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레인」 주역 ‘마이클 프레이스먼’

    sunnyyoon
    |
    17.01.12조회수 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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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4년 2억5000만달러 가치 폭풍 성장



    마이클 프레이스먼
    「에버레인」 CEO


    · 1984년생
    ·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과 경제학 전공
    · 2007년 뉴욕 월스트리트서 금융권 회사 재직
    · 2011년 「에버레인」 창업

    션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 봤을 다큐멘터리 ‘The True Cost’에는 패스트패션의 실체를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 원단의 실제 가격, 환경 파괴 등이다. 비용을 최소화하고 재빨리 스타일들을 갈아치우며 이윤을 가장 크게 남길 수 있게 하기 위해 비도덕적인 사업을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에 대응하는 에버레인(Everlane)의 전략에는 수많은 패션 업체가 흔히 하는 전통적 마케팅조차 없다. 이들이 추구하고 실천하는 ‘과격한 투명도’로 물이나 에너지의 소비도 최소화됐으며, 제품의 모든 제조 과정, 원단의 원천 등이 모두 공개된다. 심지어 앞으로 공장 상태를 개방할 예정이고 회계 감사를 요청해 그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에버레인」은 의도적으로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 스타일이 지극히 베이직하고 오래 입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홍보라고 해 봤자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뿐. 이러한 「에버레인」은 지난 2011년에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를 가진 자칭 ‘문제 해결사’ 마이클 프레이스먼(Michael Preysman)이 만든 15달러짜리 티셔츠 한 장으로 시작됐다.

    에너지 소비, 환경, 제조 과정 등 ‘과격한 투명도’
    미국에서 컴퓨터공학과로 유명한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과 경제학을 전공한 마이클 프레이스먼은 2007년 졸업 후 뉴욕 금융권에 발을 담갔다. 3년간 꽤나 큰 실적들을 거두었고, 뉴욕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어렵던 시기인 2008, 2009년도 잘 극복했다.

    얼마 전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들과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사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자신은 에버레인을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키웠다고 말했다. 심지어 첫 오피스마저 패션의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실리콘밸리의 한복판에 마련했다.

    학교는 미국 동부에서 다녔지만 프레이스먼은 사실 서부 출신이다. 아버지도 실리콘밸리에서 수차례 창업한 바 있고 다른 가족 역시 창업가라서 그는 언제나 창업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고 한다.

    트렌드보다 베이직! 밀레니얼 위한 「제이크루」?
    ‘밀레니얼들을 위한 「제이크루」’라고도 불리는 에버레인은 창업 4년 만에 가치평가에서 2억5000만달러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폭풍 성장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공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창업자 마이클 프레이스먼이 꼽은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고객들과의 직접 소통이다.

    2011년 25세이던 그는 어느 날 매장에서 옷을 고르다가 옷값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시장조사 결과 옷을 매장에서 판매하는 데까지 돈이 많이 들어 옷값이 터무니없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옷이 고객들의 손에 들어갈 즈음이면 베이직한 티셔츠 한 장의 가격이 원가의 8배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금융권에서 일했지만 항상 포토그래피, 디자인, 브랜딩에 관심이 있었다는 마이클 프레이스먼은 「에버레인」을 창업한 하나의 이유가 바로 만드는 데 7.5달러밖에 들지 않는 티셔츠가 판매가는 50달러가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이해는 가지만 이제는 이 방법이 바뀔 때도 됐고,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50달러짜리 티셔츠를 이제 15달러에 팔 수 있다는 것을 제안했다.



    컴퓨터와 경제학도 출신, 뉴욕 금융권에서 재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항상 좋아해 온 프레이스먼에게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인터넷이었다.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바로 판매할 기회를 주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는 좋은 퀄리티의 미니멀리스틱한 스타일의 옷을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 텐데 이후 그의 해결 방법은 과연 어떻게 이뤄졌을까? 이에 대해 프레이스먼은 “인스타그램은 하나의 거대한 백화점 같다”며 사람들이 그를 통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고, 대화하고, 10명 또는 20명이 발견했을 때 서로 공유해 팔로워 수가 제곱의 제곱이 된다고 했다.

    그는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세상에서 고객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기 위해서는 SNS뿐만 아니라 멋진 사이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치밀한 계획에 들어갔다. 또한 「에버레인」이 제품을 내놓는 것은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하다. 영감을 얻는 대로 생산하고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한다.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 스타트업 에버레인 창업
    애플이나 구글에서와 같이 「에버레인」의 디자인은 반복적인 프로세스다.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계속되는 개발, 기획의 일부일 뿐이다. 그래서 프레이스먼은 “제품을 만들고, 마음에 드는지 보고, 사람들의 의견도 받는다. 이 의견은 바로 적용한다. 항상 만들고 고치고, 만들고 고치고, 만들고 고치고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에버레인」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실용적이고 간편하며 베이직한 옷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객들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한다. “우리 고객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 옷을 입을 것인가? 어디에 가져갈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제품을 만들면 될까?”

    「에버레인」의 모든 디자인은 최종 용도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고객들의 의견은 디자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에버레인의 가장 돋보이는 요소인 투명성도 고객들이 얼마나 중요시하고 어떤 질문들을 하는지에 따라서 조절해 나간다.

    “인스타그램은 거대한 백화점” SNS 팔로워 확장
    브랜딩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다른 브랜드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요소인데 「에버레인」은 가격에 그 초점을 두었다. 이미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매장까지 가는 데 드는 비용을 배제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점은 조금은 쉬웠을 수도 있다. 더불어 이들은 가격의 실체와 내용을 정확히 공개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누구이고, 왜 우리가 이런 식으로 일하는지를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프레이스먼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판매됐을 때 같은 제품의 가격이 얼마일지를 비교하는 도표를 사이트에 올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매장에 가면 50달러일 티셔츠를 우리는 15달러에 판매한다.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뭔지를 설명하기 위해 숨길 것도 없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에 「에버레인」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개인적인 인터뷰 스토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재봉사 일을 맡은 한 여성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할 때는 오디오 책으로 들으면서 재봉을 한다. 옷이 만들어지면 퀄리티를 확인하고 포장을 하는 한 청년은 퇴근 후 학교 수업을 듣기 위해 조금 더 일찍 퇴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고 했다.



    시즌 · 컬렉션 없는 리즈너블 가격, 퀄리티, 베이직
    「에버레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수줍지만 해맑은 얼굴로 사진에 찍히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객들은 자신의 옷을 직접 손으로 만든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그들에 대한 스토리를 읽을 수 있다. 아마도 이보다 투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에버레인」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시즌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컬렉션이 없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비용을 절감하는 데 비중을 크게 둬 온 작은 브랜드이고, 그런 작은 브랜드가 간단, 간편한 옷을 최고의 퀄리티로 만드는 데 성공하려면 한 가지씩 내놓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프레이스먼은 이야기했다.

    게다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시즌별 컬렉션이 생산돼 지금 스케칭되는 옷들이 1년 뒤에나 매장에 걸리게 된다. 그 후 몇 달간 옷이 걸려 있다가 팔리지 않은 것들은 가격이 인하된다. 이 문제는 비효율적인 점에 대한 해결 방책을 찾아보기 위해 CFDA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뢰한 바 있다.

    할인 없는 장사? 고객이 지불하고 싶은 가격을
    티셔츠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새로운 제품을 한 가지씩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해서 컬렉션을 안 하고 패션 디자인에 비중을 크게 둘 필요 없이 가장 좋은 제품을 한 가지씩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에버레인」에 할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 티셔츠 한두 가지와 블라우스만 판매할 때에는 할인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 여러 물건을 만들어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하려다 보니 팔다 남는 것들이 생겨났다.

    이에 대한 「에버레인」의 대응책은 고객들로 하여금 지불하고 싶은 금액을 셋 중에 고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98달러짜리 슬림 트라우저가 47달러, 56달러 또는 89달러가 된다. 이에 대해 고객은 도덕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가장 낮은 가격은 수치라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47달러 옵션을 선택했을 경우 「에버레인」에는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이 회사가 투명하게 비용을 공개하기 때문에 소비자도 이를 알 수 있다).

    56달러 옵션을 선택할 경우에는 「에버레인」에 9달러가 간다. 이는 70명의 경상비를 커버한다. 89달러 옵션을 택하면 사실상 고객은 할인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한다. 하지만 직원들 앞에 당당할 수 있고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으며 고맙다는 인사말까지 받는다. 흥미로운 콘셉트가 아닐 수 없다.

    테크놀로지 + 온라인 커머스로 성공 스타트업
    보통 가격 인하는 더 이상 제값에 팔릴 수 없는 재고품에 적용된다. 「바나나리퍼블릭」이나 「제이크루」와 같이 계속 할인에 의존하게 돼 최근 좋지 않은 실적을 낸 브랜드들도 있는데, 「에버레인」의 이러한 도덕적인 포지셔닝은 오히려 더 큰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에버레인」은 테크놀로지 중심의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이다. 다른 패션 스타트업들(워비파커, 보노보스)도 온라인으로 시작해서 성공 사례를 몇 번 경험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에버레인」은 아직 매장을 열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프레이스먼은 “오프라인 이벤트는 그래도 좀 진행하는 편이다. 팝업 스토어도 자주 연다. 아직은 제품을 널리 확장하는 것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한다”고 전했다.

    또한 ‘Everlane Now’라는 피처가 있는데,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게만 제공되는 혜택이다. 그들이 정상 영업 시간에 「에버레인」 사이트에 들어가면, 한 시간 내에 배달 가능한 상품은 옷 이미지에 작은 리본이 떠서 구별된다. 그런 상품을 구매하면 1시간 안에 무료 배송이 된다. SNS의 활용을 위해 ‘투명한 화요일(Transparency Tuesday)’도 만들었다.

    ‘Everlane Now’ 뉴욕 · 샌프란시스코 1시간 내 배송
    매주 화요일 「에버레인」의 스냅챗 계정을 통해 레드 가스켈(Red Gaskell, 「에버레인」 SNS 미디어 대표)이 고객들의 질문에 답을 해 주는 서비스다. 프레이스먼은 “우리는 패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는 트렌디한 것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즉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스타일을 원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에버레인」의 기업 조직 구조는 어떠할까? 「J. Crew」나 「Gap」과 같은 경쟁사보다는 픽사(Pixar)나 구글의 것을 본보기로 삼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Gap」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컬렉션을 만들고 머천다이저들에게 보낸다. 머천다이저들은 세일즈 데이터나 비즈니스 기획 등을 바탕으로 그 디자인 중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을 내린다.

    이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디자이너가 고객을 직접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거의 재앙에 가깝다. 고객을 이해하고 대변해 줄 머천다이저팀을 따로 만들기보다 디자인팀이 양쪽을 다 함께 이루는 회사가 돼야 맞다. 픽사는 이것을 아주 잘한다. 픽사에서는 경영진이나 임원들이 아닌 영화감독들이 창의적 방향을 정한다.

    “「제이크루」 「갭」 No~ 픽사 · 구글이 우리 롤모델”
    픽사의 설립 멤버 중 한 명인 에드 캣멀(Ed Catmul)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창의 부문의 책임자들이 영화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게 맞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영화계의 수많은 회사는 이 방법을 알지 못한다. 내 생각엔 다른 많은 업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Gap」은 근래 창의적 리더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전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레베카 베이가 대표적 예인데, 창의적인 팀과 의사 결정자 사이에 소통이 어렵고 거리가 먼 위험 회피형 기획 방식을 써 왔기 때문이다.

    최근 레베카 베이는 「에버레인」의 디자인, 고객 피드백, 리서치 부서들이 한곳에 모인 생산 파트 대표이사로 뽑혔다. 프레이스먼은 자신이 여러 사람에게 패션계의 아웃사이더로 보일 수 있는데, 이제 그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베이가 보충해 주면서 「에버레인」이 한발 더 앞서갈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버레인은 패션 회사라기보다는 디자인 회사”
    프레이스먼은 자신이 세운 에버레인을 패션 컴퍼니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에버레인을 디자인 회사라고 한다. 옷은 그저 그들이 디자인하는 여러 가지 중 한 가지일 뿐이다. 프레이스먼은 스타트업, 인터넷, 미디어, 디자인 등에 대한 관심과 옷이 매장에서 판매될 때 비싸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그는 정말 오가닉하게 서서히 필요에 따라 회사 경영 방식, 구조 등을 조절해 가고,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업을 이어 나갔다.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는 프로덕션에 대해 너무 몰라서 고생했고, 팀원 중에도 무경험자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그는 항상 디자인에 관심은 있었지만, 디자이너는 아니다.

    앞으로 2~3년 후 미래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프레이스먼은 “나는 2~3년 기획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에버레인」의 목표는 뚜렷하다. 기업가적인 영혼을 가진,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베이직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이루려면 20년, 30년의 여정이 될 텐데 우리는 이제 고작 5년 됐다. 30년 후엔 의미 있는 곳에 도달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패션비즈 2017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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