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 「아티코」 화제만발

    djennita
    |
    18.04.17조회수 8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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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걸★ 듀오 CEO 질다와 조지아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예술적 감성을 공유한 두 여성이 만들어낸 이 브랜드는 트렌디함과 고전적인 멋을 풍기는 아주 독특한 브랜드로 평가 받는다.

    전설의 패션수도 밀라노는 현재 이탈리아 패션을 재정의하는 새로운 세대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고 있다. 밀라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패션수도임에도 불구하고 「구찌」 「프라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과 같은 굵직한 브랜드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굳건히 해옴으로써 새로운 브랜드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

    젊은 세대들의 재능은 대부분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본 고장이 아닌 해외에 매장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신생 패션 회사들이 번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중에서 현대의 패션피플들을 사로잡는 트렌디함과 고전적인 멋을 풍기는 아주 독특한 브랜드가 출현해 화제다.

    지난 2016년 2월 론칭 후 온라인 멀티 브랜드 숍에서 판매되기 시작해 지난 2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리테일 팝업 스토어를 처음으로 연 「ATTICO(아티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팝업 스토어는 밀라노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즐비한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7번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고급 텍스타일 브랜드인 「LARUSMIANI(라루스미아니)」와의 콜래보로 이루어진 팝업 이벤트는 5월 말까지 계속된다.



    패션인플루언서 두 ‘잇걸’ 의기투합으로 탄생

    「아티코」의 공동 창업자이자 디자이너인 질다 암브로시오(Gilda Ambrosio)와 조지아 토르디니(Giorgia Tordini)는 스트리트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그녀들의 이름을 들어보고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봤을 것이다. 질다와 조지아는 이탈리안만의 스타일을 아주 잘 표현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스트리트 패션 스타들이다.

    그녀들이 패션지 보그(Vogue) 웹 사이트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4년 초였다. 전문 포토그래퍼 필 오(Phil Oh)와 그의 동료 작가들은 스트리트 스타일이 사랑 받기 시작한 이후 10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인플루언서들을 만들어 왔다. 이탈리안 특유의 멋진 외모와 모두가 부러워하는 옷장 속의 옷들을 ‘제대로’ 소화해내는 그녀들은 패션 트렌드의 주인공이 됐다.

    패션쇼 초대 0순위들답게 이 두 스타는 각 도시의 패션위크 때마다 만났다. 만나면 늘 반가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주고받은 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2015년 9월 뉴욕 패션쇼 사이를 다니느라 바빴던 둘은 한 택시 안에서 만나 브레인스토밍한 결과 브랜드 론칭에 대한 결론을 내게 됐다.

    핫스폿 몬테나폴레오네 7번지 팝업 유명세

    빈티지 숍과 벼룩시장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들은 의견을 나눌수록 말이 잘 통하는 것을 느꼈다. 지난 몇 년간 각각 디자인, 스타일링, 커뮤니케이션 등의 활동과 다양한 브랜드의 컨설팅 경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론칭에 대한 구체적 아이디어까지 순조롭게 도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펜트하우스(penthouse)’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이름을 가져온 「아티코」는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브랜드이다. 마치 고심 끝에 자신의 집에 두고 싶은 소파를 고르는 것 같이 옷장 역시 보물로 채워 넣는 모습을 이상적으로 그려낸다.

    이들은 오래된 집의 인테리어와 벽지, 빈티지 가구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뿐만 아니라 그곳에 표현된 자수와 아시아 국가에서 자주 쓰는 병풍, 카펫 등 고급 직물에서 큰 영감을 얻는다. 장인이 공들여 만든 오래된 빈티지 가구를 찾아 놓았을 때 그 공간이 나름의 독특함과 멋이 묻어나는 것처럼 과거의 여성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미래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상상하게 만드는 브랜드이다.

    「아티코」는 ‘펜트하우스’라는 의미 이태리어

    「아티코」에게 패션은 시작에 불과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계획이 있다. 조지아는 “우리는 옷과 액세서리로 서체를 만들고 가구와 서적을 추가하고 결국 이 모든 물건들을 담을 플랫폼을 만들고 「아티코」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만나 본격적인 브랜드 론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6개월 후, 2016년 2월 이들은 본격적으로 패션 무대에 데뷔한다. 첫 컬렉션 라인은 ‘로브(Robe)’로 아주 단순하게 시작됐다. 위로 또는 아래로 아주 빠르게 갈아입을 수 있어 편한 가운 형태의 드레스는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 의해 활발하게 출시됐다.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과 같은 빈티지함을 느끼게 하면서 낮이나 밤, 평상시나 특별한 날에도 입을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게 멋스러운 옷이다. 인스타그램 스타덤에 힘입어 이들의 새로운 브랜드는 빠르게 SNS 등을 통해 소식이 퍼져나갔다. “SNS 스타가 인기만 믿고 또 브랜드를 만들었네”하며 비판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물론 있다. 하지만 각자 개인적인 스타일로 유명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진지한 디자이너였다고 반론하는 그녀들이다.



    빈티지에서 영감, 라이프스타일 확장 계획도

    “우리는 상업적 목적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을 선호한다. 단지 잘 팔리는 상품 보다는 작품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들리지는 않겠지만 「아티코」는 업계가 만들어 놓은 식상함에 빠져버리지 않기 위해 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다짐한다.

    조지아와 질다의 론칭이 빠른 시간 안에 성공한 비결이 단지 SNS 스타였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 무리가 있는 이유는 브랜드를 접근하는 이들의 태도뿐 아니라 그녀들의 경력에서 찾을 수 있다. 스트리트 스타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동안 질다와 조지아는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아티코」를 시작하기 전에 수년간 브랜드 컨설팅을 해왔다.

    또한 이 디자이너 듀오는 성장 배경에서부터 패션에 대한 영감과 시대에 따른 유행을 가까이서 접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지아의 아버지는 신발 디자이너였으며 그녀는 아버지의 일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내곤 했고 “아버지처럼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 스타덤 힘입어 SNS 통해 급성장

    그녀는 아버지가 일하는 동안 옆에서 자신만의 신발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아버지와 함께 컬러를 맞춰보고 재료를 고르곤 했던 어린 시절을 생생히 기억한다. 밀라노에서 IED 디자인 학교를 졸업한 후 프리랜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뉴욕으로 건너가 커리어를 이어간다.

    조지아에겐 두 여동생이 있다. 첫째인 조지아는 가족의 발자취를 따라 동료인 질다와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했으며 둘째인 줄리아는 가족이 운영하는 밀라노 쇼룸 「마르코나 3(Marcona 3)」에서 웹 디자이너로서 일한다. 막내인 그레타 역시 고등학교에서 예술을 공부한다. 세 딸의 아버지는 신발 사업을 하며 세 딸을 데리고 자재를 사러 다니곤 했고 가끔 패션쇼에 데리고 가기도 했다고.

    질다의 가족 역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 부티크를 운영하고 있다. 어린 시절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곤 했던 그녀 역시 패션을 자연스럽게 접했다고 한다. 유서 깊은 도시에서 자라며 주변에 많은 박물관과 유적을 감상하며 큐레이터의 시선을 발전시켰다.



    디자인 전공 + 패션 입문 자연스러운 성장배경

    어려서부터 남달랐다는 그녀의 감각은 아방가르드함과 클래식한 고전미를 잘 혼합하는 재치 있는 멋스러움을 만들어낸다. 호기심도 많고 용기 있는 그녀의 성격은 특히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 받는 원동력이며 동시에 이런 특성은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할 때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포브스(Forbes)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뽑은 이탈리아 출신 키아라 페라니(Chiara Ferragni)를 이을 다음 주자로 그녀를 지목한 바 있다.

    이렇듯 어려서부터 패션을 사랑해온 것이 그녀들의 공통점이지만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예술적 감성을 공유한다. 서로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스타일에 관해서는 취향이 완전히 반대라고 묘사되기도 한다.

    질다는 좀 믹스매치하고 절충적인(Eclectic) 반면 조지아는 단순함과 클래식함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 차이점을 이용한 강렬한 케미가 신선한 효과를 발휘하고 그 결과 「아티코」와 같은 독특함을 지닌 브랜드가 생겼다.

    절충적 + 클래식, 대조적 취향의 강렬한 케미!

    질다는 “조지아가 디자인 할 때 원단이나 프린트에서 여성성을 표현하는 반면 나는 실루엣에 대한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균형을 이루었을 때 함께 협력하는 중요성을 느낀다. 내가 많이 과장된 느낌을 좋아할 때, 조지아가 그것을 통제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듀오의 인터뷰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360°’이다. 둘은 브랜드의 디자인부터 홍보 및 마케팅까지 모든 측면에 함께 관여한다. 질다는 “각각 성격과 취향의 큰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유연하게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한다”며“둘 다 승인하지 않았는데 취한 결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들이 매우 다른 것은 맞지만 서로에게 적합한 파트너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현재 질다는 밀라노, 조지아는 뉴욕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들은 뉴욕, 밀라노, 로스앤젤레스 등 가능한 곳에서 만나기도 하고 매일같이 Skype 전화, whatsapp, 이메일을 활용해 소통한다. 핀터레스트에는 그녀들만의 공유 폴더가 있다고도 밝혔다. 사무실에 앉아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함께 빈티지 시장과 앤티크 숍들을 구경하는 일이 영감을 얻고 보물을 발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가장 즐기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따로 또 같이’ 브랜드 성공, 든든한 지원군도

    「아티코」가 빠른 성공을 거두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이 소셜 미디어의 존재임은 부정할 수 없다. 처음 그녀들의 로브 드레스 론칭을 발표했을 때 인스타그램을 팔로 하고 있던 당시 네타포르테(Net-a-porter)의 리테일 패션 디렉터였던 리사 아이켄은 발 빠르게 그녀들에게 연락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흥분해서 그녀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힌 그녀는 이 듀오의 룩북을 하루 빨리 보고 싶었다고 한다. 샘플을 보고 난 후 그들은 직접 만나 미팅을 하고, 「아티코」는 네타포르테를 위한 캡슐 컬렉션 개발을 제안 받았다.

    한 인터뷰에서 조지아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전에 리테일러들과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게 됐을 때 우리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지원해준 네타포르테의 파트너십은 브랜드를 처음부터 니치한 고급 레이블로 정착시키는 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줬다”고 강조했다.



    네타포르테, 매치스패션 등 성공 가능성 인정

    또 다른 대형 온라인 멀티브랜드 숍인 매치스패션(MatchesFashion.com)은 특히 젊은 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빈티지에서 영감을 얻은 이 듀오의 감성을 일찍이 극찬하며 「아티코」를 초대해 신발과 클러치, 맞춤형 슈트까지 포함하는 캡슐 컬렉션을 만들게 했다. 이러한 상품들은 디지털 트렁크 쇼(촬영한 비디오를 보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를 통해 판매로 빠르게 이어졌다.

    신발류까지 상품군을 확장한 「아티코」는 2017년 풋웨어뉴스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Launch of the Year’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2년도 채 안된 이탈리아 브랜드가 소개돼 의아해하는 관계자들도 있었지만 인스타그램과 패션업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에는 「아티코」 상품들이 이미 많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 140여개 온·오프라인 리테일러 판매

    아울러 업계 권위 있는 리테일러(편집숍, 백화점 등)의 진열대에 자리하고 있었다. 첫 시즌 이후로 꾸준히 성장해 현재는 전 세계 140여개의 온 · 오프라인 리테일러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시즌마다 150%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은 브랜드가 점차 성장하는 것에 대한 반가움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는 밀라노 패션 현장에 패션피플들이 계속 오고 싶은 이유, 올 수밖에 없고 와서 흥분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아티코」와 같이 작은 레이블을 만날 수 있을 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밀라노에서 생긴 브랜드 중 가장 흥미로운 스타로 평가 받는 「아티코」는 머지않아 곧 자체 매장도 오픈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Vogue, Grazia, Tatler와 같은 유명한 패션 매거진에서도 앞다퉈 인터뷰와 인쇄 광고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으며 그녀들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아티코」의 신상 2018 S/S 컬렉션은 net-a-porter.com, matchesfashion.com과 같은 e-커머스사이트 외에 국내에서는 청담동 레어마켓(raremarket)과 스페이스 무이(Space Mue)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Profile

    Gilda Ambrosio
    질다 암프로시오


    이탈리아 나폴리 출생, 밀라노 거주
    마랑고니 디자인 스쿨 졸업
    대학 졸업 후 프리랜서 디자이너 및 컨설턴트로 재직
    2016년 2월 「아티코」 론칭

    Giorgia Tordini
    조지아 토르디니


    이탈리아 밀라노 출생, 뉴욕 거주
    밀라노 디자인 스쿨 IED졸업
    2011년부터 GRAZIA.IT 컨설턴트로 재직
    2014년부터 뉴욕 MISS의 크리에티브 컨설턴트로 재직
    2016년 2월 「아티코」 론칭

    **패션비즈 2018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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