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디자이너 브랜드 여성복 루키로

    w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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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7.10조회수 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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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쟈니헤잇재즈」 「해프닝」 「메종마레」

    백화점에서 잘빠진 슈트, 코트, 원피스를 판매하는 기존 여성복 브랜드에는 비상등(?)이 켜졌는데 한쪽에서는 조용히 성장 모드다. 규모의 경제로는 비할 바 없이 작지만 새로움에 목마른 소비자들은 환호한다. 가격, 퀄리티, 희소성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온라인 마켓과 자체 스토어를 토대로 활약하는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가 대세로 굳어지는 걸까.

    「쟈니헤잇재즈」 「해프닝」 「메종마레」 세 브랜드는 독특한 콘셉트와 적절한 가격,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교감으로 지루한 여성복 시장에서 리더십을 키워 가는 대표 브랜드들이다. 이들은 △특정 아이템 △깐깐한 퀄리티 △SNS 활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패션 시장 트렌드를 가장 앞서서 보여 주고 있다.

    온라인 몰과 자체 프레젠테이션으로 바이어를 유치하고 SNS를 통해 신상품과 인기상품을 빠르게 알려 나가며 효율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특히 이들은 런웨이 혹은 쿠튀르적인 디자이너 감성을 일상생활 어디에서나 입을 수 있도록 녹여내기에 성공했다.



    온라인 여성복 판매율 전년 대비 30% 상승
    이들의 전략은 마네킹, 룩북과 같은 수동적인 코디 상품보다 스스로 스타일링을 창조하고 본인만의 룩을 만들어 나가는 ‘인플루언서형’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의 가장 큰 판매처로 불리는 온라인 셀렉트숍 ‘W컨셉’에서는 실제로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여성복 브랜드 판매율이 30% 넘게 올랐다.

    ‘무신사’와 ‘29CM’ 또한 여성복 디자이너에 대한 섹션을 추가로 구성하거나 여성 MD를 강화해 캐시카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29CM’는 여성 디자이너 단독관을 개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졌던 플랫폼 색깔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무신사’는 여성 전용 사이트인 ‘우신사’ 운영에 집중한다.

    서민정 W컨셉 유닛장은 “판매 확장성이 넓은 온라인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받거나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브랜드가 많다. 이들은 평균 30만~40만원대의 가격대에서 본인만의 자유로운 스타일을 맘껏 뽐낸다. 스트리트 브랜드가 아이템 위주의 가격경쟁에 치우친다면 여성복 브랜드는 제대로 된 색깔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쟈니헤잇재즈」 튤 시리즈 17차 리오더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은 「쟈니헤잇재즈」는 수많은 컬렉션과 런웨이를 경험해 왔지만 2년 전부터 컬렉션을 졸업, 독자적인 노선을 통해 다시 한 번 재조명받고 있다. 3년 차 브랜드 「해프닝」과 「메종마레」는 홀세일과 온라인 비즈니스만을 통해 20대가 가장 열광하는 패션 브랜드로 떠올랐다. 시그니처 아이템에서 파생한 본인들만의 라인업을 통해 매 시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화제의 여성복 중 가장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제이앤커뮌(대표 최지형)의 「쟈니헤잇재즈」는 일명 ‘튤 시리즈’로 대박이 났다. 유령신부를 모티프로 한 튤 시리즈는 메시 소재와 비즈 장식으로 작년 F/W에 첫 출시, 현재까지 17차 리오더를 진행했다.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디자인에 다소 과하다 싶은 프릴 디테일이 담겨 있는 이 아이템의 가격은 39만원.

    블라우스치고는 센 가격이지만 현재 없어서 못 파는 대박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튤 시리즈는 사실 기획 초반까지만 해도 브랜드의 시그니처를 보여 줄 수 있는 이미지 상품에 불과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독특함 때문에 판매로 직결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출시 직후 입점 스토어 곳곳에서 완판을 기록했으며 대여 플랫폼 ‘프로젝트앤’에서도 꾸준하게 톱 셀러에 올라 있다.



    소비자 패턴 매년 변해, 과감한 스타일링 선호↑
    튤 시리즈를 중심으로 러플 장식이 가미된 원피스, 블라우스 상품도 판매 호조를 보인다. 아이템 하나로 다른 룩을 연결할 수 있는 디자인 연결고리도 강하다. 각 디자인은 ‘쟈니’스러운 감성을 담아내되 전체적인 실루엣을 미니멀하게 통일했다. 룩북과 마네킹에 있는 옷보다는 소비자 본인이 직접 꾸미는 개별적인 스타일링 니즈가 높아지면서 구매율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쟈니헤잇재즈는 시즌마다 50가지 아이템을 선보인다. 시즌당 콘셉트를 가미한 이미지 아이템 30%, 보다 이지하게 풀어낸 커머셜 아이템 70% 정도다. 최근에는 이미지 아이템에 대한 고객 수요가 높아져 비중을 서서히 높여 가고 있다. 대중성 있는 아이템이 판매도 잘된다는 공식은 이 브랜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최지형 대표는 “론칭 10년 차로 여러 번의 컬렉션, 브랜딩을 진행해 왔다. 이 시간 동안 겪은 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은 언제나 항상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10년 전, 5년 전 그리고 현재의 소비자가 너무나도 다르다. 과거에는 미니멀하면서 정적인 감성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즐길 줄 아는 고객이 많아진 것 같다. 이들이 직접 트렌드를 만들고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홀세일 & 온라인 병행, 자체 비즈니스 모델 구축
    「쟈니헤잇재즈」는 자체 온라인 몰, ‘W컨셉’ ‘29CM’에 입점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GDS 편집숍과 신세계백화점 블루핏 등 오프라인 마켓도 열어 두고 있다. F/W에는 영국 유명 탐정 애거사 크리스티에서 모티프를 얻어 여자 탐정의 감성을 선보인다. 체크 패턴물과 여성스러운 감성이 가미된 빈티지 룩으로 브랜드 신장세를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해프닝(대표 차진주)의 「해프닝」은 이번 시즌 ‘LIE’와 ‘LOVE’, ‘BAD’와 ‘KIND’ 등 극명하게 대비되는 레터링 티셔츠가 제대로 통했다. 기본 티셔츠와 단순한 단어의 조합일 뿐인데 20~40대까지 다양한 고객이 열광했다. 출시된 지 두 달,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되기도 전에 이미 7차 리오더까지 마쳤다.

    엉뚱하면서 위트를 있는 매력적인 여성이 브랜드의 지향성인 만큼 「해프닝」은 변화무쌍한 매력을 가졌다. 상품 구성도 캐주얼 라인, 셋업 라인, 쿠튀르 라인 등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보여 준다. 생산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 포션 중 60%를 차지하는 캐주얼 라인은 티셔츠와 데님류로 구성, 합리적인 가격대가 특징이다.





    「해프닝」 레터링 티셔츠 하나로 패션 시장 선도
    이번 시즌 대박을 친 레터링 티셔츠는 5만원대. 현재 온라인 소셜 마켓과 도매 시장에서는 일명 ‘해프닝 티셔츠’ ‘해프닝 셔츠’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카피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상의류와 코디할 수 있는 독특한 디테일의 데님류도 인기가 많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뭔가 특별한 룩을 입을 수 있다는 메리트에 론칭 직후 매출도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F/W시즌에 강한 상품은 셋업 슈트, 트렌치코트, 재킷 등이다. 차진주 디자이너는 「시슬리」 「구호」 등 내셔널 브랜드에서 디자인 실장을 맡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감성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 브랜드에 있을 때 받던 제약을 벗어나 훨씬 자유롭게 자신만의 리얼웨이 룩으로 풀어내고 싶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쿠튀르적인 디자인을 보여 주는 리조트 라인은 시즌마다 풀어내는 아이템이 다르다. 40만원은 넘지 않는 가격 선에서 클래식하면서도 유니크한 스타일을 보여 준다. 이번 시즌에는 도트 패턴 블라우스와 페이크 레더 팬츠, 실크와 시퀸 소재 스커트로 포인트를 살렸다. 올해는 처음으로 신발과 수영복에 도전, 다양성까지 확보했다.








    「메종마레」 베리에이션 통해 히트 아이템 영속
    현재 「해프닝」은 홀세일과 온라인을 50:50으로 병행하고 있다. 홀세일은 국내 편집숍 ‘비이커’ ‘앳코너’와 더불어 중국, 일본, 뉴욕, 독일 등 외국 전역의 편집숍 바이어에게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은 ‘W컨셉’ ‘위즈위드’ ‘퍼스트룩’ 등에 판매 중이며 작년 첫 구축한 홈페이지의 방문율도 높아지고 있다. 사옥에서 직접 품평회와 수주회를 열며 본인만의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점도 특징이다.

    리얼웨이 브랜드 중 최근 주목받는 브랜드 메종마레(대표 곽지형)의 「메종마레」. 연예인 아이비와 공효진이 애정하는 브랜드라는 수식어와 벨 라인의 코트, 원피스까지 2연타 대박 매출을 터트리며 화제를 모았다. 2014년 첫 론칭, 「코데즈컴바인」 등에서 캐주얼 디자인을 담당한 곽지형 디자이너는 본인의 디자인 철학을 브랜드 안에 모두 녹여냈다.

    그가 생각하는 룩은 ‘절대 옷이 사람을 누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메종마레」는 독특하면서도 충실한 디테일, 갖춰 입은 듯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강점이다. 룩북 사진과 싱크로율을 100% 자랑하는 컬러감, 퀄리티 또한 충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못 입을 옷은 만들지 말자는 생각에 컨템포러리한 감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무분별한 리오더 NO,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
    「메종마레」는 트렌디한 아이템과 커머셜한 아이템으로 상품을 구분한다. 보다 중성적인 느낌을 강조한 프리미엄 라인 ‘마모르’도 적절한 포지셔닝을 담당하며 활약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자체 개발한 벨 라인 디자인 또한 매년 맥코트, 포멀 재킷, 원피스로 이어지며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정 디자인의 지속적인 베리에이션을 통해 브랜드 고유의 아카이브를 이어 나가고 있다.

    시그니처 아이템인 셔츠류 또한 컬러, 실루엣, 패턴을 다양하게 풀어 한 브랜드 안에서 여러 번의 동일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박시하게 풀어내는 상의에 맞춰 제작한 팬츠류는 무조건 세 가지 사이즈로 나온다. 34, 36, 38사이즈를 모두 적용해 편안함을 주고 스타일 균형을 맞춘다. 작년부터 강화한 데님류는 보이 핏, 와이드 팬츠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20~30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인기 상품인 슬릿 팬츠는 11차 리오더까지 발주, 세 번째 업버전을 출시했다.

    현재 「메종마레」는 온라인 셀렉트숍과 자체 쇼룸을 동시에 운영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리넨 소재의 컬러 원피스가 완판 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리오더는 최대한 자제한다는 계획. 소비자가 다음 시즌을 자연스럽게 기대할 수 있도록 상품 물량의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






    **패션비즈 2017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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