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데인티 & 벤 코트렐 l 「코트와일러」 디자이너

    강지수 기자
    |
    19.05.03조회수 7677
    Copy Link
    창조적인 핏 & 소재 승부




    ■ 매슈 데인티 & 벤 코트렐 「코트와일러」 디자이너 Profile
    •2016년 「코트와일러」 론칭
    •2016년 LVMH 어워즈 준우승
    •2017년 국제 울마크 프라이즈 우승



    몽환적인 음악과 빠른 비트 위로 펼쳐진 「코트와일러」 쇼는 2019 F/W 서울패션위크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코트와일러」 런웨이에 오른 룩들은 스트리트하면서, 모델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였다. 핏은 타이트하지도 헐렁하지도 않게 일자로 떨어졌고, 소재의 기능성 덕분에 스포티 무드가 흘렀다.

    런던 듀오 디자이너 듀오 매슈 데인티(Matthew Dainty)와 벤 코트렐(Ben Cottrell)은 “현재 글로벌에서 역동적인 스트리트 패션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코트와일러」는 스포츠 무드의 애슬레즘을 유러피안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슈트 테일러링 경력을 쌓은 벤 코트렐과 스포츠 의류를 만들어 온 매슈 데인티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하면서 자연스레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기능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섬세한 봉제로 멋스럽기까지 한 「코트와일러」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최근 서울에서 유명 바이어들과 국내 소비자를 직접 만난 계기를 통해 더 탄탄한 팬층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패션위크, 컨템 무드로

    「코트와일러」는 서울패션위크와 영국패션협회가 협업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초청돼 이번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서 해외 디자이너로서는 유일하게 쇼에 올랐다. 신진 디자이너 등용문으로 불리는 ‘울마크 프라이즈’ 우승 ‘LVMH’ 준우승 등 글로벌이 인정하는 실력과 더불어 확실한 팬층을 보유해 시장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사진 : 2019 F/W 서울패션위크 「코트와일러」 런웨이


    두 사람은 서울패션위크 5일째인 3월 22일 금요일 오후 6시와 8시 쇼를 두 번 연달아 진행했고, 이후에는 새벽까지 애프터 파티에 참석했다. 그 다음 날 오전에 만난 두 사람은 전날 쇼에서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환영받고 있다’는 행복한 느낌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 코트렐은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선보인 쇼는 런던패션위크 때와 같은 컬렉션이었지만 ‘서울’의 캐릭터에 맞춰 컨템퍼러리한 룩들을 많이 선보였다. 런던패션쇼보다 조금 더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포인트를 줬고, 쇼 음악의 비트를 크고 빠르게 해 액티브한 면모를 부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쇼에서 「코트와일러」는 벨벳, 실크, 메리노 양털 등 다채로운 자체 개발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컬러는 블랙을 메인으로 그린, 화이트 등을 사용했다.

    아트크루에서 시작한 올 블랙 애슬레저

    이 브랜드는 매 시즌 새롭고 창조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면서도, 항상 블랙 컬러를 기본으로 두고 있다. 블랙은 두 사람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컬러이자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동기이기 때문이다. 대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필름과 설치예술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일종의 크루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크루를 위한 올 블랙 컬러의 옷을 제작했다.

    그들이 원했던 건 그냥 블랙 컬러의 웨어가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인, 로고나 줄무늬도 없는 옷이었다. 당시 마켓에서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이었다. 그들은 “나이키에서 구입한 스포츠웨어에 흰색 나이키로고를 블랙으로 색칠해 입기도 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들이 제작한 옷들이 하나둘씩 쌓여 작은 옷장을 채울 만큼 가짓수가 늘었고, 이 옷들은 시즌에 상관없이 믹스 매치해서 입기 좋았다. 크루와 함께 그들의 옷을 입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두 사람은 2016년에 본격적으로 「코트와일러」를 전개했다.

    글로벌 진출, 작더라도 쇼룸 중요

    그들의 팬은 그들처럼 음악과 아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런던 문화를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심으로 브랜드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쁘렝땅백화점’ ‘10꼬르소꼬모 상하이’ ‘어딕티드 서울’ 갤러리아백화점의 ‘분더샵’ 등 45개 이상의 유명 편집숍에 입점해 있다.

    벤 코트렐은 “우리가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었던 건 빨리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조급함을 내려놓았다는 게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우리 브랜드를 아주 깊게 이해하는 에이전시를 만난 것에 있다”고 설명한다.

    두 사람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친하게 지냈던 일본인 친구가 에이전시(‘나나스즈키’)를 설립하면서 「코트와일러」를 맡았고, 일본과 세계 곳곳에 작은 부티크를 통해 브랜드를 알렸다. 두 사람은 작은 쇼룸이라도 실제 샘플을 만져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분간 컨템퍼러리 댄서들을 위한 캡슐 컬렉션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켓을 잠시 벗어나 「코트와일러」를 보여 줄 수 있는 아트 컬렉션을 계속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그들은 “패션이 창의적인 것처럼 우리도 항상 흥미로운 공간을 보여 주고 싶다. 우리는 계속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이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 패션비즈 2019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