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슈즈 블루칩 ‘탠디’가 달린다
“이곳이 살롱슈즈 「탠디(TANDY)」 매장 맞아?” “어머~ 「탠디」에서 핸드백 지갑 벨트도 나오네?” 롯데백화점 본점 3층의 슈즈 매장을 둘러보는 여성 소비자들이 「탠디」 매장에 멈춰서서 달라진 상품 구성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곳 매장은 지난해 F/W시즌에 탠디(대표 정기수)가 롯데백화점(대표 이철우)과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66㎡ 규모로 오픈한 메가숍이다.
당초 이곳 매장은 해당 층에서 C급으로 평가받던 위치다. 두 개 브랜드 매장이 빠지고 「탠디」 메가숍이 들어섰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매장이 커지면 평 효율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오히려 두 브랜드로 올린 매출 대비 30% 이상 신장해 롯데 측도 성공작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번 S/S시즌 MD 때는 본점 관악점에 이어 잠실점 영등포점 서면점 광주점 등 4개점에 메가숍이 추가됐다.
「탠디」 메가숍은 주력 아이템인 여화 살롱슈즈 60%, 최고급 수제화 라인인 블랙라벨 30%(여화 25% 남화 5%) 비중으로 함께 구성된다. 여기에 슈즈라인과 연결된 소재 컬러를 사용해 만든 핸드백 지갑 벨트 등이 10% 비중으로 진열돼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롯데 본점 등의 ‘메가숍’ 월평균 매출은 3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슈즈 백 등이 세트로 판매돼 객단가를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 슈즈 이제 다 끝났다? ‘천만의 말씀’!
살롱슈즈 업계를 진두지휘하는 리딩 기업 탠디(대표 정기수)는 이 업계에서 ‘뚝심기업’으로 통한다. 지난 2003년 이후 ‘국내 슈즈는 이제 끝났다’라고 모두가 절망하는 시기에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져 슈즈 전문 업체들이 스스로 공장을 닫거나,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국으로 터전을 옮기며 국내 제화사업 환경은 공백상태로 치달았다. 하지만 탠디는 오히려 모든 행보를 적극적으로 선회했다. 이같은 배짱으로 5년째 슈즈 전체 조닝에서 백화점 누계 매출 평균 1위를 차지하며 톱 자리를 지켜왔다.
이제 이 회사는 슈즈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제 토털 패션잡화 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기수 사장은 “모브랜드인 「탠디」와 중가브랜드 「미셸」 「멜빈」, 여기에 프리미엄 슈즈 「베카치노」 등 네 개 브랜드로 살롱 슈즈마켓을 커버해 왔다. 그렇지만 이제 슈즈만으로는 기업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 기업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탠디」를 토털 패션잡화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토털 패션잡화를 풀어낼 내부적인 역량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회사가 토털 패션잡화 영역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배경에는 정사장의 전공 과목이 바로 핸드백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정사장은 지난 79년 수제 핸드백 공장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83년 수제 슈즈로 방향을 선회했다. 핸드백은 한 번 사면 5~6년을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슈즈는 1년에 1~2켤레는 사야 하므로 사업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에서였다.
핸드백에서 살롱슈즈로, 다시 토털 잡화로
결과는 적중했고 이 회사는 연평균 20% 신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네 개 브랜드로 12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1440억원에 도전한다. 탠디가 9.9㎡의 좁은 공간에서 시작해 24년이 경과한 올해 살롱슈즈 리딩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차별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슈즈조닝이 백화점 내 층간 이동 등 자리 확보에 위협을 받은 지난해 오히려 탠디는 프리미엄 슈즈 「베카치노」를 신규 런칭하고 브랜드를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했다. 모두들 움츠리고 내실경영을 주장하고 있을 때 적극적인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 힘쓴 것이 이 회사만의 노하우이다.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제화 3사의 공세와 백화점의 전폭적인 수입브랜드 지원에도 끄떡하지 않는 탠디의 성공에는 아낌없는 투자가 있었다. 이 회사는 매년 수익의 10%를 홍보 프로모션 비용으로 투자하며 지난해에는 120억원을 지출했다.
우선 고정 고객 유지를 위한 투자가 확실하다. 이 회사는 10년 전에 구매한 제품도 횟수와 상관없이 무상으로 굽갈이 애프터서비스(AS)가 가능하다. 회사에서 부담하는 수선 비용만 연간 20억원(팀 인건비, 원부자재 비용 포함)이 소요된다. 문성근 탠디 개발실 이사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제품 판매보다 우선이다. 큰 투자 비용이 들지만 고객의 충성도는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다”며 고객과의 관계 유지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10년 전 구매한 슈즈도 무상 애프터서비스
실제 탠디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 본사 완공을 계기로 지난 2000년부터 시행한 무상 AS는 소비자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브랜드 신뢰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도입 초기에는 경쟁사들로부터 반발도 심했지만 이제 무상 AS제는 살롱슈즈 전체로 확대 실시될 정도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CRM팀을 구성했다. 총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고정고객 유지를 목표로 고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하나의 투자요소는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이다. 20명이 넘는 각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 패션도시의 동향을 파악해 상품에 반영한다. 이를 위해 이들은 매년 총 4회 이상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 유명 페어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최근 짧아진 소비자 패턴에 대해 앞선 트렌드를 제안하기 위해 하루 5개 이상의 스타일을 개발하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은 품평회를 열어 이 가운데 10%만을 채택해 상품화한다. 시즌에 선보이는 스타일수만 해도 200스타일. 경쟁 살롱슈즈 브랜드들이 80~100모델을 내놓는 것에 비하면 무려 2~3배에 이르는 디자인 개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수익의 10% 재투자한다’ 고공행진 비결
이 가운데 대중적인 명품 슈즈를 추구하는 「베카치노」는 전 제품의 슈즈 밑창에 고무창이 아닌 홍창(가죽창)을 사용하는 등 퀄리티와 고급스러움에 주력했다. 「탠디」가 1인 기준 20족을 생산하는 데 비해 「베카치노」는 15족만 생산하는 엄격한 기준과 생산 공정을 거친다.
여기에 맞춰 타깃층도 「베카치노」는 20대 초·중반의 여성을 메인으로 한층 젊은 디자인과 명품 슈즈의 퀄리티를 지향한다. 「탠디」는 20대 중반~30대를 타깃으로 모던한 디자인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텐디」와 「베카치노」가 백화점을 장악했다면 아울렛에는 「미셸」과 「멜빈」이 있다. 이 브랜드들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며 각각 20~30대, 20대 초·중반을 메인 타깃으로 한다. 4개 브랜드의 중심 가격대는 「탠디」 22만5000원, 「베카치노」 25만원, 「미셸」 10만원, 「멜빈」 13만원으로 각각 차별화한 가격전략을 펼친다.
유통망은 「탠디」의 경우 1월 말 현재 6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점당 월평균 매출 1억~1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상품 구성은 여성화와 남성화 비중이 65대35로 구성된다. 남성화인 「탠디옴므」는 롯데백화점 중심으로 9개의 단독 매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에서 「탠디」는 지난해 매출 80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25% 증가한 1000억원을 겨냥한다. 「베카치노」는 지난 1월 2개점을 추가해 올해 12개 매장에서 1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77개 매장에서 매출 360억원을 기록한 「미셸」과 「멜빈」은 20% 증가한 44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김숙경 기자 mizkim@ 장효정 기자 rainy48@fashionbiz.co.kr
탠디 기업 히스토리
1979년 핸드백 제조업 시작
1983년 TANDY 브랜드 등록
1985년 명동점 오픈
1986년 이대점 오픈
1989년 뉴코아 백화점 본점 입점
1991년 현대백화점 입점
1994년 ㈜탠디로 법인 전환
1996년 TANDY HOMME 런칭
1997년 롯데·신세계백화점 입점
2000년 봉천동 사옥 완공 및 입주
2001년 MISHALL 런칭
2006년 MELVIN 런칭,
라이선스 사업 진출
2007년 BECCACCINO 런칭,
TANDY 메가숍
롯데백화점 오픈
탠디 성공 노하우 6
1끊임없는 디자인 개발.
매시즌 200스타일 제시.
2 판매보다는 고정고객에 주력.
살롱슈즈 최초로 굽갈이 무상 AS.
3 고퀄리티 제품 생산력. 봉천동 본사 사옥에 자체 생산라인 가동 1일 숙녀화 600켤레, 신사화 200켤레 생산.
4 장기 근속자 포진. 전체 140명 직원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 50% 비중.
5 유통환경 변화에 탄력적 대응. 20년간 살롱슈즈를 리딩해온 「탠디」를 비롯, 밸류조닝 겨냥한 「미셸」 「멜빈」 프리미엄 슈즈 「베카치노」로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
6 정기수 사장의 장인 정신. 수제화 핸드백으로 시작해 슈즈까지 장인 기술을 바탕으로 브랜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
정기수 탠디 사장 그는?
18살에 전북 정읍에서 상경한 그는 서울 명동의 핸드백 가게에 취직해 제조 기술을 익힌다. 13년 만에 가게 장인 중 최고 기술자가 됐으며, 76년에 독립해 가방 공장을 차렸다. 화재로 전 재산을 날리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오뚝이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 79년 66㎡(20평) 규모의 핸드백 공장을 차렸다. 교복자율화 정책으로 가방은 날개 돋친 듯 판매됐다. 이때 번 자금을 토대로 10년 전부터 품어온 수제화를 만들고 싶은 꿈에 도전한다.
마침내 83년 「탠디」 브랜드를 등록하고 85년 명동에 첫 살롱 슈즈숍을 열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는 89년 뉴코아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브랜드 볼륨화에 들어갔다. 강한 뚝심과 추진력을 겸비한 그는 이후 알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미셸」을 런칭하고, 지난해에는 최고급 소비자층 타깃의 「베카치노」를 추가했다. 메이커가 아닌 리테일러 시각에서 살롱슈즈를 연속적으로 선보인 그는 국내 슈즈마켓의 리더로 우뚝 섰다. 그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탠디」를 토털 패션잡화로 키우기 위해 봉천동 사옥 2개 동을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탠디 대표 브랜드 현황
브랜드명_탠디
TARGET_20대 중반~30대
PRICE _22만5000원
CONCEPT _편안함과 스타일의 조화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던 & 엘레강스 슈즈
PRODUCT _여성 65%, 남성 35%, 잡화(슈즈 백 지갑 벨트 등) 10%
브랜드명 _베카치노
TARGET -남성·여성 20대 초·중반 여성
PRICE _25만원
CONCEPT _트렌디한 디자인과 명품 퀄리티를 지향하는 섬세한 감성의 슈즈
PRODUCT _여성화 중심의 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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