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대명화학식 투자 방식의 딜레마와 대안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3.08.11 ∙ 조회수 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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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BR> 대명화학식 투자 방식의 딜레마와 대안 3-Image



최근 몇 년간 대명화학그룹은 패션 스타트업들에 집중 투자하면서 투자에 목말라 있던 패션업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여기저기서 문제가 노출되면서 대명화학식 투자 방법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의 실명을 거론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그동안 패션업계에 투자를 집행해 온 대명화학의 공헌에 감사하면서 동시에 시행착오를 줄여서 투자자나 피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는 의도에서 이 글을 쓴다.

최근까지 대명화학은 주력 계열사인 코웰패션, 어센틱브랜즈코리아, 모다이노칩, 케이브랜즈와 그 계열사인 하이라이트브랜즈, 하고하우스, 레시피그룹 등을 통해 200여 개의 브랜드에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여 개의 브랜드에 투자할 자금을 어디서 조달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외부 금융자본을 통한 조달보다는 내부사업(마스크 사업, 부동산 사업)을 통한 특별이익으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대명화학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피투자회사(브랜드 창업자)에 창업 이후 필요한 자금을 Loan으로 빌려주겠다고 약속하고 초기에 낮은 기업가치로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왔다고 한다.

초기에 소액으로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향후 필요한 성장 자금을 차입으로 지원해 주는 투자방식을 대명화학식 투자 방식이라고까지 한다.

이러한 방식은 보통의 투자 방식, 즉 초기에 충분한 기업가치를 인정해 주고 낮은 지분으로 투자한 후 기업이 성장하면서 필요한 성장 자금을 증자로 조달해 가는 방식에 비해 치명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패션 브랜드가 자생할 정도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50억~200억까지 성장 자금의 투자가 필요하다. 온라인 브랜드도 결국 성장하려면 30억 이상의 성장 자금이 필요하다.

•성장 자금을 차입으로 조달하면 피투자회사의 재무구조가 나빠져서 추후 은행차입이나 외부 투자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게 된다.

•대주주인 대명화학이 추후 필요한 성장 자금을 끝까지 지원하려면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한데 제한된 사업이익으로 조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주주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브랜드도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실패하기 쉽다. 현재 대명화학그룹과 피투자회사들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 것일 수도 있다. 200여 개 브랜드가 요구하는 성장 자금 수요를 대명화학이 스스로 모두 조달해서 지원하기 어렵고, 피투자회사의 자체 성장 자금 조달도 재무 구조상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투자유치가 가능한 전망이 있는 피투자회사의 Loan을 적정가로 자본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고

•증자를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해서 브랜드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추진하면서 요구되는 대주주 지위 양도도 필요할 경우 감수해야 한다. 브랜드를 살리는 것이 대주주의 지위를 고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추후 투자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다른 업계의 투자방식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 2022년 썬더그린 대표
- 2016~2021년 미니소코리아, 꼬끼오 대표
- 2004~2012년 세정, 인디에프, 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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