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패션대기업 1분기 성적 부진...삼성·SI만 선방
패션 대기업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동기 보다 떨어지며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1분기 대기업들의 매출은 전년대비 하락, 경기불황을 실감케 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이 대기업 중 유일하게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주목된다. 최근 실적이 계속 고전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로서는 반등의 기회로 잡고 다시 치고 올라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패션, 1분기 매출 5260억...신명품 호조세
메종키츠네
그 다음으로 선방한 곳은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으로 두 기업 모두 수입 패션 비중이 높은 곳으로 프리미엄 컨템퍼러리 패션군의 성장 흐름과 함께 하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5170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5.3% 감소했지만 여타 경쟁사와 비교하면 선방한 격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 관계자는 “국내 패션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 등 영향이 있었지만, 브랜드 및 상품 경쟁력을 통해 전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수입상품 판매 호조에 대해 온라인 매출 확대 등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데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메종키츠네' '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견인해온 삼성물산패션은 새로운 뉴엔진인 '자크뮈스'가 전년대비 220%, '가니'는 90%, '스튜디오니콜슨'은 60%, '르메르'는 50% 성장세를 보이며 차세대 신명품 주자를 키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1분기 영업익 8.7% 증가 '반등'
브루넬로쿠치넬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1분기 매출은 3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8.7% 늘었다. 코스메틱 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인 1043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한 덕을 톡톡히 봤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부문의 매출액은 2051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6.9% 떨어졌다. 그렇지만 '브루넬로쿠치넬리' 22.2%, '어그' 23.2%, '릭오웬스' 23.1% 각각 성장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여기에 지난해 론칭한 신규 컨템퍼러리 '꾸레쥬'와 '더로우'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더로우' 경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한 군데만 운영하는데, MZ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켜 인기 품목의 품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셔날은 효율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자체 브랜드 성장을 위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을 전개하는 신세계톰보이에 최근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으며 이들 브랜드 글로벌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섬, 영업이익 40% 감소 속 '타임' 글로벌 본격화
타임 24 F/W 파리패션위크
한섬(대표 김민덕)은 올해 1분기 매출이 3936억원,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40.2% 감소했다. 한섬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 영향에 따른 중고가 패션 시장 위축으로 매출이 소폭 줄었고, 신규 브랜드 론칭 및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섬은 이달 말 미국 스트리트 편집숍 '키스(KITH)' 서울 성수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다. 지난해 키스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올해 국내에 정식으로 론칭하게 된다. 한섬은 키스를 패션 플랫폼 'EQL'과 더불어 젊은 소비층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키스를 통해 트렌디한 패션을 제안하고 향후 수입 브랜드를 추가로 유치하는 등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미 파리패션위크에 11차례 연속 참가하며 해외 시장을 노크한 '시스템'에 이어 올해 여성복 '타임'의 프랑스 파리 진출을 본격화한다. 타임은 지난해 론칭 30주년을 기념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더타임'을 새롭게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대비해왔다. 더불어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오는 6월 파리 현지에 글로벌 플래그십스토어도 선보일 계획이다.
코오롱FnC,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왁' 등 약진
트레일 러닝을 개척하는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은 올해 1분기 매출 2740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57.1% 감소했다. 매출은 '코오롱스포츠' 등 아웃도어와 '지포어' '왁' 등 골프웨어의 선전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글로벌 시장 진출 및 ESG 임팩트 비즈니스 추진에 따른 투자금 증가로 인해 줄어들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아웃도어와 골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아웃도어 분야인 트레일 러닝을 개척해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며 “또 올해 초 출범한 차이나TF를 통해 코오롱스포츠 차이나와의 긴밀하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왁의 중국 시장 확대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F는 아직 1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다른 경쟁사들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LF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헤지스' 등 주력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헤지스에 이어 남성복 '마에스트로'도 지난해 베트남에 추가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글로벌 패션 마켓에서 뉴 엔진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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