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국내 패션 마켓에도 '홀세일BIZ' 열린다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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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1.22조회수 1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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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패션 마켓에서는 아직 생소한 홀세일 비즈니스가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기획~생산, 유통까지 아우르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매출 침체를 겪으면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중 홀세일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해보겠다는 업체들이 하나 둘 등장하는 것.

    인동FN(대표 장기권)은 내년에 홀세일 비즈니스를 위한 「시스티나」를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패션플랫폼(대표 박원희)은 신규 여성복 「헤라드레스코드」를 갖고 홀세일 사업을 병행하겠다고 전한다. 이들은 내수는 물론 중국, 베트남, 미주 등 해외로도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소량의 상품을 홀세일 판매하거나 ‘ABC마트’ 같은 스포츠멀티숍을 통해 홀세일하는 신발 브랜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여성복에서 본격적으로 홀세일 판매에 뛰어든 경우는 처음이라 주목된다.

    여성복 침체 돌파구로 홀세일Biz 관심 높아져

    홀세일 비즈니스의 포문을 여는 인동FN이나 패션플랫폼은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내수 브랜드로 인동FN은 「쉬즈미스」 「리스트」를, 패션플랫폼은 「레노마레이디」 「보니스팍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기업들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어떤 상품의 판매 적중률이 높은지 정확히 안다는 점도 강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는 디자인을 발빠르게 기획, 통합 소싱, 자체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원가절감 등을 통해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등 해외진출 경험도 있기 때문에 B2B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마련해 놓은 점도 초반 리스크를 줄이는 요소다.

    디자인 기획은 자체 인력과 더불어 신진 디자이너와 손잡는다던지 디자인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어 클라이언트들이 요구하는 니즈에 충분히 대응하겠다고 설명한다.

    *사진설명) 안정된 소싱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인동FN, 패션플랫폼 등 여성복 기업들이 외부 디자인 협력사와 손잡고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해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기획력이 취약하거나 개성있는 디자인을 찾는 국내외 여성복 브랜드들에게 수주를 받는 형식이다.




    패션플랫폼•인동FN 등 소싱 기반으로 새도전

    패션플랫폼은 B2B를 위한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보다 쉽게 오더를 받을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로 확장하는데 용이할 것으로 본다. 현재 10여명의 신진 디자이너를 섭외해놓은 이 회사는 이들의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헤라드레스코드」와 함께 신진 디자이너들의 자체 레이블의 수주를 받는 역할까지 하게 된다.

    인동FN은 가장 자신 있는 아우터에 집중해 「시스티나」를 전문화할 예정이다. 재킷, 코트, 트렌치코트 등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면서 이와 어울리는 상품들을 연계한다. 더불어 「시스티나」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 직접 판매도 하면서 B2B 쇼룸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한편 해외로 홀세일을 진행하면 매출 성과를 보는 제도권 브랜드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섬(대표 김형종) 계열사인 현대G&F는 「SJYP」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홀세일 수출하고 있다.

    한섬•삼성물산 등 해외 홀세일 판로 개척 적극

    삼성물산(패션총괄 박철규)의 여성복 「구호」는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 참가, 글로벌 바이어들과 직접 만나며 수주금액을 확장하고 있으며 삼성과 YG엔터테인먼트의 합작 브랜드인 「노나곤」은 론칭 초반부터 홀세일 비즈니스만 진행,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기존에 해외에 브랜드를 론칭할 때 직진출 혹은 라이선스, 조인트벤처 등의 방식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재고부담 없고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해외 마켓에 나갈 수 있는 홀세일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신 탄탄한 상품력과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국내 패션 마켓에도 홀세일 비즈니스에 대한 니즈가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공급자와 수요자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뉴 비즈니스모델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설명) 패션플랫폼의 「헤라드레스코드」가 앞으로 국내외 홀세일 비즈니스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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