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패션부문서 전면전?
LG패션(대표 구본걸)도 「모그」를 런칭한 데 이어 「안나몰리나리」 「블루마린」 등 수입 여성복 한국 전개권을 인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김해성)은 수입 비즈니스로 시작해 이 두 기업보다 먼저 여성복 시장을 선점했다. 영캐릭터 「보브」와 중저가캐주얼 「디자인유나이티드」로 백화점과 마트 유통을 잡았고, 최근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 글로벌 대형 리테일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주목할 점은 이 세 기업의 움직임은 점점 영역을 다양화하면서 대형화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이들이 시스템과 자금력으로 남성복은 성공했지만 빠른 스피드가 생명인 여성복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더욱 민감한 패션시장의 변화속에서 이들은 탄탄한 자금력과 끈기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낸다.
Cheil industries
제일모직(이하 일모)은 이미 지난해 여성복 매출이 1250억원으로 패션 전체 외형 중 12% 비중을 차지한다. 김진면 상무와 디자인디렉터 정구호 상무가 주축으로 이끄는 여성복 부문인 WISH(Woman’s International Style & harmony) 사업부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일모가 자존심을 내걸고 처음 도입 런칭한 국내 여성 캐릭터브랜드 「구호」. 이 브랜드를 통해 일모는 여성복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히 얻었다. 이 브랜드는 올 상반기 전년대비 30% 신장세를 기록함은 물론 전체적인 국내 여성복 부문의 침체에도 불구 전점 우위에 올라 업계에서 주목받았기 때문. 매출은 물론 매 시즌 보여주는 비주얼과 매장 인테리어, 신상품도 매우 감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 ‘영캐릭터+라이프스타일’ 믹싱 도전
사실상 「구호」는 과거와 같은 제일모직 체질 속에서였다면 절대 현재까지 유지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가장 최근 중단한 「엘르」를 비롯해 「신시아로리」 등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여성복 브랜드들이 ‘효율’과 ‘수익성’을 이유로 수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일모직은 경영층의 여성복 사업에 대한 의미와 가치에 대한 방향 재설정으로 이를 다시 제고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제일모직은 이서현 상무의 지원에 힘을 받아 최근들어 외부의 빅맨들을 대거 영입해 사내의 분위기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그동안 어렵다고 여겨온 여성복과 수입 비즈니스 부문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등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성복 다각화와 함께 수입 브랜드 도입, 국내 영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런칭 등이 그것이다. 정구호 상무의 역할도 「구호」 1개 브랜드에서 「빈폴」 디렉팅까지 확장됐으며 최근 「구호」의 세컨드 브랜드 런칭도 시작했다.
지난 봄에는 모던하고 섹시한 뉴욕 브랜드 「띠어리」를 런칭했다. 김상무는 “일모는 「띠어리」 런칭을 계기로 여성복 사업을 키우며, 패션 부문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또 「띠어리」를 운영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단기적인 이윤 창출을 넘어 패션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일모는 「이세이미야케」의 「플리츠플리츠」에 이어서 좀더 영한 세컨드 브랜드 「하트」를 런칭했다. 이 브랜드는 간지(?)나는 수입 브랜드를 세팅한다는 의미 그 이상이다. 김상무는 “「이세이미야케」는 라인별로 탄탄한 브랜드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세이미야케」의 라인을 들여와 오는 2010년까지 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구호」의 세컨드 브랜드로 런칭되는 신규 영캐릭터캐주얼 브랜드다. 이미 대기업도 감도싸움에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구호」를 밑바탕으로 좀더 볼륨화가 가능한 브랜드를 런칭한다. 특히 이 회사는 이제 볼륨 확장을 위한 영캐릭터캐주얼 브랜드 런칭에 나섰다.
일모는 이번 신규 브랜드를 20대 뉴욕 감성의 라이프스타일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보브」 출신 이세흥 과장을 상품부 팀장대행으로 하는 한편 「구호」 출신 장영주 디자인실장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 해외 편집숍 코르소코모를 런칭, 오는 11월 청담동에 1호점을 오픈한다.
Lg fashion
LG패션(이하 LG)은 LG상사와 분리된 후 여성복 사업부 강화에 더욱 힘쓰고 있다. 현재 LG 여성복 부문 연간 매출액은 1000억원대 규모로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여성복 비중을 향후 30%까지 늘려간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차순영 여성복 사업부 상무는 “3년 후 LG가 1조원 정도 매출을 낸다면 여성복 사업부만 2000억~3000억원으로 연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순 상무와 차상무가 투입해 대기업형(?) 여성복 시스템 구축과 브랜드 영입까지 활발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닥스」부터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좀더 젊은 감성과 세련된 테이스트로 「닥스」 체크패턴의 모험을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상무는 “「닥스」 본사에서도 이번 브랜드 리뉴얼쇼에 참가해 새로운 도전에 놀랐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지난해 런칭한 첫 여성 브랜드 「모그」로 국내 캐릭터 커리어 시장을 공략한다. 현재 매장은 롯데본점 등 17개점에서 선보인다. 올해 이 회사는 30개점까지 점포수를 늘려 연매출 35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김상무는 “이번 가을부터 최근 고객의 착장 변화를 「모그」 상품 방향에 담았다”며 “캐릭터 커리어 시장에 신규 브랜드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이지만 꾸준하게 아이덴티티를 전개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객사은 행사를 통해 많은 고객이 입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LG는 최근 「안나몰리나리」 「블루마린」 「블루걸」의 한국 전개권을 획득해 수입 여성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성복을 성장엔진으로 지목한 이 회사가 「모그」와 더불어 간판급 브랜드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차상무는 “최근 유치한 해외 브랜드는 각각 200억원대 볼륨까지 늘릴 수 있다”며 “현재까지 한 매장에서 3개 브랜드가 전개됐지만 브랜별로 별도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3개 브랜드 각각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블루걸」 등 수입 여성복 전개 스타트
현재 「모그」는 9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이번 F/W시즌부터 1년간 광고나 쇼를 통해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오는 11월 26일 신라호텔에서 패션쇼를 개최한다. 수입 비즈니스는 TF팀에서 전담한다. 차상무는 “좋은 브랜드가 있으면 인수하거나, 신규 브랜드를 런칭해 계속 여성복 사업 부문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며 “브랜드 인수는 매출을 일으키는 시간을 단축하겠지만 오히려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 향후 전개 때 더 빠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가 여성복 사업 부문에서 향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꼽은 것은 여성복 중가시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모그」가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하는 2008년 봄시즌에는 신규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성복 중저가 볼륨마켓 시장성이 높고 앞으로 여성복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는 여러 중가시장에서의 차별화 방안을 토대로 브랜드 기획에 들어갔다.
Shinsegae international
「조르지오아르마니」부터 「마르니」 「코치」까지 수입 비즈니스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이 지난해부터 거침없는 행보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과거 존폐 위기에까지 갔던 「보브」를 영캐주얼 톱브랜드로 만들었고 글로벌 리테일브랜드 「갭」 「바나나리퍼블릭」을 런칭해 캐주얼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야말로 한 손에는 명품, 다른 한 손에는 내수시장을 정확하게 공략한다. 또 올 상반기에 이 회사는 「D&G」를 인수해 좀더 공격적인 영업력을 보여줬다.
김해성 SI 대표는 “3년 내 연매출 5000억원대 회사로 성장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총 매출 약 2440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조르지오아르마니」 「아르마니꼴레지오니」 「엠포리오아르마니」가 611억원, 「보브」가 600억원,
「디자인유나이티드」가 320억원을 달성했다. 요즘 핫 이슈인 「바나나리퍼블릭」과 「갭」은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라는 점과 SI의 볼륨화 전략이 가동된다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선효 상무가 이끄는 「갭」과 「바나나리퍼블릭」 사업부는 매장오픈 한달도 되기 전에 이미 예상매출의 두 배를 넘겼다. 특히 「바나나리퍼블릭」 여성라인은 9월 초 주말 신세계 본점에서 일매출 2억원을 넘겼다.
이와 함께 이경상 부장이 총괄하는 「보브」 국내 사업부도 활발하게 돌아간다. 장사가 힘들었다던 올 상반기에 이 브랜드는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 30%를 달성했다. 향후 「D&G」와 「돌체앤가바나」처럼 「보브」의 세컨드 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또 최근 「지컷」을 인수해 영캐릭터캐주얼 시장을 폭넓게 공략한다. 「지컷」은 모던하고 시크한 「보브」와 상반되는 페미닌하고 쿠튀르적인 옷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롯데본점 갤러리아생활관 현대신촌점 3개 매장을 전개 중이며 올 겨울까지 월평균 매출 1억원대 점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르마니」부터 「지컷」 「보시니」까지
이부장은 “「보브」는 향후 1000억원대 외형 규모를 확보할 수 있다. 상설매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향후 정상 매장에서 700억원, 상설매장에서 300억원을 각각 달성할 계획이다”며 “SI는 여성복 전문 업체다”고 강조했다. 그는 “SI는 의사결정이 빠르다. 이는 원가구조나 제조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제 라인이 간소화됐으며 전문화됐다. 덕분에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시장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을부터 SI가 전개하는 중저가캐주얼 「보시니」도 주목할 만하다. 「보시니」는 여성을 위한 중저가 감성캐주얼로 이마트를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지난해 32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디자인유나이티드」는 올해부터 중국 직소싱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저가 생산과 글로벌 소싱노하우를 탄탄하게 다져놓을 계획이다. 올해 안에 중국 칭다오에 소싱 오피스를 오픈한다. 이곳이 안착되면 「보브」를 비롯한 내수 사업부의 중국 소싱도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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