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키미제이 대표 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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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1.05조회수 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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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펑키 룩에 ‘카르마’ 담다



    희진 디자이너의 「키미제이(KIMMY.J)」는 강렬하다. 화려한 컬러감과 함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컬렉션은 지루할 틈 없이 보는 재미를 준다. 독특한 프린팅과 아트워크는 특유의 펑키한 스타일을 표현해 낸다. 그렇다면 「키미제이」를 이끄는 김희진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일까. 그도 그의 옷처럼 화려하고 어쩌면 콧대 높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검은색 옷에 화장기 없이 수수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마치 발랄한 여대생 같았다. 수더분하고 털털한 말투로 함께한 자리를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브랜드의 철학에 관해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앳된 얼굴과는 다르게 진지함이 엿보였다.

    로고는 브랜드를 표현하는 첫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키미제이」의 로고는 한번 보면 인상에 남을 정도로 독특하다. 단순히 영문자로 이뤄진 보통 로고들과는 다르게 세 개의 원으로 이뤄진 특유의 문양을 나타내고 있다. ‘KIMMY.J’라는 영문자를 원이 두르고, 그 원 밖에는 마치 가시들로 이뤄진 듯한 삐죽삐죽한 원이 감싼다. 또 그 밖을 평평한 원이 감싸면서 완성된다.

    독특한 BI · 브랜드 철학으로 아이덴티티 확립
    김희진 디자이너는 직접 그림을 그리며 로고의 의미에 대한 풀이를 전했다. “가장 안쪽 원은 우리가 태어났을 당시의 모습이라면, 그 밖의 뾰족한 원은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고통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바깥쪽을 감싸는 원은 고통에서 벗어나 원래 자신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을 의미해요”라고 그는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키미제이」는 꽤 철학적이고 심오한 뜻을 담고 있다. 인간으로서 겪는 근원적인 고민, 살면서 풀어 나가야 할 여러 가지 과업,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카르마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짓. 글로 풀어내면 무척 어려워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만의 색깔로 그 메시지들을 어렵지 않게 옷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2017 S/S시즌 테마 역시 ‘7696 카르마’다. 부모 세대 청춘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1976년도와 스트리트 문화의 전환점이자 성장에 대한 희망이 있는 1996년도의 만남. 패션으로 정의된 두 시기가 마치 카르마처럼 돌고 도는 관계라는 의미다. 1976년도에서 끄집어낸 자개장의 컬러와 이미지, 1996년도에서 가져온 통 큰 힙합 바지와 크롭 톱이 복고를 표현했다. 여기에 홀로그램과 PVC 소재 등을 활용해 미래적인 느낌까지 아울렀다.

    복고로 과거~현재 잇는 ‘카르마’ 표현
    연세대학교에서 생활디자인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예비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미션 톱 크리에이터-VMD’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졸업 후에는 가구 디자인 회사에서 3년간 일하다가 패션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과감하게 회사를 관뒀다. 이때 가족의 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어렸을 때 특히 엄마와 친한 막내딸이었어요. 엄마를 정말 좋아하고 예쁨받고 싶어서 엄마가 좋아하는 대로 다 하려고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엄마가 원하는 대로만 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제 인생이 없는 것 같았죠. 엄마한텐 너무 미안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라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영국 런던의 패션 명문 센트럴세인트마틴스에서 패션 디자인 코스를 수료한 후 국내 패션 회사에서 일을 배워 나갔고 틈틈이 포트폴리오를 만든 결과 당당히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키미제이」가 탄생했다. 브랜드 네임은 그의 별명 ‘키미’에서 따온 것이자 대다수의 이니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알파벳 ‘J’가 더해졌다는 이중적인 뜻이 담겨 김희진의 브랜드, 또 우리 모두의 브랜드라는 의미도 된다.

    파리 캡슐쇼 등 국내외 바이어 호평 얻어
    그는 “「키미제이」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을 담아내려 하고 있어요. 단, 오로지 저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무의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방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또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키미제이」가 그려 내고 있는 세계는 국내외 패션계뿐만 아니라 대중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론칭 1년 만인 2014년에는 ‘아시아 디자인 어워드’에서 닌자 스타디움 점퍼로 패션 부문 브론즈상을 수상했고 파리 캡슐쇼, 뉴욕패션위크 ‘컨셉코리아’ 등에 연이어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2015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정식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소녀시대, 현아 등 셀럽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김희진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 「키미제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무리해서 브랜드를 키울 생각은 없어요. 단지 「키미제이」를 떠올렸을 때 브랜드만의 라이프스타일, 애티튜드가 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10년, 20년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라고 힘줘 말했다.





    Profile 김희진 대표

    · 2009년 연세대학교 생활디자인학과 졸업
    · 2012년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스 패션디자인 코스 수료
    · 2013년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입주
    · 2013년 「키미제이」 론칭
    · 2014년 ‘아시아 디자인 어워드’ 브론즈상 수상
    파리 캡슐쇼 참가
    · 2015년 쇼룸 오픈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 데뷔
    · 2016년 뉴욕패션위크 ‘컨셉코리아’ 참가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참가

    **패션비즈 2017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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