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디자이너
syyoon|07.07.14 ∙ 조회수 8,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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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한글 패션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디자이너 이상봉. 요즘 그의 인기는 웬만한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 특히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그와 어떻게 해서든 한건(?)을 만들려고 한다. 그야말로 한글을 주제로 한 그의 왕성한 콜레보레이션이 시작됐다.
인텔과 삼성선자가 공동주최한 ‘상상한 PC’에서 한글이 입혀진 명품가방과 일체형 PC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출고된지 2일만에 완판한 LG전자의 ‘샤인 디자이너스 에디션 핸드폰’, 행남자기와 함께 장사익의 서체를 담은 커피잔, 삼성생명 여자농구단의 트레이닝복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이상봉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글을 패션과 문화 코드로 부활시켰기 때문이다. 영어가 새겨진 티셔츠로 인기를 얻었듯이, 외국인들에게 한글은 어떠한 그래픽 아트보다 값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한국화가 안됐는데, 어떻게 세계화가 되겠는가? 한글은 한국화를 토대로 한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패션은 문화와 산업의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한글을 읽으려고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글은 아트다”고 말한다.
고부가가치 패션, 전 산업속으로 속속
이상봉은 한국적인 문화요소를 서양의 실루엣에 담는다. 지난 4년전부터 한글을 프린트 패턴으로 만들었다. 한글이나 발묵을 비롯해 박쥐 구름 국화 바람 등 한국적인 무늬를 넣은 자개는 현대 패션으로 아름답게 재구성됐다. 지난 S/S 시즌에는 화이트와 블랙컬러를 중심으로 마치 수묵화를 그린듯한 맑고 청아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그는 “서양 옷과 동양적인 이미지가 교감하는 디자인이다”고 말한다.
올 F/W 시즌에는 스윙잉 이스트(Swinging East)를 주제로 60년대 실루엣과 미래주의, 반짝이는 소재,한국 고가구에서 모티브를 얻은 디테일 등을 결합했다. 한글은 가죽에 레이저로 새겨져, 좀더 묵직하고 터프하게 표현됐다. 현재 그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내년 S/S컬렉션이다. 그는 프랑스 고대 옷과 한국전통을 접목하고 있다. 1901년에 만든 실크 옷을 분석하며, 바느질법 등 그 당시의 높은 기술들을 접목한다. 그의 주고객인 유럽인들의 테이스트와도 자연스럽게 한국의 멋이 깃든다.
그는“전 세계의 여성복 시장은 너무 치열하다. 파리 밀라노 모스크바에서는 지역별 컬렉션이 있다. 유럽은 국가별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 상황에서 옷을 팔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패션은 오트쿠튀르적인 기성복이다. 따라서 패턴이나 프린트의 독자성 등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야한다. 그 요소를 한국전통요소로 선택했다”며 “나의 정체성은 한국이기 때문이다”고 밝힌다.
‘한국의 미’로 문화 선진국 대열 진입
그의 주요 고객은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중동지역까지 다양하다. 파리에서는 이상봉의 모든 컬렉션제품을 바잉하며, 모스크바에서도 60% 이상을 사간다. 해외매장에서 그의 상품은 300만~400만원대 고가에 팔린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구매하는 고객들은 젊은 층이 많다는 점이다. 그는 “전세계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단순히 한 아이템이 멋있서가 아니다. 패션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주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그는 디자이너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1995년 ‘이상봉 아트 컬렉션’에 이상봉의 커피잔, 스포츠웨어, 가구 등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제 이상봉은 제 2의 과도기를 맞았다. 한글에 파워플한 행진과 함께 또 다른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상봉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메종브랜드를 비롯해 대중화 가능한 세컨 브랜드, 그리고 향수브랜드 런칭을 앞두고 있다.
그는 “패션디자이너의 마무리는 향수다. 꿈일지 모르겠지만, 내 꿈을 이루지 못해도, 나는 꿈을 꾸며 살것이다”라고 말한다. 매 시즌 숨겨진 전통미로 새로운 패션을 창조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 Fashionbiz 2007년 7월 SPECIAL REPORT "Korean Dress’로 세계 향해 GO~"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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