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I, ‘2023 섬유·패션 ESG’ 10대 뉴스 선정
‘서울컬렉션에 친환경 디자이너 대거 등장’이 2023년 섬유·패션 ESG 첫 번째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지속가능패션이니셔티브(추진위원장 주상호)가 올 한 해 전문지와 경제지 상에 나타난 ESG 관련 기사의 빈도와 중요도 등을 분석한 결과다.
지속가능패션이니셔티브(Sustainable Fashion Initiative; SFI)는 수많은 ESG 관련 기사 중에서 35개 후보 뉴스로 압축하고 SFI 워킹 그룹 ESG 전문가들의 협의를 거쳐 10대 뉴스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SFI가 선정한 10대 뉴스는 ▶서울컬렉션에 친환경 디자이너 대거 등장 ▶12개 우수 ESG 기업 사례 발표에 업계 관심 쏠려 ▶ESG 공시 의무화 2026년 이후로 연기 ▶빅3 의류 벤더 기업 활발한 이니셔티브 활동 전개 ▶자사몰 중고 거래로 자원 선순환 도모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 브랜드 ‘리젠’으로 통합 ▶SFI, 섬유·패션 업계 최초 ESG 자가 진단 2.0 개발 ▶코오롱FnC 서큘러 패션 선두 주자 ▶무신사 어스 라인 공개 ▶기업들의 재고 의류 기부 문화 확산 등이다.
주상호 SFI 추진위원장은 “섬유·패션 업계에 있어 2023년은 ESG 도입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추진을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 해였다”라면서 “아직 ESG 경영 도입에 따른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친환경 소재와 지속가능한 생산, 적정 생산과 순환 경제 구축까지 ESG 도입을 위한 기반 구축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SFI 워킹 그룹 ESG 전문가들의 협의를 거쳐 선정한 10대 뉴스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서울컬렉션에 친환경 디자이너 대거 등장
폐의류들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 또는 매립되는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매년 2100만 톤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내 패션 업체들의 환경 보호 노력과 활동들이 늘어나면서 서울컬렉션에도 친환경을 표방하는 디자이너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로 웨이스트를 표방하는 국내 대표 친환경 브랜드인 ‘파츠파츠’의 임선옥 디자이너는 ‘네오프렌의 신세계’라는 주제로 친환경 소재인 네오프렌 단일 소재에 멀티 컬러를 적용해 선보이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선도하고 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엡손의 친환경 프린팅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가치를 추구했으며 여유와 힐링 이미지를 담은 ‘티백’의 조은애 디자이너, 패션에 IT 기술을 입힌 ‘더스튜디오K’의 홍혜진 디자이너, 비건 패션의 선두주자 ‘비건타이거’ 양윤아 디자이너도 환경을 화두로 던지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최경호·송현희 디자이너가 전개하고 있는 ‘홀리넘버세븐’은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수명이 다 된 폐교복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선보였으며 이재민 디자이너가 론칭한 ‘엠로프’는 자르고 버려지는 조각난 폐원단으로 패션 소품을 만들어 선보였다.
2. 12개 우수 ESG 기업 사례 발표에 업계 관심 쏠려
SFI 추진단은 지난 2월 20일 국내 패션 기업들의 ESG 활동을 평가해 부문별 우수 패션 기업을 선정하고 사례를 발표하는 ‘우수 ESG 패션 기업 사례 발표회’를 개최했다. 소비자 설문 조사와 워킹 그룹 전문가 평가를 통해 선정된 12개 우수 ESG 패션 기업들의 사례 발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으며 이날 국내 섬유·패션 업계의 ESG 추진 방향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추진단은 이에 앞서 2월 1일 국내 패션 기업들의 2022년도 ESG 활동을 종합 평가해 이슈별 우수 패션 기업을 선정하고 그 명단을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소재 부문에 BYN블랙야크 ▲친환경 공정 생산 부문에 영원무역 ▲디지털 활용 적정 제품기획 부문에 한섬 ▲제로 웨이스트 부문에 파츠파츠 ▲공급망 최적화와 물류 효율화 부문에 F&F ▲친환경 매장과 친환경 포장 소재 구현 부문에 LF ▲리사이클 순환 부문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사회 공헌과 지역 사회 봉사 부문에 패션그룹형지 ▲조직 문화와 작업 환경 부문에 휠라코리아 ▲동반 성장과 공정 거래 부문에 이랜드월드패션사업부 ▲고객 만족과 제품 안전 부문에 삼성물산패션부문 ▲투명 경영과 주주 친화적 행보 부문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태선 회장(BYN블랙야크), 성기학 회장(영원무역), 김민덕 대표(한섬), 임선옥 디자이너(파츠파츠), 김창수 회장(F&F), 김상균 대표(LF). 윌리엄김 대표(신세계인터내셔날), 이준서 부문장(삼성물산패션부문), 최운식 대표(이랜드월드), 김지헌 대표(휠라코리아), 최병오 회장(패션그룹형지), 유석진 대표(코오롱FnC부문)>
3. ESG 공시 의무화 2026년 이후로 연기
금융위원회가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ESG 공시 의무화를 2026년 이후로 1년 이상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ESG 공시 의무화가 지연된 점과 국내 ESG 공시의 주요한 참고 기준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FRS-ISSB) 공시 기준이 지난 6월에야 확정된 점 그리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일정 연기 요청 등으로 인해 공시 의무화가 늦춰졌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세 가지 방향성으로는 1)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의 기준을 참조하되 국내 시장과 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기준을 제정 2) ESG 공시 대상 기업의 준비 사항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대형 상장사부터 도입할 것 3) 도입 시기는 주요국 ESG 공시 일정을 고려해 2026년 이후로 연기한다는 것이다.
4. 빅3 의류 벤더 기업 활발한 이니셔티브 활동 전개
섬유·패션 부분에서 종합 ESG 대상을 수상한 한세실업은 ‘10% for Good’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환경, 패션 분야 NGO와 기술벤처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5년 이후 의류 생산량의 20% 이상을 업사이클 원부자재로 대체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세아상역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중남미 지역에 학교를 설립하는 등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활동(CSR)을 펼치고 있으며 폐기물 자원화를 통한 적극적인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또 한솔섬유는 캄보디아 악어 보존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생물 이니셔티브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UN여성역량강화원칙(WEPs)에 가입해 성 평등 문화와 여성 역량 강화 지지를 선언했다.
5. 자사몰 중고 거래로 자원 선순환 도모
패션 브랜드들이 자원 순환 및 ESG 경영을 목표로 중고 거래까지 책임지는 추세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자사 중고 제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소재 개발이나 공정만큼 중요한 것이 이미 만들어진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 ESG를 실천하고 그린슈머를 공략하기 위한 자사 중고 거래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중고 거래 플랫폼은 유아동복 업계가 특히 적극적이다. 이는 사용 주기가 짧은 유아동복 특성상 중고 거래 수요층이 견고하고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젊은 주부층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키즈 편집숍 ‘포레포레’는 그린포레를 선보이며 자사 브랜드 중고 거래에 직접 나섰고 파스텔세상도 수거 품목을 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꾸준히 향상시켜 왔다. 코오롱FnC는 코오롱몰 전용 중고 마켓 ‘오엘오 릴레이 마켓’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으며 활성화 속도가 빨라 남성복 등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브랜드들을 추가 입점시킬 계획이다.
6. 효성티앤씨, 친환경 섬유 브랜드 ‘리젠’으로 통합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섬유 브랜드를 ‘리젠’으로 통합하고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의 트렌드를 리딩 하는 대표 브랜드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재활용 나일론 섬유 외에 스판덱스 리사이클 섬유, 옥수수 등으로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 섬유 등을 ‘리젠’으로 통합해 브랜드 파워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2011년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고강도 탄소섬유 ‘탄섬’으로 만든 제품을 차이나컴포짓 엑스포에서 선보였으며 업계 선도 탄소 저감 전략으로 글로벌 ESG 평가 등급을 ‘BBB 등급’에서 ‘AA 등급’으로 2단계 상승시켰다. 특히 탄소 배출, 유독성 물질 및 폐기물 배출, 물 부족, 화학적 위험성 등 4개의 항목에서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7. SFI, 섬유·패션 업계 최초 ESG 자가 진단 2.0 개발
SFI는 간단한 클릭을 통해 자사의 ESG 경영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섬유·패션 ESG 자가 진단 2.0’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번 출시로 ESG 경영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섬유·패션 업체들의 ESG 경영 전환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가 진단 2.0은 ‘SFI 섬유·패션 ESG 평가지표’ 중에서 핵심 이슈만을 압축해 요약한 것으로 원료 원사-제편직-염색 가공-기획 디자인-봉제-물류 판매-소비 폐기로 이어지는 섬유·패션 스트림 전반에 걸친 흐름을 ESG 관점으로 재구성해 섬유·패션 업체들이 ESG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체크리스트는 친환경 15개와 사회적 책임 9개, 투명 경영 6개 등 총 30개 평가 지표로 구성되어 있으며 0~3점까지 부여하는 4개의 정량화된 답변 항목에 대한 간단한 클릭을 통해 최대 50페이지 분량의 진단 리포트를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8. 코오롱FnC 서큘러 패션의 선두 주자
코오롱FnC가 폐의류와 재고의 의류 소재화를 위한 ‘서큘러 패션’ 비즈니스를 도입하고 있다. 서큘러 패션은 코오롱FnC의 ESG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리버스’의 구체적 실현 방법으로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재고를 패션 상품으로 되살리는 것을 넘어 밸류 체인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임팩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코아(KOA)를 인수하고 이를 통해 KOICA와 ‘몽골, 베트남 폐의류 재고 텍스타일 투 텍스타일(Textile to Textile) 서큘레이션 센터 구축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지속가능 경영 활동 성과를 담은 ESG 활동 보고서 ‘서큘러 패션 이노베이터’를 발간했다. 이 활동 보고서는 패션 업계의 순환 패션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으며 기업의 전반적인 지속가능 경영 활동부터 브랜드별 성과까지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9. 무신사 어스 라인 공개
무신사가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상품에 특화된 ‘무신사 어스’ 라인을 공개했다. 무신사 어스는 환경 영향을 줄이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상품을 제작하는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더 나은 소재와 리사이클–업사이클, 비건, 동물 복지, 사회 기여 등 총 다섯 개 카테고리로 상품을 제안한다. 이러한 무신사 어스는 ‘원 퍼센트 포 더 플래닛’에도 가입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액의 1%를 이곳과 국내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또 서울환경연합,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등과 연계해 환경 보호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10. 기업들의 재고 의류 기부 문화 확산
섬유·패션 기업들이 재고 의류를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무신사는 밀알나눔재단에 의류와 신발 2만3000여 점을 기부했다. 기부 물품은 발달 장애인 특수학교인 밀알학교와 강남세움복지관 등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는 1500여 명의 장애 학생에게 선물로 전달됐다.
‘ABC마트’ 또한 기빙플러스에 2억원 상당의 신발을 기부했으며 이 신발들은 7개의 매장에서 진행된 ‘함께 그린 바자회’를 통해 판매됐고 판매 수익금은 장애인 등 취약 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됐다.
이외에도 위비스와 영원무역, 던필드, 한성FI, 지엔코 등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방한 의류 1만2000여 점을 취약 계층에 제공했다.
한편 SFI는 섬유·패션 산업의 ESG 생태계 기반 구축을 위해 섬유·패션 ESG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현재 섬유·패션 특화 ESG 가이드라인 개발과 섬유·패션 자가 진단 개발, 섬유·패션 ESG 교육 컨설팅, ESG 정보 제공 등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패션비즈=홍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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