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식 - 온라인 · 김상균 - 패션 부문 운영
투트랙 경영 LF, 중간 성적표는?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1.06.01 ∙ 조회수 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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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식 · 김상균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두 달 남짓 된 LF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여년간 LF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오규식 부회장은 경영전략과 재무 · 이커머스 · 미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새롭게 대표에 오른 김상균 부사장은 패션사업을 이끌면서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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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F는 기업의 분위기와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구본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오규식 ▪ 김상균 대표가 각자의 전문성과 강점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면서 사내에서 감지되는 긴장감과 성과를 향한 의지가 더 커졌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부진했던 사업들은 일부 정리작업에 들어가고, 임원 수를 줄이는 등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회사는 한층 젊고 스피디해졌다. 현재 오규식 부회장은 ‘LF몰’을 필두로 한 온라인 사업과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 및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상균 대표는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등 3개 브랜드의 브랜딩과 매출 활성화와 글로벌화 등 각 브랜드의 파워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각자 경영 스타일이나 성향은 다르지만 그동안 LF 성장을 위해 빈틈없이 관리해 온 주역이기 때문에 앞으로 LF의 변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패션업계 출신이 아닌 구본걸 LF 회장에 의해 발탁돼 입사 이후 현재까지 기업의 성장과 성과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구본걸 회장 일선에서 물어나 ‘효율성’ 강조
오 부회장은 LG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서 시작해 LG상사 패션부문장, LG패션 CFO와 CEO, 그리고 구 회장이 LF로 홀로서기한 이후에도 줄곧 대표를 맡아 회사를 경영해 왔기 때문에 LF의 히스토리를 직접 만들고 이끌어 온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예리하고 이성적인 판단력과 숫자에 강해 사업부장들을 트레이닝하고 키우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특히 LF몰이 토털 플랫폼으로 거듭날 때부터 연 매출(거래기준) 6000억원을 올리기까지 오 부회장은 기업의 뉴엔진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1958년생, 60대 초반의 아날로그 세대지만 누구보다 디지털에 일찍 눈을 떴고 그 분야 전문가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사업의 기회를 포착해 왔던 게 밑거름이 됐다. 오 부회장은 앞으로 온라인 비즈니스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콘텐츠를 보강하고 차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LF몰과 LF몰의 오프라인 체험매장이라 할 수 있는 LF몰스토어는 오 부회장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에서 비롯된 사업들이다. 그리고 각자대표 체제로 바뀐 다음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대표 직속 브랜드로 관리해 한층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지고 있다.
오규식 부회장, 6000억대 LF몰 ‘진두지휘’
김상균 대표는 헤지스사업부장, 신사캐주얼부문장, 중국법인 지사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며 LF 내에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LG카드를 거쳐 2010년 LG패션 상무로 입사해 10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서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1969년생으로 50대 초반의 젊은 CEO지만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과 추진력, 조직을 이끄는 카리스마로 LF를 키워가고 있다. 패션 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김 대표는 헤지스를 통한 실험을 여러 각도에서 하는 중이다.
헤지스하면 트래디셔널 캐주얼로서 다소 고루하고 올드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만한 인지도와 익스텐션(여성복, 남성복, 골프웨어, 액세서리)이 가능한 브랜드는 없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라이선스가 아닌 자체 브랜드로서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헤지스를 LF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따라서 헤지스의 단독 사이트를 오픈하고 헤지스와 관련된 디지털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고정고객층은 물론 MZ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한다.
물론 LF몰에서도 헤지스를 메인 브랜드로써 판매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헤지스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헤지스닷컴을 오픈하고 이와 관련한 인력을 배치해 온 오프라인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김상균 대표, 헤지스 통해 브랜딩 혁신을
LF몰이 있는데 브랜드별 사이트를 통해 매출을 키우면 LF몰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헤지스 4개 브랜드 4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안에는 다양한 소비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LF몰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브랜드의 매출과 콘텐츠를 키워 나가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봤기 때문에 별도의 인력과 조직을 꾸려 브랜딩하는 것이다.
헤지스닷컴에서는 최근 3D 가상 런웨이를 국내를 비롯해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 동시에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들과도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함이다. 클로버추얼이라는 3D 전문기업과 손잡고 런웨이를 기획했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3D를 활용한 ‘그린 디자인’ 실천에도 앞장선다.
브랜드별 TF팀 여럿 두고 다양한 테스트
이번 F/W의 모든 제품에 3D 디자인 시스템을 도입해 의류 한 벌 제작 기준 이전 대비 평균 55%의 환경오염 감소 효과를 봤다. 패션업계에 문제점으로 지적된 섬유 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차단하고 친환경 비즈니스를 펼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스닷컴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매출 또한 목표치를 뛰어넘어 고무적이다. 앞으로 이와 같이 여타 브랜드에도 헤지스의 전략을 적용해 브랜드별 사이트를 열고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콘텐츠를 생산해 교감할 계획이다.
또 헤지스의 온라인 전용 라인으로 2017년 론칭한 영 라인 ‘피즈’는 올 초 독립 브랜드로 리론칭할 만큼 반응이 좋다. 이는 곧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헤지스 스타일로 지난 5월 서울 명동 헤지스 플래그십스토어
1층에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하는 등 온 오프 유통의 경계 없이 상호 시너지를 내도록 했다.
‘피즈 · 닥스런던 · JSNY’ 영 라인 콘텐츠 강화
이 같이 온라인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브랜드의 콘셉트와 색깔을 보여주고 고객과 소통의 플랫폼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LF는 닥스의 영라인 ‘닥스런던 스튜디오’, 질스튜어트의 영라인 ‘JSNY’ 등 MZ세대를 잡기 위해 영 라인을 별도로 두고 기존의 아이덴티티만 유지하는 선만 지키면서 디자인과 가격대 등은 젊은 세대 취향에 맞추고 있다. 얼마 전 진행한 골프웨어 F/W 컨벤션에서는 닥스골프와 헤지스골프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의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까지 아우르는 논에이지 콘셉트로 접근한 점이 특징이다.
전문기업의 민첩한 대응, 젊은 인력 키운다
지난 3월 각자대표 체제를 발표하고 아직 두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더 잘 했고 못 했고 성과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1조6000억(2020년) 규모의 LF가 패션을 뛰어넘어 라이프스타일 컴퍼니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대표를 두고 보다 세밀하고 적중률 높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덩치가 큰 패션기업이 최근 변화하는 패션마켓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었기 때문에 전문기업의 민첩함과 필드 중심의 경영, 그리고 젊은 인재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키우겠다는 취지는 현 시대에 잘 맞는 결정이라고 보인다. LF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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