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권, 춘추전국시대 돌입

    홍영석 기자
    |
    17.02.01조회수 8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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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머드급 신세계백화점 가세~



    머드급 경쟁 상대가 생겼다?! 가뜩이나 한정된 대구 상권에서 10여개의 크고 작은 유통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전국 2위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백화점이 또 하나 들어섰다. 작년 12월15일 KTX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 모습을 드러낸 ‘대구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이 주인공이다.

    대구에는 현재 롯데백화점 대구 · 상인점과 영플라자, 현대백화점 대구점, 대구백화점 본점과 프라자점 등 6개 백화점이 1조6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6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 대구 전체 백화점 연매출 규모는 2조20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 현지에서는 신세계 입성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과거 롯데백화점이 대구점과 상인점, 영플라자를 오픈했을 때와 지난 2011년 현대백화점 대구점 출점 때 이벤트 등 경쟁적 판촉 활동이 많아지면서 매출이 동반 상승한 것처럼 유통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40년 만의 귀환, 최대 부산 센텀과 비슷한 규모
    하지만 규모의 경제 싸움이 시작된 지금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신세계백화점이 40년 만의 대구 컴백을 매머드급으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73년 8월 서울 본점에 이어 2호점이자 국내 첫 지방 백화점을 대구에 열었다 1976년에 문을 닫았다.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 자리 잡은 대구 신세계는 연면적 33만8000㎡, 영업면적 10만3000㎡,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로 지어졌다. 세계 최대 규모인 부산의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연면적 29만3900㎡, 영업면적 12만6600㎡, 지하 4층~지상 14층)과 비슷한 규모다.

    경쟁점들이 대구역, 중앙로역, 반월당역, 상인역 등 경부선 기차역과 대구 지하철에 직접 연결됐지만 대구 신세계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그룹사인 신세계건설이 직접 나서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한 것이다. 이는 국내 최초로 교통 시설과 상업 시설을 결합한 사업으로 KTX와 기차는 물론 시내 · 시외 버스, 지하철, 택시 등 6개 대중교통 시설이 통합돼 파급 효과를 극대화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교통 플랫폼 등 입지 굿
    교통 요충지에 차고 넘쳐나는 유동 고객 수는 경쟁사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오픈 당일인 12월15일에는 별다른 이벤트나 판촉 행사를 펼치지 않았음에도 1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주말로 연결되는 16~17일에는 50만명 이상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오픈 당일의 실구매 고객은 7만여명, 매출은 60억원을 기록했다. 13~14일 VIP 고객들을 위한 프리오픈 기간에도 1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아 40억원의 매출을 올려 3일간 총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개점 당시 3일간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슷하지만, 대구 상권 특성상 동성로와 롯데 등이 밀집한 대구 정중앙 핵심 상권과의 입지 차이와 시차, 별다른 판촉 활동을 하지 않은 것 등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대구 고객만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이곳 환승센터는 현재 일평균 10만명가량이 이용 중이지만 향후 2~3년 사이 15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물론 시외고속버스와 KTX, 기차 등을 통해 대구와 경북, 경남을 넘어 전국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픈 당일 7만명 집객 60억원 매출, 출발 좋아
    김봉수 대구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은 “점포명에서부터 대구 지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다른 지점과는 달리 지역명을 앞에 붙였고, 지역 현지 법인 방식으로 운영해 수익의 일부는 대구 지역 발전을 위해 재투자할 것”이라면서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과 경남을 넘어 전국 고객을 커버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최적의 입지”라고 전했다.

    대구 상권에서는 빅 3 유통 포함 10여개의 크고 작은 유통점들이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치열한 혈전을 예고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2015년 3월 리뉴얼 공사를 시작해 최근 대구 신세계 개점에 맞춰 오픈했다. 기존 영업면적을 3만3000㎡에서 5만㎡로 늘리고 입점 브랜드도 500여개에서 700개로 확대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역시 지난해 9월부터 300억원을 들여 리뉴얼 작업을 시작했다. 올 상반기 명품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하반기에는 리뉴얼을 완성해 기존 입점 브랜드 수를 20%가량 늘리고 지하 1층 식품관 면적을 6600㎡(약 2000평)로 절반 이상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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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개 유통점, 물고 물리는 혈투 ‘一戰’ 예고
    지역 터줏대감 격인 대구백화점은 올 3월 대구시 동구 신천동 옛 귀빈예식장 자리에 대백아울렛을 열기 위해 한창 MD를 구성 중이다. 이 점포는 15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7만2600㎡(약 2만2000평)에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의 도심형 아울렛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구 유통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빅 3 등 유통점들의 실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수요는 한정적인데 대규모 쇼핑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 로드숍 상권이 받을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국 핵심 로드숍 상권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동성로를 비롯해 남부정류장, 성서, 범어네거리 등의 대구 지역은 물론 경산과 구미, 상주, 안동, 포항 등 1시간 내외의 거리에 있는 인근 중소 대리점 상권의 매출 하락세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구 동성로 상권에서 십수년째 중소 브랜드 로드숍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최근 몇 년 전부터 과거의 동성로가 아니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역습과 경기 침체 등 여러 매출 하락 요인이 겹친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빅 3 유통망의 경쟁적 출점은 중소 상인들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상인들 입지 좁아져, 상생 전략 더욱 절실
    “대구 지역 백화점의 주도권 경쟁은 국내 유통 전체의 축소판일 수도 있다. 서울, 경기는 물론 전국 곳곳에서 유통 빅 3 등이 대규모 점포 개설을 경쟁적으로 펼치면서 물고 물리는 혈투가 벌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 전략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신세계는 중구 동성로를 중심으로 한 시내에서 다소 벗어난 동구의 동대구역에 위치했다지만 사실 대구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곤 전 지역에 30분가량이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상의 단점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경북 전 지역에서 1시간 내외로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리하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지역 유통점들의 맞불 작전과 대구 지역 내 기존 백화점에 대한 충성도와 외지 기업에 대한 반발과 적대감 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향후 대구 상권의 패권이 누구의 차지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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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비즈 2017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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