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플라자, 전국 간다
롯데쇼핑(대표 이인원 lotteshopping.com)이 영패션 전문점 영플라자로 지방 공략에 나선다. 롯데는 영플라자 명동 본점의 성공을 발판 삼아 지속적인 출점을 목표로 ‘Y2프로젝트팀’을 가동했다.
첫 결실로 빅3 백화점이 전무한 충북 청주백화점을 인수했고 3월 초 오픈을 앞두고 있다. 8월에는 대구 동성로에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지속적인 확대 투자가 예상돼 업계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주점은 지난해 인수한 청주백화점을 리뉴얼 오픈하는 백화점으로 7층 1천8백평 규모다.
패션 전문 백화점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1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을 타깃으로 지역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주변 가두상권과 브랜드 겹침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얼마나 효율을 내느냐가 관건이지만 이미 검증된 MD 능력과 탁월한 마케팅력을 보유해 문제없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점 성공 계기로 지방상권 공략
동성로 3호점은 패션도시 대구의 번화가에 8월께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은 젊은층이 가장 많이 모이는 도심에 위치하며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과 연결돼 있다. 1층부터 3층까지 3천6백평 규모이며 12관 규모의 대형 영화시설과 e스포츠경기장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보유한다.
가두상권과 차별화된 브랜드 공급을 진행할 계획으로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대형 매장 입점도 예상된다. 롯데가 영플라자로 지방공략에 나선 이유는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본점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8백억원이며 지난해 전체 매출 추정치가 1천2백억원이다.
이는 수도권 소재 롯데백화점의 매출을 웃돌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며 내방고객도 연간 7백만명이나 되는 등 질적•양적인 수치에서 모두 만족을 주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들도 영플라자 본점을 안테나숍으로 활용하는 등 상품기획이나 판매 부분에서 의존도를 높게 가져갔다. 우선 영플라자에서 성공하면 다른 지역 마켓에 안착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봤다.
두번째는 규모의 부담이 적다. 2천~3천평의 매장만 확보되면 오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0만명 이상의 상권과 8천평 이상의 규모가 요구되는 백화점에 비해 출점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유통업체 인수를 통해 진행하면 백화점의 투자금액의 10분의 1 수준이며 준비 기간도 앞당길 수 있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은 포화상태로 보고 지방상권의 경우 대형 백화점을 감당하기에는 상권이 너무 작기 때문에 영플라자 같은 규모의 백화점이 적합하다고 본 내부적 판단도 공략이 적극 이뤄진 배경이다.
2000~3000평 규모면 출점 가능
세번째는 카테고리킬러형이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에 집중하는 사이 패션 전문 백화점을 표방하며 한 가지만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또 젊은 고객들의 패션 트렌드를 제안하는 백화점이 되기 위해 파격적인 MD 구성으로 비제도권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새로움을 계속 제공하면서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방상권에서도 한 건물에 트렌디하며 영한 아이템들로 구성된 영플라자라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패션 전문점이 많지 않은 지방 대도시 젊은층에 적은 투자로 큰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공략 이유다. 젊은층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에 백화점을 유치해 많은 집객 효과를 기대했다. 젊은 고객 끌어안기에 나선 점도 있다. 그동안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기 위해 백화점에 근무하는 20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등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마케팅도 일률적인 경품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응모받은 후 이를 증정하는 식으로 변화를 줬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의 차별성이다. 영플라자 명동점의 경우 바로 옆에 위치한 본점과 겹치는 브랜드가 20%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지방상권에는 없는 신선한 브랜드가 대거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유니클로」 「무인양품」이다. 이 두 매장은 대형 매장으로 가면서 가격단가를 낮춰 실속 있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명동점에서 월평균 매출이 각각 4억원, 6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플라자의 확실한 얼굴 마담 역할을 한다.
또 빌리지유통의 중저가 편집숍 「주마」와 홍대 압구정 등 가두점에서 활동한 「갸하하」 등을 입점시켰던 전례로 비제도권 브랜드들의 신선함을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능력 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한다든지 연예인 스타숍을 유치해 백화점이 아닌 쇼핑몰이 진행하는 방식도 도입할 방침이다.
뉴브랜드와 트렌디함 ‘영플’ 강점
롯데는 영플라자 4호점 물색도 한창이다. 작년부터 소문이 무성하던 건대 스타시티점은 영플라자가 아닌 롯대백화점으로 확정됐다. 때문에 광주 금남로 일대와 부산 등 젊은층이 많은 지방 도시를 대상으로 출점을 타진하고 있다. 관계자는 “롯데가 영플라자 출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지방에 다출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커버하기 힘든 마켓에서 점포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수년간 서울에서 성공한 패션 전문 쇼핑몰들의 지방 출점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롯데라는 대기업에서 진행하기에 인지도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방 고객의 성향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이에 따라 23개점의 전국 네트워크를 가진 롯데백화점 파워를 적극 활용해 지역 상권의 특성을 입점 전부터 파악하고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영플라자 출점으로 인해 주변 가두상권의 겹치는 브랜드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의 파워라면 주변 상권조차 바꿀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패션업체와 가두점주의 진통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영플라자의 새로운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들로 인해 모여드는 신흥 고객 창출로 인근 로드숍 상권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단점 보다는 장점이 많은 시너지 창출 효과를 어필한다.
TIP : 「유니클로」 선진 디자이너와 코워크
에프알엘코리아(대표 안성수•하타세사토시)가 영플라자에서 선보이는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가 지난해 가을부터 세계적 디자이너 4명과 공동 작업을 진행해 새로운 형식의 디자이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9월에는 포르투갈 출신으로 「막스마라」 「세루티」에 참여했던 필립 올리비에라 밥티스타, 10월에는 뉴욕 출신 니콜라스 안드레아스 타라리스, 11월에는 「겐조」 「크리스찬디올」 출신의 애덤 존스, 12월부터는 일본계 민트 디자인스의 상품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1명당 10가지 이하 아이템을 30~40장씩 소량 생산해 한정적인 의미로 인기가 높았다. *주) 일본 SPA형 브랜드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가 49대51의 지분율로 합작한 회사며 2008년까지 1천억원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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