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19.09.24 ∙ 조회수 15,579
Copy Link
스테디 셀링 브랜드 ... 파타고니아 • 반스 • 컨버스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86-Image






트렌드에 따라 인지도와 인기, 성장률 등락이 큰 이 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젊은 DNA를 유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그리는 브랜드의 비결은 바로 ‘팬’을 집결시킬 수 있는 ‘서브 컬처’다.

패션 트렌드가 아무리 빠르게 바뀌어도 변함없이 사랑 받는 브랜드가 있다. 트렌드에 따라 인지도와 인기, 성장률 등락이 큰 패션 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젊은 DNA를 유지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그린다. 비결은 바로 ‘팬’이라 불리는 마니아 고객과 그들을 집결시킬 수 있는 ‘서브 컬처’를 보유한 것. 대표적으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라이프스타일 액션 스포츠 브랜드 ‘반스’, 다양한 문화를 대변하는 스포츠 브랜드 ‘컨버스’를 꼽을 수 있다.

‘트렌디 = 과소비, 소비자의 잦은 소비를 자제시킨다’ 파타고니아코리아(지사장 최우혁)이 전개하는 파타고니아의 철학이다. 수선과 재활용, 오래 사용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를 자제시키는 마케팅을 펼침에도 작년 전년대비 70% 신장했고, 올해는 60%의 성장을 자신한다. 백화점 바이어들은 입을 모아 ‘현재 한국 아웃도어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브랜드’라고 한다.

파타고니아의 글로벌 사명은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고,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면에서 트렌디하게 소비된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이 브랜드의 ‘흥행’으로 친환경 무드가 대중적으로 형성된 것 역시 맞다.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973-Image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1057-Image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1137-Image





친환경 전파자 ‘파타고니아’, 올해 60% 성장 자신

2016년 7월 전까지 파타고니아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처럼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선보이고 대리점을 확대하는 등 영업 위주의 브랜드 전개를 선보였다. 당연히 규모 경쟁에서 뒤쳐졌고, 이 브랜드의 가치를 알고 있던 마니아들에게는 브랜드 정신에 어긋나는 행보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후 불필요한 유통을 줄이고, 소통 방식과 마케팅 채널 그리고 상품 구성 등 모든 것을 바꾸자 2017년 중반부터 매출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직진출 5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던 것도 친환경 기조를 강조하고, 효율적인 유통 전개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결과 파타고니아는 공시기준 323억원을 달성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시 기준 매출 300억원을 넘겼다. 이 수치는 전년(2017년 5월 1일~2018년 4월 30일) 233억원보다 38.2%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30억원에서 지난해 74억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300억 첫 돌파, 자체 환경 캠페인 러시!

국내에서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로 안정되자 파타고니아코리아는 론칭 이후 처음으로 자체 환경 캠페인 ‘Single use Think twice’를 론칭해 진행했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고객들의 서명을 받고 특별 제작한 텀블러도 판매했다. 또 작년 초 사업부 내에 환경팀을 신설하고, 매출액의 1%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지원하는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급격한 성장에 기뻐하기보다는 사회적인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는 자체 평가를 진행하고, 천천히 다양한 환경 캠페인 론칭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파타고니아의 철학에 공감하고 소비하는 고객이 대중적으로 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는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자신하는 한편 무분별한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매장 수는 4개 이상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다.

ABC마트 & 무신사 장악 ‘반스’, 1020세대 장악

스케이트보드 기반의 서브 컬처를 꽉 쥐고 있는 브랜드, 바로 브이에프코리아(대표 로라 미거)의 ‘반스’다. 슈즈 멀티숍 ABC마트에서 2017, 2018, 2019년 3년 연속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이어 신발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고, 무신사에서 랭킹 1위를 수없이 차지하며 탄탄한 영 지지층을 증명한다. 단독점과 편집숍, 백화점, 아울렛 등에 78개 유통을 전개 중이며, 6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반스는 기본적으로 히스토리가 있는 오리지널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새롭게 발굴한 혹은 전설적인 스케이터의 창의성과 개성을 통해 꾸준히 영감과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소통한다. 이 과정에는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데 스케이터는 퍼포먼스, 뮤지션은 음악, 아티스트는 작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반스 특유의 문화를 전달하는데 일조한다.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2761-Image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2847-Image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2929-Image




[ 사진설명 : 반스의 마니아들은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음악, 아트, 필름, 스트리트 패션 등 다양한 서브 컬처 카테고리를 공유한다. ]


반스의 마니아들은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음악, 아트, 필름, 스트리트 패션 등 다양한 서브 컬처 카테고리를 공유한다. 반스는 올드스쿨, 에라, 볼트 등 시그니처 상품군에 창의적인 인물의 철학을 투영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입히고, 매 시즌 다양한 글로벌 이벤트로 마니아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그들의 문화생활을 장악한다.

겨울에는 글로벌 스노보드 콘테스트 플랫폼 ‘하이-스탠다드 시리즈’, 6월에는 스케이트보드 문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Go Skateboarding Day)’, 7월에는 재능 있는 로컬 뮤지션을 발굴하는 뮤직 캠페인 ‘뮤지션 원티드(Musicians Wanted)’를 진행하고, 9월에는 6~7월에 진행한 두 가지 행사를 통해 선발한 퍼포머와 뮤지션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 반스의 문화를 집약해 선보이는 ‘하우스 오브 반스(House of VANS)’를 매년 진행한다.

컨버스 상품 다각화로 이미지 리뉴얼

대회는 물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지역별 거점을 가지고 움직이는 스케이트보드 크루들에게 반스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영향력과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반스가 인정하는 스케이터는 특히 네임 벨류가 높은 실력파라는 것을 인정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서울 한강 반포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역 크루 ‘반스(BANS)’는 반스가 후원하는 곳이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유명한 스케이터들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3887-Image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3968-Image




[사진설명 : 음악과 아트, 언더그라운드 컬처를 사랑하는 브랜드 ‘컨버스’는 최근 역대급 컬래버레이션과 전시 등으로 매년 차근차근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반스는 매출 규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을 미학으로 생각하지만, 글로벌 본사인 VF코퍼레이션은 향후 4년간 꾸준히 성장해 전 세계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생각이다. 지난해 매출은 3조원을 달성했으며,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3년까지 반스는 카테고리별로 신발 10~12%, 의류와 액세서리 13~15%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 방향을 다각화해 성장과 균형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재의 성장속도라면 국내에서도 2023년 1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대급 컬래버와 컬처 콘텐츠 ‘2030 맘에 쏙’

음악과 아트, 언더그라운드 컬처를 사랑하는 브랜드 ‘컨버스’는 최근 역대급 컬래버레이션과 전시 등으로 매년 차근차근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컨버스코리아(대표 주형준)로 직진출한 이후 매년 연평균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품 다각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인 결과다. 자세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컨버스의 국내 매출은 60개 유통에서 약 475억원으로 추정된다.

컨버스는 지난 2년 동안 의미 있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컨버스=척테일러’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 주력했다. ‘J.W 앤더슨’ ‘오프화이트’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에 이어 ‘고어텍스’ ‘헬로키티’ ‘카시나’ ‘언더커버’까지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해 잭퍼셀과 척70 등 더 많은 아이콘 실루엣을 알렸다.

동시에 음악과 아트에 국한돼 있던 문화적 베이스도 브랜드의 DNA인 ‘헤리티지 바스켓볼’과 스케이트보드, 패션 등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했다. 성과는 협업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증가하는 물량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와의 컬래버 상품은 6개월간 판매했는데, 해당 실루엣의 판매 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3배 늘었다.

비결은 컨버스가 100년 넘게 유스컬처와 통하는 젊음을 간직해 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바스켓볼, 스케이트보드 등 스포츠 DNA를 갖고 있으면서 음악과 예술에 뿌리를 두고 있어 스트리트는 물론 하이패션과도 유연하게 소통했다. 전부 컨버스만의 스타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니즈에 딱 맞아 떨어졌다.

꾸준한 소통, 아이덴티티 & 영 감성 유지 중요

컨버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은 긴 시간 이어졌다. 자주 신어 고무솔이 상한 컨버스가 있으면 곧바로 새 것을 구비해놔야 마음이 편한 아이템이 됐다. ‘한국 시장에서 라이선스로 전개하다 직진출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실패한다’는 속설을 극복한 좋은 사례로 기록됐다.

슈즈 멀티숍 ABC마트 판매 기록을 살펴보면 컨버스는 2015년 10위에서 2017년 7위, 2018년 6위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5위로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다. 컨버스는 자신들을 ‘영소비자에 집착하는 브랜드’라고 말한다. ‘나이키’와의 합병으로 기술력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만큼 디자인과 컬처 베이스의 강점 위에 기술 혁신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할 계획이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5757-Image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용기 있고 대담한 젊음을 응원하는 브랜드였던 만큼, 현 시대를 사는 젊은 소비자들의 이미지를 하나로 국한시키지 않고 강한 개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생각이다. 특히 이번 하반기에는 테니스화에서 시작한 ‘잭퍼셀’과 클래식 실루엣 ‘척70’으로 또 한번 색다른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여, 컨버스의 마니아들이 원하는 문화적인 갈증도 해결해 줄 예정이다.

*서브 컬처 : 전체적인 문화의 내부에 존재하면서 어떤 면에서 독자적 특질을 나타내는 부분적 문화. 특정 사회층이나 집단이 가지는 독특한 행동양식과 가치관을 나타내며 쉽게 ‘문화 속의 문화’로 표현하기도 함.




‘팬 & 서브 컬처’ 파워 브랜드 3 6315-Image





Comment
  • 기사 댓글
  • 커뮤니티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