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트리트에
「프라이마크」 물결
lalala0505|07.06.10 ∙ 조회수 9,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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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카운트 패션 체인, 밸류 마켓의 선두 주자 「프라이마크(Primark)」가 「톱숍(Topshop)」 등 옥스퍼드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하이스트리트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4월 5일 「프라이마크」는 하이스트리트의 대명사 격으로 불리는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舊 올더스(Allders) 자리에 1967평, 지상 2개층에 이르는 거대 매장을 오픈함으로써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문을 연 「프라이마크」는 오픈 3시간 만인 오후 1시부터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고객이 매장 밖에서 안전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300m가 넘게 줄지어 섰으며, 문을 닫는 오후 7시까지도 들어가지 못해 건물을 둘러싼 고객들로 인산 인해를 이뤘다. 오후 2시경에는 방문 고객이 너무 많아 자체 인력으로 고객 통제가 불가능, 말을 탄 지역 경찰까지 동원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프라이마크」는 이날 집계에서 50만명이 넘는 고객이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했으며 계산대에서만도 아침부터 밤까지 평균 100명이 넘는 고객이 1시간 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렸다. 첫날 엄청나게 공급된 물량에도 불구하고 완판된 제품은 여섯 개 아이템으로 메탈릭 파카(Metalic parkas, 3만원), 플로랄 프린트 크림 컬러 핸드백(Cream handbags with flowers, 1만2000원), 캐시미어 스웨터(4만4000~6만원), 오가닉 티셔츠(8000원), 블랙 앤드 화이트 스목(smock, 2만4000원), 코튼 라라 스커트(6000원) 등이다.
지난 6년간 꾸준히 두 자리 숫자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프라이마크」의 성장은 가위 눈부시다. 업계에서는 폭풍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소비자와 시장을 동시에 강타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더욱이 밸류 패션이 산업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업의 움직임이나 시스템을 바꾸고 있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소비 패턴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프라이마크」가 더 성장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플래그십 매장 오픈 당일 50만명 방문
실제로 현재 밸류 마켓의 선두 주자인 「조지(George)」와 「마탈란(Matalan)」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스페셜(specialist), 논스페셜(non-specialist)을 망라한 전체 영국 의류 마켓에서 「뉴룩(NewLook)」 「데브넘(Debenham)」 등을 젖히고 「막스앤스펜서」 「톱숍」 「넥스트」에 이어 마켓 셰어 4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 특히 2001~2005년에는 거의 전체 매출 실적이 약 두 배까지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지난 6년 내내 10%를 넘고 있으며 2005년에는 12.6%까지 올랐다.
「프라이마크」 인터넷 홈페이지(www.primark.co.uk)의 클릭 횟수 또한 50% 이상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판매 공간(sales space; 매장의 숫자 및 기존 매장의 공간 확장)은 지난 2001년에 4만2050평(약 13만9000㎡)에서 2005년 7만179평(약 23만2000㎡)으로 67%가 넓어졌으며 2005년 9월부터 2007년 3월까지 52개의 새로운 매장을 더 오픈했다. 이에 비례해 m²당 매출은 평균 3705파운드(약 689만원)에서 4511파운드(약 840만원)까지 올랐다.
하이스트리트 브랜드 시장에서 4위로
지난 4월 27일 「프라이마크」를 소유하고 있는 Associated British Foods(ABF)가 발표한 재정 보고서에서는 지난 6개월간의 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오른 7억2100만 파운드(약 1조3626억원)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 전체 밸류 마켓의 시장 규모가 2006년 기준 약 64억6600만 파운드(약 12조원)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한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11% 이상을 차지하는 놀라운 수치다.
꺼지지 않는 「프라이마크」의 성공 비결은 낮은 가격에 핫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다. ‘Good Look Pay Less’는 「프라이마크」의 기본 모토. 즉 다운타운의 가격으로 업타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좋은 제품과 트렌디한 상품을 판매하자는 것이다. 싼 가격에 캣워크의 트렌디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톱숍」의 경우 진이 40파운드(약 8만원), 「H&M」은 30파운드(약 6만원), 「프라이마크」의 경우는 그것의 반도 안되는 12파운드(약 2만4000원)이다. 이외에 대부분의 비슷한 아이템들을 절반 혹은 3분의 1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같은 다운타운에서 시작했던 「뉴룩」의 경우와 비교해도 마찬가지. 아동복에서부터 여성복, 남성복, 홈웨어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 구성에 세련되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은 양복을 입은 영국 신사들까지 매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믿을 수 없이 싼 가격과 거기에 일명 ‘oh wow quality(가격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제품의 질)’가 더해져서 실속파 고객들에게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상품이라면 싸고 브랜드 네임 밸류가 높지 않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구입할 의사가 있는 실속파 소비성향을 가진 사람들, 즉 ‘프라브족’(PRAVS: 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것에 새롭게 가치를 부여해 자기만의 것으로 승화 시키는 이들)이라 불리우는 소비자들까지 더해지면서 싼 가격에 트렌디한 상품을 제공하는 「프라이마크」는 성공적인 역사를 쓸 수 있었다.
‘Good Look Pay Less’
남녀노소 열광
「프라이마크」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제품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이들은 디스카운트 체인 중에서도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지향하는 전략을 채택해 라이벌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입고하기 전에 미리 제품을 들여놓고 시장을 선점한다.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터키 동유럽 인도 등지로 공장을 옮겨서 22일이나 걸리던 딜리버리 타임을 5일로 단축시킨 것. 중국보다는 높은 가격에 생산할 수밖에 없지만 볼륨을 더욱 확대함으로써 손실을 만회하는 셈이다.
이번에 「프라이마크」가 새로 오픈한 舊 올더스의 위치는 런던의 웨스트엔드(west end),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시작 지점인 마블아치(Marble Arch) 근처에 위치해 있다. 옥스퍼드 스트리트가 시작되는 이곳은 1년 4계절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프라이마크」의 바로 앞쪽으로는 「막스앤스팬서」 플래그십 스토어, 오른쪽 대각선으로는 셀프리지 백화점,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는 「뉴룩」 플래그십 스토어와 「넥스트」 매장이 차례로 있는 프라임 로케이션이다.
옥스퍼드 하이스트리트를 방문하는 누구도 「프라이마크」의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 특히 「프라이마크」의 싼 가격정책은 마치 슈퍼마켓에 들러 최근에 나온 음료수를 맛보기 위해 하나 사들고 나오듯 새로운 최신 스타일을 쉽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을 가진다. 때문에 이 로케이션에 대한 의미는 더욱 크다.
패스트 패션 지향 ‘in Time’ 딜리버리로
브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끝점인 토트넘코트로드에 제2의 플래그십 매장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동일한 옥스퍼드 스트리트 선상에 있지만 옥스퍼드 서커스와 리젠트 스트리트를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지는 서쪽에 위치한 마블 아치의 상권과는 또다른 유동인구를 가진 로케이션이다. 때문에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톱숍」이 큰 매장으로 소비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정확한 타깃 마케팅을 시도했다면 「프라이마크」도 이제 좋은 위치의 넓은 매장으로 덩달아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프라이마크」는 전 「리틀우드(Little Wood)」 매장을 사들여 2500평 규모에 달하는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톱숍」은 최근 「프라이마크」를 의식해 운영하는 1890여평의 매장을 그보다 40% 늘어난 2800평 규모의 거대 플래그십 매장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하이스트리트 한복판 장악 「톱숍」 긴장
영국의 밸류 마켓은 2006년 약 64억6600만 파운드(약 12조원)의 시장 규모에 달하며 2010년에는 이보다 20% 더 성장한 77억9200만 파운드(약 1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밸류 리테일러의 리더 역할을 하는 「프라이마크」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확 바꾸어 놓았고 패션의 주류에서 움직이던 영국 브랜드 프라이싱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하이스트리트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프라이마크」는 더 이상 옷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방문하기 쉬운 위치, 큰 매장 규모,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타깃을 위한 여러 제품군 완비, 게다가 값싼 가격이 더해져 그야말로 1석 4조의 효과를 발휘하며 더욱 넓은 타깃과 하이스트리트 전체를 「프라이마크」 물결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민텔의 조사에서 한 전문가는 최근의 트렌드가 보호 룩(Boho Look)으로 히피의 자유로운 감성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프라이마크」와 같이 쉽고 싸게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 소비자의 구미에 맞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프라이마크」가 좀더 테일러링(tailoring)과 같은 ‘클래식’하고 ‘소피스티케이티드(sophisticated)’한 아이템이나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전문가도 「프라이마크」의 싼 가격 정책은 다음의 핫 트렌드가 무엇이냐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며 그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정면으로 하이스트리트와 맞대결을 펼치게 될 「프라이마크」가 또 어떻게 다르게 변신하게 될지에 영국 패션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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