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TD 빅5, 불꽃 경쟁 재점화

    안성희 기자
    |
    17.03.16조회수 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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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TD 마켓을 이끄는 빅5 브랜드들의 불꽃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폴로」 「빈폴」 「헤지스」 「라코스테」 「타미힐피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 브랜드들이 현재 뚜렷한 선두주자가 사라진 시장에서 제로섬 게임을 펼친다. 올해 어떻게 치고 나가느냐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는 팽팽한 상황이라 더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백화점 3사(롯데 현대 신세계) 바이어들은 “TD 브랜드 자체만 보면 저가형(SPA), 컨템포러리 등에 밀려 전망이 밝지 않지만, 남성복 시장에서 보면 성적(매출)이 괜찮은 편”이라며 “2014년 이후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메가화한 브랜드들의 규모를 줄이는 등 축소했지만, 여전히 남성복 전체에서 30~33%의 매출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타운캐주얼 조닝이 붕괴하면서 4050 소비자들이 TD로 대거 옮겨 갔고, TD 브랜드들이 전통 스타일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컨템포러리 캐주얼로 기획을 바꿔 나가면서 3040 남성들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로 탈바꿈, 브랜드 가치를 다시 키워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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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복 조닝 매출의 33%는 여전히 TD가 차지
    이만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전국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브랜드는 TD 외에는 없다는 얘기다. 비록 과거에 「폴로」 「빈폴」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할 당시는 99㎡ 매장 규모서 연매출 30억원을 내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82.5㎡에서 연 20억~25억원 정도로 줄었다. 그럼에도 백화점 유통에서는 놓칠 수 없는 골든 마켓 중 하나다.

    한때 백화점에서는 TD 조닝을 줄이는 대신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많이 대체했다. 하지만 주요 상권 외에서는 매출이 나지 않는 결과를 보고 다시 TD 브랜드들에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다. 이 흐름을 타고 TD 주요 브랜드들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 TD 메이저리그 5개 브랜드가 던진 승부수를 비교하고 넥스트 마켓을 조명해 본다.

    랄프로렌코리아(지사장 김진형)의 「폴로」는 올해 아시아 지사장이 교체되면서 출고 권한을 확보했다. 기존에는 아시아 컨트롤타워인 홍콩에서만 상품을 바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추가 물량 오더나 딜리버리를 국내 일정에 맞추기 어려웠다. 오직 홍콩에서 정해진 스케줄로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 소비자 반응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거나 물량을 결정하고, 리오더도 가능하게 됐다.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을 해결한 한국 「폴로」는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뚜렷한 1위 없는 상황, 올해 ‘승부수’에 달렸다
    지난 2011년 미국 직진출로 전환한 「폴로」는 그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 안정화된 시스템을 가동하게 됐음을 강조한다. 올봄부터는 국내 시장에 대해 직접 상품출고권을 가지면서 직진출 브랜드의 한계라고 얘기되던 딜리버리, 리피트 오더, 매장 간 이동 등의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한다. 물론 이 또한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 본사에서 아시아 국가의 특성을 인정하고 매출을 더 일으키게끔 지원해 준다는 부분은 크게 달라진 점이다.

    글로벌 「폴로」 전체로 봤을 때 아시아 시장은 15% 비중으로 미미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로 절대적이다. 출고권에 대한 것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재차 요구하던 부분이 이뤄진 것이라 이를 통해 아시아국의 파워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 「폴로」 남성복의 매출은 전년 대비 7% 정도 하락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분석할 때 매출 외형은 늘지 않은 반면 내용은 좋아졌다고 본다. 과거에 50%까지 진행한 시즌오프를 30%에서 종료했으며 아울렛 매출 비중은 현재 33% 정도에서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아울렛 매출은 30% 이내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폴로」 직진출 7년 차, 시행착오 끝에 출고권 확보
    「폴로」는 미국 직진출 시점에 커머셜한 블루라벨은 줄이고 럭셔리 라인인 블랙라벨, 퍼플라벨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는 TD 캐주얼로 고착된 「폴로」가 과연 「랄프로렌컬렉션」을 갖고 럭셔리 마켓에 정착할 수 있을지 유통가의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론은 럭스 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폴로」는 서울 강남 도산공원앞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외하고 하이엔드 상품군을 모두 철수한 상태다. 미국 본사에서도 기존의 라벨별로 구분하던 상품군을 이제 「폴로」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폴로」는 블루라벨인데 그냥 「폴로」로 불리게 됐다. 브랜드 라인을 심플하게 정리하고 「폴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에 무게를 둔 전략이다.

    국내 「폴로」도 코어 상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피케 티셔츠부터 캐주얼 셔츠류, 면바지 등의 기본물은 유지하는 가운데 재킷 등 우븐류를 강화한다. 겨울 아우터도 국내 브랜드보다 약하던 점을 보완한다. 「폴로」 재킷류는 유럽 생산으로 이뤄지는데도 40만~60만원 선으로 국내 브랜드와 경쟁할 만하다.

    아울렛 비중 30% 이내, 세일 30% 오프로 축소
    지난해 론칭한 「폴로스포츠」의 경우는 현재 3개점(현대 대구점 · 중동점, 롯데 광주점)을 전개하는데 성과가 미비해 「폴로」 남성과 통합하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폴로」 스니커즈의 전개권을 랄프로렌코리아가 가져와 홀세일 비즈니스를 펼치는 것도 뉴 비즈니스로 기획 중이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서현)의 「빈폴맨즈」는 올해 「빈폴키즈」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변화가 있다. 지난달(2월) 50여개의 「빈폴키즈」 단독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빈폴맨즈」 대형 매장에 숍인숍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빈폴키즈」를 품은 만큼 「빈폴맨즈」는 두 사업부 통합에 따른 효율성 제고도 함께 노리고 있다.

    아동복(스테디셀러 중심)이 숍인숍으로 입점하고, 그 외에는 신학기 팝업 스토어를 여는 것으로 정리한다. 「빈폴키즈」가 1~2월에 바짝 올리는 책가방 매출은 연 100억원에 달한다. 아동복 브랜드 가운데서는 독보적인 1위다. 올해 「빈폴키즈」 철수 소식이 들리면서 80억원대로 다소 줄었지만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전한다.

    「빈폴키즈」 품에 안은 「빈폴맨즈」, 메가 숍 강화
    국내 TD캐주얼의 자존심인 「빈폴맨즈」는 올해 온타임 비즈니스에서 스포츠 라인까지 토털화하고 있다. 컨템포러리 슈트를 선보이는 동시에 기능성 스포츠웨어도 함께 제안한다. 또 타운캐주얼에서 주로 선보이던 스웨터, 점퍼, 재킷류도 좀 더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접근해 폭넓은 소비층을 사로잡는다. 「빈폴」 브랜드 가치를 높여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다.

    상품 비중은 정제된 비즈니스 착장을 제안하는 ‘클래식’ 라인이 60%, 위크엔드 캐주얼 라인 30%, 스포티즘 트렌드에 클래식한 스타일과 스포츠 기능을 더한 스포티 캐주얼 10%로 전개하고 있다.

    LF(대표 구본걸)의 「헤지스맨즈」는 올 상반기 자사 온라인 몰(www.lfmall.com)에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 2030 타깃의 ‘피즈(Phiz)’ 라인을 내놔 젊은 소비층을 창출한 데 이어 두 번째 전략인 셈이다. 「헤지스」 DNA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으로 캐주얼 가방, 이지웨어, 언더웨어 등등을 내놓는다. 온라인 반응을 보면서 카테고리를 계속 확장, 매출 볼륨을 키울 계획이다.

    패션 트렌드 반영, 스포티즘 맞춘 캐주얼 ‘신선’
    지난해 매출 돌풍을 일으킨 「헤지스맨즈」는 3040 비즈니스맨이 선호하는 TD 브랜드에서는 단연 앞서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댄디한 캐주얼 ‘미스터 헤지스’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고 온라인 플레이를 강화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헤지스맨즈」가 추구하는 콘셉트는 뉴 클래식과 컨템포러리한 감성이 믹스된 남성 프리미엄 캐주얼이다. 앞으로 백화점 매장은 프리미엄, 온라인 몰은 라이프스타일로 이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헤지스맨즈」는 지난해 정상매출만 1100억원, 아울렛까지 포함하면 1500억원을 올렸다. 정상판매율이 70%를 기록해 LF 전 브랜드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적중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헤지스맨즈」가 야심 차게 기획한 상품군은 남성 비즈니스웨어인 ‘미스터 헤지스’다. 최근 남성복의 조닝별 경계가 무너지고 차별화된 슈트 상품군이 요구되는 트렌드에 맞춰 전략적으로 선보였다. 이탈리아, 일본의 고급 소재를 사용했으며 글로벌 파트너 업체와 함께 패드, 심지, 안감 등 부자재를 목적에 맞게 개발해 옷의 중량을 과감히 낮춰 기존 정장의 무겁고 딱딱한 느낌을 편안하게 변화시킨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헤지스맨즈」는 메인 점포 30개점에서만 선보이고 있다.

    「헤지스맨즈」 3040 비즈니스맨 잡고 1500억 거뜬
    지난 2015년 ‘피즈’ 라인 출시 이후 젊은층이 20% 늘어나 본격 확장했다. 피즈 라인은 스웨터, 티셔츠 등 기본적인 상품의 디자인에 심벌 캐릭터를 활용,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동일드방레(대표 배재현)의 「라코스테」는 지난해 수장이 바뀌면서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스니커즈 사업권을 기존 스니커즈 멀티숍 ‘플랫폼’을 전개하는 플랫폼에서 동일드방레로 가져왔다. 플랫폼 시절 연매출 200억원이상을 올리던 「라코스테」의 풋웨어는 분명 동일드방레의 매출을 단숨에 일으켜 줄 뉴 엔진이다.

    「라코스테」는 올해 풋웨어를 전개하면서 스포츠 의류와 믹싱한 매장을 연내에 25개점 오픈할 계획이다. 스포츠웨어는 테니스와 골프를 기반으로 한 라인이며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아이템을 강화한 상품군이다. 풋웨어는 프리미엄 가죽 스니커즈 라인을 확대한다.

    비즈니스캐주얼 ‘미스터헤지스’ 30개점 숍인숍
    「라코스테」는 우먼, 라이브, 백 매장의 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별 강점을 살려 전문화하는 단계에 있다. 전체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프리미엄 콘셉트 매장도 확대할 예정이다. 「라코스테」 남성 상품에서는 아이코닉인 피케 셔츠의 새로운 핏과 다양성을 밀고 나간다. 스탠드 칼라 피케 셔츠, 리넨 소재 피케 셔츠 등이 그것이다.

    또 비즈니스 라인인 ‘비즈 폴로’를 제안한다. 셔츠 칼라 폴로셔츠, 버티컬 스트라이프 폴로셔츠 등으로 나와 있다. 또 포멀한 감성의 ‘시티 셔츠’ 라인도 강화한다. 프리미엄 감성의 다양한 패턴과 소재를 제안한다.

    「라코스테」는 롯데 본점에서 연간 24억원, 신세계 인천점 23억원, 롯데 본점 면세점 20억원 등으로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롯데 전주와 신세계 강남점도 연간 19억원씩 팔았다. 올해는 적극적인 뉴 비즈니스 모델(풋웨어 등)을 활성화하고 핵심 상품(피케 셔츠)과 연계되는 아우터와 팬츠 라인 보강으로 전년 대비 10% 신장한 222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코스테」 풋웨어 + 스포츠웨어 연내 25개점
    현대지앤에프(대표 조준행)의 「타미힐피거」는 전개사가 바뀐 케이스라 어떤 행보를 보일지 초미의 관심사다. SK네트웍스에서 남성복만 연매출 750억원가량 올린 「타미힐피거」는 현대백화점그룹 소속 브랜드가 되면서 유통망을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에 따라 판세를 뒤집을 기회가 있다고 보인다.

    「타미힐피거」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딩 전략에 적극 뛰어든다. 올 F/W시즌 서울 강남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타미힐피거」 최상위 라벨인 ‘힐피거 에디션(남성)’ ‘테일러드(남성)’ ‘컬렉션(여성)’ 등으로만 구성하는 아시아 최초의 퓨처 매장을 여는 것이다.

    남성복에서 ‘테일러드’ ‘힐피거 에디션’ 등 고가 라인을 제시해 하이엔드 소비층을 흡수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다. ‘힐피거 에디션’은 뉴욕 런던 도쿄 서울(가로수길) 등 주요 도시의 직영점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이다.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의 아메리칸 헤리티지와 트위스트를 젊은 감성으로 전개하고 있다.

    「타미힐피거」 최상위 라벨 ‘힐피거 에디션’ 론칭
    SK에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지앤에프로 바뀐 이후의 변화는 아직 없지만, 앞으로의 리뉴얼을 예고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컨디션을 바꾼다든지, 현대백화점 단독 행사를 진행하는 등으로 매출 볼륨화를 이끌 계획이다.
    시장 파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TD 메이저리그의 각축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브랜드별 신성장동력을 갖고 2017년에 대비한 만큼 TD 마켓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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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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