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롯데 · 신세계 빅3, 불꽃 튀는 ‘콘텐츠’ 경쟁
현대, 롯데, 신세계 빅3 백화점 유통이 불꽃 튀는 리뉴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것과는 반대로 수익성은 악화된 상황이어서 이를 회복하기 위해 리뉴얼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백화점은 휴식 공간과 팝업스토어 공간을 결합한 신개념 공간인 ‘에픽 서울’로 또 한번의 혁신을 예고했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과 쇼핑몰을 아우르는 조닝 강화를 통해 2030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은 ‘스위트파크’ 디저트 전문관 오픈 등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을 목표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 롯데몰 수원’ ‘신세계백화점 강남 · 경기점’ 등 각 백화점 점포의 리뉴얼 특징을 짚어봤다.
더현대서울, 1조대 ‘MZ 핫 플레이스’ 우리가!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의 ‘더현대서울’은 개점 2년 6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 매출 기록을 달성하며 백화점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특히 정원 콘셉트의 넓은 휴식 공간과 눈길을 끄는 팝업스토어를 모아놓은 팝업존 등 트렌드에 민감한 1020 젊은 세대를 만족시켜 단숨에 ‘MZ핫플’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쇼핑만을 위해 찾는 공간이 아닌, 외식과 여가활동 등 쇼핑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몰링’ 특화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영업본부 산하에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신설해 새로운 공간 기획에 집중하고, 기존 유아동복 매장 등이 입점해 있던 곳을 리뉴얼해 ‘에픽 서울(EPIC SEOUL)’을 선보인 것.
체험과 휴식의 결합 ‘에픽 서울’ 공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에픽 서울은 더현대서울 5층에 약 730㎡(약 220평) 규모로 고객 휴식 공간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한 신개념 공간이다. 고객 휴식 공간 360㎡(약 110평)와 팝업스토어 공간 250㎡(약 75평)로 구성해 고객들이 편하게 쉬면서 이색적인 팝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더현대서울은 에픽 서울을 활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극대화하고 소비자에게 이색적인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 팝업을 시작으로 K-팝 스타나 하이엔드 브랜드 등 글로벌 아이콘과 협업한 단독 콘텐츠를 비롯해 아트, 패션, 명품, 게임, 영화 및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다룰 계획이다. 에픽 서울에 마련된 플레이브 1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는 평일임에도 많은 고객들이 몰리며 길게 서 있는 대기 줄이 눈길을 끌었다.
또 체험을 중요시하고 SNS 활동이 활발한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공간을 꾸몄다. 지하 2층에 ‘팝업존’을 구성해 화제성 있는 브랜드와 캐릭터 등 다양한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것. 특히 지난해에만 ‘BTS’ ‘르세라핌’ ‘블랙핑크’ ‘아이브’ 등 최정상 아이돌 관련 팝업스토어를 대거 선보이며 K-팝 문화를 사랑하는 국내외 소비자를 한곳으로 모았다.
팝업스토어, 포토존… MZ 공략은 이렇게
‘마뗑킴’ ‘시에(SIE)’ ‘앤더슨벨’ 등 MZ세대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신흥 브랜드 매장도 다수 입점시키며 젊은 세대를 적극 공략했다. SNS 문화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래머블’ 한 장소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매장 곳곳에 포토존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연말 분위기를 풍기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유럽의 작은 공방 콘셉트로 꾸민 ‘H빌리지’를 선보이며 인증 샷 명소로 화제가 됐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오픈 전 온라인 사전 예약을 진행했으나 예약 오픈 1시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더현대서울의 등장으로 백화점은 기존 물건만 사고 나가는 목적형 소비공간에서 팝업스토어와 전시회 등 오프라인 공간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체류형 소비공간으로 정체성이 180도 바뀌었다. 이를 가능케 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성공 노하우를 태국에 수출하며 해외 쇼핑몰을 위탁 운영하는 국내 첫 번째 백화점이 됐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영업본부 산하에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신설해 기존 백화점의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공간 콘셉트와 방향성을 추진하도록 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구분을 없애고 국내외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는 ‘컨템퍼러리 트렌디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루는 ‘클래식팀’으로 재편했다. 이어 새롭게 유통의 격전지가 돼 가는 광주에도 ‘더현대광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현대서울처럼 젊은 세대를 겨냥해 MZ세대 특화 콘텐츠와 팝업스토어, 체험형 매장 오픈을 기획 중이다.
롯데백화점 · 롯데몰 수원점, 10년 만에 리뉴얼, 2030세대 겨냥
롯데백화점(대표 정준호) 수원점은 개점 10년 만에 전 층에 걸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다. 남성복과 여성복, 아웃도어와 스포츠, 키즈 매장과 대규모 푸드홀까지 전 영역의 조닝을 새 단장했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에, 쇼핑몰은 영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
조닝별 콘셉트에 맞게 신규 스토어를 오픈하고, 기존 백화점에 입점해 있던 매장을 쇼핑몰로 이전하는 등 백화점과 쇼핑몰의 리뉴얼을 동시에 진행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리뉴얼을 시작했으며, 작업이 완료된 매장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달(4월) 말에 그랜드 오픈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월에는 ‘PXG’ ‘말본골프’ ‘타이틀리스트’ ‘어뉴골프’ 등 18개 프리미엄 골프 매장을 구성했으며 아웃도어도 프리미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아크테릭스’ ‘시에라디자인’ 스노우피크어패럴’ 등 최근 등산 마니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를 선보였다. ‘하이드로겐’ ‘살로몬’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도 신규로 입점했다.
아크테릭스 ~ 살로몬, 스포츠 · 아웃도어 고급화
백화점에서 선보였던 ‘MLB’ ‘캉골’ ‘게스’ ‘라이프워크’ 등 7개 매장을 쇼핑몰로 이전했고, ‘와릿이즌’ ‘코드그라피’ 등 MZ세대의 관심도가 높은 브랜드도 추가로 구성했다. 스포츠 매장 ‘언더아머’ ‘푸마’ ‘크록스’ 등도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옮겨 새롭게 오픈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몰을 가이드로 삼아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백화점에 있던 ‘나이키’와 ‘뉴발란스’는 쇼핑몰로 자리를 옮겨 상권 최대 규모의 메가숍을 오픈했다. 이전보다 매장 규모를 대폭 넓히고 상품군을 추가로 구성해 다양한 연령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백화점은 ‘아디다스 비콘’ ‘UFC스포츠’ ‘HDEX’ 등의 매장을 오픈하고 ‘휠라’ ‘미즈노’ ‘젝시믹스’ ‘안다르’ 등의 매장을 새롭게 정비했다.
나이키 · 뉴발란스… 최대 규모 매장 내세워
나이키 매장은 기존 백화점 5층에서 쇼핑몰 3층으로 이전했다. 일상복부터 풋볼 라인 등 스포츠웨어까지 상품군을 폭넓게 구성했다. 축구 카테고리가 새롭게 들어오며, 다양한 해외 클럽팀의 유니폼 판매도 진행한다. 매장에서 클럽팀 유니폼을 구매하면 등번호 마킹 서비스도 제공한다. 매장 규모는 1322㎡(약 400평)로 수원 남부 최대의 메가숍인 만큼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뉴발란스 매장도 기존 백화점 5층에서 쇼핑몰 3층으로 이전 오픈했다. 전국 뉴발란스 매장 중 최초로 최상위 등급의 매장으로, 글로벌 스테디셀러인 USA 메이드 라인과 러닝과 야구 등 스포츠 라인도 추가로 구성했다. 캐주얼, 스포츠, USA메이드 등 폭넓은 카테고리를 확보했다. 국내 야구팀인 ‘KT위즈’의 콘셉트 존도 구성했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에는 KT위즈의 유니폼을 구매하면 등번호마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 99㎡(약 30평)의 규모에서 661㎡(약 200평)의 규모로 확장 오픈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 겨냥, ‘키즈’ ‘F&B’ 확장 리뉴얼
2030세대 영 패밀리의 인구 증가와 함께 상권 내 늘어나고 있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겨냥해 백화점의 키즈 조닝도 새롭게 단장했다. ‘뉴발란스키즈’와 ‘나이키키즈’ 등 아동 메가스토어를 확장 리뉴얼하고 ‘노스페이스키즈’ ‘뉴에라키즈’ ‘마리떼앙팡키즈’ 등의 새로운 키즈 브랜드를 유치했다.
특히 롯데만의 키즈 복합 매장인 ‘킨더 유니버스’를 론칭해 체험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교육 특화 체험 공간인 ‘킨더 스튜디오’, 프리미엄 용품 전문관인 ‘킨더 아틀리에’, 휴식 공간인 ‘킨더 라운지’ 등 다채로운 공간을 조성했다.
‘수원 지역 최대 프리미엄 쇼핑 단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958㎡(약 15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1층의 주얼리와 3층의 여성복 브랜드 약 30개를 리뉴얼 출시하고, 올 3월에는 백화점 최초로 ‘무신사스탠다드’ 매장도 오픈했다. 대기업 연구 단지 입주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젊은 소비층과 수원 서쪽의 GTX 연결과 신분당선 연장 예정 소식 등 지역 호재를 발판 삼아 상권 장악력을 높일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 · 경기점, ‘럭셔리’ 승부, 미식 · 남심 저격
신세계백화점(대표 박주형) 강남점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의 대대적인 식품관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5300㎡(약 1600평)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오픈을 시작으로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푸드홀 등을 차례로 열어 내년 상반기 2만㎡(약 6000평) 규모의 식품관을 완성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이 디저트 전문관을 가장 먼저 리뉴얼한 이유는 디저트의 집객 효과가 가장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저트는 F&B 카테고리 중에서도 가격대가 낮은 편에 속하며 다양한 제품으로 시각과 미각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어 젊은 층부터 노년층까지 넓은 연령대의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백화점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고 고속버스터미널과 파미에스테이션까지 연결되는 공간을 활용해 강남점과 센트럴시티 간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전략이다.
스위트파크에는 현재 43개 디저트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이 중 80%가 최초 입점브랜드다. 벨기에의 명품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 프랑스의 인기 빵집 ‘밀레앙’, 일본 베이크사와 신세계가 협업해 만든 플래그십스토어 ‘베이크 더 샵’, 국내 유명 도너츠 가게 ‘노티드’의 첫 젤라토 매장 등 빵, 케이크, 초콜릿, 파이, 약과 등 모든 종류의 디저트를 총망라한 미식 공간을 선보여 이곳을 지나 고속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동하는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를 반증하듯 개점 첫 주말 방문객 수 10만여 명을 기록했다.
‘스위트파크’ 통해 집객 효과 노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식품관뿐만 아니라 명품 매장 확장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공간의 혁신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6층 남성 부티크에서는 ‘셀린느’ ‘구찌’ ‘펜디’ 매장 리뉴얼로 신규 매장 공사가 한창이다.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남성관 중 독보적인 브랜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점포인 만큼 이번 리뉴얼을 통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강조한 새로운 매장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2층에서는 ‘루이비통’과 셀린느 매장의 리뉴얼, 3층 ‘더로우’ 신규 매장 공사와 4층 ‘샤넬 슈즈’ 부티크 일부 매장 리뉴얼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도 2020년부터 올해 1월까지 약 4년간의 대규모 리뉴얼 통해 전체 매장 면적의 90%에 달하는 4만6000㎡(약 1만4000평)의 공간을 새롭게 단장했다. 2007년 개점 이래 최대 규모로, 전 장르에 걸쳐 새로운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고, 쇼핑 공간을 4297㎡(약 1300평)가량 추가로 확장해 쇼핑 환경도 크게 개선했다.
2020년 스포츠관을 시작으로 2021년 업계 최초로 지하 1층 럭셔리 전문관, 2022년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지난해 골프 전문관과 생활 전문관을 오픈한 데 이어 올 1월 젊은 감각의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가득 채운 남성관을 열며 대대적인 리뉴얼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최초 ‘카페 맨메이드’ 등 콘텐츠 강화
남성 전문관은 2007년 개점 이후, 16년 만의 리뉴얼로 고객 동선과 매장 면적 등을 넓혀 쇼핑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과거에는 골프 상품군과 층을 나눠 썼으나 현재는 한 층을 온전히 남성 카테고리로 채우면서 남성 전문관 확대에 힘을 줬다. 여기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와 2030세대가 선호하는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매장을 채워 매장의 새로움을 더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페라가모 맨즈 등 해외 패션 브랜드를 유치해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 ‘솔리드옴므’에서 전개하는 ‘카페 맨메이드’가 경기 지역 최초로 입점했다. 카페 맨메이드는 도산공원 플래그십스토어, 롯데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에 이어 네 번째 오픈이며 고객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도 힘썼다.
기존 8~9층의 CGV 일부를 백화점 매장으로 전환해 9층 공간을 F&B 매장으로 구성했다. 지하 1층이 명품관으로 바뀌면서 식품관 면적이 줄어들었다. 이를 2층 푸드마켓, 7층 전문식당가, 9층 테이스티 가든 총 3개층에 걸쳐 보완했다.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 집객과 방문 일수를 높이기 위해 식품관에 매우 공을 들이는데 신세계 경기점 역시 이번에 진행한 리뉴얼을 통해 점포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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