모직 등 굴지의 여성복 기업에서 영캐주얼과 스포츠캐주얼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지난해 11월 다시 「레니본」에 컴백했다. 그는 “다시 「레니본」을 선택한 이유는 잘 나갈 때의 「레니본」과 현재의 모습이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선택한 것은 이 브랜드의 고객을 어필할 수 있는 파워플한 감성 업그레이드이다. 그는 “「레니본」이 런칭 때 보여준 신선도가 많이 떨어졌다. 지금은 감성적인 업그레이드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매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감도와 매출의 두 줄 타기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지난해까지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던 & 시크 컨셉이 지나가고, 로맨틱하고 페미닌한 기조가 오고 있다. 이것이 곧 「레니본」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고 덧붙였다.
박실장이 주장하는 감성 전략의 초점은 브랜드 런칭 초기 정신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는 “「레니본」 디자인실에서 카피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트래디셔널의 정통성과 페미니즘을 깊게 파고 들어간다. 사실 이점은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트렌드를 어느 정도 접목하면서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중점을 둔다”고 귀띔했다.

최근 그가 선보인 아이템 중 이같은 전략이 먹힌 것은 롱 트위드 재킷이다. 이 상품은 지난 2월 100장을 출시해 100% 판매를 기록했다. 그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재해석하고 모던하게 풀어냈다”며 “「레니본」 고유의 독특한 느낌을 가져가면서 모던함과 다양한 컬러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의 초점은 바로 트래디셔널에 베이스를 둔다. 특히 해외 컬렉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카피품을 지양하고, 직접 영국 출장길에서 접한 빅토리아풍의 서적이나 빈티지숍에서 느낀 점을 상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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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레니본」에서 카피란 있을 수 없다. 그만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강한 마니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독창성을 지향하지만 엉뚱한 기획은 하지 않는다”며 “덕분에 자수니트 패턴코트 프린트원피스처럼 시즌을 넘나드는 스테디셀러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올 여름 메인상품인 원피스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레니본」을 찾는 고객은 프린트물을 선호한다. 모던하면서도 복고풍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감을 믹스할 계획”이라면서 “다시 「레니본」으로 돌아오니 아이덴티티와 함께 계속 새로운 것을 제안할 필요성을 느낀다. 아무리 독창성을 주장한다고 하지만 옛것만을 가지고 변화할 수 없다. 「레니본」과 접목할 새로운 KEY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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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HYUN JOO by LINE

밸류 브랜드에는 무엇이 있나 하는 질문을 받으면 「라인」은 꼭 빠지지 않는다. 이처럼 한 조닝의 리딩 브랜드 안에는 강물 위의 오리처럼 우아하지만 쉴새 없이 발을 움직여야 하는 디자인 실장이 있게 마련이다. 이현주 실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나산에서 10년 가까이 「예츠」의 디자이너로서 기본부터 차근차근 밟아와 웬만한 비바람에도 끄덕 없는 그는 2005년 린 컴퍼니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실장을 주축으로 팀장 2명, 실루엣 디자이너 5명, 소재 디자이너 3명, MD 2명, 니트 디자이너로 구성된 「라인」의 디자인팀 팀워크는 한마디로 ‘끝내준다’. 이 속에선 선후배 사이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하는 등 디자인 팀원들은 서로를 서포트해 주는 후원자이다. “막내부터 시작해 팀장까지 이끌어주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 하지만 「라인」은 그렇다. 욕심껏 디자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디자인실부터 사장실까지 하나가 되어 「라인」을 완성시킨다. 이러한 조직력이야 말로 매 시즌 리오더는 물론 90%에 육박하는 소진율을 보이는 원동력이 아닐까.

올 봄 이실장은 모던과 페미닌을 공존시켰다. “키치 미니멀리즘 시크 등 트렌드는 계속 바뀌지만 여성에게 빠지면 안되는 테마는 페미닌이라고 생각한다. 「라인」은 항상 트렌드 속에 페미닌을 녹여낸다”며 올 S/S시즌 이 브랜드의 흐름을 설명했다. 올 봄을 겨냥한 주력 아이템은 롱재킷과 드레스이다. 또한 아우터를 이끌어주며 견인차 역할을 하는 이너아이템과 브라우스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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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과 함께 한지 횟수로 4년차. 이실장은 디자인할 때 ‘「라인」스러움’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밸류’라는 것이 매출과 트렌드를 같이 끌고 가야 하는 조닝이니 만큼 시장성만을 좇아 가는 브랜드가 주위에 많다. 초심을 잃지 않고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옷을 만들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을 강조했다. 365일 24시간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이지만 가끔은 뮤지컬이나 전시회를 보면서 머리를 식힌다. “일러스트 전시회나 색감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 등은 디자인할 때 살아있는 영감을 주는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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